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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산과 주변길

무등산 눈꽃길 - 규봉암에서 서석대에 펼쳐지는 설경

by 마음풍경 2008. 1. 6.

 

무등산 눈꽃길 - 규봉암에서 서석대에 펼쳐지는 설경

 

 

원효사(무등산장) 주차장 -> 꼬막재 -> 규봉암(광석대) -> 장불재 -> 입석대 -> 서석대 -> 군통제소 ->

              중봉 -> 사양능선(동화사터) -> 늦재 -> 무등산장 주차장(약 15km, 6시간)

 

 

오랜만에 겨울 무등산을 갑니다. 과거 눈이 오는 날이면 집을 나서

도청앞 베토벤 음악감상실서 따뜻한 차를 한잔 마시고 증심사행 버스를 타고 무작정 오르곤 했던 산이었지요.

그때는 산도 잘 모르는 시기였고 그저 산으로 느껴지는 게 아니라 눈이 오면 가야할 포근한 곳이었고

세인봉에서 홀로 눈내리는 풍경을 바라보며 언제가 죽을때가 되면 겨울 눈내리는 이곳에서 잠들겠노라 생각했고요.

암울했던 시절 새해 첫날 일출을 묻등산 중머리재에서 추운 몸을 비비며 맞기도 했고요.

여하튼 2008년 새해 첫 산행을 그곳 무등산으로 갑니다.

 

 

 

▼ 10시경 원효사가 있는 무등산 주차장에 도착했습니다. 다행히 며칠전 입산통제도 풀렸다고 합니다.

 

▼ 이곳은 올해 초까지 40여 쎈티미터의 폭설이 내려서인지 아직 그 흔적들이 수북합니다.

 

▼ 무등산 정상은 구름에 그 모습을 감추고 있네요. 가까이 가면 그 환한 모습을 보여주겠지요.

 

▼ 식당 길을 걷다가 꼬막재를 향해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합니다. 눈사람의 머리가 없네요 ㅎㅎ

 

▼ 날이 포근해 내린 눈이 녹았는데도 나무가지에 쌓인 남은 눈을 보니 눈이 많이 온것 같습니다.

 

▼ 파란 편백나무 잎이 온통 눈으로 하얀 세상의 지루함을 달래주네요.

 

▼ 겨울 분위기 가득한 매혹적인 편백나무 숲길을 걷습니다.

 

▼ 11시경에 오성원을 지나고요. 이제 규봉암까지는 약 4km가 남았네요.

 

▼ 차츰 하늘이 드러나고 파란 하늘이 얼굴을 비춥니다.

 

▼ 해도 구름 너머 그 기운을 보여주고요.

 

▼ 꼬막재 능선으로 올라서니 더욱 수북해진 눈 길을 걷습니다.

 

▼ 그저 편안한 눈 길을 걷다보니 11시 10분경에 샘터를 지나 꼬막재에 도착합니다.

 

▼ 계속해서 편안한 숲 길이 눈 길과 하나되어 이어지고요.

 

▼ 아무도 흔적을 남기지 않은 눈 덮힌 풍경들..

 

▼ 그리고 이어지는 눈길에 발자욱들..

 

▼ 눈이 내리는 날 이곳을 지나간 사람들의 즐거움을 떠올려봅니다.

 

▼ 저 고개만 넘으면 이제 북산 조망이 보이고 신선대 황금 억새가 모습을 보여주겠지요.

 

▼ 뒤돌아보니 북서쪽 방향으로 광주호가 눈에 들어옵니다.

 

▼ 아~~ 항상 와도 그대로인 멋진 풍경.. 북산과 억새가 반겨줍니다. 벌써 1시간 30분 산행을 했습니다.

 

▼ 이곳은 정작 가을에는 오지 못하고 겨울에만 오게됩니다.

 

 ▼ 무등산 북봉도 그 모습을 보여주네요. 무등산은 유사한 이름이 많습니다. 북봉과 북산 그리고 중봉과 중머리재

 

▼ 북산으로 이어지는 저 능선도 사람을 끄는 힘이 있지요. 언제 한번 가고픈 길이고요.

