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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길 이야기

내가 사는 동네길(2-8) - 숨어있는 빈계산 오솔길

by 마음풍경 2023. 3. 29.

지난 1월 박산과 덕명오솔길을 걷고 참 오랜만에 동네 숲길을 찾아나선다.

그때는 겨울이라 황량했는데 집앞을 나서 화산천변으로 나가니

조금 일찍 핀 새하얀 벚꽃 만발한 풍경이 반겨준다.

 

깨끗하게 단장이 된 화산천 너머로 도덕봉이 넉넉한 병풍처럼 펼쳐지고

그 사이로 소나무와 벚꽃의 배열이 이색적이다.

 

그나저나 올해는 예년에 비해 벚꽃이 1~2주는 빨리 피는데 

지구온난화때문인지 매년 조금씩 개화시기가 앞당겨지는 것 같고.

 

거의 매일 산책하는 길이지만 화사한 꽃 풍경이 함께하니 

전혀 새로운 길이 열린다.

 

이제 수통골로 가는 길에서 벗어나 리기테다소나무숲이 있는 길로 접어든다.

https://sannasdas.tistory.com/13390775

 

내가 사는 동네길(2-6) - 리기테다소나무 명품숲을 찾다.

몇일전 내가 사는 동네 숲이 산림청이 뽑은 국유림 명품숲 5곳에 속하는 기사를 보고 '리기테다소나무숲'을 찾으러 동네 길을 나선다. 화산천은 5월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금계국의 노란 물결로

sannasdas.tistory.com

 

산벚꽃도 이미 절정을 향해 가고 있고.

 

아직은 조금 황량한 모습이지만

그 공간에도 연두빛 봄이 오고있다.

 

오르막 능선 삼거리에서 왼편으로는 광수사 방향이고 

빈계산으로 오르는 오른편길을 이어걷는다.

 

당초 이 등산로는 국립공원의 공식적인 길은 아니지만

예전부터 동네 사람들이 다니는 빈계산으로 오르는 길이 있다.

 

조금 더 걷다가 나무가 쓰러져 있는 오른편으로 이어진 작은 오솔길을 따라 간다.

 

소박한 길을 조금 걷다보면 빈계산으로 이어지는 공식 등산로와 만나게 되고.

 

잠시 하산길을 따라 가다가 등산로를 버리고

다시 왼편으로 이어져 있는 희미한 숲길을 따라 걷는다.

 

특별한 이정표는 없으며 그저 희미한 길의 흔적만을 따라 가야하고.

 

그런 오솔길을 가다보면 누군가 만들어놓은 소박한 쉼터도 지나게 된다.

 

오른편 아래로는 수통골 주차장이 있어 나무사이로 주차된 자동차도 보인다.

 

이길을 처음 찾았을 떄는 겨울이라 눈과 얼음때문에 가기 쉬운 길이 아니었는데

지금은 좁기는 하지만 그래도 걸을 수 있는 숲길이 이어진다.

 

그리고 길의 끝에는 수통골 주차장에서 빈계산으로 오르는 공식 등산로를 만날 수 있다.

대략 집 입구 화산천에서 2km 거리이고.

 

이제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간다.

 

가는 길에 누군가 만들어 놓은 간이 의자에 앉아 가져온 차도 마시고

숲에서의 휴식과 마음의 여유를 가득 즐겨본다. 

 

차가 다니는 곳에서 지척인데도 숲의 느낌은 깊고 아늑하니

마치 나만이 온전히 느끼는 비밀의 숲이라는 기분도 들고.

 

잠시동안이지만 세상의 평화를 다 가진 것 같은 시간을 즐기고

다시 빈계산 등산로로 돌어왔다. 

수통골에서 빈계산으로 오르는 공식적인 길은 조금전 다녀온 주차장길과 함께

봉이호떡 건물 뒤로 이어지는 이 길이 있고.

어찌보면 오늘 걷는 길은 빈계산으로 오르는 3개의 길을 수평으로 잇는 길이라고 할까.

 

이제 봉이호떡 방향으로 공식 등산로를 따라 하산을 한다.

 

늘 봐도 참 멋진 소나무 숲이 가득 펼쳐지고.

 

예전에는 없었던 데크 계단도 설치가 되어 편하게 내려설 수 있다.

 

이제 숲을 벗어나 봉이호떡 카페 건물로 내려선다.

 

수통골 입구에도 새하얀 벚꽃과 노란 개나리가 조화를 이루며 피어있다.

 

산은 아직 봄이 오지 않았는데 산을 벗어나니 온통 화사한 봄 세상이다. 

 

오늘 걸었던 길은 따로 이정표가 있지는 않아 찾아 걷기는 쉽지는 않지만

마치 비밀의 숲을 걷는 것처럼 그렇게 여유롭게 걷는 평화로운 길이 된다.

아직 정상이 아닌 몸이지만 그래도 카메라를 들고 찾으니 치유가 되는 기분이 든다.

그렇게 치유의 봄이 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