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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양림,수목원

유성 성북동 산림욕장 임도길 - 영득사 절골계곡을 따라

by 마음풍경 2012. 9. 9.

 

성북동 산림욕장 임도길

 

대전시 유성구 성북동 산84

 

성북동 산림욕장 주차장 ~ 오른편 세동 방향 임도 ~

영득사 입구 삼거리 ~ 영득사 ~ 세동 임도 ~

영득사 입구 삼거리 ~ 산림욕장 주차장

(약6km, 2시간 소요)

 

 

대전시 유성구 성북동에 자리한 성북동 산림욕장은

1995년 유성구가 60여만평의 산에 임도 및 숲체험 시설 등을 조성한 곳으로

계룡산 금수봉과 백운봉 능선의 남쪽 아래에 자리하고 있어서

숲이 무척이나 풍성하고 깊으며 또한 절골을 따라

흐르는 숨겨진 시원한 절골 계곡이 있는 숲길입니다.

 

 

 

대전에서 1번 국도를 타고 논산 방향으로 가다보면 오른편으로 방동저수지가 있고

저수지 마을길을 따라 끝까지 들어가면 성북동 산림욕장이 나옵니다.

보통 성북동 하면 김광섭 시인의 '성북동 비둘기'로

유명한 서울의 성북동을 떠올리게 되지요.

그나저나 평소 이곳은 대전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아 늘 한산한데

오늘은 체험 학습을 왔는지 아이들의 모습이 많이 보이네요.

 

성북동을 가운데 두고 오른편 능선으로는

대정동으로 넘어가는 임도가 있고

또 왼편 능선으로는 세동 마을로 넘어가는 임도가 있습니다.

 

또한 최근에 약 1km가 조금 넘는 순환 등산로도 조성이 되었습니다.

 

오늘은 세동마을로 가는 오른편 임도를 따라 영득사 방향으로 길을 나섭니다.

 

비가 온뒤라 그런지 길이 참 깨끗하고 공기가 무척이나

상쾌해서인지 발걸음 또한 가볍네요.

 

무더운 여름을 어찌 보내나 걱정했는데

어느새 여름은 다 지나가고

이처럼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이 다가옵니다.

 

머지않아 이곳 길에도 단풍잎이 떨어지고

눈이 쌓이는 풍경이 가득하겠지요.

 

같은 장소라고 해도 계절에 따라

그 느낌이나 풍경이 다 다르기에

자연을 좋아하는 저에게 사계절의 변화는

정말 고마운 선물이자 축복입니다.

 

아늑한 숲에 푹 빠져서 걷다보니

벌써 영득사로 가는 삼거리가 나옵니다.

먼저 오른편 영득사로 가보고 다시 돌아와서

왼편 임도 길을 이어가기로 합니다.

 

울창한 숲에 가려서 몰랐는데 저멀리

백운봉에서 금수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시원하게 바라보입니다.

 

요즘은 가볍게 숲길이나 계곡 길을 자주 걷다보니

한동안 제 마음을 한껏 설레게 했던 멋진 산 능선도

이제는 편안한 모습으로 다가오네요.

 

영득사로 가는 길에는

작은 계곡을 따라 시원한 물이 흐릅니다.

 

그나저나 이곳에 이처럼 시원하고 깨끗한 계곡이 있는 줄은 몰랐습니다.

물론 능선너머 수통골 계곡처럼 이곳도 비가 와야 물이 많을 것 같지만요.

 

규모는 크지 않지만 제법 멋진 폭포도 만나게 됩니다.

 

이곳을 절골이라고 하는데 정말 골짜기의 끝으로 가는 기분이 들고요.

 

깊은 골이라 그런지 이곳의 감은

지난 태풍의 피해도 입지않고 풍성하게 자라고 있네요.

 

계곡을 따라 시원하게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며 오다보니 어느새 영득사에 도착했습니다.

 

영득사는 비록 대웅전 건물이 있는 사찰은 아니지만

절의 터만큼은 여느 유명 사찰 못지않은 것 같습니다.

 

하긴 건물만 화려하고 신도 수만 많다고 큰 종교가 되는 것은 아니고

사람의 지친 영혼을 치유하고 위로해주는

진정성의 깊이가 참 종교의 모습이겠지요.

