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삶과 추억

도종환 詩人의 "나무에 기대어" 詩를 읽고

by 마음풍경 2011. 8. 3.

제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시집은

창비사에서 나오는 "창비 시선"입니다.

 

최근에 333번째로 도종환 시인의 "세시에서 다섯시 사이"라는 시집이 새롭게 나왔네요.

2006년에 나온 "해인으로 가는 길" 이후에 참 오랜만에 만나는 도종환 시인의 시집인것 같습니다.

 

책을 펼쳐보는 도중에 한편의 시가 가슴에 저며드네요.

 

나무야 네게 기댄다.

오늘도 너무 많은 곳을 헤맸고

많은 이들 사이를 지나왔으나

기댈 사람 없었다

네 그림자에 몸을 숨기게 해다오

네 뒤에 잠시만 등을 기대게 해다오

날은 이미 어두워졌는데

돌이킬 수 없는 곳까지 왔다는 걸 안다

네 푸른 머리칼에 얼굴을 묻고

잠시만 눈을 감고 있게 해다오

나무야 이 넓은 세상에서

네게 기대야 하는 이 순간을 용서해다오

용서해다오 상처 많은 영혼을

 

                           - 나무에 기대어 -

 

[전남 무안군 청천마을 뒷산에서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