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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을 거닐다

섬을 거닐다 : 비진도 - 호리병 형태의 독특한 섬(비진도 산호길)

by 마음풍경 2010. 4. 19.

 

통영 비진도 산호길

 

 

비진도 내항 ~ 외항마을 ~ 목메기 ~ 선유봉 ~ 용머리 바위 ~ 비진암 ~ 외항 선착장

(약 5km, 3시간 소요)

 

 

비진도는 호리병 형태의 독특한 모양으로 이순신 장군께서 이곳 앞바다에서 왜적과의 전투를 승리한 곳이며

해산물이 풍부하고 풍광이 아름다워 그 이름처럼 가히 보배 (진)에 (비)할만한 섬이라고 합니다.

또한 예로부터 미인이 많이 살았다 하여 미인도라고도 하고요.

근데 한가지 이상한것은 일본어로 비진으로 발음되는 단어가 미인()입니다.

 

 

비진도는 통영에서 13km 떨어진 섬으로 통영 여객선 터미널에서 약 40분 정도가 소요됩니다.

 

11시에 통영항을 빠져나가는데 동피랑 마을도 보이고요.

작년에 저곳을 다녀왔었는데 벌써 일년 가까운 시간이 훌쩍 지나버렸습니다.

 

바다너머 미륵산의 케이블카도 보이고요.

 

4월 중순인데도 바닷 바람이 제법 차갑습니다.

 

과거 연화도, 욕지도 등을 가면서 이곳 뱃길을 자주 다녔는데 왜 이런 풍경을 보지 못했을까요.

이곳 통영항에서 처음 배를 탄 기분이 듭니다.

 

한살 한살 더 먹어감에 따라 기억력도 그만큼 빨리 사라지나봅니다.

여튼 과거에 본 풍경들이 지루하지 않고 늘 새롭고 새롭다면 그 또한 행복이겠지요.

ㅎㅎ 그리 위안을 삼아봅니다.

 

잔잔한 뱃길을 따라 약 40여분을 오니 비진도 내항에 도착하네요.

 

비진도는 선착장이 내항과 그리고 외항 2군데가 있습니다.

 

많은 관광객들이 함께 했는데 대부분 바로 산행을 하기위해 외항에서 내리거나

아님 소매물도로 가는 분들이겠지요.  하여 내항에서 내리시는 분들이 많지는 않습니다.

 

이제 오늘도 걷기를 시작합니다.

 

내항과 외항은 까꾸막 고개라는 이름의 작은 고개를 경계로 이어지지요.

 

바다 풍경을 바라보며 여유롭게 걷는 기분이 오늘도 차암 행복하네요.

 

내항 마을과 외항 마을을 이어주는 길도 참 아름답습니다.

 

아스라하게 펼쳐지는 해안가의 풍경도 늘 그렇듯이 시원하고요.

 

외항 앞바다에 떠 있는 작은 섬이 나오는걸 보니 외항 마을에 거의 온것 같습니다.

 

섬도 보는 방향에 따라 그 모양이 달라지지요.

조금전은 호빵같더니만 이제는 붕어빵 같으니요. ㅋㅋ

 

언덕을 넘어서니 비진도 산호 해수욕장의 풍경이 시원하게 나타납니다.

 

이제 동쪽인 거제 방향 바다 풍경도 마주하게 됩니다.

 

햇빛의 방향때문인지 거제 방향의 바닷빛이 더욱 진하네요.

아님 서편 내해 바다보다는 태평양으로 향하는 바다이기에 더 깊은 것은 아닐까요.

 

 비진도는 내항과 외항 2개의 섬이

이 모래톱으로 연결되어 이루어진 섬이라고 합니다.

 

비진도 산호빛 해변에 도착했습니다.

 

올 봄에는 유난히도 비가 오는 날이 많았는데 오늘은 참 다행이지요.

 

오늘도  적적한 섬의 정취를 가득 담는 시간이 되었네요.

 

이제 바라보이는 산을 향해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합니다.

 

조금 올라서니 걸어온 내항쪽 풍경이도 앞서 봤던 외항과 무척이나 닮아있지요.

 

이제 길을 따라 바라보이는 능선을 올라서면 정상이고요.

