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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강변,해안

여주 여강길(1) : 옛나루터길과 세물머리길을 걷다

by 마음풍경 2010. 5. 30.

 

여강(麗江)

 

 

1코스 : 옛 나루터 길(15.4km, 6시간 소요)

여주버스터미널 ~ 영월루 ~ 은모래금모래(강변유원지) ~

수생야생화단지 ~ 부라우 나루터 ~ 우만리 나루터 ~

흔암리 선사유적지 ~ 흔암리 나루터 ~

아홉사리 과거길 ~ 도리마을 회관

 

2코스 : 세물머리 길 일부(약 10km, 2시간 30분 소요)

도리마을회관 ~ <중군이봉 산자락 ~ 청미천 제방길 ~ 삼합교

~ 삼합저수지 ~ 개치나루터(부론면 사무소)

 

 

문화생태탐방로중 하나인 여강길을 걷기위해 오늘도 길을 나섭니다.

다른 날 같으면 셀레이는 마음으로 "자유롭다!"를 외치며

가볍게 나서야 하는 길인데 오늘은 발걸음이 참 무겁습니다.

며칠전 신문에서 봤던 여강의 황폐화된 모습을 보고

"그래 그곳 말고도 가야할 길이 참 많은데

굳이 4대강 건설공사로 황폐화되어 보고 담을것도 없는 

그곳을 갈 필요는 없잖아." 하면서 외면하고도 싶었지만

내가 힘들 때 나를 위로해주고 위안이 되어주는게 바로 자연이기에

그 자연이 인간에 의해 아프다고

신음하는 현장을 외면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 가슴 아픈 현장을 두눈으로 보고

또 카메라에 사진으로 남겨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것이 내가 무기력하지만 자연에게

해줄 수 작은 보답이라 생각하고요.

여튼 아마도 이번 걷기는 무거운 마음과 한숨

그리고 분노만을 가득 담아올지도 모르겠습니다.

 

여강의 출발점인 여주를 대전에서는 직접가는 버스가 없어

이천을 거쳐 9시 30분경에 여주시외버스 터미널에 도착합니다.

 

ㅎㅎ 익숙한 디자인의 이정표를 처음 만납니다.

 

안내 리본도 처음 만나고요.

이제 본격적인 55km 걷기의 시작인거지요.

 

20여분 준비운동하는 기분으로

걷다보니 어느새 영월루에 도착합니다.

 

이곳에 여강길 1코스 안내도도 있습니다.

 

달을 맞는 정자라는 뜻의

영월루(迎月褸)올라가 봅니다.

영월루는 경기도 문화재 37호로  

조선시대 여주관아정문으로 사용했던 정자로

1925년 현재 위치로 옮기면서 명칭도

기좌제일루(畿左第一樓)에서 영월루로 변경되었다고 합니다.

 

아침이라 그런지 희뿌연 느낌으로 남한강이 바라보입니다.

 

옛부터 여주사람들이은 여주를 흘러가는

 남한강을 여강으로 불렀다고 합니다.

이름 그대로 곱고 아름다운 강이지요.

몇천년동안 사람 곁에 여강이 흘렀기에

기름지고 찰진 여주미도 탄생하였겠고요.

 

영월루를 내려서서 강변유원지를 향해 걷습니다.

차길을 벗어나서 처음으로 흙길을 걸어보네요.

 

당초 오늘은 날이 맑고 내일이 흐리다고 했는데

차라리 걷기에는 이런 날이 더 좋지요.

 

당초 답답한 마음으로 여강 길을 찾았지만

그래도 아직은 좋은 길을 만나 기분이 조금 가벼워지네요.

 

길을 휘돌아 나오니 강 건너편 신륵사도 보이고

바로 앞에 황포돛배도 만나게 됩니다.

 

영월루에서 이곳까지는 약 30여분이 걸립니다.

이제 부라우 나루터 방향으로 갑니다.

 

다만 이곳부터 부라우 나루터 구간이

4대강 공사로 인해 길이 없다고 하던데

아직까지는 길은 이어지네요.

 

유원지 길 끝나는 부분에 다시 오른편 길쪽으로 화살표가 있는데

저는 강변을 따라 그냥 공사장 길을 무작정 가보기로 합니다.

