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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길 이야기

[내가 사는 동네 올레길 ⑧] 가을이 오는 하기동 동산 숲길

by 마음풍경 2010. 9. 20.


2010. 9. 19(일)

 

 

지난 주에 백로를 지나더니 이제 저녁에는 제법 쌀쌀한 기운까지 느껴집니다.

바람을 타고 불어오는 가을의 속삭임도 느껴볼겸

오늘도 가볍게 동네 올레길을 또 하나 개척해 보렵니다. ㅎ

 

오늘은 새로산 아이폰4를 이용해서 걷는 거리와 시간 그리고 길의 괘적 등을 기록해 보려고 하네요.

 

동네 길가에는 여전히 여름 꽃들로 화사합니다.

 

오늘은 신성동에서 노은으로 이어지는 새롭게 뚫린 길로 나서봅니다.

 

ㅎㅎ 혹 실내 암장 연습장은 아닌지요. ㅋㅋ

 

이제 차가 다니는 큰길에서 벗어나 시골 마을로 이어지는 작은 길을 걷습니다.

 

제가 사는 동네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시골 풍경이 가득합니다.

도시와 시골의 모습을 모두 볼 수 있는 곳이고요.

송림마을 5, 6단지 아파트가 보이네요.

 

최근에 비가 많이 오긴왔나봅니다.

마을 개울에도 맑은 물이 졸졸 흐르니요.

 

알밤도 토실 토실 익어가고요.

 

벼도 조금씩 고개를 숙이기 시작하는걸 보니 가을이 성큼 다가오나 봅니다.

 

ㅎㅎ 집나온 자전거인가요.

주인이 오기를 마냥 기다리는 모습같습니다.

 

 수세미는 자주 봤는데 이처럼 활짝핀 수세미 꽃을 본 기억이 그리 나지 않습니다.

 

샛노란 빛깔의 큰 꽃이 무척이나 화사하고 인상적이네요.

 

이제 하기동 전원주택단지를 지납니다.

 

아직은 빈터가 많지만 최근에 집들도 늘어가는 것 같고요.

여튼 집들만 다닥다닥 있는것 보다 군데 군데 빈터가 있는 모습이 더 여유롭고 좋아보입니다.

 

송림마을 5단지 아파트 담장 건너편으로 아직 해바라기 꽃들이 한참입니다.

지난번 태백에 가서 구와우 마을의 해바라기 풍경을 보지 못했었는데

동네 근처에서 멋진 풍경을 보게 되었습니다. ㅎ

 

해바라기 옆으로는 코스모스가 함께 어우러저 피었고요.

 

아무리 잘한다해도 자연의 색감을 인간이 만들기가 어렵겠지요.

참 곱습니다.

 

 송림마을 4단지 조금 못미쳐 산으로 올라가는 산책길 입구가 나옵니다.

 

이제 본격적인 산길과 숲길 걷기가 이어집니다.

 

비록 아파트 숲에 끼여 있는 작은 야산이지만

도심속 숲길을 걷다보면 자연의 소중함을 더욱 느낄 수 있지요.

 

천천히 긴 호흡으로 길을 걸어봅니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안다는 것은 자신이 자연의 일부임을 깨닫는거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런 좋은 숲길을 걷다보면 나도 자연의 일부가 된것 같고

그저 그 자연 속으로 스며드는 느낌이 듭니다.

 

길위에서 길에 스며들고 또 매력적인 길에 빠져있을 때가 참 행복합니다.

내가 인간임을 잊고 그저 바람이 되어 흘러가는 것 같은 느낌만 들지요.

 

잠시 조망이 트이며 노은쪽 시가지 풍경이 보입니다.

 

지난번 6월에 걸었던 6차 죽동과 하기동 동네 올레길과 만나게 됩니다.

 

벌써 설익은 밤알이 땅에 떨어져 있습니다.

땅에 떨어진 밤은 대부분 벌레의 좋은 양식이 되지요. ㅎ

 

저 아래 길을 걸어가서 왼편 산 능선을 따라 휘돌아 왔습니다.  

 

이제 지난번 걸었던 죽동 길 왼편으로 이어져있는 길을 따라 갑니다.

 

아주 조용한 숲길을 조금 걸으니 바로 하기동 마을과 연결이 되네요.

 

이곳 또한 가을이 익어가고 있네요.

 

탐스런 감도 보고요.

 

마을 뒷 동산의 소나무 숲도 느낌이 참 좋습니다.

 

 노은 지구가 아파트로 개발되기 전에는 그저 한적한 시골 동네였겠지요.

왕년의 이곳 터줏대감인데 지금은 신시가지의 귀퉁이로 몰린 느낌이 듭니다.

 

소박한 느낌의 마을 길을 걷는데 예쁜 꽃들이 참 많습니다.

 

지붕에 박도 탐스럽게 열렸고요.

슬근 슬근 톱질하면 무슨 보물이 나올까요. ㅋㅋ

 

1시간 전에 건너편에서 봤던 동네 당산나무를 다시 만납니다. ㅎㅎ

 

일요일인데도 텃밭을 가꾸느라 바쁘십니다.

 

하기동 마을을 빠져나와 당진 고속도로와 호남 고속도로가 지나는 방향으로 걷습니다.

 

터널을 지나니 송사리 둠벙을 만납니다.

 

하기마을에 있는 아주 작은 생태습지이지요.

 

분주하게 쌩쌩 소리를 내며 차가 다니는 소리로 시끄러운 고속도로 주변을 지나니

참 한적하고 평화로운 시골길이 나옵니다.

 

누런 벼들도 고개를 숙이고 있고요.  

 

보름달 뜨는 밤에 달빛이 비추이는 이 길을 걸어도 참 황홀할것 같습니다.

 

ㅎㅎ 제가 담백한 낙지 요리를 좋아해서 알게된 오랜 단골 식당이지요. 박속낙지탕을 지나고 신성동 동사무소도 지납니다.

 

그리고 아파트 뒷동산으로 오릅니다.

 

이곳에는 사시사철 물이 나오는 약수터가 있습니다.

날이 그리 덥지는 않은데 걸어서인지 땀이 나더군요.

하여 이곳에서 잠시 차가운 물로 세수도 하고요.

 

약수터 길을 천천히 걸으며 짧은 길 걷기를 마무리합니다.

 

집에 와서보니 8km를 걸었고

시간은 1시간 40여분이 소요가 되었네요.

화면을 보니 오늘 걸었던 길이 누운 팔자형 코스였습니다.

 

벌써 8번째 동네 올레길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제주 올레길이나 지리산 둘레길처럼 멋진 길은 아니지만

익숙하고 편한 풍경으로 이어지는 나만의 길이기에 그 의미는 왠지 더욱 각별해집니다.

 

누구나 살다보면 자신만 알고 간직하고 싶은 것이 있지요.

저는 그 소중함을 오늘도 동네 올레길에서 찾아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