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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역사,사찰

대덕 사이언스 길 1코스 : 매봉~우성이산길 - 아카시 꽃향기길

by 마음풍경 2011. 5. 23.

 

대덕 사이언스 길(대덕특구 올레길)

1코스 : 매봉~우성이산길

 

엑스포과학공원(꿈돌이랜드)-우성이산-화봉산-화암4가-태전사-대덕대뒷산-

도룡동 고개-표준과학원 앞-매봉산-교육과학연구원-꿈돌이랜드

거리 약 11km, 소요시간 3시간 30분(휴식 포함)

 

 

 대덕 사이언스 길(대덕 특구올레길)이 생긴다는 신문 기사를 보고

올해 1월에 대덕특구 올레길 2코스(http://blog.daum.net/sannasdas/13389704)를 미리 걸었었는데

얼마전에 산책을 하다 보니 올레길 이정표가 설치가 되어 있어

대덕특구 올레길 1코스를 걷기로 하고 꿈돌이 랜드 정문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꿈돌이 랜드 정문 건너편에 대덕특구 올레길 안대도가 크게 그려져 있습니다.

물론 안내도 옆으로 우성이산으로 오르는 등산로가 있고요.

 

어제까지 많은 비가 와서인지 숲길이 촉촉합니다.

 

우성이산 오르는 중에 새롭게 설치된 이정표를 처음 만나네요.

과거에는 등산로 이정표가 오래되서 지저분했는데 한층 산뜻해졌습니다.

 

5월 하순이면 진한 향기의 아카시 꽃들이 만개할 시기인데

비가 와서인지 등산로가 떨어진 꽃잎으로 인해 멋진 꽃길이 되었네요.

 

비에 젖은 나뭇잎 위에 똑하고 떨어져 있는 아카시 꽃 한송이를 보니

보잘것 없는 작은 꽃송이라 해도 한계절 피었다 지는 낙화의 의미는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산행 갈림길에도 안내도 설치가 잘되어 있습니다.  

 

과거 이 길을 걸을 때 만나본 글귀인데 다시 읽어봐도 좋은 글입니다.

그러고보니 온전히 내것인 것은 없네요.

빈손으로 왔다 빈손으로 가는 인생이기에 그런가 봅니다.

인생도 사랑도 욕심도 말입니다.

 

입구에서 15분 정도 걸었나봅니다.

도룡정에 도착했습니다.

 

요즘 이곳 연구단지 주변 산 정상에 올라보면

세월만큼 나무가 커서인지 과거에 비해 조망이 나무에 가립니다.

몇년전만해도 이곳 조망이 탁 트였는데요.

 

이제 도룡정에서 화봉산까지 약 1.5km 구간은 편안한 능선 길이지요.

 

 

줄지어 서있는 소나무 숲을 따라 길이 이어지고요.  

 

편안한 숲길을 이어가는데 길가에 노란 원추리꽃을 만났습니다.

아직 5월이라 조금 이르긴 하나 푸르름이 깊어가는 늦봄에 만나는 원추리 꽃이 무척이나 반갑네요.

 

어릴적부터 가까운 산을 오르고 자연과 벗하며 꿈을 키우면 참 좋겠습니다.

하지만 요즘 애들은 산에 올라 꿈을 키우기보다 내신 점수를 따기위해 오르는 경우도 있더군요. ㅎ

세상이 온통 출세하기 위한 스펙 쌓기에 미쳐가는 것은 아닌가요.

 

이처럼 멋진 자연 풍경은 바라보기만 해도

마음엔 평화가 가득해지겠지요.

 

청량한 새소리와 시원한 바람

그리고 촉촉한 숲길이 어우러지는 시간입니다.

 

꿈돌이 동산 입구에서 약 50분이 걸려 화봉산 정상에 도착했습니다.

걸은 거리는 2km가 조금 넘었고요.

 

이제 화암네거리 방향으로 하산을 해야합니다.

그런데 화봉산 정상에 있는 안내 화살표 방향이 조금 잘못된것 같더군요.

전민동 방향으로 되어 있는 길은 실상 길이 없고 화암네거리 방향이 전민동으로 내려서는 메인 길입니다.

화암네거리 방향은 좀 더 왼편 방향 능선으로 길이 이어집니다.

 

저도 처음에는 전민동으로 가는 나무 계단 길을 따라 내려갔지요.

하지만 GPS 지도를 체크하니 방향이 잘못된것 같아

되돌아나와 왼편 능선길을 찾아갑니다.

 

화봉산 북쪽 능선을 따라 가니 주변 시야도 잠시 트입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전민동으로 이어지는 길을 주로 찾기에

이 능선 길은 참 한적하고 조용합니다.

 

물론 숲도 그만큼 더 깊고 아늑하지요.

이 순간 만큼은 자연이 온통 다 내것인양 느껴집니다.

 

비가 내린 후라서인지 숲의 초록 색감이 더욱 운치있게 살아있지요.

 

능선길을 이어가디 보니 다시 중요한 갈림길이 나옵니다.

