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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강변,해안

2009년 첫 산행을 대전둘레산길잇기 1구간에서

by 마음풍경 2009. 1. 3.


보문산에서 금동고개까지 1구간


 

새해가 밝은 지도 벌써 3일째입니다.

2008년을 넘기고 새로운 2009년을 맞이할때는

1분 1초가 소중하게만 느껴지더니

이제는 벌써 무뎌지기 시작하네요. ㅎㅎ

여하튼 올 첫 산행을 가까운 대둘 산행으로 시작합니다.

 

보문산 청년 광장에서 시루봉 정자를 오르는데

바라보이는 대전시 조망은 참 깨끗하고 시원하네요. 

 

고촉사 앞 마당에는 벌써 꽃망울이 맺혀있네요.

괜히 걱정이 됩니다. 아직 겨울은 한참 남았는데 이 시간을 어찌날것인지..

하지만 힘들게 겨울을 보낸 봄 꽃은 더욱 진한 향기를 풍기겠지요.

 

아침시간인지라 주말이면 분주할 계단도 한적한 모습입니다.

 

1월 첫 산행을 시루봉에 올라 대전 시가지를 조망하면서 시작하는 것도

좋은 느낌이라 생각해봅니다.

 

지척으로 보이는 식장산이지만 매월 1번씩 산행을 하면 만인산을 거쳐 저곳은 아마 4월이나 도달하겠네요.

 

계룡산 주능선도 갑하산과 우산봉 능선도 한눈으로 들어옵니다.

 

 

해를 등지고 있는 대둔산 조망도 오늘은 참 좋습니다.

 

어찌보면 보문산을 사이에 두고 도심의 풍경과 능선뿐인 산의 풍경이 나뉘는것 같네요. 

 

정말 깨끗한 조망을 보고 있으니 마음 또한 그처럼 깨끗해 지네요.

너무 춥지도 그렇다고 싱겁지도 않은 상큼한 공기처럼..

 

쭉정이가 된 억새지만 주변 풍경과 어울리니 지리산에 와 있는 기분입니다.

 

억새를 바라보며 비움의 미학을 다시 떠올려봅니다.

 

 대전 시가지를 배경으로 우뚝한 보문 산성도 오늘은 참 정갈하게 바라보입니다.

 

 

 대둘 1구간부터 4구간까지는 서대산과 이곳 식장산을 바라보고 가는 시간이 많습니다.

 

식장산도 시내에서 바라보는 느낌과 이곳 보문산 능선에서 바라보는 느낌이 많이 다르지요.

 

누군가와 도란 도란 걷다가 잠시 앉아 가고 싶네요.

 

오도산쪽으로 접어드니 시원한 S자형 대전 외곽 고속도로가 눈에 들어옵니다.

 

오도산 능선도 크지는 않지만 참 귀여운 모습이지요.

 

나무 계단도 휘돌아 가고..

우리네 인생도 때론 휘돌아 가고...

 

등나무 열매인것 같은데

우리 인간이 남기는 열매는 어떤 모습일까요..

 

 

오도산에 도착하니 많은 등산 시그널이 걸려있습니다.

그리 자신의 이름 혹은 산악회를 자랑하고 싶은걸까요. ㅎㅎ

 

이런 조망을 바라보고 있으면 그저 허망한게 삶인것을..

그딴 이름 무엇에 쓰려는지..

 

지나온 길도 이제는 아스라해 지고.

 

대둘 이정표도  시간이 흘렀는지 벌써 남루해 지네요.

 

이곳에 앉아

저녁 해질 무렵에 올라 지는 노을도 바라보고 도시의 밤 야경도 바라보고 싶은 작은 소망이 있습니다.

 

식장산에서만 야경이 보이는 것은 아니지요. ㅎㅎ

 

넉넉한 모습의 대둔산 모습도 편히 바라볼 수 있는 풍경이네요.

 

 오도산을 지나 다시 산길 혹은 숲길을 걷습니다.

 

이곳 억새는 겨울인데도 참 풍성하지요.

 

아마도 늦게 억새 꽃을 피웠나 봅니다.

속도전인 세상에 항상 빨리 앞선다고 좋은 것은 아닐 수도 있음을

이 겨울 억새를 바라보며 생각합니다.

 

최근에 벌목 작업을 했는지 송진의 모습이 신선합니다.

 

 

과거 하트의 모습이었을 나무 밑둥지.. 이제는 추억속으로 검은 흔적만 남기네요.

 

대전 둘레 산행은 항상 여유로운 마음이지요.

꼭 기필코 넘어야할 봉우리도 없고 그저 숲길을 걷듯 그렇게 발걸음을 옮기면 되니깐요.

 

그러다보니 스쳐 지나칠 사물에도 시선이 가고 인연의 깊이가 달라지지요.

 

 

차 길이 보이는걸 보니 이제 오늘 산행도 마무리할 시간인가 봅니다.

 

 

금동고개의 나무도 그 모습 그대로이네요.

 

다만 2구간 들머리 입구에 대둘 안내도가 새로 생겼고요.

같은 대둘길을 여러번 찾지만 매번 만나는 익숙함과 반가움도 있고

또한 새롭게 다가오는 신선함도 있습니다.

그게 나만의 대둘 매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산행을 마치고 정겨운 벗들과 애프터도 하고난 뒤 집으로 돌아오는데

둔산대교에서 바라본 일몰의 풍경이 참 아름답더군요.

 

사람은 태어나서

마지막 마무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이처럼 아름답게 마무리할 수 있는 남은 삶이어야 할텐데

최소한 부끄럽지는 않아야 할텐데..

아직은 그 방법을  알기가 쉽지않네요.

 

"아름다운 마무리는 자연과 대지, 태양과 강, 나무와 풀을 돌아보고

내 안의 자연을 되찾는다. 궁극적으로 내가 기댈 곳은 오직 자연뿐임을 아는 마음이다."

법정스님의 아름다운 마무리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