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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강변,해안

제천 금수산 신선봉 암릉길 - 신선봉에서 미인봉을 잇다.

by 마음풍경 2019. 8. 26.



금수산 신선봉

(845m)



상학현 ~ 신선봉 ~ 손바닥바위 ~

미인봉 ~ 정방사 ~ 능강계곡

(약 9km, 5시간 소요)




참 오랜만에 충주호가 조망되는

신선봉과 미인봉 능선을 걷기위해

상학현 마을에 도착한다.


10여년전에는

금수산을 비롯해서

제천의 산들이

무척 인기가 많아

버스가 줄을 이었는데

지금은 무척이나 한가하다.


마을은 깨끗하고

초록은 여전히 푸르고.


상학현 마을을 중심으로

북쪽으로는 동산, 작성산이 있고

남쪽으로는 오늘 오르는

신선봉과 미인봉을 비롯해서

금수산과 망덕봉 그리고

가은산 등이 이어지는

제천의 멋진 산들이 즐비하다.


차도에서 벗어나

신선봉 이정표를 따라

임도로 접어든다.


날이 무척이나 흐려서

습하지만 그늘이 있어 다행이고.


특히 숲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은 어찌나 시원하든지.


오늘은 조금 힘든

암릉길을 걸어야 하지만

들머리는 그저 편안하다.


올해는 음력이 빨라서인지

아직 8월이지만 가을이

성큼 다가온 기분이다.


조금 있으면 울창한

숲이 그리워지겠지.


그나저나 이곳도 사람이

다니지 않아 길이 묶혀진 느낌이다.


하긴 10여전에 비하면

등산 인구도 노령화가 되어

등산의 열기도 많이 식었고

힘든 산은 많이 찾지 않기

때문은 아닐지.


편안한 길은 이제 끝나고

신선봉 정상까지

된비알길이 1km 이어진다.


그래도 장딴지가 뻐근해져야

산행의 묘미가 아닐까.


신선봉 정상은 조망이

열리지는 않고

주변의 다른 봉우리에 비하면

조금 소박하다.


이제 길은 능선을 따라

편안한 숲길로 이어진다.


하늘도 흐리고

또 아직은 조망이 없어서

마주치는 꽃 한송이도 반갑다.


고운 얼굴로 반겨주는

쑥부쟁이꽃도 참 사랑스럽고.


조망터에 서니

금수산과 망덕봉 능선은

구름속에 가려있다.


그리고 본격적인

암릉길의 시작을 알리는

전망대에 도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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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부터 미인봉까지

이어지는 능선은 밧줄 산행이다.


바라보면 그저 멋지고 아름다운데

그속에는 치명적인 독이 있나보다.


등산을 처음 시작했을 때는

밧줄을 타고 산행을 하는 것이

무척이나 재미가 있었는데.


밧줄 암릉길은

데크계단길로 이어지기도 한다.


하긴 이곳 제천의 산들도

계단 등이 설치가 되어

과거에 비하면 많이 편해지고

안전해 졌다.


여튼 흐린 하늘이라

주변 조망이 아쉽기는 하다.


고사목 너머 충주호가

시원하게 펼쳐질텐데..

뿌연 풍경에 갇혀있고.


그래도 재미난 바위와

 멋진 소나무의 어울림은

잔잔한 감동을 준다.


동물의 얼굴 모습을 한

바위들을 찾는 재미도 쏠솔하고.


자연은 인내심이 강한

조각가라는 글이 생각이 난다.


수천년을 거쳐

이처럼 멋진 자연을 만드니..


자연은 세월이 지날 수록

더욱 멋진 모습이 되는데

우리네 인간은 그리되지 못하니

때론 흘러간 세월이 원망스럽다.


신선봉 능선의 대표적인 바위인

킹콩바위가 성큼 눈앞에 다가선다.


그리고 그 너머로는

더욱 멋진 풍광이 줄지어 이어지고.


멋진 풍경만큼

더 험한 길은 계속된다.


자연에서는 죽음 마저도

황홀하고 장엄하다.


또 하나의 명물바위인

손바닥바위도 반갑다.


손바닥바위를 지나니

길은 이제 순해지고

소박한 꽃도 눈에 들어온다.


바위에 새겨진 모습이

마치 깨져버린 하트처럼 보인다.

사랑의 완성은 이별이라 하는데

사랑의 마음도 이처럼

변해져 가는 것일까.


어쩌면 늘 마음을 설레게하는

사랑은 저 멀리 보이는 동산처럼

아득한 것은 아닌지.


조망이 탁트이는

너럭바위에 앉아

땀을 흘리며 걸어온 발걸음을

잠시 쉬어본다.


그리고 발걸음을 조금 이으니

과거 저승봉으로 불리던

미인봉에 도착한다.


정상 앞으로는

재미난 모습의 바위도 있고.


주변에서 참 오랜만에

노랑망태버섯도 만난다.


미인봉에서 좌측 능선길로 가야하는데

이 멋진 풍경에 시선을 빼앗겨

오른편 아래 능선을 따라

4개의 수직 밧줄을 내려갔다

다시 되돌아 오는 알바를 했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참 오랜만에 알바도 해보고

미인봉의 이름에 홀린 것은 아닌지. ㅎ


단풍이 물든 가을에

바라보이는 작은동산길을

걸어보려 했었는데

올해는 가능할지..


생각해보니 제천의 산들을

단풍철에 와본적은 없는 것 같다.


이제 이곳 조가리봉 능선에서

왼편 정방사로 하산을 시작한다.


충주호 조망이 가장 멋진

암자가 있는 정방사에 도착한다.



정방사의 법당은

원통보전이 자리하고 있다.


법당 앞에서 바라본

충주호와 멀리 월악산 조망이

참 아스라하다.


시원한 조망을 바라보며

풍경소리라도 들리면 좋으려만

오늘은 바람이 없다.


하긴 생각하는게

100% 이루어진다면

삶의 재미는 반감할 것이다.


그저 나에게 주어진 만큼

만족하고 또 다른 꿈을 떠올리며

사는 것이 행복한 삶이 아닐지.


편안한 숲길을 걸으며

오늘 하루의 추억을

가벼운 마음으로 정리해본다.



오랜만에 밧줄이 있는 산길도 걷고

또 알바도 해보고

늘 자연과 함께한 시간은 즐겁다.


능강계곡에 도착해서

잠시동안 탁족도 즐기면서

산행을 마무리한다.


같은 대상이라고 하더라도

디딤돌이 될 수도 있고

때론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어쩌면 모든 것이 다 자신의

마음에 달린 것은 아닐까.

더욱이 자연은 늘 나에게

디딤돌이 되어준다..

참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