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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역사,사찰

안덕 건강힐링 체험마을 - 안덕마을에서 모악산 내운암 길을 걷다

by 마음풍경 2011. 6. 13.

 

모악산 내운암

 

- 안덕 마을을 찾아서 -

 

 

전북 완주군 구이면 안덕리 95번지

 

 

안덕마을 주차장 ~ 모악산 등산로 입구  ~ 장파재 ~  정자 ~

내원암 터 ~ 민속 한의원 ~ 안덕마을 주차장(원점 회귀)

(약 6km, 2시간 소요)

 

 

꽃의 계절인 5월도 지나고 벌써 또다른 6월입니다.

계절의 변화를 보면 시간이 정말 빨리 흘러가구나 하는 것을 느끼게 되지요.

그나저나 지난 5월초에 금산사에서 모악산으로 걷기를 했었는데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741)

모악산과 무슨 깊은 인연이 있는건지 6월에 또 다시

모악산 남쪽에 있는 마을인 안덕마을을 찾아가 봅니다.

 

 안덕 마을은 전북 완주군 구이면 안덕리의 4개 마을인

미치, 장파, 신기, 원안덕 주민 들이 공동으로 만든

안덕 파워 영농조합법인(www.poweranduk.com)을 통한

우리나라 최초의 건강 힐링 체험 마을이라고 합니다.

안덕 파워 빌리지가 있는 이곳은

4개 마을의 이름을 붙인 펜션 시설을 갖춘 황토방이 있습니다.

 

그리고 건너편에는 옛 서원을 옮겨서 리모델링한 요초당이 있고요.

 

지난번 금산사에 갔을 때도 김제 구간의 모악산 마실길 안내도를 봤는데

이곳도 완주군 구간에 대한 마실길이 지나가는가 봅니다.

 

완주군 구간의 모악산 마실길은 두방 마을에서 부터

지난번 가보았던 배재까지 정규 2개 구간 및 신암재 길이 만들어져 있습니다.

 

이곳 마을은 웰빙 마을답게 시설이 좋은

토속 한증막 시설이 있어 사계절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고 합니다.

 

이제 본격적인 걷기를 시작해야지요.

마을 주차장 바로 옆으로 등산로 입구가 있습니다.

 

이곳에서 모악산 정상까지는 5.8km로

모악산 내운암길이라는 이름이 있더군요.

 

또한 마을에서 약 1km를 더 계곡따라 들어가면 민속한의원이 있어

장기 체류 환자분들을 위한 산책로와도 함께 연계가 됩니다.

 

등산로를 따라 조금 올라서니 마을이 한눈에 바라보입니다.

모악산 남쪽 능선 아래쪽 깊숙하게 자리잡은 마을 풍경입니다.

 

처음부터 능선길은 가파르게 이어지지만

새소리만 들리는 한적함만이 가득하네요.

 

첫번째 능선을 올라서니 모악산 마실길인

장파 반월 임도길이 나와 가로질러 오릅니다.

 

산에 오르면 늘 느끼는 거지만 산은 든든하고 넉넉한 배경이 되어주지요.

저 산처럼만 살면 좋겠는데.. 참 좋겠는데.. 그게 쉽지가 않습니다.

 

제법 가파른 길을 올라 장파재 갈림길을 지납니다.

0.7km를 왔는데 벌써 땀이 많이 납니다.

 

화려한 꽃의 계절은 지났지만 그래도 녹음속에

드문 드문 피어있는 꽃들이 왠지 더욱 시선이 갑니다.

 

능선 좌측 아래 계곡으로 민속한의원 시설이 있어서인지

해당 한의원 안내도도 함께 설치가 되어 있습니다.

 

새소리를 벗삼아 편안한 능선 길을 걷습니다.

 

1시간 조금 넘게 걸으니 정자가 보이네요.

 

마을에서 이곳까지는 3.2km이고 모악산 정상까지는 이제 2.6km가 남았네요.

불어오는 바람을 느끼고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눈을 감고 잠시 휴식을 취합니다.

숲속에 있으니 자연의 소중함이 더욱 새롭게 솟아나는 것 같네요.

 

당초 모악산까지 갈까 했는데 그냥 이곳에서 좌측으로 하산을 합니다.

요즘은 악착스럽게 살기도 싫고 산행도

과거처럼 정상을 가고픈 마음이 없네요.

시원하고 멋진 조망도 이제는 그리 설레지도 않고요.

게으러진건지 아님 가벼워진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여튼 산에서 걷는 길도 이제는 산행이 아니고 천천히 걷는 좋은 숲길 걷기가 되고요.

조금은 제 마음속에 있는 욕심을 덜어낸걸까요.