 

무성한 풀밭을 지나기도 하고

또 이처럼 모래 산을 넘어가기도 합니다.

다행하게도 이곳은 공사 차량이 다니지는 않더군요.

 

그 모래산에 올라서니 이호대교가 바라보입니다.

삭막한 모습만 가득하네요.

 

여튼 저 모래 산을 넘어서 내려왔습니다.

 

그리고 이호대교 가까이 오니 공사 소리로 시끄럽고

이제 더이상 강변을 따라 걸을 수도 없습니다.

공사장 감독하는 분이 제지를 하더군요.

심지어 사진도 찍지 말고 필름도 내 놓으라고 합니다.

근데 제 카메라는 디지털인데 어찌 필름이 있겠습니까. ㅎㅎ

여튼 무엇이 그리 두려워서 이처럼 감추려하는건지

당당하다면 더 적극적으로 공사 현장을 알려야 하는 것 아닌지요. 쩝

 

여튼 더이상 길을 이어가지 못하고 나오니

옆으로 수생야생화 생태 단지가 조성 중입니다.

 

조금 아이러니 합니다. 옆에서는 자연 생태를

대규모로 파괴하고 있는데

그 바로 옆에는 생태 단지라니요.

 

이곳도 마찬가지로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관리하는 분이

빙빙 돌며 감시하듯이 빨리 나가길 재촉합니다.

하여 다리가 보여 그곳으로 빠져나갑니다.

 

여튼 공사장을 우회하더라도 너무 멀어지기는 뭐해서

이호 대교 방향으로 갈 수 있는 길을 찾아 계속 가보기로 합니다.

여튼 자연에 이처럼 시멘트로 덕지 덕지

칠하는 것이 진정한 생태인지는 모르겠네요.

 

생태 공원을 지나 논둑길을 따라가다 보니

이호대교가 지나는 도로 아래로 작은 터널이 있어

여튼 이호대교는 이렇게 지나게 됩니다.

 

그리고 잡초들이 무성한 길을 따라 가니 폐가가 나옵니다.

 

그리고 그 옆으로 보기에 아주 멋진 길이 이어지네요.

앞으로 공사가 어찌 진행될지 모르지만

생태공원을 연계해서 이곳으로 여강 길을 내는 방법도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그 길이 그리 오래 이어지지는 못하고

다시 공사 현장을 마주치게 됩니다. 

 

강천보 공사가 한참인 이곳이 부라우 나루터 근방인것 같습니다.

 

ㅎㅎ 진정 한강을 살리는 공사일까요.

쓴 웃음만 나옵니다. 그려..

 

그런데 이게 보로 보입니까.

제가 보기에는 댐으로 보입니다.

보통 보는 물을 저장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수위를 유지하기 위해

물이 차면 넘치게 되어 있는 건데

이건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아닌것 같네요.

결국은 대운하로 가는 눈가리고 아웅인가봅니다.

당초 대운하 계획에 이곳에 대운하 갑문인

강천 갑문이 계획되어 있었다고 하니요.

 

여튼 당초 이곳을 오기전 마음을 굳게 먹었지만

그래도 찹찹하고 무거운 마음은 어찌할 수가 없습니다.

여튼 공사장 철책옆으로 다시

여강길 리본을 만나니 무척 반갑네요. ㅎㅎ

 

포크레인 옆으로 쓸쓸하게 서있는 이정표도 반갑고요.

그나저나 부라우 나루터는 여주읍 단현리와

건너편 강천면 가야리를 연결하는 나루로

나루 주변의 바위들이 붉은 색을 띠어

'부라우'라는 멋진 이름이 붙여졌다고 하는데

이제는 나루터 흔적마저도 찾기가 어렵겠네요.

 

여주 터미널에서 걸은지 약 2시간 20분인

11시 50분경에 단현1리 마을에 도착해서 잠시 휴식을 취합니다.

이 근방에 명성황후의 생가가 있지요.

 

이곳에서 우만리 나루터로 가는 길이 2개로 나눠집니다.

당초 있던 도로를 계속 따라 가는 길과 새롭게 개발된

강가 산길을 따라가는 고라니 길이 있지요.

