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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강변,해안

청도 문복산 능선 길 - 우연히 한반도 지형을 만나다.

by 마음풍경 2008. 8. 31.


문복산(1013.5m)

 

 

경북 청도군 운문면

 

운문령 ~ 문복산 ~ 서담골봉 ~ 삼계리재 ~ 농장 ~ 삼계리 69번 지방도

(약 12km, 5시간 소요)

 

 

문복산은 경북 청도군과 경주시 산내면 그리고 울주군 상북면에 걸쳐있는 산으로

청도에서는 10대 명산중 하나라고 합니다.

그리고 명확하지는 않으나 문복산의 이름에 대한 유래는 문복(文福)이라는

이름의 도사가 살아서 그리 되었다고 하고요.

여하튼 문복산은 주변 영남 알프스의 명산인

운문산과 가지산에 가려 그리 알려져 있지 않은 산이지만

문복산 기슭의 가슬갑사라는 절에서 원광법사가

신라 통일을 이룬 기본이 된 화랑오계를 화랑들에게 내렸다는

이야기가 내려올 만큼 그 숨어있는 기운은 장대한 산이 아닐까 합니다.

 

▼ 대전에서 약 3시간 30여분을 차로 달려 경부고속도로 언양IC를 빠져나와 11시 30여분에 운문령에 도착했습니다.

 

 ▼ 운문령은 해발이 640여미터가 되는 높은 고개입니다. 이 고개를 경계로 청도와 울산이 나눠집니다.

 

▼ 우측편 능선길을 따라 바로 산행을 시작합니다. 운문령 길 건너편은 상운산을 거쳐 가지산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이고요.

 

▼ 길을 그져 편안한 숲길처럼 느껴집니다. 완만한 능선 길을 따라 걷는 여유로운 산행입니다.

 

▼ 다리에 스치는 풀들의 촉감이 무척이나 편안합니다. 군데 군데 피어있는 소박한 여름꽃들도 좋고요.

 

▼ 여름철이라 우거진 나무로 인해 조망은 그리 없지만 그래도 중간 중간 나오는 조망은 숲길로 인해 더욱 아름답게 다가오고요.

 

▼  건너편 상운산도 회색 구름에 가려져 있습니다. 당초 날이 맑을 줄 알았으나 부산쪽으로 내려오니 잔뜩 흐려졌습니다.

 

▼ 10여분 올라서니 재미난 나무를 만납니다. 다리가 있는 사람 모양 같기도 하고요. ㅎㅎ

 

▼ 가지산과 운문산으로 이어지는 능선도 아스라하게 참 아름답네요.

 

▼ 2km를 산행한지 약 30분만에 894.8m의 첫번째 봉우리를 만납니다.

이곳에서 오른편 동쪽 고헌산 방향으로 낙동 정맥이 이어집니다.

 

▼ 지나온 길은 어느새 구름에 가려있네요. 산 능선과 구름이 애무하는 듯한 포근한 느낌이 듭니다.

 

▼ 능선 오른편 경주시 산내면 대현리 마을 풍경도 구름에 가려 더욱 멋지게 보이지요.

 

▼ 이어 능선을 따라 산행을 이어가는데 저 아래쪽으로 멋진 바위 봉우리가 보이네요.

   아마도 영남 최대의 독립벽인 드림바위(혹은 드린바위)가 아닐까 합니다. 치성을 드리던 바위라는 뜻이라고 하던데..

   다만 나무에 가려 멋진 전체 모습을 보지는 못했습니다.

 

▼ 900미터가 넘는 능선길이라 그런지 바람도 시원하게 불어주고

확트인 조망은 아니지만 바라보는 느낌은 왠지 더욱 운치가 있습니다.

 

 

▼  돌탑이 보이는 것을 보니 정상도 이제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습니다.

 

▼ 그리고 정상 바로 못미쳐 헬기장에 1시에 도착해서 20여분 동안 조금 늦은 점심식사도 하고요.

 

▼ 비록 흐린 하늘이라 아쉽기는 했지만 차분한 풍경이 더욱 생생하게 다가오는 느낌입니다.

 

 

▼ 1시 20분경에 정상에 도착합니다. 평범한 산이어서인지 정상석도 참 평범하지요. ㅎㅎ

   이곳은 특별한 산행 이정표가 없어서 어느 정도 걸었는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지도를 보니 대략 5~6km 정도 온것 같네요.

 

▼ 지나온 능선길이 걸었던 편안한 발걸음만큼이나 아늑해 보입니다.

 

▼ 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능선들의 실루엣.. 이런 느낌이 좋아서 산을 찾는가 봅니다.

 

 

▼ 정상을 내려서서 서담골봉으로 가니 점차 하늘도 개이는 것 같습니다.

 

▼ 군데 군데 만나는 조망처에서의 바람은 어찌나 싱그럽던지..

 

▼ 8월 말경은 가장 녹음이 짙은 시간이겠지요. 이곳에 소복하게 눈이 쌓이면 또한 얼마나 아름다운 자연일까요.

 

▼ 오늘은 발아래 작은 능선이 눈에 팍 들어옵니다. 이 능선의 곡선미... 아름다운 여인의 뒤 자태를 보는 것 같네요. ㅎㅎ

 

▼ 문복산에서 서담골봉으로 이어지는 앞으로 가야할 능선도 참 편안하게 보입니다.

 

굴곡많은 세상살이에 지쳐도 이런 능선 하나 잠시 바라보면 큰 위안이 되지요.

 

▼ 고개를 드니 이제 조금씩 파란 하늘을 보여주네요.