물론 올레길은 왼편 화암네거리 방향 능선 길로 더 이어가야합니다.

그나저나 이왕 대덕특구 올레길을 나타내는 이정표를 만들었으면

올레길의 방향 화살표 색과 주변 방향의 화살표 색을 달리해서 표현하면 올레길을 걷는데 더욱 좋을텐데요.

예로 한진종합연구원 방향은 올레길이 아니기에 화살표의 색을 주황이 아니고 흰색으로 한다면 올레길 방향이 좀 더 명확해지겠지요.

 

대덕특구는 원자력 연구소 등 국가 중요 연구시설이 많아서인지 주변 산에 이와 같은 초소가 설치가 되어있습니다.

물론 지금은 사용하지 않고 폐허처럼 방치가 되어있지요.

이런 건물을 보다보면 그만큼 대덕 연구단지의 위상도 예전같지는 않나봅니다.

 

길을 걷는 중간 중간에 대덕특구 올레길을 조성하기 위해 새롭게 단장한 흔적들이 보입니다.

 

나무 사이로 차도가 보이는 것을 보니 화암네거리 근처에 온것 같습니다.

 

 

 중앙백신연구소 진입로 길을 빠져나와 차가 많이 다니는 길로 나섭니다.

 

이제 화암네거리를 지나 건너편에 바라보이는 산길을 또 걸어야 겠네요.

 

화암네거리 건널목을 지나 도룡동 방향으로 조금 가니 산으로 오르는 계단이 있더군요. 

아직 이곳은 공사중이라 그런지 올레길 이정표는 보이지가 않습니다.  

 

 

늘 이 주변을 다니며 저 능선으로도 산길이 있을텐데 하는 생각을 했는데

드디어 대덕특구 올레길 덕분에 이 산길을 걷게 됩니다.  

 

숲길을 걷다 잠시 조망이 트이는 곳에 도착합니다.

건너편 적오산도 바라보이고 바로 앞 한가족 노인전문병원도 보이네요.

 

이곳 능선 길은 특히 산이나 봉우리 이름이 없기에 능선 이름도 따로 없지만

여느 주변 능선길 못지 않는 아늑함이 있습니다.

 

그나저나 제가 사는 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데

이처럼 조용하고 깊은 숲길이 있을 줄은 생각하지 못했네요.

 

가는 길 능선 중간 중간에 옆으로 빠지는 길도 자주 나옵니다.

저는 물론 직진해서 태전사 방향으로 가야지요.

 

 

 보통 은행나무는 길가의 가로수로 자라는데 이곳 산속에서 은행나무를 만났네요.

단풍 가득한 가을에 이 길을 걸어도 참 좋을 것 같습니다.

 

태전사 입구에 도착합니다.

 

그리고 잠시 사찰 경내로 들어가봅니다.

큰 길가를 지나며 태전사 안내판을 가끔 보긴 했으나

이곳에 이처럼 큰 절이 있는 줄은 전혀 생각지 못했네요.

 

지난 일에 후회하고 다가올 미래를 걱정하기 보다는

늘 지금처럼 충실하게 현재를 산다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늘 잊지말고 깨우쳐야할 말입니다.

 

그나저나 절 경내에서는 등산로를 찾지못하고 다시 입구로 나와도 능선으로 이어지는 길을 찾지못해

사찰 입구 오른편 임시 주차장 방향 산으로 무작정 길을 이어갑니다.

없는 길 찾아서 가는게 또 저의 특기 아닙니까. ㅋㅋ

 

작은 능선으로 올라서니 기계연구원 경계 철조망이 나오더군요.

 

근데 철조망 안쪽에 올레길 시그널이 있더군요.

아마도 절 입구 더 아래쪽에 등산로로 들어서는 입구가 있는 것 같은데

그곳까지 가보지는 못했네요.

그나저나 이 안내 시그널을 오늘 이곳에서 처음 봅니다.

 

하여 우짭니까 38선도 아니고 그냥 철조망을 넘어 길을 이어갑니다.

기존 철조망을 절단하여 새롭게 길을 만들었더군요.

 

아마도 기계연구원 철조망 옆으로 새로운 철조망을 설치해서 올레길을 만든것 같습니다.

 

 물론 철조망을 다시 빠져나와야 하고요. 

이 철조망 옆을 걷다보니 과거 대전둘레길 중 국방과학연구소 철조망 길을 걷던 생각이 납니다.

 

길을 어어가다 다시 중요한 분기점에 도착했습니다.

물론 대덕특구 올레길은 좌측 도룡삼거리 방향으로 가야합니다.

 

이곳 능선 길은 우성이 산이나 화봉산과는 다르게 사람들이 거의 다니지 않아서인지

숲이 마치 깊은 산속 원시림같은 느낌이 드네요.

 

 

 조금은 거친 깊은 산속에 들어와 있는 기분이 듭니다.

 

이제 기계연구원 지역을 지나 표준과학원 지역으로 왔나보네요.

 

철조망을 사이에 두고 오른편 표준연구원내 산책로는 아주 편안한 길인것 같고

왼편 올레길은 새롭게 만들어서인지 조금은 협소하고 거친 길입니다.

