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 시사회 신청을 하고
드디어 기다리던
영화 26년의 시사회를 다녀왔다.
이미 내용이야 강풀 작가의
웹툰을 통해 알고 있는거라
일부 변경이 된 부분을
제외하고는 새로운 것은 없었지만
영화 도입부분에 복수의 동기가 된
5.18부분이 애니메이션으로
처리된 부분이 특이했다.
"그사람"에게 복수를 꿈꾸는
5.18의 자식들이 왜 그래야 했는지를
담담한 색조이지만 강렬하게 보여준다.
따뜻한 피가 흐르는 인간이라면
그 환경에 처했을 때
누구나 그러했을것이다.
그건 이념의 문제도 아니고
지역의 문제도 아니고
정의와 불의의 문제이기에 말이다.
물론 정권을 잡기위해 양민을 학살한
그들도 지은 죄가 두려워 일까.
자신들이 저지른 참혹한 범죄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32년동안 지역감정을 조장하고,
있는 사실을 왜곡하면서
무참히 살해된 희생자들에 대해
빨갱이니 폭도니 하는 서글픈 현실이지만..
마지막 한방의 총소리를
뒤로하고 영화는 끝나고
가수 이승환의 '꽃' 노래와 함께
영화에 투자한 2만여명에 가까운
두레 회원들의 이름이 나온다.
10분이 넘는 엔딩크레딧을 바라보고 있으니
아직은 답답한 현실이지만
그래도 큰 희망이 있음을 느낀다.
혹시 시간이 흘러도 우리 살아있는 동안
다신 볼 수 없다 해도
그대의 태양이 다 지고 없을 때
말없이 찾아가 꽃이 되겠네.
영화를 다보고 나서
문득 이 영화가 그냥 영화였으면
상상에 의해 만들어진 시나리오였으면
잘 만들어진 영화를 본 기분일텐데
사람들의 가슴속에 응어리진 한으로
남아있는 현실이기에
마음이 아프고 눈시울이 붉어진다.
본 영화의 원작자인 강풀작가가
'26년'이라는 만화를 만들게 된 계기가
5.18과 8.15를 혼동하는
요즘 아이들에게 알리기 위해서라는데
우리나라의 미래인 청소년이나
젊은이들이 많이 봤으면 좋겠다.
역사적으로 정의롭지 못한 나라가
잘사는 경우는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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