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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을 거닐다

섬을 거닐다 : 증도 ① - 화도(드라마 고맙습니다 촬영지)

by 마음풍경 2009. 11. 29.

 

 

증도(화도)

 

 

전남 신안군 

 

 

시루섬이라는 뜻의 증도는 목포에서 49.4km, 지도읍에서 해상 3km지점에 있으며

서쪽은 자은면, 남쪽은 암태면, 북동쪽은 지도읍, 북서쪽은 임자면과 이웃하고 있고

유인도 8개와 무인도 91개로 형성된 섬으로 

특히 최근 인증된 예산군을 포함하여 모두 6개 국내 슬로 시티중 하나이며 국내 최대규모의 천일염이 생산되는 곳입니다. 

증도를 가기위해서는 전남 무안군과 지도읍을 거쳐 사옥도 지신개 선착장에서 배를 타야 합니다.

 

 

현재 사옥도와 증도를 연결하는 다리 공사가 진행중이라

머지않아 이곳도 섬아닌 섬이 되겠네요.

 

 

사옥도 지신개 선착장에서 증도까지의 거리는 가까워 배가 자주 다니고 있지요.

배를 탄다는 느낌보다는 강을 건너듯 도선의 느낌이 더 듭니다.

 

 

여튼 한 10여분 왔나요

건너편 버지 선착장이 바로 보입니다.

 

 

선착장에 내리면 바로 마을이 있는 것이 아니라 제방 길을 따라 가야하네요.

 

 

여튼 버지 선착장을 내려 먼저

2007년 mbc 드라마였던 "고맙습니다" 촬영지를 찾습니다.

 

 

해안길을 따라 섬속의 또 하나의 섬을 찾아가는 겁니다.

 

 

온통 갯벌로 이루어진 주변 환경이

다른 섬에서 느끼지 못한 독특한 풍경으로 가득합니다.

 

 

물이 들어차면 각각의 섬이었다가

물이 빠지면 하나의 섬으로 공존하는 거라 할까요.

 

 

아~ 작고 좁지만 참 멋진 해안 길입니다.

증도와 화도를 연결해주는 작은 방조제 길이지요.

 

 

방조제 길을 건너니 잠시 비포장길도 지나갑니다.

 

 

바람에 살랑거리는 억새의 풍경이 그저 가슴 시원합니다.

 

 

차의 제한속도가 20km면 무지 답답하겠지요.

하지만 사람의 걸음걸이로 20km 속도를 내려면 헥헥 거려야 하고요. ㅎㅎ

 

 

촬영지 입구에 도착했습니다.

 

 

2007년 사진이라 그런지 많이 바랬더군요.

 

 

세트장은 현재 민박 및 음식점으로 변해있고요.

 

 

도도하고 건방진 의사로 나온 기서(장혁)가 기거하던 방입니다.

 

 

주인공인 영신(공효진)과 에이즈 걸린 딸인 봄(서신애) 과 치매 할아버지인 이노인(신구) 기거하던 본채고요.

 

 

어른들을 위한 동화

"고맙습니다"

 

"내가 엎어 졌을때 달려와 일으켜주고

울고 있을 때 눈물도 닦아주고,

어두운 밤길을 갈 때 핸드폰 불빛으로

길도 밝혀주고,

아이스크림도 같이 먹어주고,

비빔밥도 같이 먹어주고,

내 손도 따뜻하게 잡아주고,

내 입술에 입맞춤도 해준

할아버지, 할머니, 아저씨, 아줌마,

아빠, 엄마, 오빠, 언니, 누나, 내 친구...

모두 모두 고맙습니다."

 

 

 

ㅎㅎ 백구도 드라마 등장인물이지요.

TV에 출연해서인지 카메라를 들이대도 딱 폼을 잡더군요.

 

 

짧은 시간이었지만

호기심으로 이곳 저곳을 살펴보고 세트장을 다시 나섭니다.

벌써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기에

사람들의 기억에는 이미 사라져간 드라마이지만

막장 드라마가 판치는 요즘 사회에서 참 아름답고 소중한 드라마였네요.

 

 

 에이즈 걸린 어린 딸을 가진 미혼모에 치매 할아버지까지

어찌보면 세상이 고달프고 힘들고 때론 무척이나 원망스러울텐데

세상 모든것에 진심으로 고맙다는 생각과 말..

 

사는게 그런것 아닌지

살아있음이

내옆에 누군가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 고마울 수 있는 것..

 

 

나는 그리 살 수 있을까 곰곰히 생각해봅니다.

물론 대답은 아직 물음표입니다. ㅎㅎ

여튼 다시 증도를 향해갑니다.

바람부는 소리도 커지고 주변 움직임도 한결 소란스럽네요.

 

 

가슴에 오래 오래 담고픈 그런 자연입니다.

 

 

눈으로 보이는 풍경은 카메라로 담을수 있겠지만

이 자연의 소리를 그대로 담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이 풍경을 보고 있노라니

문득 "조동진의 어떠 날" 노래가 다시금 생각나 중얼거려보네요.

 

"쓸쓸한 날엔 벌판으로 나가자
아주 쓸쓸한 날엔 벌판을 넘어서
강변까지 나가자"

 

 

 

"갈잎은 바람에 쑥대머리 날리고
강물을 거슬러 조그만 물고기떼
헤엄치고 있을게다
헤엄치고 있을게다 ..."

 

 

 

늦가을의 쓸쓸함이 가득 배여오는 시간입니다.

근데 왜 쓸쓸함이 가득한 그런 공간인데 쓸쓸함보다는 충만함이 가득할까요.

 

 

아마도 오감을 느끼게 하는 자연의 애무가 내곁에 지금 있어서 인가 봅니다.

 

 

 시원한 바람, 그리고 너른 바다 갯벌

그 사이로 펼쳐지는 참 아름다운 길이지요.

 

 

지금 이시간 내 눈에 보이는 자연의 모든 것은

잠시 내 것이 된 것 같은 착각 속에 있네요.

 

 

내 품에 가득 안기는 충만감이라고 할까요.

 

 

그러니 뉘억뉘억 저무는 햇살도 쓸슬하지가 않네요. 

 

 

쓸쓸함보다는 차분한 마음으로 하루의 마무리가 생각나는 시간입니다. 

 

 

화려하거나 거창한 삶을 꿈꾸기보다는

그저 내가 눈뜨고 만날 수 있는 그날 그날을 잘 마무리하는 것이

더 소중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어차피 한 세상 바람처럼 휭하니 왔다가는 세상이라면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