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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역사,사찰

대덕 사이언스 길 2코스 : 신성~성두산길 - 과학과 숲향기 가득한 길

by 마음풍경 2011. 6. 27.

 

대덕 사이언스 길 2코스 : 신성~성두산길


 

대전시민천문대 입구 ~ 대전시민천문대 ~ 신성공원 ~ 충남대 농대 ~

갑천 ~ 중앙과학관 ~ 성두산 ~ 탄동천 ~ 대전시민천문대 입구

(10km, 소요시간 2시간 40분)

 

 

 지난 5월 아카시 꽃 향기 가득한 대덕 사이언스 길 1코스걷고나서

이번에 2번째 코스인 신성~성두산 길을 걷습니다.

물론 이 길은 지난 겨울에 지금은 군대에 가있는 아들과 함께 미리 걸어본 길이기도 하네요.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704)

 

요즘이 장마철이라 몇일째 비는 줄창 내리고 있고 오늘도 여전히 비가 옵니다.

아파트를 나서는데 빗물을 머금고 있는 노란 루드베키아 꽃이 반겨주네요.


과거에 철도변 옆에 많이 핀다고 해서 '철도길 꽃'이라고도 하는 루드베키아 꽃은

요즘에는 집 근처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는 꽃으로 꽃말이 '영원한 행복'이라고 합니다.

어찌보면 마음먹기에 따라 행복이란게 멀리 있거나 귀한 것은 아니고

가까이에 흔하게 만날 수 있는 그런 존재일지도 모르겠네요.

 

철이 지나 시들어버린 장미의 모습도 쓸쓸함보다는 왠지 애잔한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꽃은 피고 또 지기를 반복하지만 이 꽃이 내년에 새롭게 피는 꽃은 아니겠지요.

하여 자연과의 만남은 늘 그리움이 가득하나 봅니다.

 

죽을 때까지 이처럼 붉디 붉은 마음 담고 살 수 있다면 이또한 큰 행복이겠지요.

 

많은 비와 함께 바람이 세차게 불어서 그런지 아키시 나무가 거리에 쓰러져 있습니다.

우리네 삶만 세상살이가 힘든 것이 아니라 무심하게만 보이는 나무도 때론 그 삶이 어려운가 봅니다.

 

우산을 들고 사진찍기가 조금 불편해서 그렇지

비오는 날 길을 걷는 기분도 참 좋습니다.

 

당초 2코스의 시작이 중앙과학관 앞 주차장이지만

오늘은 집에서 가까운 대전시민천문대 입구에서 시작하네요.

 

평소 천문대를 오를 때는 오른편으로 나있는 산길을 택하는데

오늘은 비가 와서 차가 다니는 포장길을 걷습니다.

10년전 몸이 좋지않아 수술 후 운동 삼아 이 길을 참 자주 걸었었는데

시간이 참 빨리도 흘러가네요.

 

천문대 앞까지 왔습니다.

대덕 사이언스 길이라는 이름답게 대덕연구단지 주변에는 국가 연구소를 비롯해서 과학과 관련된 시설들이 많습니다.

 

천문대 입구 옆으로 대덕 사이언스 길이 이어지고요.

 

지난번 왔을 때는 안내판이 설치가 되지 않았었는데

이제 공사도 마무리 되고 이 길도 새로운 이름으로 태어난것 같습니다.

 

당초 대덕특구 올레길이었는데 안내판 이름도 대덕 사이언스 길로 변경이 된것 같습니다.

올레길 하면 왠지 짝뚱같은 느낌이 들지요. ㅎㅎ

 

이제 본격적인 산길을 걷습니다.

늘 걸어도 혼자 걸어도 아무 때나 걸어도 참 좋은 숲길이지요.

 

군데 군데 새롭게 설치된 시그널도 가는 길을 알려줍니다.

물론 늘 다니던 길이고 외길이라 길을 찾아가기는 어렵지 않지요.

 

 과거에는 멋진 조망처 역할을 하던 군 초소였는데

이제는 주변 나무가 크게 자라서인지 갇혀있는 모습이 되었네요.

어린 아들이랑 저 철 사다리를 위태롭게 오르던 기억도 이젠 아스라한 추억이 되었습니다.

 

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맞으며 한적한 숲길을 걷는 이 시간

정말 행복이란 무지개처럼 멀리 있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조금만 걸어도 이처럼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곳은 얼마든지 있으니까요.

 

나뭇잎에 명랑하게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으며 조용한 숲길을 걷다보니

최근에 지어진 수당정이라는 정자에 도착했습니다.

이곳이 이 주변 능선에서는 가장 높은 곳이지요.

 

'하늘에 쓴 연서'

                           김봉주

오늘도 산마루에
  홀로 앉아서
먼 산을 책상 삼아 글월 씁니다

파아란 하늘 위에
  은하물 찍어
계수나무 붓으로 메워 봅니다

별보다 많은 사연
  다 쓸 수 없어
못 맺은 채 바람결에 실어 보내니

대낮엔 햇빛 부셔
  못 읽을세라
고요한 밤 달빛에 비춰 보소서

 

 

정자에 올라 시야가 트이는 곳을 바라봅니다.

