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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역사,사찰

봉화 청량산성 길 - 단풍으로 화려한 청량산 조망대

by 마음풍경 2010. 11. 1.

 

봉화 청량산 청량산성길

 

 

청량산 입석 ~ 청량산성 ~ 축융봉 ~ 공민왕당 ~ 청량산 입석(약 4km, 2시간 30분 소요)

 

 

가을 산은 대부분 단풍의 정취가 아름답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가을 단풍과 어울리는 산중에 하나는 청량산이 아닐까 합니다.

다만 2년전 가을에 청량산을 산행하였기에

(봉화 청량산 단풍길 - 하늘다리를 건너 청량사에 머물다. :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298) 

 이번에는 멋진 청량산을 조망할수 있는 건너편 봉우리인 축융봉으로 길을 걸어보기로 합니다.

청량산 입구 삼거리앞 낙동강변에도 가을 풍경이 물씬 풍겨옵니다.

 

멋진 바위에서 폭포수가 떨어지는데 아무래도 인공 폭포인것 같네요. ㅎㅎ

 

하늘은 전형적인 가을 하늘이고요.

 

일반적으로 청량산 산행을 시작하는 입석 입구에서 길을 따라 조금 더 올라가니

청량 산성으로 가는 입구가 나옵니다.

 

건너편 청량산에 비하면 사람도 없고 무척이나 한적한 길입니다.

 

단풍의 화려함과 낙엽의 쓸쓸함이 공존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청량산 안내도가 있는 산성 입구에 도착했습니다.

 

 

이제 오른편으로 성벽을 따라 산성 길을 이어갑니다.  

 

청량산 주변 산의 풍경도 단풍의 화려함이 가득하네요.

 

담담한 수채화라기보다는 캔버스에 그린 진한 유화같은 느낌입니다.

 

이곳이 지금까지 제가 만나본 산성 중에서 가장 멋진 산성이 아닐까 하네요.

 

가을 하늘과 싱그러운 바람 그리고 화사한 단풍의 풍경이 가득한 세상입니다.

 

멋진 풍경을 보기위해 일부러 찾을 필요도 없이 시선 닿는곳 모두가 전부 화려한 모습입니다.

 

제법 가파른 성벽을 따라 오를 수록 시원한 조망이 펼쳐지고요. 

 

산성의 성벽도 잘 정비가 되어 있고 또한 군데 군데 나무 테크 길도 참 걷기에 좋습니다.

 

산성 입구에서 30여분 걸어오니 멋진 정자가 나타납니다.

 

 참 멋집니다.

청량산 속에 있다면 이런 청량산의 모습이 보이지 않겠지요. 

 

나무속에 있으면 숲을 볼 수 없듯이 청량산을 온전히 보려면 이곳 청량산성 길을 걸어야 할것 같습니다.

 

또한 조금 떨어져 바라보는 풍경이 너무나 시원하고 아름답다보니

사람과의 인연도 어느정도의 거리여야 가장 아름다울지 생각해 보게 됩니다.

 

이곳 정자에서 따뜻한 커피 한잔 마시고 저멀리 보이는 축융봉을 향해 길을 걷습니다.

 

어깨 너머로는 멋진 풍경이 함께하니 발걸음도 가볍네요.

 

가파른 성벽을 따라 오르는 힘듬도 있지만 하늘의 풍경도 발 아래 풍경 못지 않습니다.

 

청량산성을 따라 축융봉으로 오르는 길은 정비가 잘되어있어서 산행이라기 보다는 걷기에 적합한 길인것 같습니다.

 

뽀얀빛의 억새와 단풍의 색감이 참 어울리네요.

 

산성길을 이어걷다보니 다시 청량산 전체 풍경이 한눈에 다가옵니다.

 

 뒤돌아본 지나온 길도 너무 멋지고요.

오늘도 여전히 떠오르는 단어는 아름답다 멋지다 라는 말뿐이네요. ㅎㅎ

 

 청량산성은 삼국시대에 축조된거라고 합니다.

이곳이 고구려와 신라의 경계인지라 군사적으로 지리적으로도 중요한 곳이고요.

 

청량산성 안내도가 있는 곳 옆으로 멋진 조망대가 있어 그곳으로 가봅니다.

 

멋진 청량산 전체 모습이 파노라마 펼쳐집니다.

 

자란봉과 선학봉을 이어주는 구름다리도 보이고

가장 왼편에 청량산의 가장 높은 봉우리인 장인봉도 가깝게 바라보입니다.

 

전망대를 나와 다시 축융봉을 향해 걷습니다.

 

그곳에 가면 얼마나 더 멋진 풍경을 만날 수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그나저나 걷기를 시작할때만 해도 날이 좋았는데 점차 회색빛 구름이 가득해집니다.

 

약 1시간 30분만에 축융봉 정상에 도착했습니다.

이곳 봉화가 해발이 높아서인지 조금 걸어 올라온것 같은데 산 높이가 845.2m네요.

 

정상에 서서 바라보니 제가 조금전 걸어온 길이 참 매력적이고요.

 

정말 축융봉은 청량산을 온전히 조망할 수 있는 멋진 조망대입니다.

 

마치 지리산을 온전히 조망할 수 있는 삼신봉같은 느낌이 들지요.

 

봉우리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사방을 휘돌아 바라봅니다.

 

장인봉 발밑으로는 낙동강이 유유히 흐릅니다.

 

2년전 장인봉에서 바라본 낙동강과는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네요. 

 

가을 햇살에 반짝이며 구비 구비 이어지는 낙동강의 모습과 산 능선의 모습이 왠지 닮아보입니다.