 

▼ 이제 규봉암을 향해갑니다. 새벽에 일어나서인지 배도 고프기 시작하고요. ㅎㅎ

 

▼ 지난 2007년 마지막 지리산 산행시 보지 못한 파란 하늘과 구름.. 오늘 꼭 보고자 했던 풍경입니다.

 

▼ 눈이 녹아 조금은 아쉽지만 그 아쉬움을 채워주는 하늘 풍경

 

▼ 줌으로 당겨본 무등산 정상 주변 풍경은 살짝 바라만 봐도 마음이 황홀해 집니다.

 

▼ 그 옆으로 무등산 정상인 천왕봉(1186.8m)도 모습을 보이고요. 저 멋진 곳을 군사시설로 인해 갈 수없어 항상 아쉽지요.

 

▼ 언젠가 좋은 세상이 되면 갈 수 있겠지요. 전쟁과 무기가 없는 그런 세상이 오면

 

▼ 하늘의 구름은 어찌나 멋지게 흘러가던지.. 잠시 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그 풍경에 빠져봅니다.

 

▼ 새해 첫 산행을 이런 좋은 풍경으로 시작하니 올 한해도 좋은 인연이 많을거라 생각해 봅니다.

 

▼ 너덜겅의 바위들도 눈에 덮혀 겨울잠을 자는 듯 하고요.

 

▼ 이곳은 화순 방향입니다.. 무등산은 광주와 화순의 경계에 있는 산이지요.

 

▼ 파란 물감으로 배경이 된 캔버스에 하얀 구름 한점 피어오릅니다.

 

▼ 규봉암이 가까워지나 봅니다. 화순 안양산이 눈앞에 보이네요.

 

▼ 12시경 규봉암에 도착했습니다. 이곳은 쌓인 눈이 더욱 많더군요. 2시간 산행에 7km 가까이 왔습니다.

 

▼ 무등산의 3대 석대중 하나인 광석대를 품고 있는 멋진 암자입니다.

 

▼ 의상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는데 주변 규봉의 정취가 빼어난 곳이지요. 해발이 950m인지라 상당히 높은 곳에 있는 암자이고요.

 

▼ 입구 좌측에 있는 이 바위들은 여래존석과 미륵존석으로 주변에 있는 관음존석과 함께 삼존석이라고 합니다.

   바위 사이에 낀 작은 받침돌이 특이하지요.

 

▼ 관음전 주변으로 펼쳐지는 규봉의 바위들이 어찌나 아름다운지.. 설악산 봉정암 못지 않습니다.

 

▼ 미륵존석 옆에는 넓고 반반한 바위인 광석대가 있는데 수북한 눈에 덮혀 볼 수가 없더군요.

 

 ▼ 이 바위 아래에서 눈을 다져 자리를 만들고 1시까지 식사를 했습니다.

 

▼ 식사를 마치고 규봉암을 나와 다시 장불재를 향하는 길에 보조국사가 수도했다는 보조석굴인 은신대를 만납니다. 

   보조국사가 송광사를 창건하기 전에 좌선을 했던 곳이라고 전해지고요.

 

▼ 지공 너덜도 지나고요. 너덜은 보는 그대로 돌의 바다이지요. 무등산에는 대표적인 다른 너덜로 덕산 너덜이 있습니다.

   이곳은 이름대로 인도 승려인 지공대사의 설법을 듣던 라옹선사가 붙인 이름이고요.

 

▼ 이제 안양산의 능선들이 가까게 다가오네요.

 

▼ 살포시 눈쌓인 너덜길을 참 오랜만에 걸어보네요.

 

▼ 하늘과 구름과 바위가 마치 하나의 조화로운 존재처럼 느껴지네요. 자연의 조화로움은 어긋남이 없지요.

 

▼ 백마능선상의 우뚝한 봉우리인 낙타봉 혹은 장군봉도 보이고요.

 

▼ 잘하면 하트모양의 눈을 볼 수 있었는데 ㅎㅎ

 

▼ 낙타봉은 보는 방향에 따라 그 모양새가 많이 다릅니다. 이곳에서 보면 작은 무등산 봉우리 같고요.

