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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을 거닐다

섬을 거닐다 : 증도 ② : 우전해수욕장, 짱뚱어다리, 해송공원 산책로

by 마음풍경 2009. 11. 29.


 증도

 

갯벌생태전시관 => 우전해수욕장 => 해송공원 해안 산책로 => 짱둥어 다리 => 증도면 마을

=> 산정봉(해송 한반도 지형) => 뚝방길 => 해송공원 숲길 산책로 => 갯벌 생태전시관(원점회귀)

  

갯벌 생태전시관과 엘도라도 리조트가 있는 우전 해수욕장 입구에서부터

증도 걷기를 시작합니다.

 

아침부터 바다 바람이 제법 거셉니다.

하얀 포말이 되어 부서지는 파도의 크기도 크고요.

 

등뒤로 외국 휴양지같은 엘도라도 리조트와 그 옆으로

갯벌생태 전시관 건물이 있습니다.

어차피 다시 이곳으로 되돌아오는 원점 회귀 걷기이기에

전시관은 제일 나중에 보기로 합니다.

 

모래밭 해안선을 걸으며

파도소리를 듣고 그 현란한 춤사위를 보는 것도

참 오랜만에 느껴보는 호사네요.

 

모래밭을 조금 걷다가 숲쪽으로 길이 있을것 같아 올라서니

멋진 시비도 있고 자그마한 오솔길같은 산책로가 나옵니다.

 

이제 본격적인 해송공원 산책로로 접어든거지요.

 

해안가를 바라보며 걷는 길이 정말 특색이 있습니다.

거기다가 멋진 시도 읽어보고요.

그런데 여기 적힌 시들이 평소에 그리 접해보지 못한 시네요.

저도 소시적에 시 꽤나 읽었다고 자부하고 있는데. ㅋㅋ

 

요즘 우리나라 이곳 저곳 걷기 열풍인데

비록 멀리떨어진 작은 섬이라 많은 사람들의 발길은 없어도

참 아름다운 걷기 길이 될 것 같습니다.

 

멋진 바다를 배경으로 울창한 소나무 숲길을 걸으니

기분이 참 가볍고 좋습니다.

 

출발점인 갯벌생태전시관에서 반환점인 해안 산책로길은 약 3km가 조금 넘는것 같네요.

물론 되돌아오는 길은 해안길이 아닌 3.8km의 숲길로 이어지고요.

 

주변 전망대에 올라봅니다.

 

시원한 수평선이 반겨주네요. 

 

어느 방향을 봐도 거침없는 수평선만이 가득하고요.

 

어떤 시인은 저 수평선에 눈을 베였다고 했는데

저도 하마트면 눈을 베일뻔 했습니다. ㅋㅋ

 

우전 해수욕장의 길이가 4km라 명사십리라고 한답니다.

그나저나 아주 큰섬도 아닌데 이처럼 멋지고 큰 해수욕장이 있다는 것이 신기합니다.

 

다시 조망대를 내려와 해안 풍경 길을 걷습니다.

 

왼편은 해안선 풍경이 어우러지고 오른편은 소나무 향기 가득한 숲 풍경이고요.

 

제주 올레길도 바다를 끼고 있어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데

이곳도 그에 못지 않을것 같네요.

 

3km 남짓한 거리이지만 참 아름답고 감미로운 산책길입니다.

 

 

 또한 이처럼 걷는 발걸음이 지루하지 않게

멋진 시도 있어 읽어보고요.

 

 

 

첨에 이곳에 올때 이런 멋진 걷는 길이 있을지는 생각지 못했습니다.

이번 여행도 횡재한 기분이네요.

 

벌써 2km 넘게 걸었습니다.

지나온 길이 망각의 길이네요.

살다보면 잊어야 할 것들이 그리 많을까요.

지나고 나면 다 소중한 기억일텐데요.

 

이제 철학의 길로 접어들기전에

참 좋은 시가 있어 소리내어 읊어봅니다.

 

바다일기

                 이해인


늘 푸르게 살라한다

수평선을 바라보며
내 굽은 마음을 곧게

흰 모래를 밟으며
내 굳은 마음을 부드럽게

바위를 바라보며
내 약한 마음을 든든하게

그리고
파도처럼 출렁이는 마음
갈매기처럼 춤추는 마음

늘 기쁘게 살라한다

 

 

가슴에 와닿는 좋은 시를 만난 기쁨을 안고

철학의 길로 접어듭니다.

 

철학의 길이어서 그런지

길에서 만난 나무마저도 철학하는 느낌이 납니다. ㅎㅎ

 

애구 익숙한 시도 만납니다.

20대 시절 김남조님의 시도 참 많이 애송했지요.

 

3km의 해변길을 다 지나왔네요.

이제 짱뚱어 다리도 건너고 한반도 해송 숲 모양도 봐야하고

오후에 남은 숲 산책로 길을 걸어야겠습니다.

ㅎㅎ 여기 갈림길에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지않는 길" 시비가 있네요.

