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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역사,사찰

박경리 토지길(2) - 눈꽃 핀 쌍계사 십리 벚꽃길

by 마음풍경 2010. 4. 9.

 

박경리 토지길

 

2 코스 : 산과 강 인간이 만든 '눈 속에 꽃이 핀 고장' 화개 길 걷기

 

 

화개장터 ~ 십리벚꽃길(혼례길) ~ 차 시배지(녹차 체험) ~ 쌍계석문바위 ~

쌍계사 ~ 불일폭포 ~ 국사암(13km, 4시간 30분 소요)

 

어제 박경리 토지길 1코스를 걷고 오늘은 2코스를 걷습니다.

(박경리 토지길(1) - 악양 최참판댁과 화개장터를 이어걷다. :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549)

 오늘은 어제보다 날이 맑고 상쾌한 아침입니다.

9시에 쌍계사 벚꽃의 기대감으로 발걸음을 시작하네요.

 

ㅎㅎ이곳은 차가 다니고 사람이 많이 다니는 지역이라 안내 화살표가 거의 지워졌습니다.

 

화계장터에서 쌍계사까지는 약 6km 거리라 그리 큰 부담도 없습니다.

 

화개천을 따라 이어지는 지리산의 아침 풍경이 참 아늑하네요.

 

언제 보아도 지리산 능선의 실루엣은 사람의 마음을 편하게 해줍니다.

 

화개천 건너 바라보이는 십리 벚꽃길도 이어지고요.

 

 지리산 팔베게 펜션 건물 옆으로 천변으로 내려서는 계단이 나옵니다.

 

허걱~ 맨발로 강물을 건너가야 합니다. 

나중에 물이 많으면 이곳으로 건너가기가 어려울것 같네요.

 

 

조심조심 강물을 건넜습니다. ㅎㅎ

 

세상의 모습은 어느 각도에 따라 보느냐에 따라 다르지요.

강가로 내려서서 보니 세상이 조금은 다른 느낌으로 보입니다.

 

 푸른 보리밭과 연분홍의 벚꽃의 풍경이 참 조화롭게 어우러집니다.

 

  9시 30분경에 쌍계사 십리 벚꽃길로 접어듭니다.

 

원래 지난 주말이 축제 기간이었지만 꽃이 피지 않아서 썰렁했다고 하는데

ㅎㅎ 이렇게 멋진 모습을 보게되니 행운이네요.

 

연인이 두 손을 꼭 잡고 이곳을 걸으면 백년해로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혼례길이라고 하네요.

 

차가 다니는 길 옆으로 나무 데크로 인도를 만들어 놓아 걷기에도 참 좋고요.

 

정말 가볍게 스치며 지나기 아까운 풍경들이 이어집니다.

 

벚꽃 풍경 너머 바라보이는 지리산 능선도 무척이나 아름답고요.

 

 

 지리산, 벚꽃 그리고 화개천이 만든

아름다운 우리나라 산하의 풍경이지요.

 

 

아직 이른 아침이라 사람도 별로 없어서 이곳에서 배낭을 내려 모닝 커피 한잔 합니다. ㅎ

 

"저 산 너머에 그대 있다면

저 산을 넘어 가보기라도 해볼텐데

저 산 산그늘 속에 느닷없는 산벚꽃은 왠 꽃이다요"

 

 

 

"저 물 끝에 그대 있다면 저 물을 따라가보겠는데

저 물은 꽃보다가 소리 놓치고 저 물소리 저 산허리를 쳐

꽃잎만 하얗게 날리어 흐르는 저기 저  물에 싣네"

 

 

김용택 시인의 "산 벚꽃" 시 중얼거려봅니다.

 

그나저나

작년 초봄에는 섬진강과 매화꽃 그리고 김용택 시인의 방창이라는 시로 행복했는데

올해는 그 자리를 벚꽃이 대신합니다. ㅎㅎ  

 

박경리 토지길은 아무래도 벚꽃핀 초봄이 제격인것 같습니다.

 

때론 강물을 따라 거슬러 가기도 하고요.  

 

동백핀 마을 길을 따라 걷기도 하네요.

 

10시 20분경에 신촌마을을 지납니다.

 

어제와는 다르게 하늘이 참 푸르지요.

 

ㅎㅎ 당초 이 개울물을 건너야 하는데 가까이서 보니 생각보다 물살이 거세서

이번에는 포기하고 그냥 되돌아 나옵니다.