 

가는 길이 밧줄로 이어져있어 길을 찾아 걷기에는 아주 쉽습니다.

 

섬 산행은 높이는 얼마되지 않지만 대부분 가파른 길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하여 약간의 고생을 하면 시원한 바다 조망을 빨리 만날 수 있는 장점도 있지요.

 

육산이지만 멋진 바위 풍경도 보입니다.

 

대부분 산길이 숲으로 되어있어 조망이 없어 담담하기에

가다가 만나는 조망처에는 무조건 쉬게 되네요.

 

푸르름을 가득 담고 있는 봄 바다의 풍경입니다.

나무의 연두빛 푸르름이 꽃보다도 더 아름다운 시간이지요.

 

아마도 저 숲 터널을 지나면 제1 조망처가 나오겠지요.

 

 산행을 시작한지 약 40여분을 걸어오니 이처럼 멋진 풍경을 마주하게됩니다.

 

 이와 유사한 사진을 올해 처음보고 참 멋진 섬이 있구나하고

그곳을 가고싶다는 생각을 하게되었지요.

 

 왼편 서쪽 해수욕장은 고운 은모래밭이고 오른편은 몽돌로 이루어진 해수욕장입니다.

 특이하지요.

 

여튼 이곳에서 여느때처럼 커피 한잔 만들어서 마십니다.

ㅎㅎ 세상에서 제일 멋진 카페이고 맛난 커피 한잔이네요.

먼훗날 이곳을 다시 찾는다해도 이곳에서 커피 한잔 해야겠습니다.

물론 그때는 추억이라는 애틋한 향기가 더하겠지요.

 

정상을 가기위해 다시 발걸음을 옮기니 흔들바위가 나옵니다.

근데 설악산 흔들바위처럼 이바위도 흔들릴것 같지는 않네요. ㅎㅎ

 

그리고 산길 좌측으로 은복죽개라는 이름의 표시판이 있더군요.

아주 가파른 내라막길이라 가보지는 않았지만 나중에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곳에 천연 동굴이 있는데

이 너무 맑아 하늘로 부터 선녀가 내려와 물을 길어갔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여튼 산행을 시작한지 약 1시간 10분만에

선유대라 불리는 외산(312.5m) 정상에 도착합니다.

 

정상은 특별히 아주 시원한 조망은 없고 단지 조그만 언덕과 같습니다.

 

저멀리 내항에서 외항으로 넘어오는 길도 보이고요.

 

나무 사이로 점점이 떠있는 섬들의 풍경도 바라보입니다.

 

정상에서 잠시 쉬고난후 이제 하산을 시작하네요.

 

그리고 군데 군데 멋진 조망처도 만납니다.

나무를 정리해서 시야가 시원하게 트여 있습니다.

여튼 멋진 조망을 위해 희생한 나무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해야겠네요.

 

바라보기만해도 가슴속에서 솟아오르는 기쁨이지요.

 

아스라한 섬들의 풍경도 가득하고요.

 

산에서 맞는 바람과 바다에서 맞는 바람은 그 느낌이 같으면서도

다른 무언가가 있습니다.

 

 섬에서 맞는 바다 바람에는 고독이 스며들어 있지요.

하여 허전한것 같으면서도 또 가득찬 것 같은 묘한 느낌도 들고요.

 

햇살에 반짝이는 바다의 모습은 보석같은 운해의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그나저나 싱그런 바람과 좋은 풍경이 함께하니 발걸음이 떨어지지가 않습니다.

 

섬에오면 문득 한 일주일만 살고싶은 생각이 자주들지요.

그 이유는 모르지만 딱 일주일만 살고싶다는.. 한달도 아니고 일년도 아니고요.

아마도 너무 섬에 오래살면 견딜수 없을 만큼 외로워질것 같아서일까요.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다시 수포방향으로 옮겨봅니다.

 

그런데 눈에 확 들어오는 풍경이 있습니다.

 

해안가에 툭 튀어나온 능선이네요.

 

 하여 저 능선을 가보기 위해 마음이 바빠집니다.

물론 등산로도 새롭게 조망 좋은 방향으로 개설된것 같고요.

 

바위에 부딪히는 파도 소리도 가깝게 들립니다.

 

참 멋진 풍경이 숨겨져있는것 같습니다.

