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섬을 거닐다

섬을 거닐다 : 신안 우이도 ② : 상상봉 산행

by 마음풍경 2009. 4. 19.

  

전남 신안군 우이도

 

상상봉(358.6m), 약 5km, 3시간 소요

 

 

민박집에서 잠을 자고 일어나서 하늘을 보니 어제 보다 오늘 날이 더욱 좋은 것 같습니다.

 

아침부터 햇살이 무척 따갑게 느껴지고요.

 

민박집에서 싸준 도시락을 배낭에 담고

돌담길을 따라 산행을 시작합니다.

 

ㅎㅎ 모래와 바람이 이렇게 짓궂은 장난을...

 

돈목해수욕장 중간에 있는 샤워장을 왼편에 끼고 오른편 산을 향해갑니다.

 

계곡쪽으로 들어가니 다리가 보이더군요.

이곳이 산행 들머리입니다.

 

언덕을 오르는 이 길은 과거 돈목에서 진리로 가는 통행길이었습니다.

진리가 학교도 있고 행정의 중심지이기에.

 

입구에서 약 500미터를 오르니 작은 고개를 만나고 바다 조망도 터집니다.

 

오른편으로는 상상봉 정상도 멋진 모습으로 기다리고 있고요.

 

산벚꽃과 어우러지는 풍경이 기대이상입니다.

그리고 여느 산과는 다르게 묘한 느낌을 주는 산이고요.

 

고개를 내려서니 과거 집터의 흔적들이 많더군요.

 

대초리 마을 이라고 하는데 지금은 사람들이 살지 않더군요.

요즘 농어촌의 현실을 그대로 보는 것 같아 무거운 마음이 드네요.

이처럼 아름다운 자연이 함께 하는 곳에 사람도 함께 살아야 할텐데..

 

여하튼 그래도 주변은 온통 봄 풍경으로 가득합니다.

 

특히 산벚꽃이 만개한 풍경이 참 아름답더군요.

 

근데 산벚꽃에 동백꽃이라

ㅎㅎ 이곳은 아직 동백꽃도 제철인가 봅니다.

 

  여하튼 온 봄이 가득한 그런 섬이네요.

 

 다시 길을 따라 혹은 전신주를 따라 ㅋㅋ

2번째 언덕을 오릅니다.

산행시작부터 이곳까지 약 1시간이 소요되었네요.

이제 이곳에서 오른편 능선길로 가야 상상봉에 오를 수 있습니다.

길을 넘어가면 진리고요.

 

방향을 바꿔 고개를 드니 상상봉 능선이 보이네요.

 

 아~~ 조금 능선을 따라 길을 오르니 멋진 조망이 펼쳐집니다.

 

 

산행을 시작하고는 섬 산행이 아니라 한적한 오지의 산을 오르는 기분이었는데

이처럼 멋진 바다 풍경이 펼쳐지니 비로소 섬에 온걸 다시 느끼네요.

 

바위 너머 산벚꽃이 참 화사한 자태를 보여줍니다.

 

 진달래, 산벚꽃 그리고 동백이 어우러지는 봄 산행입니다.

 

기가막힌 바위 능선이 이어지는 길을 황홀한 기분으로 오릅니다.

  

그리 위험하지도 않고 포근한 길을 걷듯 암릉길을 걷네요.

 

 

정말 기막힌 능선이지요.

그 길을 걷는 내가 왠지 기분이 좋아집니다.

 

우이도라는 이름은 섬의 형상이 황소의 귀처럼 생겨서 그리 이름이 되었다고 하는데

정말 이곳 조망처에서 바라보니 그렇네요.

 

그나저나 상상봉 정상에서 사방팔방으로 펼쳐지는 

능선이 마치 하늘에서 보면 불가사리 처럼 보일 것 같습니다. 

 

근데 그 바다로 펼쳐지는 능선들의 느낌이 전부 다릅니다.

그 능선 하나 하나가 다 매력적이고요.

 

특히 도리산방향 칼능선은 어찌나 마음을 설레이게 하는지

 

여하튼 능선뿐만 아니라 벚꽃 풍경도 좋고

 

섬과 어우러지는 진달래 풍경도 좋습니다.

 

동백은 산정상 주변까지 멋진 정취를 보여주고요.

 

 약 40여분 오르니 정상이 지척입니다.

 

 

여하튼 쉬엄 쉬엄 와도 정상까지 2시간이 채 걸리지 않습니다.

 

 

정상을 축으로 사방으로 펼쳐지는 바다 조망은

큰 선물이자 축복이지요.

 

봄의 연두색 색감과 화려한 꽃들이 어울어지는 풍경이란..  

 

점점이 떠있는 섬들도 운무속의 산처럼 보입니다.

 

보통 정상에 오르면 조망이 한곳으로 모이는데

이곳은 시선을 어디에 둬야할지 모르겠습니다.

 

황홀속에 빠져 바라봅니다.

 

당초 산행 잡지에 실린 이 풍경을 보고 오고픈 마음이었는데..