 

큰 다리를 건너 오니 녹차문화체험 센터에 도착합니다.

 

 

이어 쌍계사 경내로 접어듭니다.

 

역시 평일인데도 사람들이 제법 많습니다.

 

쌍계사는 지리산에 있는 여러 사찰 중 사찰 자체보다는

주변 벚꽃 풍경으로 더욱 알려진 절이 아닌가 합니다.

 

쌍계사 대웅전을 등지고 바라보니

왕시루봉 능선 자락이 보입니다.

 

막 피기 시작한 백목련 한송이.

참 정갈하고 애틋하네요.

 

이제 쌍계사에서 불일폭포로 향합니다.

 

오늘 걷기의 종점인 국사암 갈림길도 지납니다.

 

 쌍계사에서 불일폭포까지는 대략 2.5km가 되는 산길입니다.

 

제법 가파른 길도 나오지만

천천히 걷기 참 좋은 산길이네요.

 

12시경에 불일 쉼터도 지납니다.

 

이곳에서는 간단한 차와 컵 라면을 팔더군요.

 

쉼터를 지나니 지리산의 비경이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왠지 지리산 깊숙하게 들어온 기분이 들고요.

이곳은 지리산 주능선에서 한참 벗어난 곳인데도요.

 

12시 10분경에 불일폭포에 도착했습니다.

 

60미터 높이의 무척이나 웅장한 폭포입니다.

특이한것은 상하단의 2단식 폭포입니다.

 

 다행히 올 봄은 눈과 비가 많이오고 가물지가 않아서

수량이 풍부한 폭포를 보게되었네요.  

 

폭포를 돌아나와 불일암에 잠시 들러봅니다.

암자이지만 뒤쪽에 대웅전도 있는 아담한 절이네요.

이곳 불일암은 지리산 최고의 수련장 8곳중의 하나라고 합니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풍경..

역시 좋습니다.

아름다운 자연과 벗하다보면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좋은 풍경들을 자주 만나게되지요.

제가 글솜씨라도 좋다면 모르겠지만

그저 제 마음속에서는 좋다는 말뿐이네요. ㅎㅎ

 

불일 폭포를 뒤로 하고 오던 길을 되돌아 갑니다.

 

그리고 입구 삼거리 갈림길을 지나 국사암으로 향합니다.

국사암 가는 길은 불일 폭포 가는 길과는 다르게 참 넉넉하고 편안하네요.

 

1시 20분경에 국사암에 도착합니다.

박경리 토지길 안내 시그널도 이제 이곳에서 마지막이네요.

 

벚꽃만 하루종일 봤더니만

진달래 피고 지는 것도 몰랐네요. ㅎㅎ

 

이곳 국사암은 쌍계사의 번잡함에서 벗어나 있습니다.

 

졸졸 흐르는 물소리와 풍경 소리만이 정갈하게 들리고요.

 

 사찰 지붕 처마너머

상쾌한 하늘 바라보며 1박 2일의 박경리 토지 길을 정리해봅니다.

 

이제 국사암을 빠져나갑니다.

나가는 길은 왔던 산길이 아니라 마을로 이어지는 길입니다.

 

비록 포장된 길이지만 걷는 기분이 가볍고 좋습니다.

 

이곳은 산 능선마다 야생 녹차밭이 가득 가득 합니다.

 

 

 저멀리 노고단과 돼지령이 바라보이네요.

 

내려서는 길에 만난 모암 마을도 봄 정취가 가득하지요.

 

올 봄은 갑자기 다가오는 느낌입니다.

한꺼번에 온갖 꽃들이 갑자기 피기시작하니요.

 

마을 옆길을 따라 쌍계사 방향으로 갑니다.

 

가는 길의 쌍계{사 방향의 조망이 참 시원합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토지길 2코스를 국사암에서 종료하지말고

이 길을 따라 쌍계사에서 끝낸다면 더욱 좋을것 같습니다.

 

다시 2시경에 쌍계사 입구에 도착해서  1박 2일의 전체 일정을 모두 마무리합니다. 

쌍계사 벚꽃 십리길이 워낙 유명해서 주말에는 인파로 분주하여 올 엄두도 내지 못하다가

어제가 제가 다니는 직장 생일이라 겸사 겸사 휴가를 내어 찾아보았네요.

 

올해 실질적인 봄은 이곳 박경리 토지 길을 걸으면서 맞게된것 같습니다.

또 한편의 고운 추억을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