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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산과 주변길

아름다운 무등산 설경을 가슴에 품다.

by 마음풍경 2009. 1. 11.

 

 

무등산 설경 산행

 

 

증심사 주차장 - 토끼등 - 동화사터 - 중봉 - 중머리재 - 새인봉 - 주차장

(약 4시간 30분)

 

 

호남지방에 내리는 창밖 눈 풍경을 친구삼아

오다보니 2시간이 무척이나 짧게만 느껴집니다.

여하튼 광주 터미널에서 택시를 타고 증심사 입구에 도착하니

눈이 오는 날이라 그런지 벌써 많은 산행객으로 입구부터 붐비네요. 

 

10시 10분경에 산행을 시작합니다.

과거 주차장이던 곳은 현재 공사중이라 어수선하더군요.

 

식당 상가를 지나 조금가다 증심교에서 바람재 방향으로 갑니다.

 

몇년전 여름철에 바람재로 간 기억이 나더군요.

하지만 오늘은 눈도 오고해서 바로 능선 길로 가고픈 마음이 생겨

바로 오른편으로 이 다리를 건너 토끼등으로 해서 동화사터를 오르려 생각합니다.

 

동화사터를 직접 가는 길은 계속 가파른 길이라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하여 겨울 산행의 한적함을 즐기면서 한걸음 한걸음 내딛습니다.

 

하산시에 들릴 새인봉도 멋진 모습을 보여줍니다.

 

능선을 따라 오르면 오를 수록 설경의 풍경은 더욱 풍성해 집니다.

 

색감이 고운 나뭇잎을 만납니다.

 

왠지 하얀 눈으로 치장해서인지 단풍 색감보다도 더욱 곱습니다.

마치 예쁜 여인의 피부처럼 느껴집니다.

 

겨울 산에 오면 눈은 2번 내립니다.

하늘에서 한번 그리고 나뭇가지에 쌓인 눈이 바람에 흔들려 또 한번..

 

산행한지 40여분만에 해발 460미터의 토끼등에 도착합니다.

 

나무 뒤로 보이는 너덜겅을 지나 다음 능선에 오르면 사양능선이겠지요.

 

아무도 밟지 않은 눈 풍경..

차마 발걸음을 내딛을 수 없을 정도로 참 곱네요.

 

이곳에서 바람재와 늦재를 지나 무등산 산장(원효사)까지  차도로 연결되어 있지요.

 

여하튼 다시 1km 남짓한 거리의 동화사터를 가기위해 잠시 쉬었던 걸음을 옮깁니다.

 

눈구름과 해가 장난하는 것같이

눈이 왔다가 또 잠시 햇살을 보여주었다가를 반복합니다.

 

조용한 눈 내리는 산길을 혼자 걷는 기분은 적적함과 외로움 그리고 아늑함이 교차하는 느낌입니다.

 

 

눈쌓인 숲길만을 걷다가 이제서야 약간의 조망이 터지네요.

 

너덜겅 바위 너머 펼쳐지는 풍경은 회색빛이지만 참 시원하고 잔잔합니다.

 

능선 아래 토끼등도 보이고요.

 

계곡 아래 산행을 시작한 증심사 주차장 지역도 바라보이네요.

 

1km 남짓한 거리지만 제법 가파른 길의 연속이라

이런 평탄한 길을 만나면 어찌나 반가운지..

어차피 산행이 편하자고 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람의 심정은 그러한가 봅니다. ㅎㅎ

 

재작년 12월 30일 지리산 천왕봉과 백무동 산행을 떠올리게 하는 풍경이네요.

 

그떄도 혼자 지리산 설경에 푹 빠졌었는데..

 

제법 잘 장단된 돌 계단이 나오는 걸 보니

동화사터 능선이 가까운가 봅니다.

 

 

돌담에 쌓인 눈 풍경이 참 귀엽다는 생각이 듭니다.

 

 

동화사 샘터에 도착했습니다.

 

마치 깊은 산속 옹달샘같은 분위기지요.

 

하지만 작년부터 가물어서인지 샘에 물이 말라있네요.

올해도 경제가 어렵다고 하는데 인정도 이처럼 메마르면 않될텐데..

