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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추억

해지는 저녁 무렵의 한가한 산책

by 마음풍경 2015. 12. 13.

 

해가 지기전 노을빛 물든 하늘이 보고 싶어서

집 근처 탄동 천변 길을 잠시 걸었습니다.

지는 석양과 함께 구름 풍경이 참 아름답더군요.

하여 아이폰으로 하늘 풍경을 몇장 찍어보았습니다.

 

 

최근들어 날마다 비가 오거나 날이 흐려서

이처럼 푸른 하늘을 보기가 어려웠는데

오늘은 새하얀 새털 모습의 구름도 아름답네요.

 

 

별다른 새로움이 없이 날마다

똑같은 일상이 반복이 되는 삶이지만

그래도 하늘은 늘 자유롭게 제 모습을 변화시키지요.

 

 

짧은 한평생이라는데
가도가도 끝이 없구나

 

안경알을 닦으면
희미하게 생각나는
지난 일들

 

 

가다가 가다가 서글퍼
주저앉으면
안경알 저쪽에
희미하게 떠오르는
짧은 희망

 

다시 가다가 문득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그것을 잊어버리기도 한다

 

<박이도 - 한 세상>

 

 

참으로 많은 일을 겪는 한 세상.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고 멀리서 보면 희극인 삶.

시간이 흐르는 것과 같이 나 자신도 흘러

나는 어제의 나가 아니고, 원하는 그 무엇이 되고자 하지만

시간은 나를 허비하여 돌아오지 않는 ‘나’만을 씁쓸히 기다린다.

홀로 어두운 밤에 남겨진다는 것.

내가 쓴 책인지 남이 쓴 책인지 모르는 책을

 헤적이며 무사함을 안도해야 한다는 것.

짧은 한평생이라는데 가도가도 끝이 없구나.

끝이 없어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시간을 향해 눈을 닦네.

주저앉아 물을 마시네. 가다 문득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잊어버린다네.

그리하여, 생의 구두 한 켤레 묻어두고 홀연히 사라져 버릴 수 있다면.

발자국도 없이 사라져 버릴 수 있다면.

영혼의 영원 속으로 흔적없이 사라져 버릴 수 있다면······.

 

<박주택·시인>

 

 

문득 박이도 시인의 시와 시의 해설이 떠올라 옮겨봅니다.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는 삶처럼

어찌 살아야 하는 지는 모르겠지만

그날 그날 이처럼 아름다운 하늘만 바라보고

살아도 좋은 삶이고 행복한 인생일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