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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양림,수목원

홍성 용봉산 암릉길 - 용과 봉황 모양의 기암괴석 전시장

by 마음풍경 2013. 11. 24.

 

용봉산 암릉길

 

- 용봉산 자연휴양림 길을 따라 -

 

 

충남 홍성군 홍북면, 예산군 덕산면

 

 

용봉산 자연휴양림 ~ 용봉폭포 ~ 용도사(미륵불) ~ 투석봉 ~ 최고봉(381m) ~

노적봉 ~ 악귀봉 ~ 마애석불 ~ 용봉사 ~ 구룡대 입구 ~ 용봉산 자연휴양림

(6km, 3시간 소요)

 

 

충남 홍성군과 예산군에 걸쳐있는 용봉산(381m)은 산의 모양이 용의 몸집에

봉황의 머리를 얹은 듯한 형상으로 산 전체가 아름다운 기암괴석으로 뒤덮여 있어서

남한의 작은 금강산이라는 애칭이 있으며 충남 도청이 자리한 내포 신도시의 진산으로 자리할 산입니다.

 

 

용봉산은 대전에서 100km도 채 되지 않는 거리이지만 2004년 12월에 찾고 정말 오랜만에 다시 찾습니다.

(충남 홍성 용봉산 겨울 산행기 : http://blog.daum.net/sannasdas/6418278)

그 때는 용봉 초등학교에서 시작해서 수암산으로 넘어가는 코스를 택했는데

오늘은 용봉자연휴양림에서 시작해서 다시 이곳으로 돌아오는 원점회귀 코스 택합니다.

 

자연휴양림 등산로 이정표를 따라가니 등산로 입구가 나오고

왼편 미륵불 용도사 방향으로 산행을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아주 편안한 숲길로 이어지더니 제법 조망이 트이는 암릉길도 나옵니다.

 

능선 너머로는 내포 신도시 개발 현장이 내려다 보입니다.

역시 개발하면 제일 먼저 생기는 것은 아파트겠지요. ㅎ

그나저나 과거에 왔을 때는 논밭뿐이었는데 이제는 거대한 신도시가 생기니 세상이 참 빠르게 변하네요.

 

건천이라 물이 흐르지 않는 용봉폭포를 지나 산 허리를 휘돌아 걷습니다.

 

바위위로 이어지는 길에는 난간이 있어서 안전하게 주변 풍경을 바라보며 걸을 수가 있네요.

 

미륵불 용도사 입구에 도착하니 자세한 설명이 나와있는 등산로 안내도를 만날 수 있습니다.

 

용도사는 대웅전에 단청이 되어 있지 않아서인지 더욱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있습니다.

 

용도사는 일반 사찰과는 다르게 대웅전과 나란히 자리한

미륵불 석상의 모습이 무척이나 이채로운 절입니다.

 

이곳 홍성 상하리 미륵불은 유명문화재 87호이며

자연 암석을 활용하여 조각한 입상으로

굉장히 두텁고 온화한 인상으로 인해 깊은 자비로움이 느껴지는 불상입니다.

 

미륵불을 구경하고 이제 본격적인 능선 산행길이 시작됩니다.

이 길은 과거에 용봉초등학교에서 시작한 용봉산 산행길이기도 하지요.

 

능선을 따라 오르는 길이기에 등뒤로 펼쳐지는 조망이 참 아늑합니다.

거기다가 구름사이로 비치는 빛내림의 모습도 참 멋지네요.

 

바위 능선길을 따라 땀을 흘리며 한걸음 한걸음 걷다보니

어느새 용봉산의 여러 봉우리중 첫번째 봉인 투석봉에 도착합니다.

 

 주능선에 올라서니 용봉산의 진면목인 소나무와 어우러지는 암릉의 모습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등뒤로 펼쳐지는 남쪽 풍경 또한 더욱 시원하게 펼쳐지는데

맑은 날이면 만나볼 수 없는 풍경이겠지요.

 

투석봉을 지나 최고봉으로 향하는데 재미난 모습의 바위가 있어서 잠시 발걸음을 멈춰봅니다.

등을 기대고 있는 바위들을 지탱하느라 힘들게 보이는 오른편 바위가

마치 가장이라는 이름의 아버지는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크지 않은 산이라 그런지 봉우리 사이의 거리가 얼마되지 않습니다.

편안한 바위길을 조금 걸으니 용봉산의 정상인 최고봉이 나타납니다.

 

정상은 비록 해발 381m의 높이에 불과하지만 산세의 기운은 천미터가 넘는 산 못지 않습니다.

휴양림입구에서 이곳까지 약 3km에 1시간 20분 정도가 걸렸네요.

 

정상을 내려와 계속 길을 이어가는데

최영장군의 활터 였던 정자의 모습도 바라보입니다.

 

그리고 용봉산에서 가장 멋진 조망이 펼쳐지는 조망바위에 올라서니

주변의 멋진 바위 능선들을 만납니다

 

내포신도시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풍경은 마치 기암괴석을 펼쳐놓은 전시장과 같은 모습입니다.

암릉과 아파트가 한눈에 들어오니 서울의 불암산이나 수락산을 온 것 같은 착각도 들고요.

 

아직 늦단풍의 정취가 남아있어서 한폭의 고운 동양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네요.

 

산에 올라 발밑 세상을 바라보면 늘 설레임이 느껴지는데

오늘도 앞으로 가야할 노적봉과 악휘봉의 멋진 모습을 보니 제 가슴이 더욱 설레입니다.

