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준비하는 계족산성과 임도길 풍경

오늘은 시간이 되서 장동 자연휴양림 관리사무소에서 시작해서

임도 삼거리까지 약 4km 임도길을 걷습니다.

그리고 임도삼거리에서 뒤돌아 계족산성까지 약 3km 능선길을 걷고

다시 관리사무소로 원점회귀하는 약 9km 정도 가벼운 산행겸 산책을 합니다.

 

녹음으로 풍성한 계족산 자락에도 어김없이 가을은 다가오는것 같습니다.

 

 장동 휴양림 임도 황토 길가에 한잎 두잎 낙옆이 되어 떨어지고요.

 

맨발로 걸어도 촉감이 좋고 시원한 느낌이 드는 고운 길입니다.

 

비가 오고 나면 젖은 낙옆들이 여기저기 뒹굴겠네요.

 

 

계족산 황토 길은 강이 흐르듯  그 느낌이 깊어 더더욱 좋습니다.

 

미꾸리낚시 꽃이 오늘은 무척이나 화사하게 느껴집니다.

 

평일이라 무척이나 한적한 계족산 임도길입니다.

 

 

샘터에서 나오는 물로 갈증나는 목도 축이고..

 

 

임도 삼거리에 도착하니 판소리를 구성지게 부르는 할아버지 한분이

증약 막걸리를 팝니다. ㅎㅎ

 

소리값도 낼겸 막걸리를 한잔 마실까 하다

오늘은 그냥 발길을 돌립니다.

그리고 계족산 능선으로 올라서니 대청호가 한눈에 보입니다.

 

대전 둘레를 잇는 산중에서 유일하게 대청호를 바라볼 수 있는 산이

계족산이 아닐까 합니다.

 

식장산 방향으로 이어지는 대전둘레산길잇기 능선길도 참 아늑하지요.

 

그리고 계족산성을 가는 능선길도 참 포근하고요.

 

간격에 맞춰 서있는 나무들을 보니 안도현 시인의 간격이라는 시가 생각나네요.

숲을 멀리서 바라보고 있을 때는 몰랐다. 나무와 나무가 모여 어깨와 어깨를 대고 숲을 이루는 줄 알았다.

나무와 나무 사이 넓거나 좁은 간격이 있다는 걸 생각하지 못했다.

벌어질 대로 최대한 벌어진, 한데 붙으면 도저히 안 되는, 기어이 떨어져 서 있어야 하는,

나무와 나무 사이 간격과 간격이 모여 울울창창(鬱鬱蒼蒼) 숲을 이룬다는 것을

산불이 휩쓸고 지나간 숲에 들어가보고서야 알았다.

 

 

이곳은 아직 산불의 상처가 남아있네요.

 

산길을 따라 여름을 아쉬워하듯 이곳 저곳 소박하고 작은 꽃들이 피어있습니다.

 

이제 눈앞에 계족산성이 바라보입니다.

이제는 산성 공사가  전부 끝나 깔끔한 모습이네요.

 

 

여전히 이 나무들은 귀여운 자태로 서있습니다.

 

푸른 초원에 서있는 나무 풍경에서 스쳐가는 바람같은 정취를 느낍니다.

 

이곳에 올라서면 왠지 커피 한잔이 땡기지요. ㅎ

 

 

서편으로는 대전 시내 조망도 시원스럽고요.

 

저 멀리 우산봉 갑하산과 그 너머로 계룡산 줄기도 희미하게 보입니다.

오늘은 구름에 가려 멋진 일몰을 볼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깔끔한 산성길을 따라 걷습니다.

 

 

 

그리고 나무 한그루 우뚝 서있는 계족산성에서 가장 높은 정상에 도착하네요.

 

내려서기 전에 주변 풍경을 휘 돌아봅니다.

 

해가 구름에 가려져 옅은 회색빛 풍경이지만

그 차분함이 참 좋습니다.

 

세상은 서로의 경계를 뚜렸하게 하려고 번잡할 때가 많지요.

하지만 깊지도 않고 뚜렷하지도 않은 경계의 흔적들이 그저 마음으로 편하게 다가옵니다.

그나저나 이번 추석 때 달빛 구경하러 한번 와야 할것 같습니다.

 

약 3시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늘 이곳에서 작은 평화를 얻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