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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강변,해안

가평 유명산 조망길 - 초가을 내음 가득한 소구니산을 넘어

by 마음풍경 2009. 8. 30.

 

유명산(861m) 

 

선어치 고개 ~ 소구니산 ~ 유명산 ~ 유명 계곡 ~ 유명산 자연휴양림 주차장

(약 7km, 4시간 30분 소요)

 

 

오늘은 참 오랜만에 경기도로 산행을 갑니다.

 팔당을 지나 한강을 끼고 10시 20분경에 선어치 고개에 도착합니다.

 

선어치 고개는 중미산과 유명산사이에 있는 고개로

양쪽의 산이 높고 골이 깊어 하늘이 서너 치 정도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생긴 이름이라고 하네요.

 

하늘이 참 곱고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에서

가을이 오는 느낌이 진하게 베여있네요.

 

다가오는 올 가을의 산행을 생각하니 설레임도 가득하고요.

 

공사로 어수선한 들머리를 지나니

올 여름의 마지막을 느낄 수 있는 녹음짙은 숲길을 걷습니다.

 

선어치에서 유명산 정상까지는 약 3km 남짓한 거리입니다.

 

산행한지 약 1시간 만에 소구니 산에 도착했습니다.

소구니 라는 이름의 의미가 궁금하네요. ㅎㅎ

 

이제 소구니산에서 시원한 조망이 펼쳐지는 능선을 따라 유명산으로 향합니다.

 

유명산 주변은 활공장과 농장 등이 있어

산봉우리라는 느낌보다는 선자령같이 넉넉한 느낌이지요.

 

이제 파란 하늘도 툭트이고요.

 

짚신나물 꽃의 노란 색감이 참 좋습니다.

 

소구니산에서 유명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길은

여느 가까운 동네 산길처럼 편안하고 친숙한 느낌입니다.

 

여튼 느낌이 참 좋은 하늘 풍경을 머리에 이고갑니다.

 

그리고 유명산 능선에 올라서니 가슴이 탁 트입니다.

 

멀리 명지산 능선도 시원하게 펼쳐지고요.

 

 억새도 가을이 빨리 오길 고개를 내밀며 기다리고 있는걸까요.

 

이처럼 멋진 하늘을 대하고 있으니 자연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다시금 깨닫습니다.

 

 요즘처럼 세상이 재미없을 때 우리가 선뜻 찾아갈 수 있는 곳은

저만치 있는 산이다.

 

 

산에는 울창한 수목이 자라고 맑은 시냇물이 흐른다.

온갖 새와 짐승들이 천연스럽게 뛰놀고

시원한 바람도 가지끝에 불어온다.

 

 

이렇듯 산에는 때묻지 않은 자연이 있고

억지가 없는 우주의 질서가 있다

 

 

가을의 문턱에서 지난 여름을 되돌아본다.

우리가 겪는 일들은 우리 삶의 내용이 된다.

 

 

그러니 아무렇게나 살아서는 안된다.

여름이여 잘가게

 

 

가을을 맞이하고 치열한 여름을 보내며

법정 스님의 책에 나오는 글귀를 다시금 생각해봅니다.

 

그나저나 계절의 변화가 참 빠르지요.

여름이 얼마전이었는데 벌써 가을이 오는 변화가 가득하니요.

 

멋진 조망이 있는 이곳에서 설렁설렁 불어오는 가을 바람을 맞아봅니다.

 

그리고 멋진 풍경을 반찬삼아 점심식사를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밥이 참 꿀맛입니다. ㅋ

 

짚신나물, 마타리 등 오늘은 노란색감의 꽃들을 자주 보네요.

 

우주의 모든 만물은 늘 돌고 변하여 한 모양으로는 머물러 있지 않는다는

제행무상(諸行無常)

 

존재하기에 변화한다는 말처럼

나는 어떤 모습으로 변화하고 있는지...

 

하늘 풍경과 주변 조망이 너무 좋다보니 산행 걸음이 황소 걸음이 되었나 보네요.

1시 30분경에 유명산 정상에 도착합니다.

 

개개인의 작은 소망으로 이루어진 돌탑...

저는 이 하늘만 보고 있어도 소망이 다 이루어지는것 같습니다. ㅎㅎ

 

사방으로 펼쳐지는 조망을 가슴에 담고

유명산 정상에서 이제 하산을 시작합니다.

 

소박하지만 멋진 유명 계곡이 펼쳐지지요.

 

유명산 정상에서 휴양림 입구까지는 약 4.2km 정도되는 거리입니다.

 

용소, 박쥐소 등 멋진 계곡 풍경이 이어집니다.

 

유명산 계곡은 여름 풍경도 시원하지만 단풍피는 가을에 오면 참 좋을것 같습니다.

 

거대한 바위 옆 계단도 지나고요.

 

한적한 다리도 건너가네요.

 

쉼없이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며 이제 오늘 산행도 마무리해야지요.

 

3시경에 주차장에 도착해서 산행을 마무리합니다.

 

유명이라는 이름때문에 유명해진 산이라는 유명산

그다지 큰 화려함은 없지만 넉넉하고 풍요로운 조망과

가을이 오는듯한 선선한 바람이 함께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나저나 가을이 오는 바람을 하루종일 맞아서일까요.

자꾸만 마음이 설레여집니다.

올 가을은 또 얼마나 좋은 추억들이 가득할지..

그런 가을을 꿈꾸며 그리고 설레며 보낸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