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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강변,해안

대청호 장승 마을과 구룡산

by 마음풍경 2007. 12. 25.


오늘은 정말 포근한 성탄절입니다.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언제였던가..

이제는 희미한 추억으로만 남는건지..

 

그래도 2007년 성탄절에 추억 하나는 남기고 싶어

늦은 오후 차를 몰아 구룡산 일몰을 보기위해 장승 마을을 찾아갑니다.

 

대청댐을 지나 문의마을 방향으로 가다 현암사 근처 고개 길 입구에서

소망의 집 이정표를 보고 좌측으로 들어갑니다.

 

 꼬불 꼬불한 콘크리트 길을 따라 약 2km 고갯길을 너어서니 장승 마을이 나오더군요.

 

2004년 3월 대전지역에 대단한 폭설이 왔을때 이곳 현도면의 나무들도 많이 부러져서 죽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부러진 나무들을 장승으로 만든거고요.

 

나무는 죽었으되 이제 다시 영원한 장승으로 살아남은건지도..

 

 

장승 공원은 큰 규모는 아니지만 깔끔하게 마을 위쪽 언덕에 조성이 되어 있습니다.

 

근데 이 장승은 일반 장승과는 모양새가 많이 다르네요.

무섭거나 우스꽝스런 모습이 아니라 마치 사람이 살아있는 듯한 모습입니다.

 

지하 여장군인데 마치 각시와 같은 모습이죠. ㅎㅎ

 

이런 나무를 일부러 구하려 해도 쉽지 않았을텐데..

조금은 우스꽝스런 모습에서 토속적인 미륵불이 생각이 나네요.


 

장승 공원 구경도 하면서 바로 저 능선위에 있는 구룡산 정상을 향해 오릅니다.

약 500미터만 올라가면 되네요.

 

장승의 사열을 받으며 오르는 기분이랄까요.

 

ㅎㅎ 이 작품의 제목은 질투 혹은 삼각관계.. ㅋㅋ

 

뒤돌아본 마을의 풍경은 참 아늑합니다.

 

10여분 정도 걸리는 짧은 거리였으나 제법 가파른 길이라 땀이 납니다.

 

현도면 구룡산 정상인 삿갓봉에 도착합니다.

 

대청호를 내려다 보고 있어서인지 호반의 풍경이 참 좋습니다.

 

북쪽으로 문의마을의 양성산도 바라보이고요.

 

양성산 정상의 팔각정도 오랜만에 봅니다.

 

성탄절이고 날이 포근해서인지 가족단위 발길이 많네요.

 

 능선을 계속 넘어 약 1km 정도 가면 현암사가 나오지요. 그곳에서 산행을 시작해도 좋습니다. 차도 입구에서 약 1.5km 정도이고요.

 

풍수지리학으로 이곳은 여혈이 쎈곳이라 그 기운을 안정시키기 위해 남근 장승이 참 많다고 합니다.

 

구룡산의 마스코트라고 할까요. 거대한 황룡입니다.

 

 

대청댐을 빠져나온 금강의 물줄기가 참 아득하네요.

 

약간 안개가 끼여 대청호의 풍경도 아스라하고요. 벤치에 앉아 하염없이 쳐다봤습니다.

따뜻한 커피 한잔이 그립더군요. 쩝

 

 대청호 건너편 청남대 방향의 산 능선 줄기의 이 곡선미..

 

비록 373m 높이에 불과한 산이지만 그 조망은 정말 시원합니다.  이곳에서 신년 일출을 보면 참 멋지겠지요.

 

한폭의 수채화를 가슴에 담는 느낌입니다.

 

이제 해도 점점 그 기운을 잃어가네요.

 

하지만 구름에 가려 온전한 일몰을 보기가 어렵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날은 포근했으나 오랫동안 정상에 있었더니 몸도 많이 추웠지만 혹시나하는 기대감으로 해를 바라봅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해는 점점 구름속으로 사라져 가네요.

 

오늘은 화려함보다는 약간의 쓸쓸함을 느끼는 시간인가 봅니다.

 

조금씩 어둠으로 사라져가는 풍경들..

 

하늘의 구름마저도 왠지 가슴 뭉클한 풍경을 남겨주네요.

 

 노을너머 까마귀들이 하늘을 비행합니다.

 

이제 돌아가는 시간을 알리듯 소리내어 분주하네요.

 

 

하여 희미해지는 저녁 노을을 바라보며 구룡산을 내려섭니다.

 

이제 이곳 산에도 어둠이 내리고 이 장승들만이 이곳을 지키고 있겠지요.

 

아래쪽 마을 굴뚝에는 밥하는 연기가 피어오르고 모든게 차분해지는 느낌을 가슴에 안고 마을을 떠납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장승 공원의 볼거리와 약간의 산행

그리고 대청호를 시원하게 바라보는 멋진 조망이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또한 아쉬움을 남긴 일몰 풍경도..

 

2008년 1월 1일 신년에는 이곳 구룡산에서 멋진 새해 일출을 볼 수 있을거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