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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양림,수목원

태안 학암포 오토캠핑 - 황홀한 학암포 낙조를 만나다.

by 마음풍경 2012. 10. 14.

학암포 오토캠핑 및 학암포 낙조

 

충남 태안군 원북면 방갈리 옥파로 1152-37 

  

 

학암포 오토 캠핑장은 태안 기름유출 사고로 침체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국립공원관리공단이 2010년 4월에 여러 편의 시설을 갖춰 리모델링한 자동차 야영장으로

파도 소리를 들으며 캠핑을 하는 묘미와 함께 주변 분점도 및 소분점도의 바다 풍경과 더불어

탁트인 학암포 해변에서 바라보는 서해 낙조는 무척이나 황홀한 풍경을 선사합니다.

 

 

오늘은 오랜만에 캠핑을 하기위해 충남 태안에 있는 학암포 오토 캠핌장을 찾습니다.

 

학암포 아영장은 캐러반 4개를 포함해서 모두 총 70개의 사이트가 있고

또한 걸어서 지척의 거리에 학암포 바다가 위치하고 있습니다.

 

이곳은 사이트 바로 옆에 주차를 할 수 있어서 짐을 옮기지 않고 텐트랑 타프를 금방 설치했습니다.

기존에 갔던 야영장은 나무 테크가 있는 자연휴양림이었는데 이곳은 땅바닥이라 조금 불편하네요.

 

캠핑시설이 수준급이라 사전에 국립공원 홈페이지에서 예약하지 않으면 이용이 어렵다고 하는데

오늘도 빈 자리가 없을 정도로 야영을 하려는 사람들로 가득합니다.

저도 갑자기 예약하게되었는데 다행하게도 가장 좋다는 D열로 자리를 잡았네요.

 

사이트 주변으로 샤워장, 취사장, 화장실 등 야영객들의 편의를 위한 시설이 깨끗하게 마련되어 있고요.

 

다만 이 지역에 상수도가 들어오지 않아서 상시가 아니고 시간을 정해서 샤워시설을 쓸수가 있더군요.

 

캠핑장에서 잠시 걸으니 바로 학암포 바닷가가 나옵니다.

학암포는 원래 분점이란 이름으로 널리 알려졌던 곳으로

분점이란 근세 조선 중엽에 질그릇을 만들어 중국에 수출하고 내수로 붐빈데서 연유된 명칭이라고 하네요.

나중에 해수욕장 개장(68.7.27)과 함께 학암포란 이름으로 널리 알려지게 되었고요.

또한 학암포는 태안해변길의 시작점이기도 합니다.

 

학암포는 분점도를 경계로 태안 화력발전소가 있는 오른편 해안과

펜션시설이 있는 작은 고개를 하나 넘으면 나타나는 왼편 해안이 있습니다.

고개를 넘으니 소분점도의 아름다운 섬 풍경이 나타나네요.

 

탁트인 학암포 해안의 진면목을 보려면 이곳 왼편 해안으로 와야 할것 같습니다.

오늘 이곳을 온 목적인 서해안의 아늑한 일몰도 볼 수가 있고요.

 

조금 더있으면 황홀한 모습을 보여줄 해를 바라보며 해안길을 잠시 걷습니다.

 

작은 능선너머로 태안 해변길이 계속 이어집니다.

태안 해변길은 지난번에 걸었던 안면도 노을길을 포함해서 다양한 길이 조성이 되고 있습니다.

(태안 해변길 : 노을길 - 백사장항에서 꽃지까지 걷다.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866)

언젠가 이곳 함암포에서 시작해서 안면도 영목항까지 연결되는 해안길을 전부 걸을 날이 오겠지요.

 

계속 걸으면 구례포 해수욕장으로 이어지나 오늘은 이곳에서 여유로운 마음으로 낙조를 보려하네요.

 

해가 바다에 가까이 내려갈 수록 황홀함은 더욱 커지겠지요.