그 사진은 진한 초록의 모습이지만

제가 찍은 사진은 봄꽃이 핀 연두빛의 모습이 되었네요.

 

 정말 멋진 산이 이 멀리 떨어진 섬에 숨어 있었네요.

 

저 칼날같은 능선을 빨리 걷고 싶어  

산행잡지에 나온 산행기처럼 내려섰다가 위험한 절벽만 나와서

힘만 쓰고 도로 올라왔네요. ㅎㅎ

 

여하튼 한번을 휘돌아보고 또 돌아봐도 그저 행복한 느낌뿐입니다.

 

또다시 봐도 여전히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오고요.

 

우이도를 포함하여 주변에 27개의 섬들을 우이군도라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흑산도 방향에는 섬들이 없지만

목포 방향으로는 섬들이 참 많습니다.

 

참 오랜만에 그리고 한가롭게

정상에서 보내는 황홀한 시간이었습니다.

 

너무 아름다운 추억이란 때론 비밀처럼 숨겨놓고픈 마음인지도.

황홀한 추억의 비밀처럼 

 

 저멀리 흑산도인가요. 참 신비의 섬처럼 아스라하게 보이네요. 

 

일반 섬 산행을 하면 산 능선에서 바로 바다가 보이는데

이 섬은 특이하게 너른 들판 너머 바다가 보이지요.

 

어제 오늘 여유로움에 왔다 갔다 했던 돈목 해수욕장도 보이고요.

 

 사랑도 행복도 삶도

이처럼 늘 아름답고 여유로운 풍경이길 기대해 봅니다.

 

 

정상 근처에서 이 풍경을 바라보며 민박집에서 싸준 도시락도 먹습니다.

 

아름다운 벚꽃 풍경은 디저트인가 보네요.

 

인간의 어떤 미술품도 이런 자연의 풍경을 따라갈 수는 없을것 같습니다.

 

이 고운 색을 어찌 흉내낼 수 있을까요.

 

다시 올랐던 길을 되돌아 나옵니다.

 

당초 새로운 산길을 가려했지만

이 포근한 길을 걸으니 아쉬움도 사라집니다.

 

약 3시간이 조금 넘게 걸린 짧은 산행이었지만

산행의 충만감과 행복감은 어느 산에 비교할 수 있을까요.

다만 정상에서 펼쳐지는 그 멋진 능선 하나 하나를 전부 걷고픈 생각이 간절하네요.

 

 산행을 마치고 다시 바닷가로 나가봅니다.

 

화사한 유채꽃이 산행의 남은 피로를 말끔하게 덜어주는 느낌입니다.

 

어제 멋진 일몰을 보았기에 그 여운을 간직하기 위해

오늘은 일찍 바다 해안가를 떠납니다.

 

다시 새로운 아침이 밝았네요.

아침 7시 30분경에 배가 오기에 조금 일찍부터 서둘러야 겠네요.

 

 섬에서 바람 그리고 돌담은 빼놓을 수 없는 풍경이지요.

 

 

소박함이 가장 진실되게 다가오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요.

아마도 우리 사는 세상에서 너무나 진실을 잃어버리고 산건 아닌지요. 

 

이제 다시 이 섬을 떠나야 합니다.

 

작은 포구에 바람을 피하며 멋진 모래 언덕을 바라보네요.

 

뭍으로 나를 태우고 떠날 배도 들어오고요.

 

 

배에 다시 몸을 싣고 신비의 섬, 환상의 섬을 떠납니다.

 

오늘은 하늘의 구름마저도 감미롭습니다. 

 

 

어제 산에 올라 인연을 맺은 상상봉도 마치 잘가라 인사 하는 것 같습니다.

 

 많은 추억과 감동을 간직하며 작별의 인사를 합니다.

 

안녕이라는 말은 만날때와 헤어질때 모두 쓰는 말이지요.

 

그말 처럼 만남과 헤어짐은 별개의 것이 아니라

서로 이어져 있는 것이라 생각해 봅니다.

 

그리 생각하니 참 황망한 이별마저도 행복하네요.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약속이 있어...

 

갑판에 나가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벌써 아름다운 추억이 되버린 우이도에서의 지난 시간을 되새겨 봅니다.

 

아침 햇살에 반짝이는 고운 바다

 

그 바다에 아름다운 시간과 추억들을 띄워봅니다.

 

 멀어져가는 우이도의 풍경이 눈앞에서 흐르네요.

 

설레이는 마음으로 갔던 길을 이제는 아쉬움과 뿌듯한 가슴을 안고 돌아옵니다.

바다의 작은 물살 하나 하나처럼 고운 추억이 되어.....

 

우이도에서의 2박 3일이 참 빨리도 흘러갔네요.

하지만 그곳에서의 좋은 추억들은 영원히 나의 기억속에 남아 있겠지요.

 

특히 밤 바닷가에 나가 바라보던 밤 하늘의 풍경..

마치 별들이 나를 위해 하늘에 주렁 주렁 매달려 있는 듯한 느낌은

참 오래 오래 기억될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내가 살아있어서

그리고 그 멋진 곳이 나의 인연이 되어서..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