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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을 거닐다

섬을 거닐다 : 신안 우이도 ① : 모래언덕 사구 및 황홀한 일몰

by 마음풍경 2009. 4. 19.

 

 

우이도(牛耳島)

 

 

당초 올해 한달에 한번 섬 산행 및 여행을 생각했으나 섬 여행은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기에

일단 시간되는대로 가기로 생각하고 지난 4월초 청산도 여행에 이어

신안 앞바다에 있는 우이도로 떠납니다.

과거 산행 잡지에서 나온 우이도 상상봉 산행 사진을 보고 꼭 가고픈 섬이고 산이었는데

갑자기 그 사진이 생각이나 부랴 부랴 짐을 챙깁니다.

 

KTX를 타고 목포에 도착하고 또 여객선 터미널에 도착합니다.

대전에서 목포까지도 가까운 거리는 아니지요. 유달산 노적봉이 바로 지척에 보입니다.

 

점심식사도 하고 12시 10분발 우이도행 배를 타고 갑니다.

우이도 배는 하루에 딱 한편만 있지요.

 

배를 타고 떠나는 기분은 참 자유롭습니다.

날이 좋아서 유달산도 한층 선명합니다.

 

 

ㅎㅎ 그리 큰배는 아니지만 평일이라 그런지 승객들도 거의 없고 무척이나 한가롭습니다.

마치 제가 배를 전세낸 기분이 드네요.

 

 과거 비금도 갈때는 없었는데 이곳 바다를 건너 다리가 만들어 지고 있네요.

 

여하튼 배는 조용히 마치 호수를 가는 것처럼 목포 앞바다를 지나갑니다.

 

ㅎㅎ 마치 유채꽃으로 만든 케익처럼 보입니다.

남녁 봄 바다의 아름다운 선물이겠지요.

 

아마도 홍도나 흑산도 등 길을 가야하기에

분주한 발걸음으로 앞서 가는 쾌속선도 만나고요.

 

때론 느릿 느릿 무거운 삶을 지고 가는 배도 있습니다.

사람들의 인생도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요.

 

제가 탄 배도 황소걸음으로 천천히 바다를 걸어가는 느낌이네요.

 

비금도 그림산이 나온걸보니 도초도가 가까운것 같습니다.

벌써 비금도를 다녀온지도 2년이 흘렀네요.

 

도초도가 이 배가 중간에 들리는 유일한 포구입니다.

비금도와 도초도를 잇는 다리를 통과해서

배는 계속 항해를 이어가네요.

 

비금도 이후 바다는 처음인지라 이곳 바다에서 보는 그림산 풍경도 새롭습니다.

 

이제 배는 촘촘한 섬이 이어지는 바다를 지나

제법 파도가 일렁이는 먼 바다로 나아갑니다.

 

뒤돌아보니 섬들이 병풍처럼 펼쳐지는 풍경이 참 색다르고요.

 

도초도에서 약 1시간 거리의 우이도가 점점 그 모습을 보입니다.

 

바다에 비추이는 봄 햇살이 어찌나 싱그럽던지요.

 

 우이도는 따로 도로가 없어 하루에 한편 오는 배가 섬의 교통 수단인것 같습니다.

 

우이도 진리 마을을 시작으로 동소우이도 및 서소우이도를 들릅니다.

갑자기 직행버스에서 완행 버스가 된것 같네요. ㅎㅎ

 

하지만 마치 유람선을 탄듯 주변 풍경이 참 좋습니다.

 

하기에 따로 섬 일주 유람선을 탈 필요가 없겠지요.

물론 있지도 않지만서도. ㅎㅎ

 

동소우이도를 지나 바라본 섬의 풍경이 마치 충주호를 배타고 바라보는 느낌입니다.

 

옥순봉 구담봉처럼 기암 절벽이 웅장하고요.

 

 

붉은 벽이라 불리는 지역도 지나갑니다.

 

오른편 위로 상상봉 정상 봉우리도 보이네요.

내일 산행을 해야지요. 벌써 설레입니다.

 

우이도를 도는 오른편은 그야말로 망망대해입니다.

 

바라보이는 풍경처럼 마음이 무척이나 시원해 지네요.

 

우이도의 최고 명물인 모래 언덕도 저멀리 보입니다.

 

산다는 것이 이처럼 편하고 늘 가볍기만 하다면

매일이 오늘만 같으면 참 좋을텐데요.

 

섬에도 이제 봄이 차츰 깊어가나 봅니다.

연초록 빛감이 참 곱지요.

 

바다에서 바라보는 섬의 봄 정취는 또 다른 매력입니다.

 

도리산을 휘돌아 배는 가고 그 해안 풍경은 참 절경이고요.

 

당초에는 생각지 않은 관광 유람선 놀이가 되었네요. ㅎㅎ

 

 이 먼바다에 나와서 다시금 자연의 소중함을 알게 됩니다.

 

아 저 아름다운 빛깔을 어찌 인간이 표현할 수 있겠습니까.

 

시간이 어찌 흘러갔는지 모르게

이제 긴 여행의 종착점인 우이도 돈목 선착장이 보입니다.

 

건너편 모래언덕인 사구도 보이고요.

