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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강변,해안

가을 야생화 산길따라 우산봉에서 갑하산까지 능선 산행

by 마음풍경 2008. 10. 3.


안산동 ~ 안산산성 ~ 우산봉 ~ 갑하산 ~ 갑동

 

 오늘은 개천절이라 쉬는 날이라

오랜만에 대전둘레산길잇기 8구간 코스를 걷기로 합니다.

 

아직 추수를 하지 않은 누런 벼들의 모습만 봐도 가을은 참 좋은 계절입니다.

 

오늘은 어두니 마을을 거치지 않고 입구에서 바로 오른편 산 길로 접어들어

길마재산 방향 능선으로 올라섭니다.

 

사람의 발길이 그리 없어서인지 야생화들도 여기 저기 풍성하네요.

 

 

그래도 아무리 거친 산길이라도 사람의 흔적을 벗어나지는 못하나봅니다.

 

자연이 만든 정말 자연스러운 디자인..

 

가파른 길을 올라 안산동 산성 능선에 있는 길마재산도 지납니다.

 

초롱이꽃 종류로 모양은 섬잔대로 보이는데 꽃 빛깔이 참 고운 보라색입니다.

 

호젓한 길이라 거미줄도 온전히 남아 있습니다.

 

나뭇잎 하나도 아름다운 풍경으로 다가오네요.

 

 

아침부터 안개가 끼여 오늘 선명한 조망을 보기는 쉽지 않습니다. 

 

1시간여 풀길을 헤쳐서 오니 안선동 산성 혹은 덕진 산성이라 불리는 비석이 있는 곳에 도착합니다.

과거 대둘 산행시 왔을 때는 풀로 덮여 있었는데 지금은 깔끔하게 정리가 되었네요.

 

 

그리고 우산봉 방향으로 내려서니 마을을 통해 능선으로 오르는 대둘 길을 만나게 됩니다.

 

이곳부터는 넓고 편안한 산길이 이어지지요.

 

 열매도 꽃들도 함께하는 산 길처럼 편안한 모습으로 보입니다.

 

그 길을 걸으며 가을 햇살의 따사로움도 느껴보고요.

 

 

오랜만에 용담 꽃도 봅니다.

 

그리고 산행한지 약 2시간만에 우산봉에 도착했습니다.

중간에 산 밤을 줍느라 시간이 조금 더 걸린거네요. ㅎㅎ

 

뿌연 하늘때문에 지난 주 계룡산 능선에서 보던 선명함은 없지만

그래도 시원하게 펼쳐지는 계룡산 주능선을 바라보는 느낌은 언제나 좋습니다.

 

 

물론 우산봉에서 갑하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의 곡선미도 참 멋지고요.

 

 

우산봉과 갑하산은 온전히 계룡산을 바라볼 수 있는 조망처와 같은 산이지요.

 

갑하산 너머로 수통골 도덕봉 능선도 모습을 보이네요.

 

먹뱅이골이 내려다 보이는 이곳에서 바라보는 계룡산의 모습은 여느 외국의 산 마을 풍경을 보는 듯 합니다.

겨울에 눈이 내린후 이곳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정말 좋지요.

 

 

해를 등져서인지 대전 시내 방향의 하늘은 그래도 흰 구름에 푸른 하늘을 보여주네요.

 

 

대전 국립묘지도 발아래 보입니다.

 

어찌보면 우산봉 능선에서 가장 높이가 작은 봉우리가 갑하산이지요.

근데 이중에서 가장 잘 알려진 산이기도 하고요.

높이만 높다고 유명세를 타는 것은 아닌가 봅니다. ㅎㅎ

 

삽재 방향으로 가다 갑동으로 내려서는 대둘길을 벗어나서

오늘은 바로 직진하여 갑동길로 내려섭니다.

 

 

가늘 하늘은 언제 봐도 참 깊고 아름답습니다.

이처럼 한순간에 마음을 뺏길 수 있는 애인이 있을까요.

 

한참을 내려서니 국립묘지 경계 철책도 만나고요.

 

그리고 갑동  전원 주택들이 있는 곳으로 나서게 됩니다.

 

오랜만에 선명한 느낌의 장미꽃을 만났습니다.

 

가을 바람에 코스모스 살랑거리는 동네의 한가로운 느낌도 참 좋습니다.

 

역시 가을은 수확의 계절이고 풍성한 시간인가 봅니다.

 

누군가에게 장미꽃을 선물한 추억이 있었던가..

ㅎㅎ 이제는 모두 아스라한 추억속으로 사라져만 간것 같네요.

 

 오늘도 산행을 정리하기전에 법정 스님의 책을 열어봅니다.

 

가을은 떠돌이의 계절인가,

나뭇잎을 서걱서걱 스치고 지나가는 마른 바람소리를 듣노라면

문득문득 먼 길을 떠나고 싶다.

바람이란 그 바탕이 떠돌이라서 그런지

그 소리를 듣기만 해도

함께 떠돌고 싶어진다.

 

이제 머지 않아 온 산에 단풍피면

도시의 거리에는 마른 낙엽들이 서걱거리겠지요.

그럼 저도 그 바람따라 떠돌이처럼 길을 떠나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