 

고라니 길은 마을 안쪽으로 사진에서

보이는 2개 길중 오른쪽 길로 가면됩니다.

입구에 여강길 리본도 보입니다.

 

그리고 멋진 집 담장을 끼고 고라니길이 시작되지요.

 

오전내내 삭막한 풍경만을 보다가 소박한 산길을 만나니

다시 마음이 평온해 집니다.

 

물론 강 건너편도 공사의 광풍에서 벗어날 수는 없네요.

 

어차피 짐작은 했지만 당초 생각하던것 이상이네요.

 

공사만 없다면 이런 풍경이 여강의 본 모습이었을텐데요.

 

 살랑 살랑 부는 바람이 싱그럽고

여유롭게 흘러가는 강물을

바라보며 자연과 호흡하는 것..

그것이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모습일텐데요.

 

이곳은 참 멋진 바위 조망대가 있습니다.

 

그곳에 올라 아직 파괴되지 않은 풍경만을 시선에 담아봅니다.

 

잠깐 동안이지만 참 마음이 좋습니다.

 

물론 저멀리 보이는 남한강교의 공사 현장을 보면

다시 마음이 무거워지긴 하지만..

 

바위를 내려서서 다시 자연속 길을 걷습니다.

 

숲길도 걷고 또 때론 논둑길도 걷습니다.

 

군데 군데 이정표가 있어 길을 찾기도 쉽고요.

길을 걷다가 고라니도 만났네요.

 

고라니 길을 이어가다가 차도로 빠져나오니 우만리에 도착합니다.

 

12시 30분부터 1시까지

이곳 식당에서 식사를 했습니다.

딱 적당한 곳에 식당이 있더군요.

 

커다란 느티나무가 있는 이곳 마을 입구에

여강길 전체가 나와있는 안내도가 있습니다.

 

느티나무 아래서 점심식사후의 노곤함도

지우고 다시 길을 이어갑니다.

남한강교 도로 아래를 지납니다.

 

그리고 굴을 빠져나가자 마자 왼편 도로로 나서봅니다.

영동고속도로가 옆으로 지나가네요.

아마도 제가 걷는 길은 영동고속도로가

확장이 되면서 남겨진 구 도로인것 같습니다.

 

이곳으로 나온 이유는 며칠전 신문에서 봤던

바위늪구비의 처참한 모습을

다리위어서 제 눈으로 확인하고 싶어서 입니다.

 

어쩌면 여강길을 상징했던

가장 멋진 풍경을 만들어 준 곳인데

이런 처참한 모습으로 만나게 됩니다.

 

이곳에 살던 많은 생명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요.

인간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자연 속에 공존해야할 다른 생명체는

이처럼 무시해도 되는걸까요.

 

아래 사진은 4대강 공사 이전의

바위늪구비의 아름다운 풍경이고요.

비교를 위해 사진을 옮겨봅니다.[서울신문에서 펌]

 

무거운 발걸음을 돌려 흔암리쪽으로 길을 이어갑니다.

 

2시경에 흔암리 선사유적지 입구에 도착합니다.

 

벌써 걷기를 시작한지 4시간 30분이 경과했습니다.

이곳에서 미리 얼려서 가져온 얼음커피도 마십니다.

 

흔암리 선사주거지는 청동기시대에

화덕자리와 토기 안에

탄화된 쌀을 비롯하여 조, 수수, 보리, 콩 등이

출토되엇다고 합니다.

발굴된 탄화미 덕분에 이곳이 한반도 쌀 재배의 시원지이고요.

여주쌀이 유명한것이 다 이런 역사가 있었네요. ㅎ

 

흔암리를 지나 아홉사리 길을 향해 가는데 작은 저수지도 만납니다.

물은 사람의 마음을 참 평온하게 해주는 고마운 친구지요.

 

저수지 바로 위에 리치 빌리지라는 청소년 수련원이 있습니다.

 

이곳 수련원 왼편으로 약 3km의 아홉사리 과거길이 이어지네요.

 

여튼 4대강 사업만 없었다면 참 멋진 길일텐데

여강 길도 4대강 사업의 또 다른 피해자 인것 같습니다.

 

이제 본격적인 산길로 접어듭니다.