노은지구 너머 우산봉 능선이 구름에 가려 보이지가 않네요.

 

정자를 내려와 다시 길을 이어 걷습니다.

 

돌탑이 있는 이곳 삼거리에서 오른편 충대 중앙 도서관 방향으로 내려서야지요.

지난번 1구간을 걸을 때도 이야기 했지만

사이언스 길 고유의 색을 하나 정해서

사이언스 길 방향과 그렇지 않는 방향의 지시판의 색을 조금 다르게 한다면

어느 길로 가야할지 혼란도 없고 좋을 것 같은데

이 길을 알지 못하는 사람은 도서관 방향으로 가야하는건지 아님 생명과학대 방향으로 가야하는지 참 어렵겠지요.

 

이제 충남대 캠퍼스 내로 들어온거네요.

길을 건너 다시 산 능선으로 올라서야하고요.

그리고 보면 충대 중앙도서관이라는 이정표도 정확하지는 않습니다.

차라리 충대 골프연습장이라고 하는데 더 가깝지 않나 생각하네요.

 

이 능선 길은 그다지 가파르지도 않고 적당하게 오르고 적당하게 내려서기에

지루하지않게 걸을 수 있는 좋은 숲길입니다.

 

오늘은 주말인데도 비가 와서인지 지나는 사람을 거의 볼 수가 없습니다.

 

또한 오랜만에 비가 내려서인지 공기도 참 상쾌하고 제 몸을 스쳐가는 바람도 참 상큼합니다.

 

대덕 연구단지 주변 녹지 비율이 일반 도시보다 10배 이상이라고 하는데

저는 정말 축복받은 곳에서 사는 사람인것 같습니다. ㅎㅎ

저도 10여년을 서울에서 살다가 내려왔지만 왜 그렇게 서울만을 동경하고

삭막한 그곳을 떠나지 못하고 사는지 모르겠습니다.

조금만 버리면 새롭게 얻어지는 것이 너무나 많은데 말입니다.

물론 먹고 살기위해 어쩔 수 없는 서울 생활이기도 하지요.

 

이곳 갈림길에서는 궁동공원 방향으로 가야지요.

 

비가 와서인지 소나무 향기가 더욱 진하게 배여옵니다.

 

이제 산 길도 끝나는 것 같습니다.

 

내려서기전에 궁은정에 잠시 들러봅니다.

이곳 주변 동네인 궁동과 어은동의 이름을 한자씩 따서 지은거라 합니다.

 

정자를 뒤돌아 길을 내려서는데 주변에 산딸기가 보여 몇개 따서 먹어보았습니다.

맛있게 익었더군요.

 

도심 근처에서 이처럼 야생 산딸기를 따서 먹을 수 있는 곳이 우리나라에 얼마나 있을까요.

 

산 능선을 빠져나오니 충남대 농대 버스 종점이 보이네요.

 

이제 어은동 한빛 아파트 옆 마을 길을 따라 갑천으로 향합니다.

산을 빠져나오니 그 많던 이정표는 주변에 보이지가 않아 그냥 어림짐작 걷습니다.

하긴 이곳부터 갑천을 지나 과학관 입구 주차장까지 대덕 사이언스 이정표를 하나도 발견하지 못했지요.

 

유림공원 안내판이 보이는 갑천이 나오네요.

당초 이곳에서 천을 건너 유림공원으로 가려 했으나 물이 불어서 돌 다리의 흔적도 보이지 않습니다.

 

하여 그냥 천변 길을 따라 걷습니다.

 

3일동안 대전에 내린 비가 300mm가 넘는다고 하는데

이 모습을 보니 실감이 납니다.

 

위쪽으로 차가 다니는 길 말고 유림공원과 어은동을 이어주는 산책길 다리도 물로 막혀있습니다.  

 

심지어는 천변 옆으로 이어지는 산책로도 물에 잠겨 흔적도 찾을 수가 없고요.

 

하여 물에서 조금 떨어진 자전거 전용 도로를 따라 걸어가니 천변 산책로가 모습을 보이네요.

 

이 사진은 뒤돌아본 모습이고요.

저 뒤로도 천 건너편 월평동으로 돌다리가 이어지는 곳인데 물살의 흔적뿐입니다.

 

 

 물의 수위가 높아져서인지 물가의 나무들이 왠지 더욱 가깝게 다가오네요.

 

조금 걸어가니 다시 산책로는 물에 잠겨 더 이상 이 길을 갈 수가 없더군요.

태풍도 온다고 하는데 물 피해가 없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멀리 바라보이는 계족산도 구름 모자를 쓰고 있네요.

