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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양림,수목원

천관산 억새 능선길 - 비경이 가득한 천관산 자연휴양림 코스

by 마음풍경 2011. 10. 10.

천관산 억새 능선길

 

전남 장흥군 관산읍

 

 

천관산 자연휴양림 주차장 ~ 지장봉 ~ 환희대 ~ 연대봉(정상, 723m) ~ 환희대 ~

구정봉 ~ 천관사 갈림길 ~ 이씨제각 ~ 천관산 자연 휴양림주차장

(약 7km, 4시간 소요)

 

 

천관산은 우리나라 5대 억새 명산으로 가을에는 연대봉에서 환희대를 거쳐 구정봉까지 이어지는 약 4km의 능선이

새하얀 억새 풍경으로 가득하며 또한 정상 및 주변 능선을 따라 온갖 형상의 기암괴석이 어우러지는 모습이

다도해 풍경과 함께 장관을 이루는 가을에 꼭 가봐야할 명산으로 특히 천관산 자연휴양림에서 지장봉으로 올라

구정봉 능선으로 하산하는 원점회귀 코스는 천관산의 절경이 숨어있는 구간입니다.

 

 

천관산은 보통 북쪽의 장천재나 남쪽의 탑산사를 기점으로 산행을 하나  

오늘은 천관산자연휴양림에서 원점회귀로 산행을 합니다.

일반 차도에서 자연휴양림까지는 포장 및 비포장 임도길로 7km나 되는데

우리나라 자연휴양림을 들어가는 길 중에서 가장 길지 않을까 생각하네요.

 

임도길을 구불구불 돌아가니 왼편 구정봉에서 가운데 지장봉

그리고 오른편 구룡봉까지 천관산의 멋진 능선이 한눈에 펼쳐집니다.

 

휴양림으로 들어가는 길에 동백생태숲을 조망할 수 있는 정자를 만났습니다.

 

 이곳 동백나무숲은 산림청에서 산림유전자원 보호림으로 지정 관리되고 있다고 합니다.

정자에서 바라보니 골을 따라 동백나무들이 무성해서 동백꽃이 피면 정말 장관이겠더군요.

 

정자 옆으로 천관산 동백숲 한국 최고기록인증비가 있고요.

 

오늘은 차를 타고 들어가지만 자연휴양림으로 들어가는 약 20리에 가까운 임도길은

산도 깊고 주변 조망도 시원해서 그냥 걸어도 참 좋은 길인것 같습니다.

 

차를 몰고도 한참을 들어가니 자연휴양림 입구가 나옵니다.

천관산 자연휴양림은 우리나라 36개의 국립 자연휴양림중 하나입니다.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구철초가 반겨주는 안내소 오른편 길을 따라 걷기를 시작합니다.

오늘은 자연휴양림의 오른편에 있는 지장봉 능선으로 올라서 정상을 되돌아나와 다시 왼편 구정봉 능선으로 내려서려고 하네요.

 

조금 가니 산행 이정표가 나옵니다.

이곳에서 천관산 정상인 연대봉까지는 2.8km이고요.

 

이제 이곳 입구에서 지장봉 능선을 향해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합니다.

 

이 길은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아서인지

군데 군데 길이 보이지 않을 만큼 풀이 많이 우거져 있더군요.

 

10월 초여서 아직 이곳에서는 단풍의 색감을 만날  수는 없네요.

 

최근 감기에 걸려 몸 상태도 좋지않고 입구에서부터 가파른 길을 계속 올라서인지

내딛는 발걸음이 무척이나 무거웠지만 그래도 시원한 조망이 있어 한걸음 한걸음 올라섭니다.

 

주변 능선의 멋진 풍경도 하나 둘씩 나타나기 시작하고요.

그래도 이곳은 단풍이 조금씩 물들어 갑니다.

 

소나무와 함께 어우러지는 멋진 바위 풍경을 만나니 억새를 보러온 천관산이 아니라

마치 충북 괴산에 있는 어느 산에 와있는 기분이 듭니다.

 

깃대바위처럼 보이는 이 풍경도 괴산에서 볼 수 있는 모습이지요.

 

조망바위에 올라서니 건너편 구정봉 능선의 멋진 바위들이 줄지어 나타납니다.

 

 오르는 길 주변에 멋진 암릉 풍경이 즐비하니

억새를 보러온 것이 아니라 암릉 산을 걷기위해 온 기분이네요.

 

멋진 바위 너머 시원하게 툭 터지는 조망도 참 아름답습니다.

 

보통 천관산은 억새나 진달래 산행을 올때 장천재에서 오르기에

이곳 지장봉 능선으로는 거의 산행을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곳에 이런 멋진 능선이 숨어있다는 사실을 천관산을 다녀간 사람들도 많이 모를것 같네요.

이곳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천관산이 아니라 설악산 공룡 능선에 와있는 기분이 듭니다.