 

오늘은 하늘도 참 맑고 좋아서 오랜만에 멋진 일몰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변산에서 일몰로 유명한 솔섬처럼

아마도 저 소분점도 너머 만들어지는 낙조의 모습이 참 아름다울 것 같아서 다시 발걸음을 그곳으로 향합니다.

 

붉은 빛이 깊어지며 아늑하게 깔리는 낙조의 모습을 보니 발걸음이 바빠집니다.

 

그래도 잠시 내 모습을 그림자로 남겨봅니다.

 

누군가 멋진 모습으로 이 길을 걷는다면 더욱 좋았겠지만

오늘은 이 멋진 해변을 걷는 분이 없어서 제가 대신 모델을 해봤네요. ㅋ

 

사람 사는 풍경도 이처럼 조화롭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최근에 문득 섬에 가서 일몰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저 해를 보니 비록 섬은 아니지만 서해로 지는 멋진 낙조를 볼 수가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 최고의 낙조를 보기위해 최고의 일몰 장소인 소분점도 앞 갯바위 지대로 왔습니다.

 물이 빠지면 소분점도 이어지는 길이 생기는 곳인것 같네요.

 

건너편에 분점도의 멋진 해벽 풍경도 다가오고요.

학암포의 학암이란 명칭은 이곳 분점도의 용낭굴 위에 있는 바위가 학처럼 생겼다하여 붙여졌다고 합니다.

 

이제 느긋하게 아름다운 학암포 서해 낙조를 기다림속에 바라만 보면 되겠지요.

 

자연과 인간이 하나가 되는 충만감과 더불어 왠지 모를 그리움도 가득 밀려옵니다.

아득한 그리움은 기다림이 되고 그 기다림이 이어져서 사랑의 마음이 깊어지겠지요.

 

누군가 노을은 목숨이고 영혼의 한 조각이라고 하는데

이세상 떠다는 날 나도 저런 아름다운 노을을 만날 수는 있을까요.

아니 저런 노을의 모습으로 사라질 수는 없는 걸까요.

 

갯바위에 걸터앉아 황홀하게 떨어지는 낙조를 보고 있으니

문득 가거도에서 만났던 일몰을 바라보며 떠올린 김남조 시인의 '낙조'라는 시가 생각이 납니다.

 

해 저물어서야
당신께 올 수 있겠지

 

 

울며 두드리던 문에 절망하고
겨울 바닷가
피의 홍수로 번지는 낙조만 바라보네

 

 

사랑이란 말은
눈부셔
못만지고
당신과 연분있는 실바람이면
간절히 껴안고 싶었었지

 

 

나란 존재를 완전히 잃어버리고 무언가에 푹 빠지는

무아지경이란 이런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인것 같습니다.

 

저 아름다운 노을을 바라보며 낚시를 하는 분은

아마도 물고기보다는 노을을 낚고 계시는 것 같네요. ㅎ

 

저도 감미로운 파도 소리와 함께 눈앞에 펼쳐지는

아름다운 일몰을 제 삶속에 담아봅니다.

 

살다가 지쳐 제 삶이 힘들고 모질다고 느껴질 때

차곡차곡 가슴속에 담겨두었던 아름다운 자연의 추억을 떠올리면 

늘 위로가 되고 더 살기위한 힘이 되지요. 

 

오늘 이 황홀한 낙조를 보며 자연에 대한 고마움을 더욱 애틋하게 느껴봅니다.

항상 그렇지만 자연은 늘 내 삶을 지탱해주는 고마운 친구이자 변함없이 사랑스럽기만한 애인이네요.

 

이제 저 수평선너머로 황홀하기만 했던 낙조도 사라져갑니다.

아무리 영원한 것은 없다해도 슬퍼하거나 실망할 필요는 없을겁니다.

이 세상에 살아있는 동안에는 또 다른 인연이 되어 아룸다운 낙조를 만날 수 있으니요.

이곳 학암포에서 우연처럼 만난 황홀한 일몰의 풍경도 제 삶의 소중한 인연이 된것 처럼 말입니다.

늘 자연속에서는 행복하기만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