 

 

▼ 절벽인지라 조망처에서 바로 내려지는 못하고 왼편 가파른 바위길을 휘돌아 내려섭니다.

  

▼ 이제 서담골봉도 지척에 보이네요.

 

▼ 뒤돌아보니 저 위로 문복산 정상이 보이고 지나온 능선길이 가야할 길 만큼이나 아름답게 펼쳐집니다.

 

▼ ㅎㅎ 점차 하늘이 드러나니 뭉게 구름도 예쁘고요.

 

 

▼ 깊은 계곡의 풍경도 한동안 발걸음을 멈추고 바라봅니다.

   마치 성삼재에서 지리산 화엄사 계곡을 바라보는 느낌이네요.

 

▼ 2시 20분경에 철탑자리를 지납니다.

 

▼ 그리고 너른 조망처에 오르니 참 좋다는 말밖에는 달리 할말이 없네요. 이 담백한 느낌이 그저 좋습니다.

 

 

▼ 노란 마타리 꽃은 여름에는 무척이나 평범한 꽃이지만 다른 계절에는 볼 수가 없지요.

 

▼ 하긴 어느것 하나 다 소중하지 않은 인연은 없겠지요.   그리고 지나고 나면 더더욱 그리워지는 것이고요.

 

 

▼  ㅎㅎ 이곳 산은 재미있는 모습의 버섯들이 참 많습니다. 귀엽네요.

 

▼ 피어있는 모습이 더욱 더 재미나고요. ㅎ

 

▼ 2시 40분경에 서담골봉(835.9m)에 도착합니다. 벌써 산행한지 3시간이 넘었습니다. 정상에서 이곳까지는 대략 3km 정도 되고요.

 

▼  이제 왼편 삼계리재 방향으로 갑니다.  휘돌아 가는 거라 건너편 지나온 능선도 보이고 멋진 조망 바위도 보이네요.

 

▼ 능선을 이어가니 북쪽 방향 왼편으로 옹강산이 보이고 저 아래 삼계리재도 보입니다.

 

 

▼ 근데 오른편 작은 저수지 모양이 무언가를 닮은것 같습니다.

 

▼ 자세히보니 우리나라 지도 모양이네요. 저수지 부분은 남한땅이고 댐은 38선이며

   그리고 논이 있는 부분은 북한땅이고요. 북한으로 이어지는 길도 있고요. ㅎㅎ

 

▼ 이제 하늘은 회색빛 구름은 사라지고 하얀 구름에 파란 하늘만 보입니다.

   그래서인지 바람이 달콤합니다. 가을의 분위기가 느껴지는 기분이고요. 이런 행복한 느낌이 오래동안 지속되었으면 좋겠네요.

 

▼ 서담골봉에서 약 1시간 걸려 3시 30분경에 삼계리재에 도착합니다.

직진하면 옹강산(831.8m)으로 가나 왼편으로 바로 하산을 합니다.

 

▼ 내려서는 길은 제법 가파르고 만나는 계곡은 거칩니다. 그래서인지 햇살도 귀하고요.

 

▼ 이곳 수리덤 계곡은 멋진 풍경은 없으나 문복산만큼 소박한 계곡입니다.

 

 

▼  아주 편한 느낌의 너른 숲길도 지나고요.

 

▼ 이끼낀 바위를 따라 물길도 건넙니다.

 

▼ 세찬 소리가 아닌 잔잔하게 졸졸 흐르는 계곡의 물소리가 마음을 참 부드럽게 만들어줍니다.

 

▼ 4시경에 농장에 도착합니다. 재미나게 올려놓은 바위 모습이고요.

 

▼ 해학적인 모습의 나무 조각도 봅니다.

 

▼ 오랜만에 보는 그네입니다. 어릴적 그네를 타며 바라보는 하늘은 참 고왔는데.. ㅎㅎ 잠시 옛날로 돌아가 봅니다.

 

▼ 그네타기도 구경하고 작은 계곡 유원지같은 곳을 지나 길을 이어갑니다.

 

▼ 작은 저수지를 만났는데 가을 단풍들면 무척이나 운치있을 것 같지요.

 

▼ 차 길을 따라 나오는데 지나온 곳이 삼계리 주말 농원이었네요.

 

▼ 바람따라 흘러가는 구름의 풍경이 가슴에 들어옵니다. 가끔 나도 저 구름처럼 바람따라 흘러가고픈 마음이 들곤 하지요.

 

▼ 4시 30분경에 삼계리 마을입구 69번 도로 입구에 도착해서 오늘 산행을 마무리합니다.

    삼계리는 배너미, 생금비리, 그리고 계살피 세개의 계곡이 만나는 지점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네요.

 

▼ 입구에는 예쁜 펜션 시설이 많더군요.

 

▼ 산행을 마치고 차창을 통해 바라본 해질 무렵의 하늘에는 여전히 구름은 흐르고 있네요.

 

문복산은 참 보여줄 것 그리없는 평범한 산입니다.

산행길도 높은 고개에서 올라서인지 성큼 성큼 편하게 걸으니 정상이고요.

멋진 절경을 자랑하고 명산이라는 이름을 붙인 산들도 많지만

하지만 이런 평범한 산에도 나를 감동시키는 자연의 모습은 그대로 온전히 있는 것 같습니다.

 

마치 잘난 사람, 똑똑한 사람들만 사는 세상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평범한 사람들이 서로 의지하고 어우러져 따뜻한 세상을 만들듯이...

그래서인지 문복산에서 만난 풍경 하나 하나에 따스함이 깃들여 있었나 봅니다.

산의 조망도, 능선의 아늑함도, 불어오는 바람과 구름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