 

목포에서 출발한지 약 3시간 30분인 3시 40여분 경에 돈목 마을에 도착합니다.

그나저나 목포에서 약 43km 밖에 떨어져 있지 않지만

차로 달리는 거리와 배를 타고 가는 거리와는 많은 차이가 있는 것 같네요.

 

돈목마을 민박집에 짐을 풀고 돈목 해수욕장으로 나섭니다.

 

참 아늑하고 멋진 풍경이 나타나네요.

 

어찌 저 언덕에만 모래가 쌓여 있을까요.

우리나라 유일의 거대한 모래 언덕이라고 합니다.

 

이곳이 2006년에 개봉된 유지태와 김지수 주연의 영화인 "가을로" 촬영지입니다.

이루어지지 못한 애틋한 사랑 이야기..

그 사랑의 추억을 더듬고 그리워하는 로케이션 장소였지요...

 

"사랑으로, 상처받은 당신을 위로하고 싶습니다"

 

물론 이곳 모래언덕에도 그런 애틋한 사랑이 전설처럼 있다고 합니다.

남자는 죽어 바람이 되고 여자는 죽어 모래가 되어 만나는...

 

돈목 해수욕장 나무 벤치에 앉아 그저 막막하게 바다를 바라봅니다.

ㅎㅎ 오늘 이 해수욕장에서 처음 본 사람 모습이네요.

 

모래의 언덕 가까이 가봅니다.

 

과거에는 이곳에서 미끄럼도 타고 했다고 하는데

최근들어 모래도 많이 줄어들어 출입을 통제 한다고 합니다.

 

하늘은 구름 한점 없이 참 좋네요.

 

사구를 지나 상촌 마을 방향으로 걷습니다.

 

햇살이 번지는 느낌이 참 좋은 풍경이네요.

 

돈목 해수욕장을 사이에 두고 돈목과 사이좋게 바라보고 있는 성촌 마을입니다.

이곳도 대부분 집들이 민박을 하지요.

 

마을 입구에서 모래 길을 따라 해안가로 넘어갑니다.

 

 우아 ~~ 정말 멋진 해변이 펼쳐지네요.

 

마두산을 배경으로 시원하게 펼쳐지는 큰대치미 해변 풍경이 정말 아름답네요.

 

파도는 시원한 해안 풍경만큼이나 멋지게 밀려오고요.

 

직접 사구는 오를 수 없어 이쪽 해안에서 산길을 따라 사구를 올라봅니다. 

 

높이 80m에 경사면의 길이가 약 100m라고 합니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정말 아름답습니다.

 

이처럼 바람과 모래의 만남은 얼마나 애절하고 또 애절할까 생각해봅니다.

 

이곳 경사도가 30도가 조금 넘는다고 하는데

과거에 이곳에서 미끄럼을 타면 정말 재미났겠습니다. ㅎㅎ

 

 이곳은 모래 언덕만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주변 풍경도 어찌나 잘 어울리는지.

 

사람의 삶도 혼자만 잘나서 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 주변과도 잘 어울려야 할텐데..

저에게는 그게 쉽지만은 않네요. 쩝

 

바다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모래와 바람이 만들어낸 자연의 걸작품이네요.

 

 

불어오는 바람을 온몸으로 시원하게 맞아 봅니다.

 

그리고 좀더 높은 주변 조망처에 올라 아름다운 풍경을 가슴에 담아 보고요.

 

이곳에 오기까지 먼 길이었지만 참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ㅎ

 

저 먼바다 넘어 흑산도와 가거도가 있겠지요.

벌써 5월초가 설레여지네요. ㅎ

 

이곳에 오래 오래 머물고 싶지만 바람과 모래에 방해를 줄 수 있어

내려서기 전에 긴 호흡으로 바라봅니다.

 

이처럼 모래가 많은 섬이 또 있을까요.

마치 사막을 걷는 느낌이 듭니다.

 

다시 돈목 해수욕장으로 나와 지는 해를 바라봅니다.

 

아직은 바람이 차갑기에 아직은 쉽게 바라볼 수 있는 풍경은 아니더군요.

 

하지만 섬에 와서 일몰을 보는 기회가 그리 많지는 않겠지요.

 

몸은 조금 춥지만 황홀한 느낌으로 바라봅니다. 

 

달리 무슨 설명이 필요할까요.

그저 아무말없이 바라만 봅니다.

 

저 해가 섬너머로 질때까지..

 

 

문득 벤자민버튼의 시계는 거꾸로 간다 라는 영화가 생각나데요.

 

그곳에서 일몰을 바라보는 장면이 나오지요.

세상을 보는 출발점이자 세상을 마감하는 종착점인...

 

이제 해는 저 바다 너머로 사라졌네요.

 

하지만 그 여운은 여전히 아름답고 황홀합니다.

 

우리네 인간의 삶도 마지막에는 저처럼 조용하고

아름답고 황홀할 수는 없는지요.

 

긴 여운을 가슴에 품어봅니다.

유한한 우리 인간의 삶이지만 마지막에는 그리 살게 해달라고 소망해 봅니다.

 

긴 하루가 지납니다.

참 많은 풍경들을 만나고 바람에 실려오는 많은 느낌을 가슴에 담은 하루였네요.

잔잔하게 파도치는 그 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맴도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