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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역사,사찰

400년된 문경 장수황씨 종택 탱자나무

by 마음풍경 2011. 8. 23.

 

문경 장수황씨 종택 탱자나무

 

(경북 문경시 산북면 대하리 460-6)

 

 

 김룡사 암자길을 걷고 절을 빠져나와 돌아오는데

길가에 멋진 고택이 눈에 보여 잠시 차를 멈추고 들어가봅니다. 

 

이곳 고택은 세종때 영의정을 지낸 황희 정승의 7대손인

황시간이란 분이 거주한 종택이라고 합니다.

 

솟을 대문을 들어서니 왼편에 행랑채가 있고 정면으로 사랑채가 나옵니다.

안채는 사랑채를 지나 오른편 안쪽에 숨어져있는 것 같네요.

 

김룡사를 감싸고 있는 소나무처럼

이곳도 사랑채 뒤편으로 아주 멋진 소나무 숲이 펼쳐져 있습니다.

 

그런데 이 고택의 특이한 점은 마당 옆으로 아주 오래된 탱자나무가 있다는 것입니다.

보통 탱자나무를 생각하면 아주 빽빽하게 심어 담장으로만 쓰이는줄 알았는데 이처럼 멋진 조경수 역할도 하네요.

고정관념을 탈피한 선인의 지혜가 대단합니다.

 

황시간이 이곳에 터를 잡으며 심은 것으로 추정하기에

수령이 4백년이 넘었다고 합니다.

 

4백년이 넘은 탱자나무인데도 가지에 매달인 탱자가 무척이나 탱탱하게 보입니다.

물론 탱자도 주렁주렁 많이 매달려 있고요. 가을이면 노랗게 익어가겠지요.

문득 어린시절 탱자를 따서 놀았던 추억이 생각이 납니다.

비록 먹을 수는 없지만 그 향기는 참 신선했네요. ㅎㅎ

 

특이한 또 한가지 이 탱자나무는 멀리서 보면 한그루처럼 보이지만 

실제는 두그루 나무가 나란히 자라고 있는 것 입니다.

 

어쩌면 이 나무들이 오랜 세월동안 이렇게 멋지게 자랄 수 있었던 것은

두 그루의 나무가 서로 의지하며 살아온 것 때문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또한 비좁은 공간에서 자라면서도 방해가 되지 않게 서로를 배려하였기에

이처럼 멋진 모습이 될 수 있었겠지요.

 

요즘 세상은 애들 밥그릇 싸움으로 무척이나 시끄럽고 한심한데

이곳 나무를 통해 상생의 지혜를 배웠으면 하네요.

 

그나저나 자연에게서는 배울게 참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