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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편백)을 찾다

익산 두동마을 편백숲길 - 두동교회에서 편백숲까지

by 마음풍경 2013. 9. 7.

 

익산 두동마을 편백숲길

 

 

전북 익산시 성당면 두동리

 

 

두동마을 ~ 두동 편백숲 ~ 두동교회 ~ 두동마을 원점회귀

(약 4km, 2시간 소요/휴식 포함)

 

 

전북 익산 두동마을에는 마을 뒷산 3만평의 부지에

수령 30년 이상된 편백나무 숲이 있어서

몸과 마음이 힐링되는 아늑하고 조용한 숲길을 걸을 수 있으며

일제강점기에 지은 'ㄱ'자 평면으로 된

한국 초기 기독교 예배당 모습의 한옥 교회도 만날 수 있습니다.

 

 

전북 익산에 편백숲을 가지고 있는 두동 마을이 있어서 

지난 봄에 남해편백자연휴양림을 찾고 오랜만에 다시 편백숲을 찾아갑니다.

(남해 편백자연휴양림 힐링숲길 - 진한 편백향기로 산림욕을 하다. :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999)

 

마을 입구에도 편백나무 안내판이 있지만 관리 소홀인지 조금 가려있네요.

 

 

두동 마을도 여느 시골 마을처럼 마을 담장이 벽화로 꾸며져 있습니다.

이러다가 우리나라 모든 시골 마을 담장에

전부 그림이 그려지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네요. ㅎ

 

정겹고 귀여운 그림들을 구경하며 마을로 들어갑니다.

 

 벽화 구경을 하면서 마을길을 따라 가니 편백숲으로 가는 화살표가 나옵니다.

이곳 마을의 또 다른 볼거리인 두동교회는 나오면서 보기로 하네요.

 

새벽까지 비가 와서 멋진 하늘을 기대하지 않았는데

정말 시원하고 멋진 가을 하늘이 가득 펼쳐집니다.

 

두동 편백마을도 편백숲을 알리고 활용하기 위한 편의 시설을 갖추고 있는데

좀 더 널리 활성화 되려면 편백나무와 관련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면 좋을 것 같네요.

 

마을에서 차를 가지고 이곳까지 들어올 수도 있습니다.

 

멋진 안내판을 따라 들어가니 아름답고 운치있는 길이 이어집니다.

 

정말 가을의 느낌이 물씬나는 느낌 좋은 풍경을 접하게 됩니다.

 

편백나무들이 자라고 있는 숲도 산아래 보이기 시작하고요.

 

함라산에서 숭림사를 지나 이곳 편백숲이 있는 일치봉 능선으로 이어지는 산길이

익산 둘레길중 2코스인 강변포구길이기에 이곳에도 길 안내도가 있습니다.

 

마을에서 두동 편백숲까지 약 1km정도가 걸리네요.

 

이곳에 조성된 숲은 대략 30년이 조금 넘어서인지

장성 축령산이나 남해 편백자연휴양림 등 다른 곳에서 만난

편백나무에 비하면 아직 어린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곳에도 군데 군데 의자 및 평상 등이

설치가 되어 있어서 편백숲에 몸을 맡기며 쉴 수 가 있습니다.

 

새소리만 들리는 조용하고 편안한 숲길을 따라 올라갑니다.

 

잠시 숲길을 올라서니 두동편백숲의 가장 중심이 되는 장소에 도착합니다.

 

이곳에서 산 능선으로 오르면 익산 둘레길로 연결이 되고 능선 아래쪽으로는

생명의 숲과 치유의 숲이라는 이름의 편백 숲길이 이어지지요.

 

편백숲의 효능은 이제 따로 말할 필요가 없겠지요.

편백숲에 머물러 있으면 다른 숲보다도 상쾌하고

기분이 좋아지는 것을 당장 느낄 수 있으니까요.

 

원래는 능선으로 올라서 성당포구까지 왕복으로 익산 둘레길을 걸을 생각이었으나

능선길을 조금 가다보니 풀이 우거져서 당초 계획을 변경하여 다시 돌아왔습니다.

 

 하여 편백숲으로 내려와 너른 평상이 있어서 카메라와 배낭을 내려놓고 잠시 쉽니다.

 

9월이라고는 하지만 아직 여름의 기운도 남아있기에 다른 숲에 가면 모기에 시달릴텐데

편백나무에서 나오는 피톤치트 때문인지 모기도 없고 그저 아늑함과 편안함만 가득합니다.

 

다른 편백숲에 비하면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인지 사람도 거의 없고

만약에 이 근처에 산다면 책 한권 들고 와서 책도 읽고 잠도 자고 하면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

 

편백숲에 오래 머물고 싶었지만 갈곳이 남아서 다시 마을로 발걸음을 향합니다.