 

 하산 때 걸어야할 능선이 멋지게 바라보여 그 시간도 기다려 지네요.

 

 저 탁트인 조망을 발아래로 바라보며 걷는 기분은 또 얼마나 황홀할까요.

 

시원한 조망이 펼쳐지는 바위 능선을 올라서니

마치 신선의 세계에 온듯한 멋진 모습의 지장봉이 나타납니다.

 

바위 전체가 하나의 봉우리를 형성하고 있는 정말 장관이네요.

 

저도 이 능선에 이처럼 멋진 풍경이 숨겨져 있을지는 생각지 못했는데

이런 아름다운 비경을 사진에 담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참 고마운 인연입니다.

 

가까이 다가설수록 더욱 웅장한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지장봉 건너편 능선으로 구룡봉의 모습도 시원하게 바라보이고요.

 

 천관산은 정상 주변의 억새 능선뿐만 아니라

주변에 각각 특색이 있는 멋진 능선들을 거느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구룡봉 아래 저멀리 부처상 바위도 모습을 보이네요.

 

지장봉을 휘돌아 갑니다.

휴양림에서 이곳까지 1.5km에 1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이제 지장봉 주변부터는 억새의 모습이 나타납니다.

 

천관산은 그 이름처럼 바위들의 모습이 마치 하늘의 재상들이 서있는 모습과 같다고 하지요.

 

구정봉의 기기묘묘한 바위들이 연이어 나타나니 카메라 셔터가 더욱 바빠집니다.

 

지장봉을 지나니 석선이라는 이름의 거대한 바위가 나옵니다.

 

 로마 병정의 모습같기도 하고 단발머리 소녀의 모습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잠시 오던 길을 뒤돌아보니 이 멋진 바위 능선길을 올라왔네요. 

자연휴양림 아래쪽에 있는 농안제의 모습도 가깝게 다가옵니다.

 

멋진 구룡봉 능선을 배경으로 가을 바람에 살랑거리는 억새 풍경도

참 마음 편하게 다가옵니다.

 

멋진 바위와 시원한 조망 그리고 억새의 조화로움이

다른 억새 명산과는 차별화되는 천관산만의 특징이 아닐까 합니다.

 

 환희대에 도착했습니다.  

환희대는 구정봉의 첫번째 바위인 대장봉의 정상에 있는 평평한 석대로

이곳을 오르는 사람들은 성취감과 큰 기쁨을 맛보게 된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이제 정상인 연대봉까지 약 1km의 편안한 억새 능선길이 펼쳐집니다.

 

환희대에 올라 구정봉 능선을 바라봅니다.

마치 강진의 주작산과 같은 느낌이 드네요.

 

그리고 반대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니 회진 앞 바다의 모습도 아스라하게 다가옵니다.

 

이제 본격적인 억새 능선길을 걸어야 하지요.

 

ㅎㅎ 이곳도 1박 2일 촬영지였네요.

 

그나저나 지난번 오서산처럼 이곳도 잡목이 많이 늘어서 억새의 풍성함은 조금 부족한것 같습니다.

또한 사람들이 사진 촬영이나 휴식 등의 이유로 많은 억새들이 피기도 전에 쓰러져 있는 모습이 조금 마음 아프더군요.

 

또한 등산객이 많이 다녀서인지 능선길이 많이 패여있고요.

만일 환희대에서 연대봉까지 약 1km 길에 나무 테크를 설치한다면

더이상 길도 패이지 않고 억새의 훼손도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참 아름답고 편안한 억새 풍경입니다.

 

좌우로 펼쳐지는 억새의 모습을 구경하면서 걷습니다.

지장봉 능선이 힘들어서인지 상대적으로 정말 편안하고 아늑한 길이네요.

 

천관산 정상인 연대봉(723m)에 도착했습니다.

2.8km 거리를 오는데 약 2시간이 걸렸네요.

연대봉의 원래 이름은 옥정봉이었고 고려 의종 때 봉화대를 설치하여 통신 수단으로 이용한 이후

봉수봉 또는 연대봉으로 불리었다고 합니다.

 

10월 9일에 이곳에서 천관산 억새제가 열리는가 봅니다.

 

정상에 올라 탁트인 조망을 바라봅니다.

남쪽 방향인 불영봉 능선도 아늑하네요.

 

그리고 억새너머 우산도 전망대 풍경도 시원하게 감상합니다.

 

그리고 저멀리 노력도를 연결하는 노력대교의 모습도 보이네요.

작년 1월에 금당도를 가는 배를 타기위해 저 다리를 건넜던 추억도 애틋하고 아스라합니다.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504)

 

이제 왔던 길을 되돌아 다시 환희대로 갑니다.

 

언제 다시 이곳에 올지는 모르지만 뒤돌아 연대봉과 작별의 인사를 해보네요.

