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산,들,강변,해안

계룡산 주능선길 - 삼불봉과 관음봉을 잇는 자연성릉

by 마음풍경 2008. 9. 28.

 

계룡산

 

동학사 주차장 ~ 큰배재 ~ 남매탑 ~ 삼불봉 ~ 자연성릉 ~ 관음봉 ~ 은선폭포 ~ 동학사 ~ 주차장

(약 10km, 4시간 30분 소요)

 

9월의 마지막 주말인 오늘 가을도 제법 깊어지고 있는 시간입니다.

다만 여름지나 최근까지 이상기온으로 더워서 그리 느끼지 못하고 있었을뿐이고요.

하지만 며칠전 비가 오고 나서 기온이 뚝 떨어졌습니다.

여하튼 동학사 주차장에서 시작해서 다시 이곳으로 돌아오는 원점회귀 산행을 하기위해

차를 몰고 동학사 입구 주차장에 도착합니다.

주차장에서 바라보이는 장군봉쪽 능선은 언제봐도 늠름한 모습입니다.

 

 주차장을 나와 동학사 방향으로 가는 길에 머리위로 천황봉이 보이네요.

 

이곳 상가 삼거리에서 오른편 천장이골로 우회전입니다.

직진하면 동학사로 해서 관음봉으로 갈 수도 있지만

동학사 사찰 입장료가 있어 주로 이곳을 들머리로 산행을 합니다.

 

파여진 돌에 비친 한폭의 풍경화..

돌이 풍경의 액자가 되어주네요.

 

 

동학사 주차장에서 큰배재를 거쳐 남매탑까지는 약 3.3km이며 아주 힘든 코스는 없지요.

 

ㅎㅎ 한반도 지도 모양처럼 보이지는 않나요.

 

이건 코큰 할아버지의 옆 모습처럼 보이고요.

천천히 주변과 함께 호흡하며 산길을 걸으면

평소에는 보이지 않던 모습들이 보입니다.

 

과거 이곳에는 무속신앙이 번창한 지역이라 밤에 촛불을 켜고 굿을 하는 경우가 많아

산불 위험 등이 있어 큰 바위 주변에 통제 철책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근데 이곳은 국립공원 지역인데 철책을 깔끔하게 만들어 놓았으면 더욱 좋았을텐데

엉성한 철사로 만들어 놓아 조금 아쉽지요.

 

자연적으로 되지는 않은 것 같은데 누가 이리 만들어 놓았을까요.

몇장의 낙엽으로 멋진 그림이 되었네요.

아마도 아름다운 마음을 소유한 분인듯 합니다.

 

주차장에서 쉬엄 쉬엄 50여분 오르니 장군봉으로 가는 길과 갈라지는

큰배재에 도착합니다.

 

이곳에서 잠시 쉴까 생각했으나 남매탑이 멀지 않아 바로 큰배재 삼거리에서 직진합니다.

 

그리고 10여분 후 남매탑에 도착합니다.

계룡산은 최근에도 여러번 왔지만 남매탑은 참 오랜만입니다.

계룡산의 3대 명소를 뽑으라면 동학사, 갑사 그리고 남매탑이 아닐까 합니다.

 

아들도 오랜만에 산행을 따라 나섰지요.

 

 주말이라 그런지 이곳 남매탑에는 산행객들로 분주합니다.

 

남매탑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삼불봉을 향해 가는데 이제 조금씩 능선 조망이 터져줍니다.

쌀개봉과 천황봉 능선도 시원하게 보이지요.

 

남매탑에서 30여분 제법 가파른 길을 올라 삼불봉에 도착합니다.

뒤로 신선봉과 장군봉 능선이 발아래로 보이고

그 뒤로 대전둘레산길잇기 코스인 갑하산 우산봉 능선도 펼쳐지네요.

 

동학사 건너편 황적봉 능선도 갈 수가 없어 더욱 아쉬운 멋진 코스입니다.

 

갑사 저수지가 내려다 보이는 누런 들판의 풍경도 가을의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습니다.

 

 

관음봉에서 천황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습니다.

 

천황봉 너머 계룡시 방향 풍경도 참 아늑합니다.

 

그 너머로 대둔산의 넉넉한 모습도 살포시 보이고요.

 

하늘과 구름은 어찌나 깊고 아름다운지요.

 

하늘이 정말 내게로 오네요. 그런 하늘에 포근히 안기는 기분입니다.

마치 애인처럼.. ㅎ

 

 

역시 하늘 풍경은 가을이 최고인것 같네요.

 

 삼불봉을 내려서서 다시 자연성릉 방향으로 갑니다.