 

햇수로 십년이 된 아주 오래전이긴 하지만 분명 이곳 산길을 걸었는데도

마치 용봉산을 처음 온 기분이 드는 것이 왜일까요.

 

세월이 흘러가면 기억도 지워진다고는 하지만

이처럼 아름다운 풍경을 가슴에 새기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을텐데요.

 

아마도 그때는 산을 막 시작하는 단계였던지라 산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깊지가 않아서

어쩌면 눈으로만 사랑했지 가슴으로 사랑하지 못했기 때문인것 같습니다.

마음에 새겨지지 않는 사랑은 한줌의 바람같은것이기에..

 

뒤돌아 생각해보니 수많은 산을 만나면서 정말 산을 알게되고 이해하게 되고 또 진심으로 사랑하게 된것 같습니다.

상처뿐인 삶이라 할지라도 사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는 것 또한 산을 통해 얻은 고마운 삶의 선물입니다.

 

노적봉을 지나니 이제 용봉산 봉우리의 가장 하일라이트인 악귀봉이 눈앞에 다가섭니다.

바위꽃이 핀것 같은 아름다운 모습인데 이름은 조금 무시무시하지요. ㅎ

 

악귀봉으로 가는 길에 솟대바위라는 이름의 재미난 바위도 만나고요.

 

바로 그 옆으로 행운바위도 자리하고 있는데

아마도 바위 위에 돌을 던져서 올려지면 행운이 생기나 봅니다.

 

하긴 저에게는 오늘 이곳 용봉산을 새롭게 찾아와서

이처럼 멋진 자연의 풍경을 만난것만으로도 큰 행운인것 같습니다.

 

 악귀봉에 도착해서 멋진 조망이 펼쳐지는 전망대로 가봅니다.

 

바위위에 나무 데크가 설치가 되어 있어서 편안하게 조망을 즐길 수가 있네요.

그리고 이곳에서 비박을 하려는 사람들을 만났는데 주변 조망이 좋아서 멋진 비박지가 될것 같습니다.

 

이곳 전망대에 소개된 두꺼비 바위를 찾아봅니다.

처음에는 무슨 모습일까 했는데 가장 왼편 바위가 하늘로 향하고 있는 두꺼비 모습이네요. ㅎ

 

두꺼비 바위뿐만 아니라 이곳은 정말 수석전시장과 같은 풍경이 가득한 곳입니다.

 

기암괴석 뒤로는 병풍바위 너머 수암산 능선도 한눈에 펼쳐집니다.

능선으로 불어오는 바람 또한 산을 닮았는지 참 싱그럽고 넉넉한 느낌이네요.

 

악귀봉을 내려서는 길에도 재미난 바위는 계속 만날 수 있습니다.

 

흔들다리를 건너서도 암릉길은 계속 이어지고요.

 

용봉산의 또 다른 매력인 병풍바위도 멋진 풍광으로 반겨줍니다.

 

당초 병풍바위 능선을 탈까 했는데 보물 355호인 마애여래입상이 있다고 해서

능선길을 버리고 발걸음을 오른편으로 향합니다.

 

홍성 신경리 마애여래입상은 고려 초기에 제작된 보물로 손의 자세가 왼손은 들어 가슴위로 올리고

오른손은 내려 다리에 붙인것이 일반 불상과는 다른 것 같네요.

 

 특히 이 불상이 특이한 것은 돌출된 자연암석의 바위 앞면을 파서 불상이 들어앉을 감실형 공간을 만들고

그안에 돋을새김한 거대한 불상을 조각한 것입니다.

 

불상을 뒷편에서 바라보니 고개를 들고 용봉산을 바라보며 앉아있는 동물의 모습처럼 느껴집니다.

 

불상을 구경하고 주변 조망터에서 병풍바위를 가깝게 바라봅니다.

다음번에 이곳에 온다면 저 병풍바위 능선으로 올라 최영장군 활터로 내려오는 길도 좋을 것 같네요.

 

이제 발걸음을 불상 아래쪽에 위치한 용봉사로 향합니다.

 

내려서는 길에는 아직 떠나지 못한 늦가을의 정취가 가득합니다.

 

 용봉산의 이름을 딴 용봉사는 수덕사의 말사로

자세한 역사는 모르지만 백제말에 창건되었을 것으로 추정한다네요.

 

병품바위가 뒤에 자리하고 있어서 절의 아늑함이 더욱 크게 느껴집니다.

 

사찰이 자연속에, 산속에 있지않고 교회처럼 도시에 있다면

과연 종교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었을까..

자신속에 있는 부처를 찾는 것이 불교의 길인것처럼

비약일지는 모르지만 저에게는 자연속에서 제 자신을 찾는 것이 나의 길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아늑한 기분으로 용봉사 경내를 빠져나와 한적한 길을 걸으니 일주문이 나옵니다.

보통은 절이름과 산이름이 다른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곳은 '용봉산 용봉사'네요.

 

 이제 다시 휴양림으로 가기위해 구룡대 입구에서 오른편 산림휴양타운 이정표로 발걸음을 향합니다.

 

애고! 그런데 다시 산행길을 걸어야 하네요. ㅋ

 

작은 능선을 넘어서서 다시 용봉산 자연휴양림으로 되돌아왔습니다.

용봉산은 높이나 규모로 보면 큰 산은 아니지만 마치 명산을 걷고 내려온 것 같은 기분이네요.

또한 두번째 찾아온 산이었지만 마치 처음 찾는 산과 같은 느낌이 들어 더욱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