 

마치 가거도의 풍경을 보는 듯하고요.

 

뭍에서 40여분밖에 오지 않았는데

쾌속선으로 4시간을 가야하는 가거도의 풍경을 느낄 수 있다면 횡재한거겠지요. ㅎㅎ 

 

여튼 참 아름답고 멋진 풍경입니다.

웅장하기도 하고요.

 

아까 보았던 능선을 이어가는 기분은 정말 가거도의 섬등 반도를 걷는 느낌입니다.

 

그 끝에 도달합니다. 발밑은 아찔한 절벽이지만

바라보이는 바다의 모습은 그저 아늑하네요.

 

바닷물의 색은 얼마나 진하든지..

 

정말 비진도의 숨어있는 비경입니다.

 

뒤돌아본 풍경도 자연의 아름다움이 가득 담겨있습니다.

산도 바다도 하늘도 그리고 눈에 보이지 않는 파도소리와 바람소리까지. 

 

ㅎㅎ 되돌아 가는 길의 오른편은 아찔한 능선길입니다.

 

왼편은 그저 한가로이 노니는 여유로운 모습이 대조가 되네요.

 

멋진 능선을 빠져나와 동백나무 숲길을 걷습니다.

이제 올봄 동백 꽃의 화려한 모습도 드문 드문 마지막 체취를 보여주네요.

 

그자리를 대신하여 본격적인 봄 꽃들이 피고요.

시간과 계절의 흐름이란 늘 그렇지요.

떠날 때 떠날줄 아는 자연의 모습처럼..

 

편안한 동백나무 숲길을 이어오니 비진암을 지납니다.

 

 이곳은 암자뿐만 아니라 집터들도 있는 수포마을입니다.

 

항상 섬에 올때 마다 느끼는 거지만

사람이 살지 않는 집들이 늘어나는 안타까움이 있지요.

이처럼 아름다운 섬이건만.. 쩝

 

이 멋진 길을 따라 부모의 손을 잡고 즐거워하는

아이들의 웃음 소리를 들을 수 있었으면 합니다.

 

물질적인 욕심만이 늘어나는 세상이 아니라 마음이 부자인 사람들이

옹기종기 이야기 꽃을 피우는 풍경을 꿈꿔봅니다.

 

 

여튼

그런 세상이 오긴할건지 답답하면서도

그래도 소망해봅니다.

 

"눈앞이 선명하지 않다고 해서

가야 할 길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길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다.

걸어가는 것을 멈추지 마라.

걸어왔던 용기 그대로 그렇게 계속 가라."

 

                            - 이희영의 서른, 맨발로 걷다 중에서 -

 

 

희망이나 소망은 꿈꾸는 자의 몫이기에...

 

좋네요. 참 좋네요.

그저 강요하지 않고 마음으로 자연스럽게 다가오는 자연의 모습들이 고맙네요.

 

당초 정상만 오르면 오늘 산행은 다 끝난건줄 알았는데

이곳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어찌보면 후반전이 더욱 알차고 좋은 시간들이 가득하네요.

당초 호리병 모양의 풍경만을 사진기에 담으면 다 된걸줄 알았는데 말입니다. ㅎㅎ

 

 남해 다랭이논 풍경처럼 돌로 축대를 쌓아 밭을 만들었네요.

 

다시 해수욕장으로 돌아왔습니다.

여유로운 걸음걸이로 약 3시간이 소요되었네요.

 

참 오랜만에 지게를 봅니다.

요즘에는 농촌에 가도 보기 쉽지 않는데 섬에 와서 보네요. ㅎ

 

과거에는 서로 바다로 떨어져있는 섬이었다는데

인위적인 간척도 아니고 자연적인 모래톱으로 연결된 모습이 참 신기합니다.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는 시처럼

우리네 인간사이에는 참 고독한 장벽들이 가득한데

이곳은 섬끼리 그렇게 마음을 함께 나누며 사는것 같아 부럽습니다.

 

여튼 오후가 되니 바다는 좀더 깊은 향내를 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바다 너머 저곳은 거제 땅이고요.

 

잠시 모래밭을 걷습니다. 한가로운 토요일 오후..

