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에 대한 추억은 별것 없다.
다만 나날들이 무사하기를 빈다.
무사한 날들이 쌓여서
행복이 되든지 불행이 되든지,
그저 하루하루가 별 탈 없기를 바란다.
순하게 세월이 흘러서
또 그렇게 순하게
세월이 끝나기를 바란다.
죽을 생각 하면 아직은 두렵다.
죽으면 우리들의 사랑이나 열정도
모두 소멸하는 것일까.
아마 그럴 것이다.
삶은 살아 있는 동안만의 삶일 뿐이다.
죽어서 소멸하는 사랑과 열정이
어째서 살아 있는 동안의 삶을
들볶아대는 것인지 알 수 없다.
그 사랑과 열정으로 더불어 하루하루가
무사할 수 있다는 것은 큰 복은 아니지만,
그래도 복 받은 일이다.
<김훈 - 목숨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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