 

▼ 그나저나 송신탑이 보이는 걸 보니 장불재가 가까워 졌나 봅니다.

  

▼ 이곳에서는 앞서 보던 것과는 다르게 낙타봉이 이름처럼 뾰족한 모습이지요.

 

▼ 장불재에 가까워서인지 바람이 제법 세차네요.

 

▼ 하늘에는 하얀 구름 성이 모습을 보이고요.

 

▼ 이 시원한 풍경에 불어오는 바람마저 향기롭게 느껴지네요.

 

▼ 1시 40분경에 장불재에 올라섭니다. 아 ~ 한눈에 펼쳐지는 서석대와 입석대의 풍경. 항상 눈을 감고 무등산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그리운 풍경입니다.

 

▼ 등뒤로 보이는 백마능선의 이 아름다운 곡선미.. 참 아름답지요.

 

▼ 이번 가을 하얀 억새가 살랑거리는 저 능선길을 다시 걷고픈 마음이네요.

   하얀 억새가 말갈기가 되어 흩날리는 풍경.. 생각만해도 설레입니다.

 

▼ 여하튼 백마능선때문에 눈길이 자꾸만 뒤로 가지만 앞으로도 멋진 입석대가 펼쳐지지요.

 

▼ 지금은 보호때문에 입석대 가까이 갈 수 없지만 그 모습은 여전합니다.

 

 ▼ 눈이 조금 더 있다면 마치 겨울 한라산을 오르는 기분이랄까요.

 

▼ 2시경에 서석대에 도착합니다. 해발로는 약 1100미터정도 되지요.

 

▼ 먼저 하얀 눈을 입고 있는 인왕봉이 반겨줍니다. 철조망에 가려 저 봉우리를 오를 수는 없지만 그래도 참 좋습니다.

 

▼ 과거 겨울 이곳에 오를때 항상 흐린 모습만 보여줬는데 오늘은 다행이도 파란 얼굴을 보여줍니다.

 

▼ 서석대를 바로 넘어서니 오늘 보지 못했던 눈꽃들이 장관입니다.

 

 

▼ 심지어는 서석대의 바위들도 눈꽃을 만들어주고요.

 

▼ 이제 중봉으로 가파른 길을 내려섭니다.

 

▼ 하얀 눈으로 덮힌 모습보다 왠지 이 풍경이 더욱 멋지지요.

 

 

▼ 화려함보다는 소박함으로 다가오는 풍경입니다.

 

▼ 나무마저 눈꽃을 만들어주고요.

 

▼ 여하튼 중봉으로 내려서는 짧은 시간동안 그 행복속에 빠져있었습니다.

 

▼ 차츰 멀어지는 무등산 봉우리의 아름다운 풍경은 말할 필요가 없겠지요.

 

▼ 하여 가파른 눈 길이지만 자꾸만 뒤로 마음이 가는 것은 어찌할 수 없습니다. ㅎㅎ

 

▼ 하얀 솜같은 풍경이지요. 작년 월출산에서 봤던 풍경이 기억에 나네요.

 

▼ 서석대를 넘어서니 군 임도길이 나옵니다.

 

▼ 중봉과 사양능선도 가깝게 다가오고요.

 

 ▼ 멀어지면 멀어질 수록 더욱 멋지게 다가오는 풍경, 때론 살다보면 한 발 물러서서 바라봐야하는 여유도 필요하지요.

    이 풍경을 보며 다시 생각해봅니다.

 

▼ 이제 군부대터를 지나 중봉을 향합니다. 계단길을 만들어 과거 군부대로 인해 훼손된 이곳을 다시 복구하고 있습니다.

 

▼ 그나저나 과거에는 통제로 인해 올 수 없었던 곳이지요. 1월 1일 하루만 겨우 입석대를 밟아 볼  수 있었고요.

 

▼ 언젠가는 저 정상 능선도 걷게 되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 수정바위라 불리는 서석대의 풍경.. 저 바위에 저녁 햇살이 비추이면 정말 황홀한데..