 

토끼풀 가득한 이곳 평상에 누워 한숨 자고나면 천국이 따로 없을 것 같네요. ㅎㅎ

 

산길을 내려서니 이곳에서 다시 모악산 마실길 이정표를 만났습니다.

장파 마을에서 신암 마을로 가는 2-1 코스인 신암재길인것 같습니다.

 

신암재 넘는 길 입구에 정자도 설치가 되어 있습니다.

 

다만 이곳부터는 풀이 우거져서 길이 잘 보이지 않더군요.

혹 이 마실길을 걸을려면 초봄이나 늦 가을이 좋을것 같습니다.

 

이제 아늑한 숲길을 따라 편안하게 길을 이어갑니다.

 

지난 시간 길을 걸으며 참 많은 숲길을 만났고

그 숲길을 걷다보면 왠지 느낌과 숲의 향기가 전부 다 다릅니다.

아마도 그곳에서 자라는 나무들이 달라서가 아닐지요.

 

이곳은 고운 단풍 나무들이 많더군요.

하여 가을에 오면 더욱 아름다운 길로 변해있을 것 같습니다.

 

알랭 드 보통의 '여행의 기술'을 보면 다음과 같은 구절이 나오지요.

 

도시의 "떠들썩한 세상"의 차량들 한가운데서

마음이 헛헛해지거나 수심에 잠기게 될 때,

우리 역시 자연을 여행할 때 만났던 이미지들,

 

 

냇가의 나무들이나 호숫가에 펼쳐진 수선화들에 의지하며,

그 덕분에 "노여움과 천박한 욕망"의

힘들을 약간은 무디게 할 수 있다.

 

 

'여행의 기술'에서 소개되는 윌리엄 워즈워스의 시처럼

삭막한 도시인으로 사는 숙명을 지닌 우리에게

자연은 참 많은 소중한 것들을 아낌없이 주지요.

 

"내가 세상과 뒤섞이면서도

내가 가진 소박한 즐거움에 만족하며,

하찮은 노여움과 천박한 욕망을

멀리하며 살아왔다면.

그것은 그대 덕분이다..........

그대 바람과 요란한 폭포........ 그대 덕이다.

그대 산이여, 그대의 덕이다. 오. 자연이여!"

 

 

늘 실수투정이고 후회하는 삶만을 사는 저에게

자연은 늘 꾸미지않는 모습으로 저를 위로해 주지요.

저의 실수도 저의 잘못도 관대하게 이해하고요.

그런 고마운 자연을 이렇게 편하게 대할 수 있어

그저 고맙고 또 고마울 뿐입니다.

 

아늑한 생각을 하며 숲길을 이어가니 사방댐을 만났습니다.

 

조금 더 가니 또 다른 사방댐을 만나고요.

이곳 계곡에는 아래쪽에 마을과 한의원이 있어서인지 사방댐이 2개나 되더군요.

 

 사방댐에서 조금 더 내려가니 민속한의원 건물들이 나옵니다.  

대부분의 건물들이 황토로 만들어져 있더군요.

 

이곳 민속 한의원(http://www.minsock.com)

주로 암환자와 관절염 치료를 전문으로 한다네요.

어쩌면 사람의 병든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최고의 처방은 자연이겠지요.

 

한의원을 지나오는데 장기 입원하고 있는 환자분들이 보이더군요.

안그래도 이길을 걸으며 돌탑들이 많은 것이 궁금했는데

환자분들의 건강을 기원하는 작은 소망의 표현이었네요.

 

민속한의원을 빠져나와 다시 시원한 숲길을 이어갑니다.

저 멀리 걸어가는 친구 두분의 모습이 무척이나 정겹게 보이네요.

 

 그리고 이곳 숲은 새가 참 많습니다.

가던 길가에도 새가 있고 지나가는 나뭇가지에도 새가 있네요.

물론 카메라를 찍으러 다가서니 다 도망가 버렸네요. ㅎㅎ

 

 모악산 마실길 2코스와 2-1 코스가 만나는 삼거리도 지납니다.

 

다시 한증막이 있는 원점으로 되돌아 왔습니다.

 

나무를 때서 더운 열을 만드는 자연 친화적인 한증막도 있고

그 뒤로 이처럼 시원한 폐동굴도 있어서

더운 땀을 식히기에도 참 좋더군요.

 

이 동굴은 일제시대에 생긴 금광굴이라고 하더군요.

 

안덕 마을은 모악산 자락에 깊게 숨겨져 있는 마을이지만

다양한 건강 힐링 체험 시설이 되어 있고 주변 자연 환경도 참 좋아 

도시 생활에 지친 사람들이 찾는다면 참 좋을 것 같습니다. 

마실길 이정표인 달팽이처럼 잠시 느리게 생각하고 느리게 걷다보면

마음의 무거운 짐도 가벼워지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