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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강변,해안

계룡산 갑사 계곡길 - 신흥암을 지나 금잔디 고개까지

by 마음풍경 2009. 8. 23.



계룡산 갑사

 

갑사 ~ 계곡 ~ 금잔디 고개 ~ 신흥암 ~ 갑사(왕복 약 5km)

 

 

8월 하순은

여름의 뜨거웠던 태양이 마지막 불꽃을 태우는 시간이라 그런지

날이 무척이나 화창하고 뜨겁습니다. 

 물론 그래야 밥에 뜸이 들듯 과일도 곡식도 익어가야 할거구요.

 

하여 화창한 날씨에 반해시원한 계곡 물도 즐길겸

오랜만에 갑사로 나서봅니다.

 

갑사는 단풍피는 가을에 오면 참 좋은데

녹음 우거진 여름도 시원하네요.

 

하늘도 이쁜 애인처럼 화사하게 다가오고요.

 

오늘은 가볍게 금잔디 고개까지만 다녀오기로 하고

갑사 계곡 길을 걷습니다.

 

여전히 시원한 바람과 물소리가 조화를 이루는 자연입니다.

 

금잔디 고개까지 짧은 거리라 바쁜 걸음으로 올라서니

가파른 길이라 땀이 주루룩~~

 

그래두 하얀 구름과 파란 하늘이 그런 더위를 잊게하네요.

참 좋습니다.

 

수정봉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하늘은 매혹적이고요.

 

근처 약수터에서 차가운 물로 덥힌 몸을 식히며

아름다운 하늘을 보고 또 바라봅니다.

 

저 하늘을 그리고 구름을 닮고 싶습니다.

 

 가만히 바라보고 있는 하늘에

구름이 조용히 소리도 없이 변해가네요.

 

구름을 변하게 하는 것은 바람일테지만

인간을 변하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때론 지나친 욕심이 아닐까합니다.

 

구름이 시시각각 변하는 것은 아름다운 풍경이지만

사람이 변하는 것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요.

욕심을 버린다면 말입니다.

 

여하튼 하늘을 내내 바라봅니다.

그저 좋기만 하네요.

강요하지도

그렇다고 강요받지도 않는 느낌이 참 편안합니다.

 

 금잔디 고개에서

발길을 돌려 왔던 길을 되돌아 갑니다.

성큼 성큼 가다보니 신원암 주변의 수정암릉이 바라보입니다.

 

아~~

자연은 오늘 저에게 이런 멋진 풍경을 선물로 주네요.

 

말로는 차마 표현하기 어려운

자연의 신선함이 가득한 선물...

 

신원암 경내에서 바라본 풍경도 역시

황홀함뿐입니다.

 

 

오늘도 저는 받기만 합니다.

한없는 사랑으로 받기만 합니다.

늘상 받기만 하는 저는 욕심쟁이인가봅니다.

 

천진보탑을 바라보며

석가모니의 그윽한 자연같은 자비를 떠올려 봅니다.

 

부처님의 자비란 사랑의 마음으로 중생에게 즐거움을 주는거라 하는데

자연이 제게 주는 것이 바로 자비라 생각해 보네요.

 

 신원암은 천진보탑에 부처의 진신사리가 있어서

경내에 부처상이 없지요.

 

하늘이 흘러갑니다. 

바람따라 흘러갑니다.

그 흐름속에 내마음도 잠시나마 떠가네요.

 

 가벼워진 마음.

저 구름따라 둥둥떠가는 느낌이지요.

잠시나마 근심도 걱정도 모두 사라져버리는 황홀감..

 

 아름다운 사람은 지켜보기만 해도 행복하다는 말이 있습니다.

 

 나도 저 자연을 닮아 아름다운 사람이고 싶은데

이 또한 지나친 욕심이겟지요. 

애구 저는 여전히 욕심쟁이가 맞나봅니다. ㅎㅎ

 

파랗고 깊은 하늘만 보았더니만

갑사의 멋진 계곡을 잠시 잊었네요. ㅎㅎ

 

이끼가 핀 화사한 계곡은 아니지만

 이런 소박함이 있어 정감이 더욱 깊어지는 정취이지요.

 

더위를 잊게 해주는 물소리

그리고 그 곁을 늘상 함께하는 바람...

 

시원함을 온몸에 가득 담고 걷습니다.

 

내려서는 길에 바위에 앉아

이런 저런 여러 물소리는 오케스트라가 되고 저는 청중이 되어봅니다.

 

가만히 들어봅니다.

자연의 이런 소리보다 더 화음이 맞는 연주가 또 있을까요.

같은 소리인듯 하면서도 각자 자신의 소리를 지니고 있네요.  

 

 멋진 자연의 풍경과 소리를 한아름 안고

갑사 일주문을 빠져나오니 연꽃이 있는 작은 연못을 만납니다.

 

드문 드문 연꽃도 피어있고요.

ㅎㅎ 이 풍경은 생각지 않았던 보너스인가 봅니다. 

 

인연이란게 그런건가 봅니다.

늘 예측할 수 없는것

가끔은 서운함으로 다가도 오는것..

하지만 무척이나 고귀하고 애잔한것..

삶을 풍성하게 아름답게 해주는 소중함이겠지요.

 

여하튼 오늘 산행은 짧은 반나절의 시간이었지만

인연의 무게감은 결코 가볍지 않네요.

 

구름과의 인연도, 스치는 바람과의 인연도

다 제 인생의 소중함이고

외로움을 채워주는 따스한 친구같은 존재입니다.

 

하여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