 

▼ 천왕봉 정상의 눈꽃 풍경도 황홀하네요. 쩝

 

▼ 뒷 풍경이 아름다워도 어쩝니까 발걸음은 앞으로 향해야 하는걸..

 

▼ 2시 40분경 중봉에 도착합니다. 앞으로 가야할 사양능선이 시원하게 펼쳐지고요..

 

▼ 정말 무등산은 멀어지면 멀어질 수록 그 풍경이 더욱 장대하고 아름답습니다.

 

▼ 나의 큰바위 얼굴인 무등산이죠. 광주 어디에서봐도 그 넉넉한 모습이 바라보이니요.

 

▼ 사양능선길의 왼편으로는 중머리재와 멀리 2수원지의 모습도 보입니다. 

 

▼ 길가 옆 쌓여있는 눈을 보니 지난 겨울 걸었던 덕유산 능선길이 생각납니다.

 

▼ 3시경 동화사 상단터를 지납니다. 이곳 능선에서 저녁 지는 노을을 바라보면 참 멋진데요.

 

▼ 편안한 능선길..발걸음도 가볍습니다. 눈 길이라 더욱 그런걸까요.

 

▼ 백마능선과 함께 무등산의 대표적인 능선길이지요. 사양(斜陽) 능선은 이름 그대로 지는 저녁 햇살이 멋지게 보여지는 능선입니다.

 

▼ 돌탑에 돌을 하나 올리려했는데 눈에 얼어 돌을 찾기가 어렵네요 ㅎㅎ

   하긴 이루고픈 소망이 넘 많아도 탈이지요.

 

▼ 조망 트인 능선길은 뒤로 하고 이제 늦재 방향으로 내려섭니다.

 

▼ 그리곤 무등산장까지 이어지는 임도길을 걷고요.

 

▼ 비료포대만 있었으면 어린 시절로 돌아 갔었을텐데.. 쩝

 

▼ 3시 40분경에 늦재 삼거리에 도착합니다.

 

 ▼ 왼편길은 바람재로 해서 덕산너덜로 이어지는 길이지요. 오른쪽 길로 내려섭니다.

 

▼ 소복한 눈을 머리에 이고 있는 초가집도 보고요.

 

▼ 요즘은 보기 힘든 풍경이라 그런지 편안함이 느껴지네요. 어린 추억이 떠오르기도 하고요.

 

▼ 특히 더더욱 보기 힘든 고드름도 보게됩니다. ㅎㅎ 어린 시절 저 고드름을 따서 먹기도 하고 칼처럼 장난을 치기도 했는데

    어릴때는 시간이 빨리 가길 원하고 이제는 그 시간의 빠름에 브레이크를 걸고 싶고..

 

▼ 4시경 원효사 입구 주차장에 도착했습니다. 모두 6시간의 산행이었네요. 산행 거리가 제법되나 길이 편해서인지 아직 발도 가볍고요.

 

항상 넉넉한 이 무등산을 바라보며 오늘 산행을 마무리 합니다.

 

소설가 김훈은 무등산을 자신의 책에서 다음과 같이 표현했습니다.

 

"무등산은 삶 속의 산이다. 세상이 끝나는 곳에서 솟아오른 산이 아니라 세상 속으로 내려와 있는 산이다.

산이 세상을 안아서, 산자락마다 들과 마을을 키운다. 이 산은 부드럽고 넉넉하다.

이 산은 사람을 찌르거나 겁주지 않고, 사람을 부른다. 아마도 이 산은 기어이 올라가야 할 산이 아니라

기대거나 안겨야 할 산인 듯 싶다."

 

어린시절부터 그 무등산을 바라보며 자란 저로써는 무등산은 항상 큰바위 얼굴 같은 산이었습니다.

하여 무등산은 여느 산으로 보이지 않고 어른이 된 지금도 항상 포근하게 안길 수 있는 산이지요.

그 산을 2008년 첫 산행으로 하였기에 마음의 충만함은 더욱 큰것 같습니다.

비어있기는 하되 속에서 스며나오는 알 수 없는 행복이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