 

산을 걸을 때 나무로 된 이정표보다 때론 이와같은 작은 시그널이 더 큰 도움이 될테가 많습니다.

물론 올레길을 홍보하는 효과도 크고요.

 

자연과 벗하는 시간은 마음이 가벼워지고 몸이 가벼워지는 이치를 깨닫는 소중한 시간입니다.

늘 그 이치를 알았다가 다시 망각하기를 반복하지만 말입니다.

 

내 짐 속에는 다른 사람의 짐이 절반이다.

다른 사람의 짐을 지고 가지 않으면

결코 내 짐마저 지고 갈 수 없다

길을 떠날 때마다

다른 사람의 짐은 멀리 던져버려도

어느새 다른 사람의 짐이

내가 짊어지고 가는 짐의 절반 이상이다.

 

 

풀잎이 이슬을 무거워하지 않는 것처럼

나도 내 짐이 아침이슬이길 간절히 바랐으나

이슬에도 햇살의 무게가 절반 이상이다.

 

 

이제 짐을 내려놓고 별을 바라본다.

지금까지 버리지 않고 지고 온 짐덩이 속에

내 짐이 남아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내가 비틀거리며 기어이 짊어지고 온

다른 사람의 짐만 남아 있다

 

  - 정호승 시인의 짐 -

 

 

황홀한 아카시 꽃 길을 꿈결처럼 걷다보니 차소리로 시끄러운 도룡동 차도가 보입니다.

천국과 지옥의 경계가 마치 이곳이 아닐까요.

 

주변에 아카시 꽃이 많아서인지 꿀을 채취하는 모습도 봅니다.

벌들이 많아서 조심 조심 그 곳을 빠져나가네요. ㅎ

 

일요일이라 도룡동 성당 주변에 차가 많습니다.

 

이제 도룡동 성당도 지나고 표준과학연구원 정문 방향으로 길을 이어갑니다.

 

표준 과학연구원 앞에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건너편 과학원 교수 아파트 입구에 있는 산길로 접어듭니다.

 

물론 이 길은 매봉산으로 오르는 산길입니다.

 

그나저나 오늘 걷는 산길은 온통 새하얀 아카시 꽃이 향기로운 길을 만들어 줍니다.

 

물론 찔레꽃도 아키시 꽃을 시샘하듯 활짝 피어있고요.

진한 아카시 향기 못지않게 찔레꽃 향기도 참 은은하고 좋습니다.

 

봄꽃의 향기에 취해 매봉산을 둥둥 떠서 걷는 것 같습니다. ㅎ

 

꿈돌이 동산에서 매봉산 정상까지 약 3시간이 조금 넘게 걸렸네요.(GPS 거리 : 9.6km)

 

매봉산 정상을 넘어 만나는 삼거리에서 왼편 대전 교육과학연구원으로 가야 합니다.

직진하면 제가 다니는 연구소지요. 물론 점심때 이곳으로 자주 산책삼아 걷던 길이기도 하네요.

 

아카시 나무를 생각하면 어릴적 가위바위보를 해서 나뭇잎을 따던 놀이도 생각이 납니다.

과거에는 지금보다 아카시 나무가 주변에 참 많았지요.

 

매봉산 숲길을 넘어 내려오니 무덤과 함께 한옥 한채가 보입니다.

 

이곳이 창주 김익희 선생의 묘가 있는 사적공원입니다.

참조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702)

 

입구에 있는 이 나무는 시 지정 회화나무 보호수이고요.

느티나무 등 다른 큰 보호수는 많이 보았지만 이처럼 큰 회화나무는 처음인것 같습니다.

 

숲길을 이제 완전히 벗어나 대전교육정보원 마당으로 내려섭니다.

 

비록 보잘것 없는 들꽃이라 해도 봄을 나타내는 소중한 존재이겠지요.

 

 

대전교육정보원을 빠져나가는데 입구에 이팝나무의 화려한 낙화를 만났습니다.

 

화려하게 핀 꽃들이 바람에 우수수 떨어지는 풍경은 언제봐도 감동입니다.

스러짐이 있기에 꽃이 피는 시간이 더욱 간절하고 소중한 거겠지요.

 

 

차가 지나는 소리로 분주한 대덕대로로 나왔습니다.

이곳에서 대덕특구 올레길 1코스를 마무리합니다.

약 11km 거리로 3시간 30여분이 소요가 되었네요.

 

대덕특구 올레길 1구간은 산으로 올라 다시 차가 다시는 길로 내려서는 오르막 내리막이 반복되는 코스가 많아서

산행을 다니지 않는 일반인이 전 코스를 걷기에는 조금 부담이 되는 길일 수도 있겠습니다.

다만 도심 가까운곳에 이처럼 조용하고 깊은 숲길을 체험할 수 있다는 큰 장점도 가지고 있고요.

 

제가 오늘 걸었던 길은 봄을 보내는 꽃들의 향기가 가득한 그런 꽃 향기 길이었네요.

 

 

<Motion-X GPS를 이용한 걸어온 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