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우길 1구간 : 선자령 풍차길] 운해 가득한 선자령 길을 걷다.

 

< 바우길 1구간 :  선자령 풍차길 >  

 

구 영동고속도로 대관령 상행휴게소 - 양떼목장 옆길 - 풍해조림지 - 샘터 -

선자령 - 전망대 - 국사성황당 갈림길 - (대관령 상행휴게소)

(약 9.5km, 소요시간 2시간 30분)

 

 

 여름하면 보통 강원도 동해안 바다의 피서를 떠올리지요.

하지만 오늘은 바다가 아닌 강원도의 여름 산길과 숲길을 걷기위해 그곳으로 갑니다.

그 이름만 듣고도 아하~ 강원도에 있는 길이구나를 알 수 있는 길이지요.

 

 "바우길"

 

그나저나 대전에서 바우길 1구간의 시작점인

구 대관령 휴게소까지 가기는 쉽지가 않네요.

대전에서 원주행 버스를 타고 다시 원주에서 횡계행 버스를 타고

또 횡계에서 택시를 타야만이 올수 있으니요.

과거 선자령이나 능경봉, 고루포기봉을 산행하기 위해

산악회 버스를 타고 올때는 참 쉬웠는데 말입니다.

쉬엄 쉬엄 돌아 돌아가는 것이 걷기의 맛인지라

이곳을 찾아오는 길 또한 그처럼 휘돌아 온것 같습니다.

여튼 1시경에 대관령 휴게소에 도착해서 걷기를 시작합니다.

선자령 능선은 구름이 자욱하게 내려앉아 있네요.

 

들머리 입구에서 바우길 안내도를 보지는 못했지만

전봇대에 그려진 이 솟대 표시가 바우길을 안내합니다.

제가 본 걷기 길 표시 중에서 군산 구불길과 함께

가장 디자인이 간결하면서도 세련된것 같습니다.

 

과거 선자령을 갈 때는 직진해서 임도길로 갔는데

최근에 왼편으로 숲길을 따라 선자령으로 가는 순환 등산로가 생겼지요.

 

선자령은 여러번 왔지만 항상 겨울에만 왔었고 또한 이 길도 처음인지라 마음이 설레입니다.

 

이곳에서 선자령까지는 5.8km입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숲길로 들어갑니다.

근데 이 길은 없는 길을 만든것은 아니고

오래된 이정표가 남아 있는 것을 보니 과거에 있던 길을 정비한것 같습니다.

 

초입부터 졸졸 흐르는 물소리도 듣고요.

 

등산로라기 보다는 참 아늑하고 편안한 숲길입니다.

 물론 겨울에 이 길은 수북한 눈에 덮혀 겨울잠을 자겠네요. ㅎㅎ

 

전국적으로 장맛비가 많이 온다는 일기예보를 접하고 왔기에

아직 비는 오지 않으나 습기가 높아 땀이 많이 납니다.

물론 시원한 계곡물에 땀을 씻어보기도 합니다.

 

새소리와 계곡 물소리 그리고 아스라한 바람소리가 친구가 되어주네요.

 

10여분 걸었을까요. 숲길에서 갑자기 시야가 트여집니다.

 

이곳이 양떼목장 경계인가 보네요.

 

눈내린 겨울 뿐만 아니라 녹음 우거진 여름에도 참 멋집니다.

 

멀리 구름 역시 능선너머에서 아름답게 피어오르고요.

 

 양떼목장 능선뿐 아니라 선자령 능선 이곳 저곳에도 구름이 꽃처럼 피어오르네요.

 

바우길은 생각보다 이정표가 적당한 곳에 잘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이 길은 선자령 임도길로 해서 선자령을 거쳐 이곳 숲 계곡길로 하산을 하면

적당한 거리에 참 좋은 여름 산행코스가 될것 같네요.

 

또한 이 숲길은 야생화 화사하게 피는 봄에 와도 참 좋을것 같고요. 

여튼 선자령은 겨울에만 가야한다는 편견을 버려도 좋겠습니다. 

 

잠시 숲길을 벗어나니 풍차가 시야에 들어옵니다.  

 

그리고 임도길을 만납니다.

이제 선자령이 지척이네요.

 

 

 

과거 눈덮인 이 길을 걸었던 기억도 새롭습니다.

 

그날은 파란 하늘에 멋진 구름이 저를 반겨주었는데요.

 

오늘은 회색빛 구름과 멋진 운해가 저를 반겨줍니다.

 

그 겨울의 차가운 바람이 이제는 제 온몸을 구석구석 식히는 시원한 바람이 되고요.

 

바람개비따라 삼양 목장까지 저 시원한 능선 길을 이어갔었는데..

 

임도길에서 멋진 풍광을 한참 보다가 휘돌아

올라서니 2시 30분경에 선자령에 도착했습니다.

이곳까지 약 1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되었네요.

 

늘 눈에 덮혀있는 모습만 보았는데

오늘은 이처럼 푸른 배경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동해 바다쪽으로 운해가 밀려오는 장관도 바라봅니다.

 

 시원한 바람에 휭휭 소리를 내며 돌아가는 바람개비의 풍경도 시원하고요.

 

저 멋진 운해의 모습을 보니 빨리 새봉 전망대로 가야겠습니다.

 

 선자령을 뒤돌아 과거 겨울 산행때 다니던 길로 내려섭니다.

 

회색빛 하늘과 푸른 초원이 무척이나 대비가 되는 풍경입니다.

 

 

 잠시 아름다운 숲길을 걷기도 하고요.

 

 그리고 3시 10분경에 새봉 전망대에 도착했습니다.

 

 야~ 생각한대로 멋진 운해의 풍경이 펼쳐집니다.

 

시시각각 변하는 아름다운 자연의 조화로움...

 

옛날 무박으로 설악산 공룡능선을 산행하다 만나본 아침 운해의 풍경 이후로

가장 멋진 모습을 오늘 만나게 되네요.

 

당초 비가 많이 오면 어쩌나 했는데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이런 멋진 선물을 받게 됩니다.

 

역시 자연은 저의 고마운 친구지요.

늘 변함없이 아름다운 선물을 주는 친구.. ㅎㅎ

 

발아래 무선표지소의 건물들도 보이고

이곳 전망대에서 발길이 떨어지지 않지만 가야할 길이 있기에

다시 발걸음을 옮겨봅니다.

 

층층히 이어지는 회색빛 하늘도 참 곱네요.

 

다시 시원한 바람과 잔잔한 숲길이 이어집니다.

 

무선표지소 앞 임도길을 만나게 되고요.

 

그리고 국사 성황당 갈림길에서 바우길 1 구간을 정리합니다.

 

당초 바우길 1구간은 다시 대관령 휴게소로 되돌아가는 원점회귀 순환 코스이지만

2구간을 계속 이어가기 위해 3시 30분에 이곳에서 1구간을 마무리합니다.

 

바우길 1구간은 선자령 풍차길이라는 이름처럼

선자령 능선의 아늑함과 바람개비의 풍경 그리고 시원한 바람이 함께한 길입니다.

 

특히 오늘은 동해에서 밀려오는 정말 아름다운 운해의 풍경까지 함께 했으니

참 고맙고 행복한 시간이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