 

 그나저나 MB 정부는 정권 시작부터 끝나는 시간까지 강 공사만 하는 것 같네요.

나중에 역사는 강을 너무나 사랑한 정부라 기억할까요. ㅋㅋㅋ

 

대덕대교 아래에서 왼편 과학관 방향으로 올라갑니다.

이곳은 갑천 지류인 탄동천이 흐르는 곳입니다.

물론 이곳도 멀쩡하게 살아있는 생명들을 죽이는 공사가 진행중이지요.

 

서울 과천에 있는 과학관에 비해 시설이 노후화되어 안쓰럽기만한 대전 국립중앙과학관 입구도 지납니다.

 

그리고 당초 사이언스 길의 시작점인 과학관 입구 주차장에 도착했습니다.

 

과학의 길이라는 이름답게 머리위로 자기 부상 열차 궤도가 지나가네요.

 

이 길을 만들면서 새롭게 오두막도 설치가 되었나봅니다.

 

빗물을 머금어서인지 나무의 향기가 무척이나 진합니다.

비오는 날 친한 벗과 함께 막걸리나 한잔 시원하게 하면 좋겠더군요. ㅎㅎ

 

 이 길도 개인적으로 자주 다니던 산책길이지요.

봄에는 벚꽃이 무척이나 화려한 곳이기도 합니다.

 

지난번에는 이 이정표가 없었는데 과학관 북문이 새롭게 생겼나 봅니다.

 

다리를 건너 다시 성두산 산길로 접어듭니다.

 

과학관과 원자력안전기술원 사이에 울타리를 쳐서 길을 새롭게 만들었습니다.

저는 이 길이 없을 때는 과학관 안쪽에 있는 탐방길을 따라 갔었는데요.

물론 입장료를 내지는 않고요. ㅋㅋ

 

멋진 나무 계단도 새롭게 조성을 했고요.

 

계단을 올라서서 다시 기존의 산길을 이어갑니다.

 

이 주변 산길이 성두산 공원에 속하지요.

 

과학관에서 산림해충 연구를 위해 설치한 기구라고 하네요.

 

자박자박 걷는 숲길이 무척이나 마음을 편하게 해줍니다.

길은 모두 일가친척이라 하던데 길은 길로 이어지기에 어느 길을 걷든 다 좋네요.

 

성두산을 왔을 때 늘 다니던 길이 아닌 새로운 길을 걷다가 눈에 익숙한 길을 만났습니다.

 

대전과학고 뒷편에 숨어있는 아늑하고 비밀스런 정원같은 느낌의 숲이지요.

눈쌓인 겨울의 풍경과는 또 다른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이윽고 구성동 산성에 도착했습니다.

과거 백제 시대에 약 580m 둘레의 성이 있던 곳이라고 합니다.

 

잠시동안의 시간이었지만 비가 오는 날의 숲길 느낌이 참 좋았네요.

이제 성두산 근린공원을 빠져나갑니다.

 

이 길은 대덕연구단지 내에 있어서 걷는 길 주변에 많은 연구소가 있습니다.

가던 길을 멈추고 화폐 박물관에 잠시 들러 구경을 해도 좋겠지요.

 

그나저나 도심에 이처럼 숲으로 그늘지어 걸을 수 있는 길을 찾기가 쉽지는 않을 겁니다.

 

비가 와서인지 탄동천의 물길도 풍성해 보입니다.

이런 풍경이 참 자연스러운 강의 모습이겠지요.

 

한국지질자원연구소내의 지질박물관도 지나고요.

물론 이곳도 화폐박물관처럼 자유롭게 관람이 가능한 곳입니다.

 

 나로호 발사를 총 책임지고 있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위성 안테나 모습도 보입니다.

지난 아픈 실패가 있었지만 다음에는 꼭 성공하길 기원합니다.

원래 과학이란 실패를 통해 큰 성과를 만들 수 있는 거니까요.

 

다시 대전시민천문대 입구인 원점으로 돌아왔습니다.

개인 GPS를 보니 10.6km에 2시간 40분이 소요가 되었네요.

 

오늘 길걷기를 시작할 때 만난 길가에 쓰려져 있던

아카시 나무가 그 사이에 정리가 되어 이런 모습으로 만나게 되었네요.

나이테의 모습이 참 아름답고 질감도 너무나 좋은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공식적으로 오픈이 된 대덕 사이언스 2코스를 장마비가 내리는 날 걸어보았습니다.

물론 과거에도 이 길을 따라 여러번 걸어보았었지만

같은 길인데도 계절에 따라 또 기후의 변화에 따라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대덕 사이언스 1코스가 대덕연단지 주변의 산들을 이어가는 길이 중심이라면

대덕 사이언스 길 2코스는 대덕 연구단지내에 위치하고 있기에

 길을 걸으며 과학과 관련된 다양한 체험과 경험을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고픈 제가 사는 동네 길이네요. ㅎ

 

[Motion-X GPS로 측정한 걸은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