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산,들,강변,해안

문경 탄항산 능선길 - 포암산 대신 월항삼봉으로의 알바

by 마음풍경 2007. 8. 26.

 

 

탄항산 능선길

 

 

미륵사지 ~ 탄항산(856m) ~ 하늘재 ~ 미륵사지

(약 9km, 4시간, 식사/휴식 포함)

 

 

처서도 지났지만 아직은 날이 무척이나 덥습니다.

산행을 준비하는 아침부터 오늘 하루도 만만치 않겠다는 생각이 들만큼 덥네요.

8월 내내 줄창 비만 오더니만 이제야 여름이 늦바람 분거겠지요.

10시경에 미륵사지 주차장에 도착하니 멀리 월악산 영봉이 반갑게 맞아줍니다.

 

주차장 옆에 조금 큰 바위가 있고 비석도 있는데 어떤 의미인지는 알수 없었습니다.

  

주자장을 지나 하늘재 방향으로 향합니다.

 

날은 무척이나 좋더군요. 하지만 그만큼 덥겠지요.

 

오늘 산행은 하늘재에서 포암산을 지나 만수계곡까지의 산행이었습니다.

 

하늘재로 향하기전에 미륵사지에 잠시 들려봅니다.

비석 받침돌이 이정도 규모이니 당초 이곳에 서있던 비석은  얼마나 클까 생각해 봅니다.

 

석불입상은 보물 96호라고 합니다. 신라의 마지막 왕자였던 마의태자의 전설이 서려있는 곳이지요.

   이곳에서 멀지 않은 덕주골 덕주사의 마애불이 마의태자의 누이인 덕주공주의 상이고 이곳 석불이 마의태자의 상이라는..

   그리고 서로 바라보이지는 않지만 마주 보고 있다는것도...

 

그나저나 참 오랜만에 이곳에 와봅니다. 아들놈은 기억도 나지 않는다고 하네요.

 

밤나무에 풍성하게 매달린 밤송이를 보니 이제 가을 수확 시절도 멀지 않은것 같습니다.

 

이제 다시 하늘재를 향해 산행을 이어가야지요.

   이 오층 석탑도 보물 95호입니다. 이곳에는 보물이 이렇게 2개가 있지요.

 

미륵 대원터에 펼쳐지는 풀의 풍경이 눈을 시원하게 해주네요.

 

큰 규모의 절이었을것 같은데.. 이젠 흔적만이 남아 있을 뿐이죠.

 

하늘재라는 표시석덕분에 오늘의 비극적인 알바가 시작됩니다.

이곳을 와보지 않은 사람은 당연히 오른쪽 큰길로 가게되지요. ㅎㅎ

 

석탑뒤편으로 박쥐봉의 조망이 멋지네요.

 

아주 재미난 모양의 불두도 만나게됩니다. 여하튼 오늘 알바가 아니면 만날 수 없었던 인연이네요.

 

당초 큰길을 가다가 왼편으로 올라서면 하늘재를 들리지 않고 바로 포함산 능선으로 오르는 길이라 착각하고 산길을 오릅니다.

   그러나 이 시간부터 본격적인 알바의 길이 시작됩니다. ㅎㅎ

 

희미하게 이어지는 가파른 길을 오르니 어~~ 저건 포암산인데.. 왜 저렇게 멀리 있지 생각하면서

  오늘 산행길이 잘못되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조기 보이는 저 능선에 있어야 하는데 말입니다.

 

다시 내려갈 수도 없고 일단 산 정상까지 올라보기로 합니다.

아~~ 알바의 고단함이여

 

조망바위에 올라서니 발아래로 송계계곡이 그리고 박쥐봉과 북바위산이 반겨주네요.

 

물론 우측 멋진 나무너머로 월악산 영봉도 그 모습을 보이고요. 무척이나 더웠지만 시원한 바람이 불어주어 땀을 식힙니다.

 

하늘은 눈이 부실만큼 푸르고 또 푸르네요. 파란 잉크를 풀어놓은듯...

 

여하튼 당초 계획한 포함산은 아니지만 12시경에 탄항산 정상에 도착합니다.

 

오늘은 포암산보다는 탄항산의 인연이 큰것 같습니다. ㅎㅎ

 

이제부터 바람재까지 본격적인 백두대간길이 이어지지요. 우측 능선너머로 주흘산 주봉과 영봉이 뒷모습을 보여주네요.

