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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강변,해안

대둔산 남릉 종주길 - 황홀한 설경을 만나다.

by 마음풍경 2009. 1. 24.

 

대둔산(878.9m) 남릉 종주 길

 

 

 옥계천 입구 - 신선바위 - 간첩바위 - 옥계봉 - 쌍칼바위 -

금오봉 - 서봉 - 마천대 - 삼선구름다리 -금강구름다리 - 대둔산 온천지구

(약 8km, 4시간 30분 소요)

 

 

 오늘은 음력으로 한해를 맞는 설 연휴의 첫날에 산행을 합니다.

 

산행 버스를 기다리는 한밭수목원 입구에도 눈이 소복히 내립니다. 

 

샘머리 아파트 너머로는 아침 햇살이 내리는 눈에 가려서 일까요.

 

먼 여멍만 보여줍니다.

 

8시 조금넘어 대전을 출발한 버스는 눈길을 헤치며 9시 30분경에 배티재에 도착합니다.

 

이티재라고도 불리는 이곳은 임진왜란 당시 권율장군이 왜군을 크게 물리친 3대 전적지라고 합니다.

 

여하튼 눈길을 헤치고 10시 가까이 되어서 17번 국도 옥계천변 주차장에 도착했습니다.

 

길 건너편 천등산 하늘벽이 멋진 바위 풍광을 보여줍니다.

 

이곳에서 릿지를 한다고 합니다. 릿지의 이름도 처음처럼, 어느 등반가의 꿈, 민들레 릿지 등 다양하고요.

 

10시 조금 넘긴 시간에 산행을 시작합니다.

산행 길은 초입부터 가파른 돌 계단길입니다.

 

눈도 조금씩 내리고 있어 제법 미끄럽네요.

 

하지만 올라갈수록 주변 멋진 모습들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건너편 천등산 모습도 참 우뚝합니다.

 

눈 구름이 지나고 다시 파란 하늘이 모습을 보여주네요.

 

언제 천등산 산행도 한번 해보고 싶습니다.

 

눈이 오고 해가 나고 다시 그 사이로 눈이 내리고

오늘은 이런 변덕스러운 날씨와 함께 해야할것 같습니다.

 

 밤사이 눈이 내려서인지 소나무와 바위의 풍경이 참 멋지네요.

 

대둔산 남릉의 랜드마크와 같은 돌탑이지요.

 

누가 저곳에 저렇게 멋진 돌탑을 쌓았는지..

 

잠시 모습을 보여주던 천등산도 다시 눈 구름 속으로 사라져 가네요.

 

대둔산 남릉 산행의 기점인 이곳은 충남 땅이 아니라 전북 완주군 운주면입니다.

 

소복 소복 쌓여진 산 능선이 참 아름답지요.

 

가야할 남릉의 모습도 어서오라고 하고요.

 

산행한지 약 30여분만에 신선바위를 지납니다.

700미터를 왔고 마천대까지는 약 5km가 남았네요.

 

가파른 길을 와서인지 추운 날이지만 땀도 나네요.

 

마치 괴산에 있는 암릉이 멋진 산을 산행하는 느낌이 듭니다.

 

이윽고 20여분 지나 간첩바위에 도착합니다.

 

옛날 이곳에서 간첩이 잡혔다고 해서 간첩바위라고 한다는데 이 작은 굴에 숨어 있었을까요.

 

여하튼 주변에 멋진 바위들이 참 많더군요.

 

눈이 내리는 날에는 멀리 높은 산에 갈 필요가 없지요.

눈내리는 산이면 어느 산이든지 소박한 겨울의 깊이를 느낄 수 있으니요.

 

간첩바위를 지나 옥계봉 근처에 오니 대둔산의 절경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비록 흐린 날씨이긴 하나 시원하고 멋집니다.

오늘도 참 멋지다 라는 말을 되뇌일것 같네요.

 

 

11시가 된걸보니 약 1.2km 거리 오는데 1시간이 걸렸습니다.

 

고도를 높일수록 눈꽃 풍경은 더욱 멋지지요.

 

사자의 옆모습처럼 보이는 바위도 지납니다.

 

그리고 암릉길을 우회하는 작은 오솔길같은 포근한 길도 걷습니다.

 

오늘은 온통 눈꽃들의 풍경이 가득한 시간입니다.

 

군데 군데 멋진 바위도 자주 만나고요.

 

바람과 눈이 만들어낸 멋진 자연의 예술품이죠.

 

우회해서 지나온 옥계봉의 풍경이 눈꽃에 가려 아스라합니다.

 

마을이 작게 보이는 걸보니 이제 제법 올라온 모양입니다.

 

그리고 능선 왼편으로 월성봉과 바랑산도 보이고요.