 

절에서 바라보는 남쪽 방향의 조망도 참 시원합니다.

저멀리 대둔산 능선 풍경도 한눈에 펼쳐지고요.

 

영득사를 되돌아 나오다가 잠시 계곡으로 들어가 머물러 봅니다.

숲의 향기와 계곡의 물소리가 어울러져인지 몸과 마음이 참 편안해지네요.

 

사랑은 스스로의 가슴에 상처를 내는 일이다.

그냥 스쳐 지나가버리는 사랑이 아니라

오랜 가슴에 남아 미소 지을 수 있는 사랑이어야 한다.

 

영혼에 새겨진 사랑으로 그대를 맞는다.

내 영혼에는 오직 그대만이 새겨진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랑.

그 사랑으로 나는 그대에게 달려간다.

온몸이 바위에 깨어져 물보라로 날리면서도 그대를 향해 달려간다.

 

                                                               <서정윤의 두번째 사랑이 온다면 중에서>

 

 

바위에 부딪히며 세차게 흘러가는 물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이 또한 사랑의 모습을 닮은 것 같다고 생각해봅니다.

 

정말 이곳에 오래오래 머물고 싶었지만

오늘은 가볍게 걷기위해 점심 준비도 하지 않아서

다시 영득사 입구 사거리로 나와서 왼편 세동 방향 임도길을 걷습니다.

내년 여름에는 점심도 준비하고 읽을 책도 준비해서

시원한 이곳에서 오래 오래 머물러야겠네요.

 

정말 가볍게 걷기만 해도 마음이 편해지는

참 아늑하고 조용한 숲길이 계속 이어집니다.

 

나무 사이로 비추이는 하늘의 모습이

마치 남미 대륙의 모습을 닮은것 같네요. ㅎ

 

초록 녹음으로 가득한 금수봉 능선도 시원하게 바라보입니다.

 

숲길을 오르다 보니 영득사 울타리가 나옵니다.

울타리에 작은 쪽문이 있는 것을 보니 절 앞 마당에서

이곳으로 바로 올라와도 되는 것 같네요.

 

절 울타리를 따라 길을 계속 이어가니 숲은 더 깊어집니다.

 

그리고 이곳에서 길은 더 이상 이어가지 못하네요.

 

계룡산 국립공원내의 자연 보호 구역이라고 합니다.

하긴 건너편 수통골의 백운봉쪽도 자티고개에서 출입 금지가 되어 있지요.

 

다만 왼편으로 작은 등산로가 있어서

능선을 넘어가면 다시 세동으로 가는 임도 길을 만날것 같습니다.

 

이곳은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아서인지 길에 풀도 무성하네요.

 

돌아오는 길에 오른편으로 작은길이 있어서 올라보니 영득사가 한눈에 바라보입니다.

 

그리고 조망처 옆으로는 작은 기도처가 있고요.

 

아마도 이 길은 절에서 세동 마을로 넘어가는 지름길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나중에 이 길을 따라 가보고 싶네요.

 

다시 임도로 내려와서 길을 걷는데 오르면서는 보지 못했던 풍경도 만납니다.

이 소박한 돌탑에는 어떤 소망이 담겨져 있을까요.

 

흐르는 것은 모두 그리움의 일부다.

내 삶이 시작된 곳에 대한 그리움일 수도 있고 전혀 모르는 곳을 향한 그리움일 수도 있다.

물을 따라 흐르는 그리움에 자신을 내맡길 수도 있고 물을 거슬러 오르는 그리움에 목말라할 수도 있다.

닥쳐올 미래의 얼굴을 그리워할 수도 있고 지나간 과거의 얼굴을 못 잊어 할 수도 있다.

단지 그리움은 자꾸 앞으로 나아가는 것임을 잊지 않고 있으면 되는 것이다.

 

<서정윤의 두번째 사랑이 온다면 중에서>

 

 

다시 처음 출발했던 산림욕장 입구로 되돌아왔습니다.

그나저나 이처럼 가까이에 참 좋은 숲길을 두고서도

늘 먼 곳으로만 찾으러 다녔으니 등잔밑이 어둡다는 말이 떠오르네요. ㅎ

단풍잎 가득 쌓여있는 늦 가을이나 눈쌓인 겨울에 이 숲을 다시 찾아오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