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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을 거닐다

섬을 거닐다 : 사량도 ③ - 동시와 그림마을 "내지마을"과 최영장군 사당

by 마음풍경 2009. 12. 21.

 

 

사량도 내지 그림 마을 & 최영장군 사당

 

 

 지리망산 산행을 마치고 대항 마을까지 약 3~4km 되는 해안길을 걷기로 합니다.

 

 수도 공사때문인지 도로가 일부 파헤쳐지고 어수선하지만

바다를 접하며 걷는 길은 참 좋습니다.

 

초등학교 앞에서 내지마을 골목으로 들어가봅니다.

 

ㅎㅎ 다양한 그림이 벽에 그려져 있네요.

지난번 보았던 통영 동피랑 마을이나 고창 국화 마을 풍경이 떠오릅니다.

 

사량도 내지마을의

"동시마을 동심마을"

 

 

이곳 벽화는 지난 2월부터

거제민속박물관장인 옥미조씨가 제자들과 함께 새로운 문화 공간으로 탄생시킨거라 합니다. 

 

잘 알려진 시뿐만 아니라

신진작가의 글들도 소개가 되어있고요.

 

 

 

사람이 자꾸 떠나는 농어촌에

이처럼 작은 수고만으로도 아름다운 마을이 탄생했네요.

 

 

문화와 예술의 힘이란게

이처럼 큰것이고요.

 

 

그림 한편, 시 한편이

다 친근하고 소박해서 더더욱 좋습니다.

 

 

 

빨간 양철 지붕에 하얀 벽

그리고 예쁜 그림과 시 한편..

 

 

 

섬에 이처럼 아름다운 벽화마을이 있는것은

이곳이 처음이 아닐까 합니다.

 

 

 

통영 동피랑 마을처럼 변두리 도심의 철거 애환이 들어 있지 않아

더욱 가벼운 마음이고요.

 

 

 

내지 마을 작은 골목길을 휘돌아

짧은 시간이지만 참 좋은 시간을 가졌네요.

 

이곳 사량도에 오시는 많은 등산객들도 산만 오르지말고

산행후 이곳에 들러 훈훈한 느낌이 드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다시 내지 마을을 빠져나와 길을 이어갑니다.

 

바람이 무척 세차게 부니 많이 춥기 하지만

등뒤로 불어오는 바람인지라

넉넉한 발걸음으로 걷습니다.

 

지나는 차를 빌려 타고 갈수도 있겠지만

이처럼 느리게 걷는 시간이

때론 행복하고 황홀할 때가 있지요.

 

사량도에는 등산만을 위해 사람들이 너무 많이 붐비는데

약 20km가 되는 해안선 걷기를 활성화시켜

등산객들을 분산하는 방법도 좋지않나 생각해 봅니다.

 

여개 마을과 답포 마을도 지나고요.

 

작은 섬 술미도가 있는 술미 마을도 지납니다.

 

그리고 고개를 넘어서니 대항 해수욕장과 그너머 뽀족하게 고동산이

친근한 얼굴로 반겨주네요.

 

내지 마을에서 이곳까지 대략 1시간 30여분이 걸린것 같습니다.

여튼 나중에 산행이 아니라 해안선 걷기를 해도 참 좋을것 같고요.

 

다시 아침이 밝았습니다.

 

바다는 어제보다 조용하고 날도 조금 포근해졌네요.

 

이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기위해

길을 나섭니다.

 

사량면 사무소도 지나고요.

 

 

 

여객선 터미널 방향으로 가는데

최영장군 사당이라는 이정표가 눈에 보여

마을 뒷쪽으로 가보았습니다.

 

200년이 넘은 느티나무 아래에 조그만 사당이 있더군요.

고려말에 최영장군이 이곳에 진을 치고

왜구들을 물리친 공을 추모하기 위해 세워진 사당이라고 합니다.

문이 잠겨서 들어가 보지는 못했습니다.

 

느티나무 아래 앉아 차도 한잔 따뜻하게 마십니다.

 

왠지 한가로운 느낌이 들어

아침부터 기분이 좋네요. ㅎㅎ

근데 사당 바로옆에 교회 건물과의 공존이 묘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차도 마시고 배를 타기위해 다시 발걸음을 여객선 터미널로 향합니다.

 

 

다른 섬에 비해 관광객들이 많이 와서인지

새롭게 단장한 터미널인것 같습니다.

 

옥녀봉이 아쉬운지 바라보고 있네요.

 

배를 타고 사량도를 떠나옵니다.

 

섬에서 바라보는 바다 조망에 비해

이처럼 배에서 바라보는 조망은 각별한 느낌이 있지요.

떠남이라는 느낌이 더욱 강해지는 것은 아닌지요.

 

 

다시 처음 여행을 시작한 가오치 항에 도착했습니다.

통영으로 갈 버스가 저를 기다리고 했네요.

 

참 한가롭고 여유롭게 다녀온 섬 산행 및 여행이었습니다.

내륙쪽은 영하 10도에 폭설이 내렸는데

저는 피서가 아니라

잠시동안의 피한()이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