그런데 정말 하늘 풍경이 장난이 아니네요.

 

푸른 하늘과 흰 구름이 만들어 내는 자연의 아름다운 모습을 

이렇게 카메라에 담을 수 있어 그저 고맙기만 합니다.

 

외로우면 여유롭고 쓸쓸하면 평화롭다는 말처럼

이처럼 멋진 길을 걷는 오늘도 역시 여유롭고 평화롭습니다.

 

길 주변은 여름을 인내한 댓가인 결실의 풍성함으로 가득하고요.

그저 바라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그득해지는 느낌입니다.

 

내 마음이 가볍고 넉넉해서인지 

하늘을 나는 나비의 날개짓도 무척 행복하고 여유롭게 보입니다.

 

다시 가을이다.

기차를 타고 멀리 떠나는 것만이 여행은 아니다.

돌아오는 것도 여행이다.

이 가을, 나는 어디로?

나는 나 자신한테로 돌아오고 싶은 것이다.

 

- 안도현 시인의 '여행에 관한 몇 개의 단상 6' -

 

 

정말 하늘이 너무나 황홀해서 바라보고만 있어도 저절로 감탄사가 나옵니다.

행복이라는 바람을 따라 흘러가고 또 흘러오는 기분이네요.

 

요즘 세상을 보면 답답하고 실망스런 일만 가득한데

잠시나마 무거운 세상 일을 잊고 평화로우라는 자연의 고마운 선물이라 생각해봅니다.

 

하늘을 보고 있으니 문득 '실버라이닝'이라는 단어가 떠오릅니다.

구름의 흰 가장자리 뒤로 한줄기 빛나는 희망이라는 뜻처럼

언젠가는 다시 밝고 정의로운 세상이 도래할 수 있겠지요.

 

 하늘만 보고 걷다보니 어느새 두동 마을로 돌아왔습니다.

우물터와 두동교회의 목조 종탑도

다른 시골마을에서는 보기 쉽지 않은 풍경이지요.

 

이제 두동교회를 보기위해 교회 마당으로 들어섭니다.

 

옛스런 모습의 교회 건물을 만나니 제가 오래전 과거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 듭니다. 

 

입구에 두동교회에 대한 자세한 내역이 설명이 되어 있습니다.

 

한국 기독교 사적 4호라는 팻말처럼 한국 교회 역사에 큰 의미가 있는 건물인것 같네요.

 

신발을 벗고 안으로 들아가보니 참 정갈하고 단정하며 아담한 느낌이 드는 건물입니다.

내부에 깔려있는 장마루의 느낌도 참 좋고요.

 

교회 설명에도 나와 있지만 이 교회가 독특한 점이

강단을 가운데 두고 'ㄱ'자 형태로 나뉘어 있는 점입니다.

남녀가 유별한 그 시대에 남녀 모두에게 신앙을 전파하기 위한 의미겠지요.

오른편이 남자의 장소였고 왼편이 여자의 장소였다고 합니다.

 

나란히 자리한 풍금의 모습도 참 정겹습니다.

교회가 두동이라 풍금도 두개인걸까요. ㅎㅎ

 

두동 마을 어르신께서 두동교회 역사에 대한

이러저런 말씀을 해주셔서 쉽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할아버지 말씀이 건물 서까래가 안면도 소나무인데

일부러 구한 것이 아니고 안면도 서해에서

이곳 근처에 있는 성당포구로 떠내려온것을 건져다가 서까래로 사용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내부 벽에는 옛 사진들도 전시가 되어 있는데

신부는 면사포가 있어서 들러리들과 구별이 되는데 신랑측은 복장이 똑같아서

신랑 얼굴을 모른다면 누가 신랑인지 구분이 되지 않을것 같네요. ㅎ

 

 오늘은 편백숲뿐만 아니라 옛 교회의 모습도 만나고

흥미로운 과거의 이야기도 듣게된 풍성한 시간이었네요.

 

두동 마을 입구로 다시 나오니 가을 느낌이 물씬나는 풍경을 만나게 됩니다.

이제 머지않아 계절을 보내는 낙엽의 쓸쓸함으로 가득하겠지요.

 

2시간 남짓한 시간이었지만 편백숲의 편안함과 감미로운 하늘과 구름의 풍경

그리고 옛스러운 두동교회의 모습까지 가득 가득 담아본 종합선물 세트같은 시간이었습니다.

사는게 힘들 때 가을 들녁으로 나가보라는 말이 가슴으로 느껴지는 날이었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