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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양림,수목원

장태산 자연휴양림 숲길 - 형제바위 가는 길

by 마음풍경 2011. 9. 26.

 

 

장태산 자연휴양림 숲길

 

 

주차장 ~ 형제바위 ~ 전망대 ~ 숲속 수련장 ~ 산림문화휴양관 ~ 주차장

(약 3km, 1시간 30분)

 

장태산은 작년 10월 지금은 군대가 있는 아들과 둘이서 걸어본 뒤로 거의 1년만에 다시 찾았습니다.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661) 

그나저나 늦가을에 한번 온다고 생각했는데 또 한해를 그리 넘기고 말았네요.

 

장태산 자연휴양림은 도심에서의 접근성도 좋으면서도

숲과 나무가 깊게 어우러지는 생태의 보고입니다.

 

장태산은 주변이 편안한 육산이지만

주차장 입구에서 소나무와 어우러진 멋진 바위 모습도 만나게 됩니다.

 

출입구를 지나 길을 걷습니다.

평일이라서인지 참 한가합니다.

 

나무가 주는 푸르름은 왠지 살아있음의 소중함을 새삼 깨닫게 되지요.

 

작년에는 이곳에서 오른편에 있는 스카이 타워 방향으로 가서 반시계 방향으로 반바퀴를 돌았었는데

오늘은 형제 바위쪽으로 올라 시계 방향으로 반바퀴만 걸으려 합니다.

 

연못의 연꽃도 이제 다 시들고 없네요.

그래도 자연의 계절은 무한 반복되기에 다시 만날 수 있는 희망이 있습니다.

 

연못을 가로질러 왼편 전망대 방향으로 본격적인 산행길을 걷습니다.

 

이 길은 처음 가보는 것 같습니다.

동자승을 안고 있는 부처의 모습이 참 편안해 보이네요.

 

처음부터 계단길을 제법 가파르게 올라갑니다.

이런 가파른 계단길은 오르는것보다 내려오는 것이 더 힘들지요.

 

가던 길에 밑둥만 남은 나무가 잠시 쉬어가라고 의자가 되어 주기도 합니다.

나무가 땅에 묶여 평생을 살아가는 것이 숙명이라면

뿌리를 내린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가는 것은 운명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나무는 죽어서도 그 숙명과 운명에 순응하면서 살아가는 모습에서

삶의 진정성을 다시 느껴보네요.

 

나무와 구름 그리고 푸르기만 한 하늘이 한폭의 아름다운 그림처럼 바라보입니다.

 

급하게 오른 길이라 그런지 바로 조망이 터집니다.

 

그리고 조금 더 가니 형제바위가 바로 앞에 보입니다.

먼산을 바라보며 나란히 서있는 2개 바위의 사연은 무었일까요.

장태산은 숲이 많이 우거져있어서 능선상에 조망이 있는 곳이 그리 많지 않은데

이곳 형제바위는 시원하고 깊은 조망을 선사합니다.

 

형제바위 너머 저 멀리 스카이 타워의 모습도 보이지요.

장태산은 주변에 큰 산은 없지만 그래도 참 깊다는 느낌이 듭니다.

멀리 보이는 능선이 금산군과 경계를 하는 대전시 경계이기도 하지요.

 

 형제바위를 지나 봉우리의 정상에 오릅니다.

제법 가파른 산길이지만 30여분이면 오를 수 있어 그다지 부담은 되지 않네요.

 

건너편에 해태산이 우뚝한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이제 봉우리를 지나 전망대 방향으로 길을 이어걷습니다.

 

편안한 능선 길을 조금 걸어 장태루라는 이름의 전망대에 도착했습니다.

 

정자에 오르니 용태울이라 불리는 장안 저수지도 나무 사이로 그 모습을 보이네요.

문득 저 호수를 끼고 걷는 소박한 길이 있으면 참 좋겠다 생각해 봅니다.

 

정자에서 잠시 쉬다가 오른편 포장길로 본격적인 하산을 시작합니다.

하긴 옛날 산행에 비교하면 오늘 걸은 산길은 별로 올라온 것도 없기에 하산이라고 할 것도 없겠지요. ㅋㅋ

 

형제바위로 오를 때 부처상을 만났는데 이곳에는 석탑이 있네요.

 

이제 이곳에서 오른편으로 내려섭니다.

능선을 따라 계속 한바퀴를 돌아도 좋으나 내려서는 길에 편하게 쉴 수 있는 아주 좋은 숲이 있기에

이곳 장태산 걷기 코스는 반바퀴가 가장 적당한것 같네요.

 

내려서는 길에 재미난 이정표가 있어 잠시 그곳으로 가보기로 합니다.

 

바로 내려서는 길보다 참 아늑하고 느낌이 좋은 길이지요.

 

숲길을 이어 조금 걸으니 소나무가 있는 작은 공터가 나옵니다.

이곳에 자리를 깔고 오래 오래 쉬어도 참 좋을 것 같은 장소입니다.

 

오던 길을 되돌아 나오는데 길가에 단풍나무가 줄지어 있어서

단풍이 피는 시기에 오면 참 아름다울 것 같네요.

10월 말경에 이곳을 다시 한번 꼭 찾아야겠습니다.

 

과거에 산행을 주로 하던 시절에는 억새 산행이다 단풍 산행이다 하면서 다녔는데

요즘은 걷기에 마음에 드는 길 그 자체가 주제가 되고 주변 풍경은 부제가 된 느낌이지요.

 

길을 내려서니 메타세쿼이어 나무들이 줄지어 반겨줍니다.

메타세쿼이아는 1970년에 담양에서 처음으로 심었다고 하던데 참 빠르게 자라는 나무인것 같습니다.

그리고 메타세쿼이어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자생하는 세계에서 가장 큰 상록수인

세콰이어를 닮았다고 해서 그리 이름이 되었다고 합니다.

 

홀로선 나무는 그림자가 더 짙다라고 하는데

나무의 그림자는 그 이유는 모르겠지만 왠지 외로워 보이지요.

 

 

이런 순간이 필요해.

마음에 드는 장소를 만나면 걸음의 속도를 늦추고 멈춰서는 일.

그저 바라 보고, 감각하고, 즐기는 일.

이런 순간을 일주일에 십여 분 정도 만들어주는 것이 생에 대한 예의를

지키며 사는 것이 아닐까.

 

편안한 나무 벤치에 누워 나무 사이로 하늘을 바라보는데 문득 최갑수님의 글이 생각이 났습니다.

 

장태산의 최대 매력은 이처럼 시원한 숲속에 누워서 하늘을 바라보며 잠시 쉴 수 있다는 겁니다.

쉬다보면 잠도 솔솔 오고 아~ 쉰다는게 이런거구나 하는 것이 저절로 느껴지지요.

대전시내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이처럼 아늑하고도 행복한 쉼터가 있다는 것이 참 고맙습니다.

 

늦가을에 오면 나무들의 진한 정취가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오겠지요.

그때 정말 꼭 한번 다시 와야겠습니다.

 

30여분을 숲 의자에 누워서 쉬고 나니 약 2시간을 장태산에서 보냈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편안한 마음으로

우리가 늘 기대고 사는 숲과 나무의 소중함을 다시 느껴본 고마운 시간이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