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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강변,해안

고창 선운산 능선길 - 아직 이른 꽃무릇 풍경

by 마음풍경 2008. 9. 7.



선운산(336m)

 

 

전북 고창군 아산면

 

 

선운사 주차장 ~ 마이재 ~ 도솔봉 ~ 견치산 ~ 소리재 ~

낙조대 ~ 천마봉 ~ 도솔암 ~ 선운사 ~ 주차장

(약 12km, 5시간 소요)

 

선운산은 1979년 군립공원으로 지정된 산으로 어찌보면 산보다는 선운사라는 절로 더욱 유명한 곳입니다.

특히 봄 동백과 초가을의 꽃무릇은 사시사철 꽃의 향연을 보여주는 산이기도 하고요.

또한 미당 서정주 선생을 비롯해 많은 문객들이 선운사를 이야기하고 노래했지요.

 

▼ 1년만에 다시 찾은 익숙한 곳이라 그런지 반가운 얼굴로 주차장 입구에서 천연 기념물 367호인 송악이 먼저 반겨줍니다.

 

▼ 아직은 꽃무릇 철이 아니어서인지 선운사를 들어가는 길은 무척이나 한가합니다.

 

▼ 아침에 비가 와서 온통 안개가 자욱하네요. 개인적으로 선운사에 오면 분위기 있는 안개를 자주 만나게 됩니다.

 

▼ 매표소 입구는 새로 단장 공사가 한창입니다.

 

▼ 오늘은 마이재로 먼저 올라 나중에 선운사를 보기로 합니다.

 

▼ 이런 고요한 분위기가 선운사를 자주 찾게 하는 매력이 아닐까요.

 ▼ 우아 오늘은 무척이나 귀한 꽃무릇 한송이 발견합니다.

보름만 늦게와도 무척이나 흔한 꽃일텐데요.

 

 ▼ 선운사 앞을 흐르는 도솔 계곡의 정취는 여전합니다. 화려하지 않지만 깊이 있는 느낌이 참 좋습니다.

 

 

▼ 9시 50분경에 선운사 입구에서 오른편 마이재 방향으로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합니다.

 

 

▼ 산행 초입은 아직 가파른 산길은 아니고 숲속으로 이어지는 시골 길입니다. 아침 비에 젖은 길의 촉촉함이 마음으로 배여들어옵니다.

 

▼ 그리고 운치 가득한 녹차밭을 만납니다.

 

▼ 길이 편해서일까요. 10시경에 석상암 입구를 지납니다. 이제 숲이 우거진 산길로 접어듭니다.

 

 ▼ ㅎㅎ 자세히 글자를 보니 목욕실이라고 적혀있네요. 세상에서 가장 클래식한 목욕실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 맥문동인가요. 여름철에는 이런 종류의 꽃들이 비슷비슷해서리 어렵네요.

 

▼ 죽은 나무가 위태위태해 보이지요. 올 겨울 눈의 무게를 감당할 수 있을 지 모르겠습니다.

 

▼ 선운사 입구에서 약 1.1km를  20여분만에 오르니 마이재에 도착했습니다.

 

▼ 그리고 마이재에서 왼편으로 0.7km의 능선길을 20여분 가니 선운산의 주봉인 수리봉에 10시 30분에 도착합니다.

    주변은 나무로 우거져서 조망은 전혀 없습니다. 물론 아직까지 안개가 가려 주변 조망처에서도 시원한 조망은 볼수 없지요.

 

▼ 수리봉을 지나자 마자 개이빨산이라는 뜻의 견치산을 가기위해 참당암으로 내려서는 갈림길을 지납니다.

 

▼ ㅎㅎ 이처럼 버섯들이 무리지어 있는 모습은 그리 흔하지 않은것 같은데

 

▼ 견치산을 가기위해서는 제법 가파른 길을 20여분 내려섰다가 다시 20여분 올라서야 합니다. 아마 오늘 산행에서 가장 힘든 시간이지요.

   하지만 저 멀리 천마봉도 보이고 이제 제법 안개가 걷힌것 같습니다.

 

▼ 11시 20분경에 견치산 입구에 도착합니다. 견치산은 이곳 주능선에서 서쪽으로 약 0.6km 벗어나 있습니다.

   항상 이곳에 오면 견치산을 가지 않았는데 아직 점심식사 시간도 되지 않아서 견치산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 오늘도 재미있는 버섯들을 많이 만납니다.

 

▼ 10여분 빠른 발걸음으로 능선을 따라 가니 견치산 입구에 도착합니다.

 

 

▼ 바위 능선을 따라 올라서니 안개는 많이 걷히고 제법 시원한 조망을 줍니다. 산행내내 답답한 산길이었는데

   비로소 시원한 풍경을 보네요. 북쪽 방향으로 경수산이 보입니다.