 

아홉사리길은 흔암리와 도리 연결하는 오솔길로 좁고 험해

아홉구비를 굽이굽이 돌아간다고 해서 아홉사리라고 한답니다.

 

사리는 국수 사리와 같이 구불구불한 산길이라는 뜻이고요.

 

근데 이곳 이정표가 조금 잘못 설치된것 같습니다.

소무산은 길 오른편에 있는데 이곳은 강변쪽으로 되어 있네요.

 

어쩌면 조금 더 가다 만나게 되는

작은 삼거리에 설치되는 것이 맞는 것 같고요.

리본이 달린 왼편길이 아홉사리길이고 오른편 길이

아마도 소무산 정상으로 가는 길인것 같습니다.

하여 앞서 만난 이정표에서 소무산 팻말을 때어

이곳에 설치하면 될것 같네요. ㅎ

 

소무산이 247m의 낮은 산이지만

작은 계곡에 물도 졸졸 흐릅니다.

 

매년 9월 9일 아홉 번째 고개에 피는

구절초를 꺾어 다려 먹으면

모든 병이 낫는다는 전설이 있다고 하는데

아직 구절초가 보이지는 않겠지요.

 

옛날에 경상도 선비들이 과거를 보러 갈때 

넘어갈 수 있는 길이 3개가 있는데

죽령은 죽죽 미끄러지고 추풍령은 추풍낙엽처럼 떨어지지만

문경은 좋은 소식을 듣는다는 뜻이어서 문경새재를 선호했고

따라서 이 길을 이어 한양으로 갔다고 합니다.

 

깊은 산길이지만 드문 드문 남한강의 조망도 보이지요.

 

찔레꽃 향기 가득한 산길을 편한 마음으로 걷습니다.

오전에 답답하고 무거웠던 마음을 가볍게 해주네요.

 

3km 거리의 산길을 빠져나오니

저멀리 도리 마을이 보입니다.

 

이제 여강길 1코스의 종점인

도리마을도 1.3km 정도가 남았습니다.

 

3시 30분경에 도리 마을에 도착합니다.

1코스가 식사 및 휴식을 포함해서 

약 6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이제 옛나루터 길은 끝나고

2코스인 세물머리 길을 걸어야지요.

물론 이곳도 창남나루쪽이 공사중이라

정상적인 코스로는 갈 수는 없습니다.

 

여튼 이정표가 되어 있는 창남나루 방향으로 가다

마을 펜션 단지가 있는 오른편 중군이봉

산자락 방향으로 길을 갑니다.

 

계속 길을 이어가다보면

공사장 위로 작은 집이 하나 나옵니다.

 

 이 집을 지나 끝 부분에 새롭게 만들어진 작은 산길이 있지요.

물론 여강길 공식 카페(http://cafe.daum.net/rivertrail)를

통해 정보를 알게되었고요.

 

이곳도 온통 소음 소리로 가득합니다.

강물이 휘돌아 생긴 모래톱은

흐르는 물을 정화하는 필터 역할을 하는 건데

이처럼 다 없앤다면 강물은 어찌 깨끗해질지 걱정이네요.

 

공사장의 소음을 뒤로 하고

다시 자란 풀로 희미해진 산길을 걷습니다.

그래도 군데 군데 이정표가 설치가 되어

그리 어렵지는 않습니다.

 

30여분 산길을 걸으니 다시 뚝방길이 나옵니다.

 

이곳도 물론 공사로 분주하고 공사장을 가로질러 갑니다.

근데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저를 경계하네요.

여튼 죄지은게 그리 많은가 보지요.

그저 길을 따라 지나가는 사람인데도

반가운 얼굴이 아니라 경계의 얼굴로 만나게되니요. ㅎㅎ

 

이 강물은 청미천이지요.

4대 강이 아니어서 차라리 다행인것 같습니다.

늘 익숙한 자연의 모습 그대로 보존될 수 있으니요.

 

여튼 세상살이가 꼭 잘났다고 좋은 것만은 아니겠지요

이처럼 조금 못나도 못난대로 행복할 수 있으니요.

 

편안하게 흐르는 강가 옆에 예쁜 집 한채..

이런 풍경이 아마도 인간과 자연이

지혜롭게 공존하는 모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멀리 삼합교가 보입니다.

