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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길 이야기

[내가 사는 동네 올레 길 ②] 충남대 뒷산 숲길

by 마음풍경 2008. 12. 7.


2008. 12. 7(일)

 

지난번 우성이산에 이어

오늘도 나만의 동네 올레길을 걸어 갑니다.

 

항상 길을 시작하는 아파트 쪽문이네요. 

 

오늘은 어디로 발걸음을 할까 생각하다 앞산으로 가기로 합니다.

 

봄과 여름이면 소담스런 장미꽃으로 만발하는 한화연구소 앞길입니다.

 

요즘은 장미꽃도 시절을 잊고 꽃이 피지요. ㅎㅎ

날이 추워서인지 꽁꽁 얼어버렸네요.

 

한화 연구소 담장을 따라 걷는 느낌은 매일 산책으로 걷는 길이지만

그래도 늘 새롭습니다.

 

연구단지 운동장 앞길을 걷는 느낌도 그저 편한 발걸음이고요.

길에서는 익숙함이 지겨움보다는 편안함으로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차도길보다는 조금은 편한 산 오솔길을 걷는 시간이네요.

 

대전시민 천문대 입구에서 산행 길이 시작됩니다.

 

짧은 높이의 산길이지만 제법 가파르지요.

 

어제까지 무척이나 추웠는데 아직 아침이라서인지 여전히 춥네요.

 

겨울의 이 쓸쓸함이 벌써 익숙해집니다.

하긴 오늘이 대설이네요. 서해안에는 눈이 많이 왔다고 하던데..

 

 

이곳에는 약간 눈이 왔는데 그래도 아직 녹지않았네요.

겨울에는 눈이 와야 제격인데 대전에는 최근들어 눈 보기가 그리 쉽지 않습니다.

 

대전 시민 천문대에 도착합니다.

 

그리고 다시 등산로 길로 접어듭니다.

 

이제 본격적인 산행 길이지요.

 

언제와도 아늑하고 포근한 느낌의 길입니다.

 

충대농대까지는 약 2km 정도가 되는 것 같습니다.

 

 ㅎㅎ 이 나무는 밑둥이 잘려 의자가 되었네요.

 

집에서 출발하여 30여분 오니 초소에 도착합니다.

과거 연구단지를 지키는 군부대 초소였지요.

아마도 박정희 시절에는 근처에 있는 원자력연구소의 핵문제로 민감했기에 이런 시설이 필요했나 봅니다.

 

그리고 초소를 지나 가장 편안한 느낌이 드는 벤치에 도착합니다.

 

숲속의 나무 향내를 맡고 새 소리를 들으며 온종일 머물고 싶은 곳입니다.

 

벤치에서 조금 더 가니 이제 충남대 지역인가 봅니다.

 

이 작은 능선 길도 정말 발걸음을 가볍게 만들어 주는 산길이지요.

 

그리고 오늘 오르는 산중에서 가장 높은 위치의 정상?에 도착합니다.

 

철조망 너머 우산봉과 갑하산 능선도 넉넉하게 바라보이고요.

 

 

계룡산 주능선도 눈이 살포시 덮인 하얀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간벌이 되어 주변 걷는 풍경이 많이 시원해졌지요.

 

나무 밑둥에 살며시 내려앉은 낙엽이 눈에 띕니다.

 

충남대 골프 연습장 방향으로 내려섭니다.

완전히 충남대 안으로 들어온거지요.

 

그리고 차 길을 가로질러 궁동 방향으로 다시 산 길을 오릅니다.

 

오늘은 무려 산을 2개나 오르는 시간이네요. ㅎㅎ

 

어은동 및 궁동 시민들의 휴식처이지요.

 

이곳에서는 나무가지 사이로 대전 도심의 풍경이 보이네요.

 

식장산도 가깝게 바라보이고요.

 

 조금 더 내려가니 궁은정이라는 정자가 있습니다.

이곳이 오늘 올레길의 반환점이지요.

1시간 정도 소요된걸보니 집에서 대략 4km는 될것 같은데.

 

1994년에 지은 정자라고 하는데

궁동의 궁과 어은동의 은을 따서 이름을 지었나 봅니다.

 

이제 오던 길을 되돌아 가는 시간입니다.

 

오늘 산길에서 유일하게 약간의 암릉이 있는 곳이지요.

ㅎㅎ 왠지 돛단배 모습처럼 보입니다.

 

 

다시 솔잎 향내나는 길을 걷습니다.

 

초소 조금 못미쳐서 왼편 길로 질러가는 삼거리도 있지요.

 

항상 사람들로 붐비는 곳인데 아직은 아침이라 사람들이 거의 없네요.

 

바스락 거리는 소리가 좋은 계절입니다.

 

천문대에서 이제는 작은 차길을 따라 내려섭니다.

 

다시 천문대 입구를 지나 집으로 향합니다.

 

한달전만해도 단풍잎으로 화사했는데 이제는 횡하니

시간의 변화를 새삼 느낍니다.

 

이곳에 눈이 쌓인다면 참 아름다운 풍경화가 되는데..

 

왕복 2시간의 그리 짧지 않은 산책이었습니다.

제가 사는 동네 올레길은 차도를 따라 걷는 시간보다

산길을 따라 걷는 시간이 많은 것 같네요.

 

정현종 시인의 싯구처럼

 

"흙냄새를 맡고 나서

침을 삼키니

침이

달다!"

 

달디단 흙내음과 숲속 공기를 한아름 가득

몸에 그리고 마음에 담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