 

 

▼ 옅은 안개가 끼여 선명한 풍경은 아니지만 시원한 바람도 불어주고요.

 

 ▼ 11시 40분경에 다시 견치산 입구로 돌아와 12시까지 식사를 하고

다시 낙조대를 향해 출발하는데 이제는 하늘이 완전히 개였습니다.

 

▼ 회색빛 하늘이 이처럼 아름다룬 풍경으로 한순간에 변했네요.

   식사전에 다녀온 견치산 모습도 보입니다. 근데 개이빨이라는 이름처럼 보이지는 않는데.. ㅎㅎ

 

▼ 견치산 능선 길은 산죽도 있고 그저 편안한 숲길입니다.

 

▼ 견치산을 출발한지 20분만에 소리재를 지납니다. 낙조대까지는 1km가 남았습니다.

 

▼ 그리고 천상봉으로 올라서니 선운산의 속살이 한눈에 펼쳐집니다.

 

 

▼ 용문굴 및 마애불이 있는 천인암이라 부르는 기암절벽의 모습은 마치 협곡처럼 멋집니다.

 

▼ 능선 오른편으로는 낙조대가 그리고 왼편으로는 천마봉이 그리고 낙조대뒤로 배맨바위가 한눈에 펼쳐집니다.

 

▼ 하늘의 구름 또한 싱그럽지요.

 

 

▼ 시간이 허락된다면 배맨바위로 해서 청룡산까지 가고픈 욕심이 생기네요. ㅎㅎ

 

▼ 선운산 도솔계곡 건너편 동쪽 능선인 투구바위도 보입니다.

 

▼ 천상봉을 내려서니 바로 용문굴로 가는 삼거리를 지납니다. 물론 낙조대는 직진입니다.

 

▼ 편안한 능선 길을 이어가니 머리위로 낙조대의 모습이 우뚝합니다.

 

▼ 12시 40분경에 낙조대에 도착합니다. 대장금 드라마의 촬영 장소로 더욱 유명해졌지요.

 

 

 ▼ 그리고 오른편으로 밧줄이 있는 낙조대 바위로 올라봅니다. 세상이 갑자기 열린 기분이 드네요.

 

▼ 쩍 갈라진 바위 틈새로 보이는 세상은 더욱 선명해 보이고요.

 

▼ 주변 바위에 비하면 그리 큰 규모는 아니지만 주변 조망이 참 좋습니다.

 

 

▼ 낙조대를 지나 천마봉 능선으로 향하니 배맨바위 방향으로 병풍바위와 철계단도 보입니다.

 

 

▼ 천마봉으로 가기위해 낙조대 이름이 있는 이정표를 지납니다. 이곳에서 우측으로 가면

   청룡산으로 가게됩니다.

 

 

▼ 멋진 바위위에 세워져 있는 도솔암 내원궁도 가깝습니다.

 

▼ 투구바위 너머 선운사 주차장 입구도 보이네요.

 

▼ 뒤돌아보니 낙조대 바위에 산행객의 모습도 실루엣으로 보입니다.

  

 

▼ 이 멋진 풍경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선운산이 호남의 내금강으로 불리는 이유를 알것 같습니다.

 

 

▼ 천마봉 바위에 서서 바라보는 풍경은 참 장대하고 풍성하네요.

 

▼ 오래 머물고 싶지만 1시경에 천마봉을 내려섭니다.

 

 ▼ 내려서는 길 입구에서 천마봉을 바라보면 그리 가파르게 보이지 않습니다.

 

 

▼ 하지만 점점 아래로 내려서니 그 아찔한 수직 바위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네요.

 

 

▼ 도솔암 내원궁의 모습을 보니 한걸음에 달려 가고싶고요.

 

 

▼ 내원궁 아래로 마애불도 그 모습을 보여줍니다.

 

▼ 이런 멋진 풍경의 배경이 되는 아름다운 하늘이 참 고맙습니다.

   아침에는 비가 오고 안개가 끼여 투덜대기도 했는데 ㅎㅎ

 

 

▼ 천마봉에서 20여분을 내려서서 용문굴에서 오는 길과 만나게 됩니다.

 

▼ 그리고 건너편 마애불 방향으로 향합니다.

 

▼ 고려시대에 조각된 높이 15.5미터의 책상다리를 하고 있는 보물 1200호의 마애불입니다.

 

▼ 그리고 마애불 옆으로 도솔천 내원궁으로 오르는 입구가 있습니다.

 

 

▼ 계단길을 따라 내원궁으로 향합니다. 마치 미륵불이 사는 하늘세상으로 오르는 기분이 드네요.

 

▼ 도솔천 내원궁은 미륵불이 사는 곳이라고 합니다. 언제쯤 지상으로 내려와 세상관 민중을 구원할까요.