 

근데 나무가지 사이로 보이는 하늘이 너무나 좋아서

앞으로 나가기보다는 하늘 보는 시간이 더 많습니다.

 

 

황홀한 풍경을 바라보며 다시 자연이 주는 고마움을 느껴보네요.

 

중간 조망처에서 바라본 삼불봉의 모습도 장엄합니다.

 

물론 능선 오른편 수정암릉 방향의 모습도 편안한 느낌으로 다가오고요.

 

하늘에 점점히 흩어져있는 구름 모습에서

멋진 삶이라는 것도 그리 대단한 모습이 아니라

이처럼 작은 것들이 하나씩 모여서 되는거라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금 떠올려봅니다.

 

자연성릉에서 천황봉까지의 능선은 계룡산에서 가장 멋진 능선이지요.

 

 

이곳 능선에도 어느새 억새 꽃이 피었네요.

 

 

시원한 바람이 연신 가을 구름의 모습을 변화시킵니다.

 

 

배낭을 매고 힘든 산길을 걷는 것은 삶의 그것과 다르지 않겠지요

 

관음봉을 오르기 위해 가파른 철 계단 길을 오릅니다.

힘들게 올라가면 오를 수록 더 멋진 경치를 얻는다는 평범한 진리.

 

  하여 묵묵히 그 길을 걷습니다.

 

언제 와도 좋은 모습의 풍경입니다.

마치 신선봉에서 1275봉을 가는 공룡 능선처럼 느껴지는  

 

동학사가 내려다 보이는 이곳 계곡을 보고 있노라면

한마리 새가 되어 붕~ 날았으면 하고요.

  

삼불봉에서 약 1시간이 걸려 관음봉에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 서서 천황봉 능선도 바라보고

 

저 멀리 계룡시 방향으로 오행비와 천지창운비가 있는 향적산도 바라봅니다.

 

하늘이 고와서인지 문필봉과 연천봉도 오늘은 더욱 고운 자태를 보여줍니다.

 

사람이 붐비는 관음봉 정자에서 간단하게 김밥으로 식사를 하고

시원한 조망과 멋진 하늘 풍경을 뒤로하고 이제 하산을 시작합니다.

 

은선폭포에서 바라보니 지나왔던 자연성릉의 풍경이 이제 저 위로 보입니다.

 

 

 내려서는 길에 쌀개봉도 보고요.

8월과 9월들어 3번의 계룡산 산행시 하산길이 같아 벌써 3번째 보게됩니다. ㅎㅎ

 

계곡물에 간단하게 얼굴도 씻고 40여분 내려서니 어느덧 동학사입니다.

 

산사의 정취는 가을이 가장 풍성하고 운치있는 느낌이지요.

 

파란 캔버스에 그려진 하얀 구름이 만들어내는 그림 한폭..

하늘에 가볍게 떠 있네요.

 

 

보통은 동학사라는 이름이 너무 지겨워서 매번 그냥 지나치곤 했지만

오늘은 가을 운치가 좋아 그곳을 들어가 보기로 합니다.

 

벌써 겨울 준비를 하는 걸까요. 스님들이 열심히 문풍지를 바르는 일을 하고 계시네요.

 

그 모습을 보니 어릴적 따뜻한 늦 가을 햇살 아래서 구멍 뚫린 문풍지 교체하던 생각이 나네요.

 

 

삼성각도 잠시 구경하고요.

 

대부분의 절들이 그렇지만 동학사와 계룡산도 떼어놓을 수 없는 멋진 조화로움입니다.

 

 

동학사 정면으로는 황적봉이 우뚝하고요.

 

동학사 대웅전은 여느 사찰과는 다르게 꽃살문이 정말 아름답습니다.

 

멋진 색채의 십장생이 문양되어 있는 모습이 독특하지요.

 

 

 그나저나 참 오랜만에 여유롭게 동학사 경내를 둘러본것 같습니다.

 

 

이제 경내를 빠져나와 다시 길을 따라 주차장을 향해 걷습니다.

 

가지의 잎들도 조금씩 물들기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단풍이 절정인 시간에 조용히 와야겠다 생각해 봅니다.

 

다시 장군봉 능선이 보이는 곳으로 되돌아 왔습니다.

아무리 가도 부처님 손바닥 안일까요. ㅎㅎ

 

가을 하늘이 너무나 아름다운 시간이었습니다.

 

가을의 문턱에서 지난 여름을 되돌아본다.

우리가 겪는 일들은 우리 삶의 내용이 된다.

그러니 아무렇게나 살아서는 안 된다.

여름이여, 잘 가게..

 

법정 스님의 글을 떠올려보며 한층 깊어가는 가을을 준비하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