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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을 거닐다

섬을 거닐다 : 금당도 ① - 금당도 해안길을 걷다.

by 마음풍경 2010. 1. 18.

 

금당도

 

 

전남 완도군

 

 

장흥 회진포구 ~ 가학항 ~ 울포항

 

 

 어느 책에선가 우연하게 발견한 섬이 금당도였습니다.

섬 여행이지만 교통편도 그리 불편하지 않아 오래만에 날도 풀리고해서

정남진으로 알려진 장흥으로 발길을 향합니다.

 

회진포는 작은 포구인데 광주에서 장흥을 거쳐 이곳까지 직통으로 오는 시외버스가 있더군요.

여튼 대전에서 광주까지 2시간 그리고 광주에서 다시 이곳 회진까지 대략 2시간 20분

교통시간만 합이 4시간 20여분이 걸렸습니다.

 

처음에는 회진포구쪽에서 배가 가는줄 알았는데

주민분에게 물어보니 금당도를 가는 노력항이 이곳에서 차로 10여분 거리에 있는 다리로 연결된

노력도라는 섬에서 출발하는 걸 알고 잠시 왔다 갔다 했습니다.

물론 그 덕분에 포구 근처에서 백반으로 점심도 때우고요.

도로 이정표에서 왼편 819번 도로를 따라 가야합니다.

 

여튼 파출소에 물어서 이 길을 찾아 갑니다.

노력항까지 걸어간다고 하니

길을 친절하게 안내해주신 경찰분이 고개를 갸우뚱 하더군요.

걷기에는 꽤 먼 거리라고 하면서 ㅎㅎ

 

천관산의 뒷모습이 넉넉하게 다가옵니다.

 

천관산은 보통 북쪽 방향의 멋진 기암이 즐비한 모습만 보는게 보통인데

이렇게 남쪽에서 바라보니 넉넉하게 평범한 느낌의 산이네요.

 

잠시 걸으니 덕산 삼거리가 나오고

이곳에서 우측 길로 가야합니다.

 

왼편 한재공원 근처는 한승원 소설가의 생가가 있는 곳이지요.

글고보니 회진포 근처에 이청준 소설가의 생가도 있는데

이곳 회진포는 문학인의 산실인가 봅니다.

여튼 이 도로는 이곳 덕산교를 기점으로 오른편이든 왼편이든 한바퀴 도는 모습이지요.

 

잔잔한 바다를 보며 걷는 느낌이 봄이 온것 같습니다.

 

지난주까지 한파가 왔었다는 느낌이 전혀 없고요.

 

약 2km 정도 걸었을까요.

마을을 지나 고개를 넘으니 노력도 다리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곳 삼거리에서 왼편으로 대리 방향 도로는 계속 이어지고요.

 

다리쪽으로 가니 바깥 바다라 그런지 더 시원하고 넉넉합니다.

 

여튼 기존에 있는 회진포구를 놔두고 다리로 연결되긴 했으나

조금 떨어진 한적한 섬인 이곳에서 금당도를 가는것이 이해는 되지 않지만

그 덕분에 가벼운 걷기를 했네요.

 

날도 참 좋고 다리위에서 바라보는 주변 바다 풍경이 참 여유롭습니다.

 

아직 배 시간이 넉넉하기에 다리에서 커피 한잔 타 마십니다.

길 걷는 도중에 도상에서 마시는 차 한잔 참 행복합니다.

 

포구에는 2시 30분에 금당도로 떠날 배가 보입니다.

 

바다너머 보이는 천관산의 느낌이 색다르지요.

 

비린 바다 내음도 없고 파도 소리도 없는 고요함만 가득합니다.

 

포구를 가려면 다리를 휘돌아 내려서야 하지요.

 

요즘은 다리가 많이 생겨 육지가 되어버린 섬들이 참 많이 늘어납니다. 

섬인것 같기도 하고 또 섬이 아닌것 같기도 하는  

정현종 시인의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고 했는데

사람 사이에 이런 다리 하나씩 놓는다면 평화로운 세상이 될까요.

 

금당도 가학항을 가는 철부선입니다.

 

토요일인데도 이곳 포구에는 인기척은 거의 없고

개 한마리만 이곳을 지키고 있네요. ㅎㅎ

 

주말이라 사람도 쉬고 배도 쉬는가 봅니다.

 

바다너머 보이는 저 섬이 바로 금당도이지요.

눈으로 보면 지척이지만 그래도 배로 30여분을 가야합니다.

 

배에는 차 몇대만 실고

손님도 할머니 몇분만 싣고 한가로이 배가 떠납니다.

 

이곳 바다는 장흥군과 고흥군 사이 보성만을 속에 담고 있어 양식업이 발달된것 같습니다. 

 

따사롭게 느껴지는 햇살을 받으며 오늘도 섬으로 가네요.

 

근데 배를 타자마자 바로 섬에 도착하니 조금 서운하기도 합니다. ㅎㅎ

 

저멀리 천관산은 너른 모습으로 묵묵하게 서있고요.

 

하얀 등대가 먼저 반겨줍니다.

 

3시경에 금당도 가학항에 도착했습니다.

 

노력항에는 대합실도 작고 허름하던데 이곳 가학항은 새롭게 지어서인지 깔끔합니다.

 

금당도에는 배가 다니는 포구가 이곳 말고도 면사무소가 있는 울포항에도 있지요.

재미난것은 배는 장흥과 고흥에서 다니지만 이곳은 완도군에 속하지요.