 

이곳 산림욕장은

멋진 해수욕장과 해송 숲이 잘 어우러지는 곳입니다.

 

이제 짱둥어 다리를 건너야지요.

어린아이들이 시끌시끌 줄지어 건너는 모습이 정겹네요.

 

길이 470여미터의 갯벌위에 떠있는 모습의 다리입니다.

 

 

 너른 바다 갯벌과 높디 높은 푸른 하늘

 

그리고 마치 바다위를 걷는 느낌의 환상적인 다리

 

계단 사이로 바다가 바로 보여 이곳을 넘을때는 약간의 스릴도 있지요.

 

높이가 더 높다면 더욱 아찔할것 같구요.

내려서서 가는데 바닷물이 흐르니 나도 따라 다리와 함께 흘러가는 기분입니다.

 

이 갯벌에 짱뚱어 들이 많이 살아서 짱뚱어 다리라고 공모를 통해 정했다는데

전체적인 다리 모양도 짱뚱어처럼 만들었으면 어땠을까요. ㅎㅎ

 

지나온 다리를 되돌아봐도 불어오는 바람처럼 시원함만 가득합니다.

 

다리에서 바라보는 바다 풍경도 색다르네요.

마치 배를 타고 보는것 같지요.

 

매일같이 신선한 바닷물이 들락달락하니

갯벌이 늘 살아있나 봅니다.

 

간척 등을 통해 갯벌이 사라지는 아쉬움이 많지요.

선진국 진입 문턱에 있다는 우리나라도

이제 단순 무식한 삽질(?)에서 벗어나

갯벌을 부가가치 높은 생태 환경으로 조성하는 방향 전환이 필요할 때인데요.

 

물론 이곳도 섬을 연결한 간척지이지만 자연을 살리며 잘 조성하여서인지

천일염도 생산하고 갯벌도 잘 보존하고 있는것 같아 좋네요.

 

 ㅎㅎ 짱뚱어 캐릭터가 참 귀엽지요.

 

 

이제 면사무소가 있는 마을 방향으로 갑니다.

저기 바라보이는 산 정상을 오르기 위한거지요.

 

 

 목화인가요.

길가에 여기저기 피어있네요.

너무 많아서 이것만 다 수확해도 이불 한채는 되겠던데요. ㅋㅋ

 

차도 그리 많지않고 한적한 차도를 걷습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전도사였다고 합니다.

 

산정봉에 오르려면

보물섬 식당이 있는 삼거리에서 우측으로 가야지요.

좌측으로가면 일몰이 아름다운 방축리 유물 기념비가 있는 곳으로 가게됩니다.

 

그리고 면사무소 옆으로 등산로 이정표가 있더군요.

 

입구에서 가벼운 발걸음으로

약 1.5km를 오르니 산정봉 정상에 도착합니다.

 

이곳에서 지나온 길을 바라봅니다. 

저멀리 짱뚱어 다리도 보이고요.

 

해송 숲이 마치 한반도 지형을 닮았다고 하지요.

날이 조금 흐리긴 하나 신기합니다.

당초 이를 염두에 두고 숲을 조성하지는 않았을텐데요. ㅎㅎ

 

증도는 3개의 섬을 연결하여 간척을 해서인지

너른 들판이 참 많습니다.

 

 

 여튼 이곳 한반도 지형은 자연이 전부 만든것은 아니지만

색다른 체험을 했습니다.

 

 

하여 내려서기가 싫어지만

아직 가야할 길이 있기에

마음을 잡아 산정봉에서 내려섭니다.

 

남쪽이라 날이 따뜻해서인지

억새 꽃의 싱싱함이 남아 있더군요.

 

이제 다시 마을길로 내려섭니다.

 

면사무소도 새롭게 지어서인지 깨끗하네요.

 

ㅎㅎ 첨에는 펜션인줄 알았는데

보건지소고요.

 

어찌보면 증도 또한 개발의 물결에서 벗어나 있을 순는 없겠지요.

다만 과거의 가치있는 것들도 함께 공존하면 좋겠네요.

 

 

마을로 들어서니

노무현 대통령때 지어진 작은 도서관이 참 이색적이네요.

섬에도 새싹들을 위한 희망이 필요하지요.

이런 작은 노력이 방방곡곡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ㅎㅎ 이곳도 드라마 촬영지였네요.

근데 깨끗하고 아담한 분위기가 왠지 좋습니다.

 

다시 마을을 빠져나갑니다.

 

뚝방길따라 갈대가 참 풍성하네요.

 

간척지라 그런지 지평선 또한 시원하고요.

 

여튼 수평선도 아름답고 지평선도 시원한 섬이 증도인것 같습니다.

 

가야할 길을 명확히 하지 않고

그저 대략적인 방향만을 정하고 걷습니다.

 

그러다보니 길없는 길로도 가야하고요.

이런게 정처없이 걷는 발걸음인가봅니다.

 

다시 도로로 나섭니다.

멀리 오전에 넘었던 다리도 보이고요.