 

멋진 입석바위가 바라보고 있는 풍경은 무얼까요?

 

그 바위 사이를 지나갑니다.

조금전 봤던 바위의 뒷편은 아주 평평한 모습입니다.

날은 더웠지만 그래도 조망 하나는 참 좋습니다.

 

하늘에 떠있는 뭉게 구름도 이 멋진 풍경에서 한몫 단단히 하지요.

 

아~~ 이 멋진 포암산의 풍경이라... 오늘 이 사진을 담기위해 이곳으로 알바를 한 모양입니다.

 

아무래도 포암산이 오늘은 오지말고 이렇게 멀리서만 바라보라고 한것 같습니다.

포암산 능선에 오르면 이런 풍경을 볼 수가 없지요. 조령산에 있는 깃대봉(치마바위봉)과 비슷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이곳 멋진 조망처에서 점심식사도 하고 휴식도 취합니다.

밥을 먹고나니 저곳을 오르고픈 생각이 없어지네요.

ㅎㅎ 알바만 벌써 2시간이 넘었으니..

 

하늘재에서 바로 미륵사지로 내려가기로 하고 길을 걷습니다. 대간길이 내린 비로 인해 많이 황폐화되었더군요.

 

그래도 싱그러운 푸릇한 밤송이가 반겨줍니다. 저 밤송이가 누렇게 변하면 가을이 깊어가는거지요.

 

1시 20분경에 하늘재에 도착합니다.

 

오늘 산행에 함께하신 몇몇 분들과 함께 포함산 산행을 포기하고 바로 미륵사지로 내려섭니다.

 

충북과 경북의 경계라서 일까요. 백두대간길중 중요한 곳인데 너무 지저분하지요.

   백두대간길이 대부분 도의 경계가 많아 지자체의 공동의 이해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당초 이곳으로 해서 포암산을 올라야 했는데.. 쩝

 

그래도 한적한 숲길을 걷는 기분은 참 좋습니니다. 알바의 기억도 잊게됩니다.

 

 계곡에서 들리는 물소리와 함께 자연의 숨소리를 듣고 있습니다.

 

잠시 자연관찰로로 빠져서 걷기도 했습니다. 시원한 계곡물에 몸도 식히고요.

깊은 숲속을 빠져나오니 하늘은 여전히 매력적이지요.

 

흑 당초 이곳에서 좌측길로 갔었어야 했는데.. 왼편으로 하늘재라는 이정표가 있어도 좋을텐데요.

 

장승들이 웃는듯 보이네요.  바보라고 ㅋㅋㅋ

 

그래도 오늘 하루 보낸 시간이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내려오면서 바라보는 미륵사지는 더더욱 반가운 모습입니다.

 

능선너머 박쥐봉도 한층 여유있는 모습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포암산 능선너머 만수계곡이 있을터인데.. 오늘은 그곳에 가보지 못하네요.

 

월악산 영봉과 중봉의 모습이 한결 가깝게 다가옵니다.

 

쑥부쟁이 꽃들의 화사함도 좋지요.

 

처음 산행을 할때는 왠지 시간에 마음이 쫓기는데 시간이 넉넉하니 모든게 새롭게 보입니다.

 

덕주봉 능선도 월악 공룡 능선도 무척이나 반갑습니다.

 

여하튼 오늘 종점이 만수계곡인지라.. 이곳에 도착해서 오늘 산행을 마무리하게 됩니다.

 

만수골 위쪽에 만수폭포도 1년만에 다시 보게 되네요. 산중턱에 있는 멋진 폭포이지요.

 

박쥐봉은 오늘 하루종일 나만 따라다니는 기분입니다. 이제 바로 등뒤에 있으니요. ㅎㅎ

 

당초 산행과는 전혀 다른 코스로 한 개인적으로 최대의 알바 사건? 이었지만

탄항산을 오르고 포암산을 병풍처럼 바라보는 시간도 참 좋았습니다.

인생도 살다보면 항상 계획대로만 되는 것도 아니고 때론 엉뚱한 시간들도 값진 나의 삶이지요.

그처럼 오늘 하루의 엉뚱한 산행도 더욱 기억에 남는 소중한 산행 흔적으로 남을 것 입니다.

올 가을에는 덕주골에서 시작하여 마애불도 보면서 월악산 영봉을 오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