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같은 겨울비가
새벽부터 내립니다.
겨울 지나는 동안
펑펑내리는 눈을 기다렸건만
하느님도 야속하지..
기다리는 눈은 내려주지 않고
많은 비를 내려주시다니...
건조한 대지를 촉촉히 적시는
자연의 이치라 생각해 봅니다.
우리 사는 인간들의 모습들만
여기저기서 아웅다웅이지요.
최인호 소설가의 에세이집
"산중일기"에 나오는 한 구절을
비오는 아침 찬찬히 읽어봅니다.
우리는 왜 이렇게 아득바득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우리의 일생이
차를 마시는 순간에
가없이 지나가고 마는 것을,
우리는 한 발자국
먼저 가기 위해서
남을 모함하고 시기하고,
싸우거나 증오하며,
때로는 전쟁을 불사하며
타인의 목숨을
너무나 쉽게 앗아 가고 있다.
먼저 가나 이제 처음 오나
우리의 삶은 그저 차나 한 잔
마시는 일에 다음 아님에도,
찻잔보다 가벼운 것이 때로는
인생이란 저 과중한 무게임에도,
우리는 아무것도
손에서 놓지 못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동네 올레길 화봉산에서 촬영/09.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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