이제 저 다리를 건너면

다시 여강길 코스와 만나게 되겠지요.

원래는 도리마을에서 청미천을 건너

대오마을을 지나 삼합저수리로 가야하는데

오늘은 도리마을에서 중군이봉 산자락을 넘어

청미천 제방길을 따라 삼합교를 건너서

삼합저수지로 가게되었네요.

 

삼합리는 여주군 점동면에 있는 마을로

남한강과 그 지류인 섬강, 청미천이 합수하는 지역입니다.

하여 걷는 길도 세물머리 길이고요.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양수리 부근을 두물머리라고 하지요.

 

그리고 강원도에서 내려오는 섬강과 충청도의 남한강,

경기도의 청미천이 합쳐지는 곳이라 삼합이라하고요.

지리산 능선에도 전남, 전북, 그리고 경남 등

3개도가 만나는 삼도봉이 있는데 그와 비슷하네요.

 

5시 조금 넘어 삼합 저수지를 지나갑니다.

휴~ 이제 오늘 걷기의 종점인 개치나루까지는 3.4km만 남았고요.

 

9시 30분 부터 걷기 시작해서 벌써 7시간이 넘어갑니다.

다리도 뻐근해 오고 배낭을 맨 어깨도 조금 아프네요.

그래도 카메라를 큰것을 가져오지 않고

작은 카메라인 파나소닉 GF1을 가져와서 부담이 훨씬 덜합니다. ㅋ

 

잔잔한 호수.. 참 좋습니다.

자연이 파괴된 모습들을 보니 내 마음도 분노,

아픔 등만 가득 남아있을터인데

이 풍경을 보니 내 마음이 잠시 평화로워집니다.

 

이제 고개를 넘어 잠시 경기도에서 벗어나

충북 충주시 양성면으로 들어갑니다.

 

논두렁 길도 잠시 걷고요.

 

 해가 조금씩 저물어 가는

시간이어서인지 마음이 차분해집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하루 중 해질 무렵이 제일 좋습니다.

 

애고 잠시 걸었는데 충북에서는 또 오라고 합니다.

이제 남한강 대교를 지나면 강원도 땅으로 들어가지요.

 

이곳 남한강 변은 아직 4대강 개발이 미치지 못했나 봅니다.

참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풍경이지요.

 

이런 풍경을 보면서 과연 한강이

죽어가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지요.

 

4대강 사업은 죽어가는 강들을 살린다고 하는데

아무리 봐도 죽어가는 환자의 모습은 아닌데요.

 

어찌보면 4대강 개발을 통한 주변 땅값 상승을 기대하는

우리네 인간의 마음이 병들어 가는 것은 아닐까요.

 

이곳도 내년에 공사를 한다고 하던데

이 멋진 곳도 오전에 봤던

바위늪구비처럼 결국은 사라지는 것은 아닌지...

저 편안한 길위에 사람이 걸어가는 뒷모습이 남겨진다면

참 조화롭고 좋을 것 같은데..

 

여튼 오늘은 하루종일 아쉬움이 가득한 시간이었네요.

 

6시경에 개치나루에 도착해서

오늘 하루 총 8시간 30분의 걷기를 마무리합니다.

 

개치나루 근방에 있는 이곳 부론장에 도착해서

여장을 풀고 지친 몸을 쉬게 됩니다.

강원도 원주시에 속하는 이곳 부룬면에는 숙박시설과 식당이 있어

여강길을 1박 2일에 걷는 경우에 정말 좋습니다.

안그러면 원주시내로 나갔다가 다시 들어와야 하거든요.

그리고 부론장 주인집이 바로 여관 옆에 있어 부론장뿐만

아니라 집에서도 숙박을 할 수가 있다고 합니다.

2명 및 5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황토방이

별채로 2개가 있고요. 물론 식사도 가능하고요.

혹 저처럼 1박 2일로 여강 길을 걷는다면

여관의 느낌이 싫고 일반 가정집 분위기를 원하시면

이곳에 숙박 예약을 할때 민박을 원한다고 말하면 될것 같습니다.

여튼 내일도 오늘 만큼의 긴 거리를 걸어야하네요.

또한 얼마나 많은 분노와 아픔을 가슴으로 삭혀야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