 

여하튼 겨울에 시원한 물 한모금 맛봐야하는데..

아쉬운 마음으로 능선길로 올라서는데 그래도 세상은 온통 설국의 풍경입니다.

 

 

한라산이 부럽지가 않네요.

 

추워보이는 눈과 추운 바람을 온몸으로 맞고 있는 억새의 모습도 보이고요.

 

 800여 미터의 높이라서인지 눈 풍경의 깊이가 다르네요.

 

11시 30분경에 동화사터에 도착합니다.

 

생각해보니 1년전 1월에 이곳에서 산악회 회원님들과 휴식을 취했던 기억이 나네요.

눈으로 장난도 치고요.

 

지는 해가 아름답게 보인다는 사양능선을 따라 오늘은 반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해발 높이가 있고 찬 바람이 불어서인지

온통 눈꽃 세상입니다.

 

눈이 시리도록 이 풍경들을 보고 또 봅니다.

 

 

아픈 몸을 이끌고 눈길을 헤치며 온 보람이 있습니다.

 

 

등산객들도 그리 많지 않아 한적한 눈내리는 산길을 걷는 기분은 참 행복하네요.

 

 

모든게 하얗고 회색인 세상...

무채색도 이처럼 아름다울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느껴보는 시간입니다.

 

 

사양능선 너머로 빛고을 도심의 모습도 회색 구름 아래 층을 이루는 모습이 장관입니다.

 

 

증심사 주차장 입구에서는 많은 사람들도 붐볐는데

그 사람들은 전부 어디로 간걸까요...

 

바람에 실려 도심에서 들려오는 웅하는 소리를 듣습니다.

 

마치 아프다고 하는 소리인양 내귀에 들립니다.

 

 인간의 욕심에 의해 만들어진 도시이지만

그 또한 자연의 일부인지라...

신음하는 소리가 바람에 들려오네요.

 

그나저나 아직까지는 바람도 그다지 세차지 않아

소담스럽게 눈꽃으로 단장하고 있는 풍경들을 보기가 참 좋습니다.

 

하늘은 드문 드문 푸른 모습도 보여주고요.

 

 

동화사터 상단에 도착합니다.

과거 이곳에 정말 큰 규모의 절이 있었음을 짐작케 합니다.

이 멋진 능선에 절이 있었으면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이곳에서 중봉하단 삼거리로 가는 길도 만납니다.

 

중봉을 향해 갈 수록 눈꽃의 풍광은 그 깊이를 더해가고

 

 

어느 곳으로 시선을 돌리든지 온통 자연이 선물한 겨울 풍광입니다.

 

 

정말 혼자보기 참 아깝네요.

 

제법 올라왔나봅니다.

동화사터가 저먼발치에 보이니요.

 

참 아름다운 산입니다.

백만이 넘는 도심이 이렇게 가까이 보이는데

이처럼 눈꽃피는 1000미터가 넘는 산이 있다는 사실이 경이롭지요.

 

저를 포함해서 오늘은 능선상에 그룹이 아니라 홀로 걷는 분들이 많습니다.

 

발아래로 보이는 구름은 온전히 세상을 가리지 않고 층을 이뤄 도심을 보여주네요.

 

 

보면 볼수록 장엄하고 마치 히말라야 몇천미터 높이의 능선에 와 있는 기분입니다.

 

 

중머리재에서 마집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아래 2수원지도 하얀 모습으로 다가오네요.

 

 

 

 능선 아래 풍경에 시선을 주다보니 어느새 중계탑에 도착합니다.

 

중계탑을 지나도 여전히 세상은 은빛 세상이고 고도가 높아서인지

눈꽃의 느낌은 더더욱 쨍한 느낌입니다.

 

 

이제 중봉이 가까이 다가오네요. 

 

이곳에 오니 본격적인 세찬 바람을 맞게됩니다.

 

바람이 세차서인지 능선길에 눈들이 별로 없네요.

 

주변 풍경에 빠지다보면 이곳이 무등산이 아니라 한라산 어느 중턱에 와 있는 분위기를 느낍니다.

 

 

올겨울 풍성한 눈을 보기가 참 어려운데 이곳 남도 땅에서 그 풍성함을 만끽합니다.

