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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역사,사찰

미리 걸어본 대덕 사이언스 길 2코스 - 신성·성두산 길

by 마음풍경 2011. 1. 16.

 

대덕 사이언스 길(대덕 특구 올레길) 2코스 - 신성·성두산길

 

신성공원(연구단지 운동장) ~ 충남대 농대 ~

궁동공원 ~ 성두산공원 ~ 중앙과학관 ~ 탄동천 ~ 신성공원

(10㎞, 순수 걷기 2시간 30분 소요)

 

 

제야의 종이 울린지가 엊그제 같은데

올해도 벌써 보름이 훌쩍 지나가버렸습니다.

 

그나저나 올 겨울은 유난히 춥고 어수선한 시간입니다.

여행을 떠나고 싶어도 구제역으로 고생하는 분들을 보기에도 미안하고해서

오늘은 가까운 동네 올레길을 걸어보기로 합니다.

 

특히 작년에 신문 기사가 나왔던 대덕특구 올레길중

2코스를 미리 찾아서 걸어보고자 길을 나섭니다.

[대덕 특구 올레길을 만든다네요. :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662]

 

당초 대덕특구 올레길 2코스는 중앙과학관에서 시작해서

반시계 방향으로 원점회귀를 하는 코스인데

제가 사는 곳이 연구단지 운동장이 있는

신성공원에 가까워서 신성공원에서 시작합니다.

 

집에서 길을 나서는데 최근 계속해서 날이 추워서인지

운동장에 쌓인 눈이 전혀 녹지않고 남아있네요.

 

운동장을 지나 충대 농대쪽으로 가기위해 대전시민천문대 방향으로 갑니다.

 

동네 앞산이라 자주 가던 길이긴 하지만

늘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오는게 또 길인것 같습니다.

 

조금 가파른 길을 올라서니 대전시민 천문대가 나옵니다.

 

그리고 입구에서 본격적인 능선 길 걷기가 시작되지요.

 

이 길은 사계절 언제 와도 참 편안한 산길입니다.

 

연구단지 주변 산 정상 부근에는 오래된 군 감시초소가 있는 곳이 많습니다.

이곳도 그중 한곳으로 과거에는 사다리를 타고 지붕위로 올라가면 조망이 트였는데

시간이 많이 흘러서인지 이제는 주변 나무들이 더 커졌네요.

 

군데 군데 의자도 설치가 되어 있어 추운날만 아니면 잠시 쉬어가도 좋고요.

 

이 능선길이 충남대 뒷산이어서 숲 길이 궁동까지 이어집니다.

 

바람도 불고 날이 상당히 춥네요.

하여 나무 사이로 비추는 한줌의 햇살이지만 참 소중합니다.

 

이곳이 능선 길에서 가장 높은 곳인데 정자를 만들고 있네요.

 

 

정자에 올라 노은 방면으로 펼쳐지는 조망을 봅니다. 

오른편으로 우산봉과 갑하산 능선이 펼쳐지고

저멀리 새하얀 계룡산도 바라보입니다.  

 

멋진 조망도 보고 다시 충남대 골프연습장이 있는 곳으로 내려서서

차가 다니는 길을 가로질러 건너편 산길로 올라가야 합니다.

 

산 능선으로 올라서니 멋진 바위 풍경을 만나게 됩니다.

이 주변은 전부 육산이라 바위를 보기가 쉽지 않는데

여기에만 유일하게 바위들이 모여있습니다.

 

기온이 차가워서인지

얼굴에 와닿는 공기의 느낌이 더욱 신선하게 느껴지네요.

 

다른 숲길보다 유독 소나무 숲길을 걸을 때

마음이 더욱 평화로워집니다.

 

신성공원 입구에서 이곳 궁은정 정자까지 오는데 대략 1시간이 소요가 되었습니다.

이제 산길을 내려서서 궁동 시가지로 들어서야 하네요.

 

궁동으로 들어서니 점심 시간도 거의 되고해서

짬뽕으로 유명한 동해원을 찾아갑니다.

충남대 정문옆에 있는 다솔아파트 근처에 있습니다.

이곳은 일반 집을 개조해서 식당으로 사용하더군요.

 

동해원은 원래 공주에 있는데 이곳이 대전 분점이라고 하더군요.

오후 5시까지만 영업하는 배짱좋은 음식점입니다. ㅎㅎ

 

조금은 이른 시간인데도 사람이 많더군요.

겉모습은 부추가 올라가 있는 일반적인 짬봉의 모습입니다.

하지만 일반 짬뽕에 비해 단백함이랄까 깔끔함이랄까 하는 느낌이 강합니다.

맛은 참 좋은데 가격이 6천원이라 삼선 짬뽕도 아닌데 조금 비싸다는 생각이고요. ㅎ

 

여튼 오늘은 아들과 둘이서 올레길을 나섰는데

짬뽕을 맛나게 먹고 있지요. ㅎㅎ

 

뜨끈하고 얼큰한 국물로 몸도 따뜻하게 하고

궁동을 빠져나와 유림공원으로 갑니다.

 

아직은 갑천공사가 끝나지 않아 조금은 어수선하네요.

 

돌다리를 건너며 바라본 풍경이 참 한가합니다.

날만 춥지 않다면 더욱 아늑한 느낌일것 같고요.

 

유림공원내 호수도 꽁꽁 얼었습니다.

 

ㅎㅎ 해가 구름에 잠시 들어가니 갑자기 기온이 몇 도는 떨어지는 것 같네요.

 

이곳은 계룡건설 이인구 명예 회장이 사재 100억원을 기부해서 만든 공원이지요.

