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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양림,수목원

보령 오서산 조망길 - 오서산 자연휴양림 길을 따라 걷다.

by 마음풍경 2014. 2. 23.

 

오서산 조망길

 

 

충남 보령시 청라면 오서산길 531

 

 

오서산 자연휴양림 ~ 월정사 ~ 약수터(임도) ~ 오서산 정상 ~ 전망대(오서정) ~ 병풍능선 ~ 임도 ~ 휴양림

(6km, 약 3시간 소요)

 

 

오서산(791m)은 금강을 따라 흐르는 금북정맥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서해를 바라보는 조망이 뛰어나 서해의 등대산으로 불리며

특히 가을에는 은빛 억새 능선이 아름다운 우리나라 5대 억새 군락지로 꼽히는 산입니다.

 

 

오서산은 늘 억새가 아름다운 가을에만 찾다가 겨울이 가는 길목에서 다시 찾게 되었습니다.

보통 오서산 산행은 상담마을이나 광성마을에서 시작해서 성연마을로 내려서는 길이 일반적이나

오늘은 오서산 자연휴양림에서 원점회귀 산행을 합니다.

 

오늘 걷는 산행 길은 휴양림 야영장에서 시작해서 오서산 능선을 걷고

숲속 수련장으로 내려서는 시계방향 원점회귀 산행입니다.

 

휴양림내 계곡 옆으로 야영데크들이 자리하고 있으며

다른 데크들과는 조금 떨어져 가장 위쪽에 있는 110번이 명당자리인것 같습니다.

나중에 캠핑할 기회가 있다면 이 자리를 찜해야 겠네요.

 

이제 계곡이 끝나는 명대정부터 본격적인 산행길이 시작이 됩니다.

 

오서산은 능선이 넉넉한 육산인데

이곳 자연휴양림 주변에는 산재된 바위들이 많습니다.

 

구름 한점 없이 푸르른 하늘이 너무 심심했는지

지나가는 비행기가 하얀 구름을 만들어 주는 것 같지요. ㅎ

 

오서산에는 유명한 큰 사찰은 없지만 암자와 같은 작은 사찰이

주변에 있으며 이곳 월정사도 그중 하나입니다.

 

월정사를 지나 참나무 숲길을 빠져나가니 임도길을 만나게 됩니다.

오서산 주변을 따라 임도길이 이어져 있어서 MTB 라이딩 코스로도 많이 알려져있지요.

 

능선을 따라 오르는 길은 그저 아늑하기에

비록 오르막길이긴 하지만 편안한 발걸음을 이어갑니다.

 

등뒤로 펼쳐지는 탁트인 조망은 산행에서만 느낄 수 있는 묘미이겠지요.

 

마치 조각상과 같은 거대한 바위 옆으로 설치된 계단길도 오르게 됩니다.

 

오서산 주변에는 큰 산이 없어서 인지

사방으로 펼쳐지는 조망이 더욱 시원하게 느껴집니다.

 

저 멀리 청천저수지도 보이고 보령 시내쪽 모습도 아스라하게 다가옵니다.

하늘은 맑았지만 옅은 안개가 끼여서인지 역광측 조망은 깨끗하지는 않네요.

 

통신탑에 도착하니 오서산 주능선이 한눈에 펼쳐집니다.

이제 정상도 지척이고요.

 

남쪽 능선인 시루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조망이 참 아득합니다.

과거에 이 능선을 따라 하산했던 기억도 새롭게 떠오르네요.

 

비록 새하얀 억새가 살랑거리는 모습은 아니지만

옅은 안개속으로 펼쳐지는 산그리메의 풍경만으로도 참 아름답습니다.

 

서편 저너머 바다가 펼쳐지겠지만 오늘은 아쉽게도 그 풍경은 보지 못하네요.

 

비록 바다 조망도 없고 새하얀 억새도 없지만 편안하게 이어지는 능선만으로도 무척 행복합니다.

 

사랑하지 않기 위해 사랑을 감추고

마음 아프지 않기 위해 마음을 감추고

더 이상 감출 것 없는 생의 끝에서

끊어진 울음 따라 마음 누르는

네가 숨 가쁜 탄식이라면

오래된 탄식이 만날 침묵이라면

내가 바친 기도는 메마른 숲.