 

 

이곳이 제주도 한라산이라면 저 능선 너머 보이는 도심은 서귀포라 할까요. ㅎㅎ

 

하지만 이곳은 빛고을에 있는 넉넉한 산 무등산이지요.

 

12시 10분경에 중봉에 도착합니다.

산행한지 2시간이 경과되었습니다.

그나저나 서석대로 이어지는 길의 끝이 보이지 않네요.

그러니 서석대도 입석대도 보일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서석대 오르기를 포기하고 바로 중머리재로 내려섭니다.

 

중봉에서 중머리재로 바로 내려서는 능선길은 주변 조망이 무척이나 뛰어난 산길입니다.

 

 

참 멋진 겨울 능선 조망입니다.

 

 화순방향의 산들도 구름 사이로 그 모습을 잠시 보여줍니다.

 

발아래 보이는 중봉 아래쪽 삼거리 주변 풍경도 참 아름답습니다.

 

눈도 조금씩 내리고요.

 

 참 멋진 길을 걷고 있구나 생각이 자주 드네요.

 

 아래로 내려가는 길이라서 더더욱 여유로운 시간이고요.

 

장불재는 아직 구름에 가려 그 모습이 희미합니다.

 

 

오로지 발아래 풍경만 그래도 또렸하고요.

 

 작은 입석대같은 중봉 아래 삼거리입니다.

 

 

역시 멋진 풍경은 먼발치에서 바라봐야 하나봅니다.

 

고도를 낮추니 광주 시가지도 좀더 가깝네요.

 

12시 30분경에 도착합니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장불재의 모습은 정말 거대하고 넉넉한 봉우리를 보는 느낌이네요.

 

 

이길은 동화사터에서 오는 길입니다.

 

이곳은 사람들이 그리 많이 다니지 않는 조금은 숨어있는 곳이지요.

 

 

 여하튼 사양능선도 조망하고 장불재도 넉넉하게 조망할 수 있는 장소입니다.

 

물론 빛고을 도심도 가깝고요.

 

중머리재에 사람들의 분주한 모습도 보이지요.

 

 

오른편 새인봉으로 이어지는 능선도 참 아름답게 바라보이고요.

 

시시각각 변하는 구름의 모습을 이곳에서 잠시 감상해 봅니다.

 

 

 

그리고 다시 중머리재를 향해 바로 내려섭니다.

보통은 용추삼거리쪽으로 해서 장불재에서 내려오는 길과 만나 내려가지요.

 

그러다보니 직진길은 사람의 발자욱 흔적이 희미합니다.

 

잠시 하늘이 열리더니 장불재의 모습을 보여주네요.

물론 입석대와 서석대는 구름에 가려 희미하고요.

 

내려서는 길에 멋진 소나무를 만납니다.

 

 

정말 멋진 소나무지요. 크기도 만만치 않고 모양새도 참 기품이 있습니다.

멋진 친구 만나는 기분이 듭니다. ㅎㅎ

 

발아래 보이는 풍경은 같은 대상인데

그 보이는 느낌은 시시각각 다른 이미지로 다가오네요.

 

여하튼 뒤돌아 하늘 한번 보고

 

다시 발아래 멋진 조망도 느끼며 걷는 시간입니다.

 

 

눈 길에도 포근함이 가득합니다.

 

 이 높은 능선에 흰눈에 덮인 무덤하나...

이처럼 멋진 조망이 늘 함께하니 외롭지는 않겠습니다.

 

얼추 눈높이가 새인봉과 비슷한걸보니 중머리재도 그리 멀지 않은 것 같습니다.

 

따라서 장불재는 이제  멀리 높아만 보이고요.

왼편에 입석대도 그 모습을 살짝 보여줍니다.

 

여하튼 이제 조금씩 하늘이 맑아집니다.

 

중머리재 못미친 곳에서 이 풍경을 보면서 12시 40분부터  1시끼지 점심 식사를 김밥과 컵라면으로 하고

여유로운 그리고 따스한 커피 한잔도 마시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짐도 다시 챙기고 중머리재로 내려섭니다.

 

새인봉도 도심을 배경으로 참 아름답지요.