 

기업 이윤의 사회 환원이 무언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인것 같습니다.

 

유림공원은 안면도 소나무도 있고 속리산 소나무도 있습니다.

안면도 소나무가 하늘로 곧게 자란 모습이라면

속리산 소나무는 조금은 휘어서 자란 모습이 조금 다르게 보이더군요.

 

아주 큰 규모는 아니지만 아기자기하게

여러 테마로 구성이 되어있는 시민들의 좋은 쉼터입니다.

 

푸른 하늘로 솟아있는 나무들의 모습이 왠지 독특해서 카메라에 담아보았습니다.

 

이제 유림공원을 빠져나가기전에 전망대에서

서늘한 풍경을 가슴에 담아봅니다.

 

그리고 유림공원을 내려서서 갑천변을 걷습니다.

 

<그대에게 가는 길 / 안도현>

 

그대가 한자락 강물로
내 마음을 적시는 동안
끝없이 우는 밤으로
날을 지새우던 나는
들판이었습니다

 

 

그리하여 밤마다 울지 않으려고
괴로워하는 별을 바라보았습니다

 

오래오래 별을 바라본 것은
반짝이는 것이 아름다워서가 아니라
어느 날 내가 별이 되고 싶어서가 아니라
헬 수 없는 우리들의 아득한
거리 때문이었습니다

 

 

그때부터 나는 지상의 여기저기에
크고 작은 길들을 내기 시작하였습니다

 

 

해 뜨는 아침부터
노을 지는 저녁까지
이 길 위로 사람들이
쉬지 않고 오가는 것은
그대에게 가는 길이
들녘 어디엔가 있다는 것을
믿기 때문이랍니다

 

 

요즘은 가끔씩 길을 걸으며 느껴지는 정감과

어울리는 시를 찾아서 사진과 함께 올려봅니다.

시집을 뒤척이며 그 길을 걸으며 내가 느꼈던

감성과 딱 맞는 시를 찾는 재미도 쏠쏠하지요. ㅎ

 

개인적으로 저는 소설보다는 시를 더 좋아합니다.

좋은 시를 한편 발견했을 때의 기쁨이란

참 마음에 드는 풍경을 만나 사진으로 남기는 기쁨과 같다고 할까요.

 

강가에 부는 바람이 제법 차가웠지만

오랜만에 아들과 두런 두런 이야기도 나누면서 걷는 훈훈함이 있네요.

 

이제 갑천을 벗어나서 성두산으로 가야합니다.

 

구성동 삼거리에서 대덕대교 방향으로 조금가다보면

왼편으로 성두산으로 오르는 이정표가 있습니다.

 

짧지만 제법 가파른 계단길이 이어지고요.

 

이곳은 잔설이 남아있지 않고 낙엽만 가득하니

마치 늦가을 같은 분위기입니다.

 

지난 1월 1일날 동네 올레길로 구성동 산성을 왔었는데

보름만에 이곳을 2번씩이나 오게 되네요.

 

날이 추우면 자연의 풍경은 더욱 선명해지고 정갈해지는 느낌이 드는 것을 왜일까요.

 

이제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구성동 산성에서 과학관 방향으로 길을 이어갑니다.

 

늘 숨겨두고 싶은 비밀스런 공간도 지나고요.

 

대전과학고 뒷편 운동장도 지납니다.

 

보름전 이곳을 지날 때는 눈이 소복 쌓인 길이었는데

이곳은 흙의 기운이 따뜻해서인지 그 작은 흔적조차 남아있지 않네요.

 

하지만 작은 고개를 넘어서니 다시 백설의 세상을 만나게 되니

마치 가을과 겨울을 동시에 걷고 있다는 묘한 기분도 드네요.

 

중앙 과학관 자연학습원 문으로 들어섭니다.

 

지난번처럼 과학관을 공짜로 입장했네요. ㅋㅋ

날이 추운데도 과학 행사가 있는지 아이들이 많습니다.

 

이제 과학관을 빠져나와 탄동천을 따라 걸어야지요.

 

이곳도 4대강 사업의 일환인지 주변 천 정비 사업이 한창입니다.

 

조금은 거칠게 풀들이 우거져 흘러가는 탄천의 모습도 보기 좋았는데

많은 돈을 써가며 이처럼 정비할 필요가 있는지는 잘모르겠습니다.

 

 화폐 박물관 입구를 지납니다.

 

화폐박물관에서 큰 길로 나서는 이 길이

봄이 되면 노란 개나리와 하얀 벚꽃이 가득 피는 참 아름다운 길이지요.

 

다리에서 바라보니 천변 정비 공사 하는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이 대비가 되어 보입니다.

물론 공사가 완료되면 깔끔한 모습이겠지만

제가 보기에는 공사를 하고 있는 곳보다는

저멀리 풀로 우거져있는 부분이 더욱 자연스럽고 편하게 보이네요.

 

연구단지는 이처럼 산책길이 잘되어있어

굳이 천변으로 산책길을 만들 필요도 없는데 말입니다.

 

다시 연구단지 운동장으로 돌아왔습니다.

약 10km 거리에 걷는 시간만 대략 2시간 반이 걸린 것 같습니다.

 

오늘 걸어본 이 길이 올해에 완공이 된다고 하니 굳이 멀리 가지 않더라도

아이들 손잡고도 편하게 걸을 수 있는 좋은 길이 만들어 질것 같습니다.

연구소 등 주변에 과학과 관련된 시설들도 많아

 잘 연계한다면 좋은 과학 체험 길이 될것도 같고요.

다음번에는 대덕특구 1코스인 매봉 우성이산 길을 찾아봐야 할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