오늘도 그런 여유로운 행복함으로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꽃들이 화사한 섬은 아니지만 그래도 드문 드문 꽃들도 보고요.

 

돌의 쓰임새는 참 다양하지요. ㅎㅎ

저도 명색에 돌인데 저는 어디에 쓰임새가 있을지..

 

해수욕장 작은 섬너머 해가 조용히 저뭅니다.

 

과거 섬에서 봤던 아주 화려한 일몰은 아니지만

 

비진도의 분위기에 딱 어울리는 그런 풍경입니다.

 

저도 분주했던 오늘 하루를 정리해야지요.

 

새벽부터 통영을 거쳐 이곳 비진도에 오고

그리고 산행까지 한 분주하고 바쁜 하루였습니다.

 

몸은 참 바브고 힘들었는지 모르지만 마음은 참 한가롭고 여유로웠던것 같네요.

아마도 비진도라는 섬의 독특한 분위기가 그리 만든 것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다시 하루가 지고 아침에 일어나니 어제와는 다르게

하늘은 회색빛이고 바다도 그 하늘을 닮았네요.

 

이제 소매물도로 가기위해 아침을 먹고 이곳 비진도 외항 선착장으로 나섭니다.

 

정말 이곳 바다 풍경은 이름처럼  푸른 바다 그리고 은빛 모래입니다.

 

당초 내항에 내리지 않고 외항에서 내렸다면 이 풍경부터 시작했을터인데요. ㅎㅎ

 

여튼 호리병 모양같기도 하고

아령 모양같기도 한 묘한 모양의 섬이지요.

 

어제 저를 비진도로 실고 왔던 배가

오늘은 저를 소매물도로 실고가기위해 선착장으로 들어옵니다.

 

등산객을 포함하여 많은 사람이 이곳 비진도 외항에 내리고 난후

배에 올라탔더니만 허걱~~ 사람이 한명도 없습니다.

소매물도가 이곳보다 유명한데 정말 한명도 없이 전부 비진도에 내렸네요. ㅎㅎ

선장님 말씀이 독배를 탔으니 배 운임을 더 내라고 농담하시네요.

그래서 있는 곶감으로 때웠습니다.

 

여튼 배는 이제 소매묽도를 향해 남쪽으로 나아갑니다.

비진도가 점차 멀어집니다.

 

배가 비진도 해안선을 따라가기에 어제 산행 시에는 보지못한 좋은 풍경을 보게됩니다.

 

어제 지나왔던 비진암도 보이고요.

 

어제 감탄하는 마음으로 걸어갔던 멋진 능선도 한눈에 보이네요.

 

섬의 해안 풍경은 아무래도 배를 타고 봐야겠습니다.

 

 섬에서 섬이 보이지 않듯이

섬은 바다를 통해서만 볼 수 있는 것은 아닐까요.

사람은 본인의 모습을 절대 본인의 눈으로 볼 수 없다고 하지요.

거울을 통해서 볼 수 있을지는 몰라도..

거울을 통해 보는 모습이 과연 자신의 모습일까요. ??

 

여튼 어제에 이어 당초 기대하지 않았던 풍경들이 보너스처럼 이어집니다.

 

마치 머리에 작은 뿔달린 공룡이

바다를 향해 넙죽 엎드려 있는 풍경처럼 보이지는 않는지요.

 

어제 산길을 걸으면서는 전혀 보지못했던 멋진 풍경도 만납니다.

 

 앞으로 섬을 가면 해안선을 걷거나 산 능선을 걷는 것 뿐만 아니라

배를 타고 이처럼 섬을 한바퀴 돌아보는 것도 좋을것 같네요.

 

이제 비진도가 점점 멀어집니다.

언제 다시 찾을 지는 모르지만 참 좋은 섬에 있다 갑니다.

비진도는 육지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섬이지만

제가 멀리 다녀온 섬들의 특징을 가득 담고 있네요.

 

가거도, 우이도, 그리고 지심도 등

마치 그 섬들의 특징을 조금씩 담아놓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비록 비진도에 머문 시간이 짧았지만 그 여운은 오래남을것 같습니다.

여튼 잘 알려지지 않은 섬인 비진도..

참 좋은 친구처럼 좋은 섬 하나 제 추억속에 남겨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