 

 

흐린 날이지만 겨울 산의 황홀함이 가득합니다.

 

 

11시 30분경에 지납니다. 아직 정상까지 절반을 오지 못했네요.

 

 여하튼 바람이 세차고 힘들어도 주변 아기자기한 아름다움이 함께하기에

발걸음은 가볍습니다.

 

 

11시 50분경에 쌍칼바위에 도착해서 잠시 휴식을 취합니다.

벌써 산행한지 2시간 가까이 되가네요.

 

이곳은 주변 바위 풍경이 장대하고 압도적인 모습입니다.

 

ㅎㅎ 어느 것이 쌍칼바위인지는 모르지만 이 바위도 칼 바위 느낌은 드네요.

 

안심사 방향의 조망도 살짝 봅니다.

 

다시 하늘이 개여서 아름답네요. 포근한 느낌이고요.

 

12시에 금오봉 조망대에 도착했습니다.

 

조망대에서 바라본 대둔산의 풍경은 오늘 산행의 하일라이트이지요.

 

천등산에서 이어지는 남릉의 풍경도 정말 장관이고요.

 

 

눈꽃핀 주변 자연의 모습도 참 멋집니다.

 

 

멀리 마천대 개척탑이 보이는 대둔산 능선의 풍경에 푹 빠집니다.

 

 

검은 구름과 흰구름이 공존하는 모습이 우리네 세상 모습과 닮았지요.

 

 검은 구름이 몰려오며 다시 눈이 내립니다. 바람도 세차지고요.

 

구름이 날리는 장엄한 풍경을 봅니다.

 

 

아래 세상은 아직 평온한데요. ㅎㅎ

 

변덕스러운 날씨이지만 다양한 모습을 보게되어 좋네요.

 

 

추운줄도 모르고 오랫동안 주변 시시각각 변화하는 풍경을 카메라에 담습니다.

 

멋진 바위, 소나무 그리고 눈풍경.. 조화로움이란 이런 풍경이겠지요. 

 

금오봉을 지나 바람을 피해 능선 주변에서 12시 30분까지 점심식사를 하고 가니

12시 50분경에 안심사 삼거리를 지납니다.

안심사에서 오르면 참 쉬운 코스인데 어렵게 왔네요. ㅎㅎ

 

능선에서 부는 바람에 손끝이 시립니다.

 

그래도 멋진 풍경을 남겨야지요.

 

여전히 눈꽃 풍경은 아름답지요.

 

눈이 내려 희미한 마천대 주능선도 자연이 만든 수채화고요.

 

 

여하튼 삶도 겨울 산처럼 단순했으면 좋겠네요.

 

단순함에도 아름다움은 더욱 진한 느낌이고요.

 

 눈 구름 사이로 해도 얼굴을 잠시 보여줍니다.

 

어찌보면 참 찰나인 인연.. 그리고 만남.. 또한 헤어짐

그러하기에 더욱 아름다운 모습인가 봅니다.

 

1시 30분에 서봉 주능선에 도착합니다.

이곳은 충남과 전북의 경계이기도 하지요.

 

잠시 주변 바위에 올라봅니다.

 

바람부는 바위에서 바라본 세상은 참 평온하지요.

 

ㅎㅎ 그나저나 정상이 1KM 남짓 남았다고 하는데 왜 저리 멀게만 보이는 걸까요.

 

 

주변 모습을 휘 둘러봅니다.

 

 

시간이 지나서일까요. 이제는 천등산이 멀게만 보입니다.

 

논산 양촌면의 풍경도 아늑하고요.

 

한참을 주변 조망에 시간을 보내다보니

가야할 길을 잠시 잊었습니다.

 

그곳이 멋진 눈풍경으로 단장을 하고 어서 오라고 하네요.

 

산죽도 하얀 옷을 입고 반겨주고요.

 

마천대를 가기위해서는 서봉에서 잠시 내려섰다가 다시 올라야합니다.

 

 그래서인지 내가 속해있었던 눈꽃 풍경이 머리위에 있습니다.

 

두개의 나무가 만나면 연리지나 연리목이 되는데

하나의 나무에서 2개의 가지가 만나면 무얼까요.

재미난 모습의 나무를 만났습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하고 살기에 외롭지는 않겠네요.

 

여하튼 겨울 산행의 묘미속에 푹 빠집니다.

 

 

파란 하늘과 나무에 핀 하얀 눈꽃 풍경...

 

담백한 색의 조화..

 

여하튼 겨울 산을 찾게되는 것은 매력이 아니라 마력이 아닐까요.

그래서인지 중독성이 무척이나 심하고요.

 

이제 마천대 정상이 250M 남았습니다.

 

지나온 눈보라의 시간은 이제 잊혀져 가는 걸까요.