 

 ▼ 암자는 천인암이라 불리는 기암절벽으로 둘러 싸여있습니다.

 

▼ 고려 후기의 최고 걸작으로 꼽히는 보물 290호의 지장보살좌상아래 한 스님께서 염불을 외고 계십니다.

   요즘 이명박 정부와 불교계의 대립이 심상치 않는데 이 스님은 무슨 기원을 하고 계신걸까요.

 

▼ 다시 입구로 내려섭니다. 마음이 참 가벼워지고 차분해집니다. 아마도 하늘나라를 다녀온 기분이어서일까요. ㅎㅎ

 

▼ 꽃무릇도 꽃대를 땅위로 내밀며 화려한 꽃의 개화를 기다리고 있는가 봅니다.

 

▼ 내원궁 아래의 도솔암자의 풍경도 하늘만큼이나 여유롭네요. 툇마루 아래에 펼쳐져있는 분홍빛 우산이 왠지 눈에 뜨이고요. ㅎㅎ

 

 

▼ 선운사로 향하는 길에 만나는 찻집도 상업적인 느낌보다는 예전부터 이곳에 자연스럽게 있어온

   또 하나의 선운사의 모습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 오늘도 시간이 없어 차 한잔 마시지 못하고 발길을 돌리게 됩니다. 사는게 다 그런건가 봅니다. ㅎ

 

▼ 이처럼 멋지고 깊은 하늘이 그 차 향기를 대신하나 보네요.

 

▼ ㅎㅎ 선운사로 내려서는 길에 성급하게 핀 꽃무릇 한송이 만나게 됩니다.

   서로 사랑하지만 만나지 못하는 이별을 이야기하는 상사화를 떠올리며

   인연이 사랑이 그리고 이별이 무언지 ... 생각해보다 무거워 지나는 길에 다시 내려놓습니다.

 

▼ 큰 길을 버리고 작은 산길을 따라 계곡을 내려서니 2시 30분경에 자연의 집 앞 작은 호수에 도착합니다.

 

▼ 그리고 길을 따라 가니 선운사가 지척이고요.

 

▼ 오늘은 작은 문을 통해 선운사 경내로 들어갑니다.

 

▼ 봄에 오면 동백꽃으로 화려한 백제시대에 창건한 선운사입니다.

 

 ▼ 선운사 마당위로 펼쳐지는 구름의 풍경이 어찌나 좋은지 한참을 쳐다봅니다.

 

▼ 그리고 경내를 빠져나와 작은 계곡에 비치는 빛과 떠있는 나무잎들을 바라봅니다.

   마음의 가벼움이란 이런것 아닐까요. 글로는 표현할 수 없지만 마음으로 느껴지는..

 

▼ 선운사 입구에는 꽃무릇이 이곳 저곳 피기 시작합니다.

 

▼ 그리고 선운사를 빠져 나갑니다.

 

 

▼ 주차장을 향해 길을 걷다가  길옆으로 최근 조성중인 생태공원으로 발길을 향합니다.

 

 

▼ 깔끔하고 잔잔한 느낌의 수변 공원입니다

 

 

 

▼ 데크를 따라 이어지는 주변 풍경도 화려하거나 큰 규모는 아니지만 잔잔한 느낌을 주네요.

 

 

 

▼ 오늘은 사람이 그리 붐비지 않는 이런 한가함이 참 좋습니다.

 

 

바람에 멋지게 흘러가는 구름을 보며 3시경에 약 5시간의 산행을 마무리 합니다.

아직은 이른 시기여서인지 화려한 꽃무릇의 군락은 보지 못했지만

오늘은 군데 군데 귀하게 피여있는 한송이 한송이의 꽃무릇이 더욱 소중하게 기억에 남습니다.

어차피 피고나면 지는 것이 세상 이치라 그 정도의 인연이 차라리 다행이라는 생각이고요.

꽃이 피는것은 힘들어도 지는 것은 잠깐이며 내 속에 피어난 그대를 잊는것도 순간이길 노래한 시처럼

오늘 하늘에 핀 새하얀 구름과 잠시동안의 만남과 이별 모습에서 삶의 가벼움을 다시 배웁니다.

 

누구든
이별후의 그리움으로
목이 메는 가을이거든,

그리움으로 힘겹거든
선운사로 가라.

선운사 숲그늘엔
그리움으로 맺힌 꽃무릇이 지천이다.

쓴 소주 몇잔에 잊혀질 사랑이 아니라면,
영영 가슴 한켠에 남을 사랑이라면

꽃무릇의 가슴 저미는 사연과
타오르듯 세찬 꽃불로
 
질긴 그리움을
잠시,,
아주 잠시나마 태워버려도 좋으리라.

 

이시목님의 글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