 

가을이 오면 창 밖에 

누군가 서성이는 것만 같다

문을 열고 나가 보면 아무도 없어

그만 방으로 돌아와 나 홀로 서성인다

 

 

 가을이 오면 누군가

나를 따라 서성이는 것만 같다

책상에 앉아도 무언가 자꾸만 서성이는 것만 같아

슬며시 돌아보면 아무도 없어

그만 나도 너를 따라 서성인다

 

 

선듯한 가을바람이 서성이고

맑아진 가을볕이 서성이고

흔들리는 들국화가 서성이고

남몰래 부풀어 오른 씨앗들이 서성이고

가을편지와 떠나간 사랑과 상처 난 꿈들이

자꾸만 서성이는 것만 같다

 

 

가을이 오면 지나쳐온 이름들이

잊히지 않는 그리운 얼굴들이

자꾸만 내 안에서 서성이는 것만 같다

 

                             < 박노해 시인의 "서성인다" >

 

잠시 조망바위에 앉아 풍성하면서도 왠지 허전해오는 가을의 느낌을 가슴속에 담아봅니다.

 

 주변의 기기묘묘한 구정봉 바위를 보고있으니

마음도 가벼워지는 기분입니다.

무심한 바위의 모습처럼 내 마음도 무심해 지는 것 같네요.

 

누런 들판을 따라 구불구불 흘러가는 고읍천의 모습도 참 아름답습니다.

 

이제 환희대에서 구정봉 능선을 따라 천관사 방향으로 내려서야지요.

 

구정봉 능선을 따라 내려서니 이제 정상 능선도 머리위로 바라보입니다.

 

자연휴양림에서 올라왔던 능선도 멋진 가을 풍경이 되어 있습니다.

 

이곳에서 보니 지장봉의 옆 모습도 앞 모습이상으로 아름답습니다.

 

이 바위는 천주를 깍아 기둥으로 만들어 구름속으로 꽂아 세운것 같다고 해서 천주봉이라고 합니다.

 

내려서는 길에 보이는 주변 풍경은 마치 월출산을 보는 듯하니

천관산은 여러 멋진 산의 모습을 전부 담고 있는것 같습니다.

 

중봉 능선 너머 관산읍의 모습도 보이고 길게 늘어진 제 그림자도 보이네요. ㅎ

 

구정봉은 대장봉부터 시작해서 천주봉, 문수보현봉, 대세봉, 선재봉, 관음봉, 신상봉, 홀봉, 그리고 마지막으로 삼신봉까지

모두 9개의 기기묘묘한 바위들이 줄지어 전시가 되어있는 수석 전시장 같습니다.

 

이제 이곳 삼거리에서 왼편 천관사 방향으로 갑니다.

직진을 하면 장천재 방향으로 가게되지요.

그전에 왼편으로 이어지는 갈림길이 있어 잠시 왔다 갔다 했네요. ㅎ

 

제법 가파른 길을 내려서다 바위 조망터에서 뒤돌아보니

또 하나의 비경이 펼쳐집니다.

 

구정봉의 웅장하고 멋진 바위들이 줄지어 펼쳐지는 그림같은 풍경이네요.

 

그나저나 오늘 산행의 원래 목적은 정상의 억새 능선인데

오늘은 오르막의 지장봉과 내리막의 구정봉 능선 또한 그에 못지않는 고마운 보너스네요.

 

군데 군데 나무 계단길도 설치가 되어 있습니다.

 

가파른 능선길을 내려서니 이내 아주 편안한 숲길이 나옵니다.

요즘은 산길보다는 이런 숲길이 더욱 익숙하고 마음과 몸이 아주 편해지는 느낌이네요.

 

그리고 휴양림으로 내려서는 삼거리를 만나 왼편 길로 내려섭니다.

직진하면 천관사로 가게되고요.

 

대나무 숲길도 지나고 새소리만이 들리는 평온한 숲길입니다.

 

인천 이씨의 종중 제실인 수정재라고 합니다.

 

이씨 제각을 지나자 바로 휴양림 임도길이 나옵니다.

 

편백나무 길을 걸으면 왠지 모르지만 마음이 참 편해지지요.

나무는 사람의 몸과 마음을 치유해주는 기운을 지니고 있어서겠지요.

 

임도길을 내려서니 다시 천관산 자연휴양림입구가 나옵니다. 

오늘 걸었던 거리가 약 7km로 일반적인 산행으로 보면 

무척이나 짧은 거리이지만 이 길을 걸으며 만난 풍경이나 느낌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특히나 천관산의 일반적인 등산로인 장천재가 아니라

이곳 휴양림을 통한 천관산 길은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비경이 숨겨져 있었네요.

어쩌면 이런 풍경을 만나기 위해서 지금까지 호남의 5대 명산이라는 천관산을 만날 인연이 오지 못했나 봅니다.

자연휴양림 길은 일반 산악회 버스가 오기가 어려운 길이기에 만일 왔었다면 장천재 길이었기에 말입니다.

사람과의 인연도 그렇지만 자연과의 만남도 그 때가 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