아무것도 더 해볼 수 없어 울음 누를 때

늦도록 꽃 못 피운 산이라네.

 

< 김재진 - 그 산에 다시 갈 수 있을까? >

 

 

오서산 자연휴양림에서 정상까지는 약 2km 거리로 1시간 정도 걸으니 정상에 도착합니다.

이곳을 찾은 것이 2011년 10월으로 엊그제 같지만 벌써 3년 가까운 세월이 흘러갔네요.

(오서산 억새 능선길 - 시원한 서해 조망 길을 걷다. :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795)

 

오서산에 왔으면 정상에서 저멀리 보이는 오서정 전망대까지 이어지는

약 1km 거리의 주 능선길을 걸어봐야 겠지요.

 

아직은 2월인지라 지난번 내린 잔설들이 주변에 많이 남아있는데

봄눈이 오지 않는다면 어쩌면 올 겨울 마지막 눈의 모습일것 같습니다.

 

서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에는 비릿한 바닷내음이 느껴지고

머리위를 비추는 햇살에는 봄의 기운이 담겨져 있는 것 같습니다.

 

시원한 바람과 조망을 친구삼아 편안한 길을 걸으니 오서정 전망대에 도착합니다.

 

과거 이곳에 오서정이라는 정자가 있었는데 태풍 곤파스로 인해 파손이 되어 철거하고

너른 쉼터인 전망대를 설치하였다고 합니다.

 

오서산에 와서 한번도 까마귀를 본적이 없는데

오늘은 운이 좋은건지 여유롭게 비행을 하는 까마귀들을 보게됩니다.

 

내 안에 바람이 있다.

내 안에 불이 있다.

내 안에 산이 있고

내 안에 오래도록 묻어둔 항아리가 있다.

내 안에 피는 이 꽃들을,

숨 막혀 터질 것 같은 향기를,

전할 수 없어 아쉬워라 그대여

 

 

빛나던 그 별들을 다

헤아릴 수 없어 안타까워라,

우리가 우주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주가 우리 속에 있으니

나는 나 하나로 가득할 뿐 부족할 것 없다.

 

< 김재진 - 바람, 나>

 

전망대 난간에 기대어 서서 가만히 눈을 감으니

서해 바다로 부터 불어오는 바람과 그 바람으로 인해 울리는 억새의 소리가 편안한 음악처럼 들립니다.

 

바람의 싱그러움과 억새의 울음 소리가 너무나 좋아 오래 머물고 싶지만

이제 다시 되돌아가서 바라보이는 병풍능선을 따라 하산을 해야겠네요.

 

오서정에서 능선길을 되돌아 와서 이제 공덕고개 방향으로 하산을 시작합니다.

 

과거 이 능선을 따라 올라와 이곳 조망바위에서 바라봤던 추억이 새삼 떠오릅니다.

계절만 다를 뿐이지 자연은 늘 변함없는 모습으로 만날 수 있기에 참 좋습니다.

 

오서정 전망대 아래쪽으로 구불 구불 이어지는 하늘 길도 아름답고 멋진 길로 남아있고

발 아래로 보이는 쉰질바위와 내연사의 정취도 기억에 생생합니다.

 

다만 과거에 이 길을 따라 오를 때는 이처럼 좋은 길인지 느끼지 못했는데

오르막과 내리막의 차이일까요.

 

참 편안하고 조용한 숲속의 길을 산책하는 기분입니다.

 

이제 이곳 안부에서 오른편 길로 내려가야 합니다.

왼편길로 내려서면 광성 마을로 가게 되지요.

 

주변에 참나무들이 많아서인지 낙엽 쌓인 길을 따라 내려오니 다시 임도를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잠시 임도길을 걸어갑니다.

오늘은 참 다양한 길을 걷는 것 같네요.

 

오서산 능선이 바라보이는 길을 따라 오서산 휴양림으로 들어섭니다.

 

그리고 휴양림 입구에 도착해서 약 3시간의 오서산 산행을 마무리합니다.

비록 오서산의 봄 진달래꽃이 없고 가을 새하얀 억새꽃도 없었지만

불어오는 싱그런 바람과 탁트인 조망만으로도 참 행복한 봄마중 같은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