 

"겹겹이 산 능선들이 부드러운 물결을 이루어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서두르는 기색은 하나도 없었고 헤아릴 수 없이 오랫 동안 해온 일이건만 지친 기색도 없었습니다.

나는 잠시 그 능선들의 물결위에 앉아서 내가 왜 여기에 있는지 잊었습니다.

조금 울렁이며 멀미가 있었지만 그것은 괴로움은 아니었습니다."

 

                                                        - 장석남 시인의 묘지 중에서 -

 

 

 아스라한 빛내림까지 선물로 받게됩니다.

주변에 사진을 찍으시는 분이 제 풍경의 모델이 되어주시네요. ㅎ

 

 아마도 저 아래 낙동강이 휘돌아가는 곳에 퇴계 너던길의 쉼터인 농암종택이 있을것 같습니다.

 

 정말 좋다는 말밖에 달리 표현할 말이 없습니다.

거시기하게 좋네요!!! ㅎㅎ

 

 이곳에 오래 오래 서있고 싶지만 올라왔으니 이제 내려가야하겠지요.

 

  참 곱고 아름다운 풍경 한조각 마지막으로 가슴에 담아봅니다.

 

그리고 오던길과는 다르게 공민왕당 방향 숲길로 갑니다.

 

산길이라기 보다는 그저 아늑한 숲길이네요.

 

청량산의 위엄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제법 은은한 풍경이 나타납니다.

 

이어 임도길을 만나게 되고 휴게소로 내려서기 전에 잠시 공민왕당을 다녀오기로 합니다.

 

오늘도 자연에게 늘 감사한 마음입니다.

 

 인간은 늘 개발이라는 명목하에 자연을 괴롭히고 빼앗고 훼손하는데

그런 고통도 감수하며 늘 아름다운 모습을 우리들에게 내보여 주니요.

 

임도 삼거리에서 잠시 걸으니 공민왕당이 보입니다.

 

공민왕당은 고려시대 개혁군주인 공민왕을 신으로 모신 사당이라고 합니다.

 

홍건적의 난을 피해 이곳 청량산으로 피신한 공민와과의 인연으로 이곳 산성 마을 사람들이

공민왕이 죽고난 후 매년 이곳에 사당을 짓고 제를 올렸다고 합니다.

 

 다시 조용하고 한적한 길을 걷습니다.  

 

보물처럼 아름다운 가을 풍경이 숨겨져 있는 그런 길을 걷습니다.

 

최근에 읽은 책중에서 이런 구절이 있더군요.

 

"이곳에서 나는 산과 강과 들과 사람들과

나무와 풀과 꽃들을 보는 것만으로 위로받고 치유받는다.

또 스스로 치유 가능한 에너지를 공급받는다.

이곳에서는 상처가 빨리 아문다."

 

 

저도 자연과 함께 있으면 아프고 지친 몸과 마음이 치유됨을 느낍니다.

 

같은 자연이라도 사람으로 북적이는 곳이 아니기에

 이 순간만은 저 혼자 온전히 느낄 수 있는 풍경이라 더더욱 좋습니다.

 

다시 산성입구로 돌아왔습니다.  

 

약 2시간 30여분이 걸린 길이었지만 참 가벼운 마음과 발걸음으로 다녀왔습니다.

오늘 이 길을 걷고나니 꼭 높다고 혹은 길게 걷는다고

감동의 깊이가 비례하는 것은 아닌것 같습니다.

 

당초 계획했던 청량산성길 걷기도 했고

돌아가는 길에 청량사를 들러보기로 합니다.

 

2년만에 온거지만 그리 낯설지가 않습니다.

 

 산행후 걸었던 이 분위기 있는 길도 생각이 나고요.

 

웅진전이 있는 금탑봉도 반가이 맞아주고요.

 

안심당이라는 찻집도 생각이 납니다.

나중에 이곳을 다시 오면 차 한잔 하리라 생각했는데..

 

퇴계 이황 선생이 사랑했던 산이자 멋진 봉우리들을 하늘에 이고 있는 아름다운 사찰입니다.

퇴계 선생이 귀향후 도산서원을 마련하기전에 이곳에 청량정사를 지어 후학을 가르칠만큼 이 산에 대한 애정이 컸나봅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이라는 영화에 소개가 되었지만 그중에서

가을이 가장 어울리는 곳이 청량사입니다.

 

이곳에서 내 작은 육신 하나 잠시 휴식을 얻는 것만으로도 참 기분 좋은 일이지요.

 

 사는게 무겁다가도 때론 이처럼 한없이 가볍게만 느껴지는 것은

내 주위에 나를 치유해주는 아름다운 풍경이 가득하기 때문인가 봅니다.

늘 감사하고 또 감사할 일이지요.

 

내려서는 길에 이쁜 이름의 찻집에 들러 차 한잔합니다.

2년전 내 자신과의 약속이었는데 오늘에야 그 약속을 지키게 되었습니다.

 

문득 작년 가을 고창 질마재길을 걸을때 만난

 선운사 경내에 있는 찻집이 생각이 나더군요. ㅎㅎ

조용하고 차분한 마음으로 따뜻한 국화 차 한잔 하면서 오늘 하루를 정리해 봅니다.

 먼길을 왔지만 그런 피곤함은 사라지고

오늘도 자연의 아름다움으로 인한 행복감만 가득합니다.

 

이 순간에는 제가 살아 있음이 얼마나 고맙고 감사한지요.

 하기에 그 유한의 끝이 언제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날이 오는 날까지는 참 잘살아야 할것 같네요.

늘 오늘같은 마음으로 말입니다.

 

자연과 함께 하기에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