 

이제 해안선을 따라 울포항으로 길을 나섭니다.

해안선을 따라 돌지않고 가면 5.6km라고 하는데

바다를 따라 신흥을 거쳐 휘돌아가면 약 7~8km는 되는것 같습니다.

 

왠지 이유는 모르겠지만 저 해안선을 보니

다른섬 걷기와는 다르게 설레이는 마음 가득해집니다.

 

해안선을 따라 이어지는 얕은 산의 풍경도 참 좋고요.

 

작은 고개를 넘으니 가학리 마을을 만납니다.

 

마을을 지나 나오는 삼거리에서 왼편으로 가면 울포항으로 가는 직선 길이고요.

저는 온금포 해수욕장이 있는 신흥리 방향으로 갑니다.

 

바다위로 내리쬐이는 햇살은 뜨겁지도 않고

또 차갑지도 않는 감미로운 햇살이네요.

 

이 멋진 해안선 길을 걸으며 

참 이곳에 잘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치 청산도 길을 걷는 그런 느낌과 비슷하면서도

무언가 다른 기분이 들고요.

 

길을 따라 이어지는 아기자기한 산 능선이

제 시선을 끌어서 일까요.

 

뒤돌아본 지나온 길의 풍경이 참 애틋합니다.

저 산부터 시작해서 해안길을 따라 이어지는 능선 길을 걷고픈 생각이 들더군요.

 

능선을 따라 암릉미도 제법 있어

정말 다음번에 이곳에 오면 산 능선길을 따라 걸어야겠다 생각해 봅니다.

 

물론 바다를 따라 이어지는 해안가 풍경도 소박하면서도

정감이 가득 배여있습니다.  

 

 

지나가는 차도 없고 사람도 없는

길을 걷는 기분은 참 가볍다 참 편하다는 생각뿐입니다.

 

자연과 함께 있으면 외롭다는 생각이 들지가 않고요.

 

스스로의 의지로 두발로 서서 걷는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가를 새삼느껴봅니다.

 

1시간을 걸었을까요.

오전부터 걸어서인지 다리가 잠시 쉬었다가라 하네요.

 

정자에 걸터앉아 멋진 해안 풍경도 여유롭게 바라보고요.

 

길을 걷는 왼편으로 바라보이는 작은 산들이 정말 매력적입니다.

저 산이 봉치산인것 같은데 금당도에서 가장 높은 해발 220m의 산이라고 합니다.

 

물론 해안가를 따라 이어지는 길의 매력을 말할 필요는 없겠지요.

 

ㅎㅎ 마치 괴물 모양의 바위도 만납니다.

 

이런 아름다운 길을 걸으때

행복하고 가볍고 또 가끔은 가슴 아릿한 느낌도 듭니다.

 

왜 아름다운 풍경에는

횡하니 한줄기 바람이 스쳐가는 그런 아릿함이 깃들어 있을까요.

 

무언가

가슴을 빠져나가는 그런 허전함이..

 

구름 한점없는 푸른 하늘이 다시 마음을 밝게 해주네요.

 

 온금포 해안을 지나 송아지목이라 불리는 섬 앞에 도착합니다.

이곳까지 1시간 30분 정도가 걸렸습니다.

이곳에서 일몰을 보면 참 좋을것 같네요.

 

이곳 해안길은 산책하기에 참 좋습니다.

차들도 거의 다니지 않고

걷다가 딱 쉴려고 할때는 이런 정자가 있으니요. ㅎㅎ

 

바위에 붙어있는 것이 파래인가요.

색다른 느낌입니다.

 

이제 해도 많이 내려와 있습니다.

 

5시경에 신흥리 마을에 도착합니다.

 

이곳 마을 앞 바다는 금당도에서 유일하게 갯벌이 발달한 곳인것 같습니다.

 

건너편 세포리쪽으로 이어지는 갯벌의 규모가 아담하지요.

 

 

가학리 마을을 지난 삼거리에서 이곳까지 5km 거리가 전망좋은 길이라고 하네요.

 

이곳 삼거리도 지나왔습니다.

 

고개를 넘어서니 해도 저물고

아직 남아있는 갈대가 바람에 흔들리는 풍경이 왠지 쓸쓸하네요.

 

금당도는 아기자기한 재미난 풍경들이 참 많습니다.

 

작은 고개를 하나 넘으니

제법 규모가 큰 마을이 보입니다.

 

차우리 마을에 도착한것 같습니다.

 

마을 뒷산이 참 매력적이지요.

 

차우리를 지나 고개를 넘으니

오늘 걷기의 종점인 면사무소가 있는 울포에 도착합니다.

 

이곳도 담장에 예쁜 그림들이 많네요.

 

여기저기 따라한다는 느낌은 들지만

그래도 삭막한 시멘트 담보다는 그래도 이런 그림이 있으니 훨씬 정겹습니다.

 

좋은 것은 많이 퍼져야 하고요.

좋은 모습이 흔해지면 행복한 세상이 되겠지요.

 

애구 그림을 보니 낙지가 먹고잡네요. 꿀꺽~~

 

 

6시가 되서야 이곳 울포항에 도착했습니다.

3시부터 걸었으니 가학항에서 약 3시간을 걸었네요.

크게 내세울 화려함은 없지만

해안 길을 걸으며  왠지 정감이 가는 섬이 금당도라는 생각이 듭니다.

(섬을 거닐다 : 금당도 ② - 금당도에서 가학항으로 돌아오다,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