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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역사,사찰

김해 봉하산 숲길 - 대통령의 길을 따라 걷다.

by 마음풍경 2010. 12. 26.

 

 

봉하산 숲길(대통령의 길)

 

 

경남 김해시 진영읍  본산리 봉하마을

 

대통령 묘역 -> 마애불 -> 오솔길 -> 사자바위 -> 정토원 -> 

호미든 관음상 -> 편백나무 숲 -> 장방리 갈대집 -> 본산배수장 -> 북제방길 ->

약수암 -> 생태연못 -> 대통령 추모의 집(5.3km, 2시간 소요)

 

 

한해를 마무리하는 시간이 다가오면 왠지 보고픈 사람들이 생각이 납니다.

오늘은 문득 내 마음속의 영원한 대통령이신 노무현 대통령님이 보고싶더군요.

하여 그분이 살던 고향으로 발걸음을 옮겨봅니다.

봉하마을에 도착하니 마을 입구에서 제일 먼저 반겨주는 것은 노란바람개비입니다.

그 바람개비가 그리움의 강물처럼 길을 따라 이어져 있더군요.

 

맨먼저 주차장 건너편에 있는 노사모 기념관으로 발걸음을 옮겨봅니다.

 

 애구 깜짝 놀랐습니다.

그분이 내 앞에 미소짓고 계시는 것 같아서요. ㅎㅎ

 

기념관으로 들어가니 애절함과

소망의 사연 등이 적힌 노란 메모지가 가득하네요.

 

우리나라 여러 대통령 중에서 국민으로 부터

진심으로 우러나는 사랑을 받고 있는 대통령이 또 있을까요.

 

 하나 하나의 글을 보니 마음이 더욱 애틋해집니다.

 

노사모 기념관을 나서서 노대통령님의 생가 방향으로 갑니다.

 

사자바위를 배경으로 아담한 초가집이 눈에 들어오네요.

 

과거 생가 터에 새롭게 복원된 이 초가집이 노대통령님의 생가입니다.

내부에는 옛 결혼식 사진 등 추억들이 담겨져 있더군요.

 

생가를 나서서 묘역으로 가봅니다.

 

입구 연못에 투영되는 사자바위와 휘날리는 태극기의 모습에

왠지 그분의 영혼이 담겨져 있는 것 같네요.

 

왼편에 부엉이 바위가 있고 오른편으로는

사자바위가 있는 아래쪽에 묘역이 조성이 되어 있습니다.

 

아주 작은 비석 하나만 남겨달라는 그분의 유언에 따라

검소한 너럭바위가 비석 겸 봉분처럼 조성이 되었더군요.

잠시 무겁고 답답한 마음으로 묵념을 했습니다.

 

이제 묘역 왼편 옆으로 난 길을 따라 본격적으로 봉하산 숲길을 걷습니다.

 

예전에 부엉이가 많아서 부엉이 바위라고 한다는데 그 바위가 무심한듯 바라보이네요.

 

이 길은 노 대통령님이 산책코스로 자주 걷던 길이라 대통령의 길로 명명이 되었습니다.

 

산길과 숲길 그리고 논둑길이 이어지는 가볍게 걸을 수 있는 길이기도 합니다.

 

입구에서 조금 올라서니 마애불 안내도가 나옵니다.

 

안내문 뒷편에 마애불이 있고요.

부엉이 바위 아래쪽 바위틈사이에 끼여 

옆으로 비스듬하게 누워있는 마애불이 일반 마애불과는 많이 다릅니다.

 

노 대통령님의 힘들었던 삶과 죽음의 모습이

힘들게 누워있는 이 마애불에 투영이 되는 것은 왜일까요.

 

마애불을 되돌아 나와 아주 편안한 소나무 숲길을 걷습니다.

 

그리고 산길을 휘돌아 올라서니 사자바위에 도착합니다.

 

이곳 바위에 서서 바라본 화포천과 논둑길의 풍광이 참 시원하네요.

 

봉화마을의 모습도 한눈에 바라보입니다.

 

묘역 오른편으로 지붕이 낮은 대통령 사저의 모습도 보이고요.

 

사자바위를 되돌아 나와서 다시 능선을 따라 호미든 관음상이 있는 곳으로 갑니다.

 

작은 산이지만 이곳은 암자를 비롯해서 불교의 흔적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이 관음상은 진리를 캐고자 호미를 들었다고 하는데

이 세상에서 참 진리란 무엇일까요.

 

관음상이 있는 이곳이 봉하산의 정상인가 봅니다.

 

봉하마을 풍경도 더욱 아스라한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건너편에는 낙동강이 흐르는 풍경도 시원하게 바라보이고요.

시원한 조망을 보고나니 무거웠던 마음이 조금 편해지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봉하산 정상에서 길거리 다방 커피 한잔 마시고 하산을 시작합니다.

 

소나무 숲을 따라 산 길은 참 편안하게 이어지네요.

 

사람사는 세상이란 무엇일까요.

국민들이 정치라는 것을 의식하지 않고 사는 그런 세상이 아닐까요.

정치 무관심이 아니라 우리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상식이 통하는 세상..

전쟁의 두려움도 없고 미움의 마음으로

서로 편을 가르지 않는 평화로운 세상이길 바래봅니다.

 

편백나무 숲길도 지나갑니다.

그 분도 저 세상에 가서는 모든 시름 내려놓고 이런 편안한 길만 걸으시길...

 

그리 길지 않는 거리이지만 참 다양한 길이 이어지네요.

 

숲길을 빠져나와 제방길을 걷습니다.

 

제방 길 옆으로 참 평화로운 모습의 화포천이 흐르고요.

 

그리고 제방길을 지나오니 생태 연못이 반겨줍니다.

 

이 연못은 노 대통령의 귀향 이후에 만들어진 연꽃 연못이라고 하네요.

 

이제 마지막으로 아직은 가건물인 추모의 집에 들러봅니다.

 

저도 당신을 잊지 않겠습니다.

아니 영원한 제 마음속의 대통령이시지요.

 

어찌보면 참 바보처럼 원칙과 상식의 한 길만을 걸으신 분이시지요.

세상의 시기와 모함에도 당당히 맞서는 용기도 있으셨고요.

 

그리고 퇴임 후에도 고향으로 내려오셔서

이전의 대통령들과는 다른 멋진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먼길을 찾아 오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나 하나의 작은 불꽃들이 모여 좀 더 밝은 세상이 될거라는 희망으로

저도 이곳에 작은 촛불 하나 피어놓았습니다.

 

요즘처럼 어지럽고 불안한 세상이기에

그분이 더욱 보고프고 그립고 아쉬운지도 모르겠습니다.

앞으로 내가 살아 있는 동안 그처럼 멋지고 아름다운 대통령을 또 만나볼 수 있을지요.

그래서 노무현 대통령님은 영원한 제 마음속의 대통령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