 

회색빛 갯벌에 푸르른 하늘

그리고 시원한 바람까지

 

좁은 제방벽 위를 양손을 벌리고도 걸어보고요.

ㅎㅎ 작은 배에 자전거도 있고 지게도 있습니다.

아마도 생태 및 환경 보존에 대한 작은 퍼포먼스가 아닐지요.

 

여튼 증도는 관광지라는 느낌이 들기도 하다가

또 때론 슬로시티다운 면모를 보이기도 합니다.

 

제방길을 휘돌아 다시 짱뚱어 다리 방향으로 길을 걷습니다.

 

 

 개인적으로 증도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시원함입니다.

눈에 보이는 모든 풍경이 막힘없이 그저 시원하네요.

 

 

 오전에 걸었던 해안 산책로 길을 이어

다시 숲속 산책 길로 접어듭니다.

 

고운 모래와 마른 소나무 잎

 

조금전 지나갔던 바깥길 옆을 따라 거슬러 가기도 합니다.

 

 오전에 걸었던 해안 산책길과는 또 다른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한적한 산길을 걷는 편안한 느낌이네요.

 

솔방울 떨어져있는 운치가 있는 길이고요.

 

 

 

ㅎㅎ 이 풍경만 보면 이곳이 섬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지요.

그저 한적한 농촌 풍경입니다.

 

비교적 곧게 이어진 해안 산책로와는 다르게

해송 숲 산책로는 일반 도로를 넘나들기도 하고

이리저리 왔다 갔다도 하네요. ㅎㅎ

 

해변 산책로와 숲 산책로가 만나는 지점에 왔네요.

ㅎㅎ 숲 산책로 길이 1km 가까이 더 길지요.

 

숲길만을 걷다가 다시 해변 풍경을 만나게되니

더욱 반갑네요.

 

 

 아침에 걸었던 해안도 다시 만나고요.

 

인생예찬이라는 시로 유명한 롱펠로우의 시도 읽어봅니다.

이 시는 학창시절 읽어본것 같기도 하고 가물 가물 하네요.

 

여튼 그시절 가장 좋아하는 롱펠로우의 시인

 "아름다운 사람을 만나고 싶다"를 떠올려보네요.

 

아름다운 사람을 만나고 싶다.
항상 푸른 잎사귀로 살아가는 사람을

오늘 만나고 싶다.
언제 보아도

언제나 바람으로 스쳐 만나도
마음이 따뜻한 사람

밤하늘의 별 같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


온갖 유혹과 폭력 앞에서도 흔들림 없이
언제나 제 갈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의연한 사람을 만나고 싶다.
언제나 마음을 하늘로 열고 사는

아름다운 사람을 만나고 싶다.

오늘 거친 삶의 벌판에서

언제나 청순한 사람으로 사는
사슴 같은 사람을

오늘 만나고 싶다


모든 삶의 굴레 속에서도 비굴하지 않고
언제나 화해와 평화스러운 얼굴로 살아가는
그런 세상의 사람을 만나고 싶다


마음이 아름다운 사람의 마음에 들어가서
나도 그런 아름다운 마음으로 살고 싶다
아침햇살에 투명한 이슬로 반짝이는 사람
바라다보면 바라다 볼수록 온화한 미소로
마음이 편안한 사람을 만나고 싶다


결코 화려하지도 투박하지도 않으면서

소박한 삶의 모습으로

오늘 제 삶의 갈 길을

묵묵히 가는
그런 사람의 아름다운 마음하나

고이 간직하고 싶다

 

 

 

전체 약 7km 거리의 산책로 시작점인 이곳에서

오늘 걷기를 마무리 합니다.

 

그리고 바로 앞에 있는 증도 갯벌생태전시관으로 가봅니다.

 이곳 전시관은 갯벌의 생성과 변화, 자연정화능력,

그리고 갯벌 생물의 신기한 생활 환경 등을 배울 수 있는 곳입니다.

 

입장료가 어른 2,000원이지만

갯벌의 세부 테마별로 아주 자세한 내용이 흥미롭게 전시되어 있어

어린 학생들에게는 큰 갯벌 체험 학습이 될 수 있겠더군요.

 

다양한 갯벌 학습을 실제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있습니다.

여튼 작은 섬에 이와같은 시설이 있다는 것이 놀랍고

잘 홍보하면 현장에서 갯벌과 생태, 자연 보호와 같은 스토리텔링이 있는

우라나라 생태 관광의 좋은 모델이 될 수 있겠다 생각해 보네요.

 

전시관을 둘러보고 전망대로 나서봅니다.

 

시원하고 멋진 우전 해수욕장이 한눈에 펼쳐지네요.

 

전시관을 나오면서 오늘 하루 걷기를 마무리 합니다.

오늘 하루 해안길 걷기부터 시작해서

마을 길도 걷고 산행도 하고 제방길도 걷고, 나무 다리도 걷고

시도 읽어보고

또 마지막으로 숲길도 걷는 다양한 걷기 체험을 했네요.

 

한반도 모양의 해송숲이 가장 인상에 남는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