 

중머리재를 지나 뒤돌아본 풍경입니다.

중봉에서 내려선 능선이 선명하네요.

 

이곳도 아주 풍성하지는 않지만 눈 풍경은 아름답네요.

 

 

1시 20분경에 서인봉을 지납니다.

과거에는 서인봉과 새인봉 이름이 비슷해서 혼란스러웠는데

이제는 확실한 이름표가 있네요. ㅎㅎ

 

서인봉에서 바라보는 풍경도 여전히 좋습니다.

무등산은 그 넉넉한 모습처럼 해발에 따라 다른 느낌과 분위기를 담고 있지요.

해발 400미터의 토끼등, 바람재, 5~600미터에는 중머리재, 새인봉

그리고 800미터에는 사양능선과 백마능선, 900미터에는 장불재, 중봉, 규봉암

1000미터급에는 입석대 그리고 서석대 등

참 볼거리가 많은 4계절 멋진 산입니다.

 

새인봉 능선으로 접어드니 멋진 나무들이 참 많습니다.

 

새인봉은 무등산 여느 풍경과는 다르게 암릉의 모습이지요.

 

 

적당히 햇살을 받은 눈 풍경은 더욱 멋진 겨울 풍경을 선사합니다.

 

 

 

새인봉으로 오르는 길에 사양능선의 넉넉함도 한눈에 조망되고요.

 

 ㅎㅎ 하늘은 푸른데 흰눈이 내리네요.

 

오늘 지나온 길이 한눈에 보입니다.

 

 

1시 50분경에 새인봉에 도착합니다.

멀리서 보면 도장 모양처럼 생겼다고합니다.

 

새인봉의 넉넉한 바위에서 지난 추억을 떠올려 봅니다.

이곳에서 내리는 눈을 바라보던 추억, 그리고 지는 해를 바라보며 보낸 시간들...

나중에 죽을 때가 되면 눈내리는 날 이곳에 와서 죽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한 장소이기도 하지요.

아님 내 육신의 남은 흔적이라도 뿌리고 싶은....

 

이제는 모두 아스라한 추억이 되었지만

이곳에 올라 추억을 함께했던 인연들은 모두 다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을까요.

 

한해 한해를 흐르는 물처럼 보내지만 그래도 추억이 있어

조금은 덜 허전하나봅니다.

 

절벽아래로 보이는 풍경의 잔잔함처럼

추억도 기억도 그리하겠지요.

 

새인봉을 지나가니 증심사도 보이고 차밭도 선명하네요.

 

 

ㅎㅎ 또 친구를 만났네요. 이곳 산에서 만나는 익숙한 바위 친구..

역시 산이 변함없듯이 자연의 사물 하나 하나도 그 변함없는 모습에 반갑습니다.

 

발아래 약사암도 친숙하고요.

물론 여느 절이나 암자들이 그렇듯이 규모는 많이 커졌지요.

 

새인봉을 넘어서니 광주 시가지가 아주 가깝게 보입니다.

 

주변 설경의 풍경도 여전히 매력적입니다.

 

무등산으로 인해 더욱 아름다운 빛고을이지요.

 

 

이제 눈녹은 길을 따라 마지막 하산의 시간입니다.

 

참 고맙고 가슴 풍성한 시간이었습니다.

새벽밥먹고 아픈 몸을  이끌고 온 보람이 있고요.

왠지 아프던 몸이 치유된 가벼운 느낌입니다.

 

2시 40분경에 다시 주차장 입구에 도착해서

4시간 30분의 산행을 마무리합니다.

항상 내 고향이자 또한 마음의 산인 무등산..

오늘도 많은 선물을 저에게 주네요.

고맙습니다. 그런 산이 제곁에 있어서...

저와 인연을 맺어주어서..

 

 베토벤에 들러 차도 한잔 마시고

다시 대전으로 돌아오는 길에 구름과 숨바꼭질하고 있는 환한 달을 바라봅니다.

핸드폰에서 달력을 보니 오늘이 음력으로 12월 보름이네요.

 

잠시 저 보름달을 바라보며 그리움을 떠올려봅니다.

그리움은 사랑의 또 다른 이름이라고 하는데

나에겐 그런 사랑이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