 

따스한 햇살과 너무도 푸른 하늘 풍경을 보니 딴 세상에 온 기분입니다.

 

개척탑의 풍경도 어찌나 아름다운지 발걸음을 멈추고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릅니다.

 

 

 

 높은 뭉게 구름을 보니 정말 딴 세상에 있다 온것 같지요.

 

이제 정상이 바로 지척입니다.

 

산행한지 약 3시간 40분만인 1시 40분경에 정상에 도착합니다.

해발 870여미터의 산이지만 정상에 오르는 시간은 천미터급 산 그 이상입니다.

 

오랜만에 겨울 대둔산 마천대에 올라 사방을 조망합니다.

 

멋지다는 말밖에는 ....

 

바위 능선 아래로 대둔산 시설지구도 보이고요.

 

주변은 온통 눈꽃 세상입니다.

 

사람사는 세상도 이처럼 항상 아름다우면 좋을텐데

 

 

변치않는 산의 모습처럼 우리네 삶의 인연도 변치 않았으면 할텐데..

 

 

멋진 풍경을 바라보며 이런 저런 생각으로 오다보니 용문골과 낙조대 갈림길에 도착합니다.

오늘은 오랜만에 오른편 용문골로 내려섭니다.

 

내려서는 길은 온통 바위 계단 길이지요.

 

물론 내려설수록 대둔산의 가장 멋진 풍경을 내내 볼 수 있지요.

삼선구름다리  전망대에 도착했네요.

 

 

 우리네 인간도 저런 바위의 변함없는 모습을 조금이나마 닮을 수 있으면 좋겠네요.

 

 

왠지 아슬 아슬해 보이지요.

오랜 세월이 흘러도 이 모습으로 있을까요. ??

 

정상에서는 생각보다 날이 흐렸는데

이곳에서 파란 하늘을 배경삼은 정상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파란 하늘은 잠시였네요. ㅎㅎ

 

이제 이 계단을 내려서야합니다.

왠지 서늘한 기운이 아래로 부터 올라오는걸 느낍니다.

 

여하튼 내려서는 느낌은 서늘하지만 주변 풍경은 정말 좋네요.

 

 

삼선바위의 장대하고 멋진 모습을 바라봅니다.

 

 

발 아래 금강 구름 다리의 모습도 가까웁고요.

 

여하튼 이 계단길은 생각보다 내려서는 두려움은 없네요.

차라리 오를 때 두려움이 더욱 크고요.

 

 

주변 음식점은 겨울이라 그런지 장사를 하지 않습니다.

하여 막걸리 주전자만 오랜만에 휴식을 취하는 듯 한가롭게 보입니다.

 

이제 구름다리가 남았지요. ㅎㅎ

 

구름다리 조망대에서 마지막으로 대둔산의 풍경을 바라봅니다.

 

다시 하늘이 어두워지는걸 보니 눈이 올것같네요.

 

이윽고 바람이 불면서 눈이 세차게 내립니다.

 

 

주능선에서 바라본 눈풍경과는 다르게 계곡에서의 풍경은

골 사이로 눈이 빨려들어가는 느낌이지요.

 

그나저나 바람도 심하고 눈발도 거세서인지

이 다리를 지나는데 스릴이 가득합니다.

 

바람에 흔들리는 다리위에서 바라본 주변 모습은 온통 회색빛이고요.

 

 

문득 이 풍경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황동규 시인의 즐거운 편지라는 시가 떠올라

아무도 없는 이 다리에 서서 중얼거려 봅니다.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버린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골짜기엔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내 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다만 그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뿐이다.
그 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

 

 

 

다리위에서의 눈 풍경과 흔들림도 오래 기억에 남겠네요.

 

눈은 그칠줄을 모르고 이제 케이블카 승강장에 도착하네요.

 

정말 산에서 앞이 보이지않을 정도의 눈을 맞아본게 참 오래된것 같습니다.

 

바로 걸어내려설까 하다가 눈오는 날 케이블 카를 타는 것도 색다른 느낌일것 같아서

3500원을 내고 케이블카를 타고 산을 내려섭니다.

 

근데 케이블카에서 내리니 이곳은 그저 파란 하늘에 한가로움만 가득합니다.

 

저 위쪽 세상과는 전혀 딴판이지요.

 

2시 30분경에 이처럼 한가로운 세상을 바라보며 오늘 대둔산에서의 멋진 시간을 마무리 합니다.

 

오늘 산행은 변화무쌍한 자연의 여러 모습을 본것 같습니다.

해가 뜨고 구름이 가리고 눈발이 세차고.. 등등

우리네 사는 인생도 그러하겠지요.

나에게 주어진 삶속에서 어떤 변화를 준비해야 하는지 돌아오는 길에 곰곰히 생각해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