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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양림,수목원

안면도 자연휴양림 숲길 - 늘씬한 안면송 나무를 따라

by 마음풍경 2012. 4. 24.

 

안면도 자연휴양림 안면송 숲

 

 

충남 태안군 안면읍 승언리 산32-567

 

 

안면도 휴양림 주차장 ~ 산림전시관 ~ 배수지고개 ~ 키조개봉 ~ 

삼해봉 ~ 새조개봉 ~ 바지락봉 ~ 모시조개봉 ~ 채광석 시비 ~ 안면도 휴양림 주차장

(2.5km, 1시간10 분 소요)

 

 

안면도에는 국내 유일의 소나무 천연림으로서 수령 100 년 내외의 안면 소나무 천연림이

430 ha에 집단적으로 울창하게 자라고 있고,

고려때부터 궁재와 배를 만드는데 주로 사용하였으나 도남벌이 심해지자

고려때부터 왕실에서 특별 관리하였으며, 1965년도부터 충청남도에서 관리하고 있다.

 

                                                       <안면도 자연휴양림(http://www.anmyonhuyang.go.kr/)>

 

 

안면도 자연 휴양림은 크게 휴양림 지역과 도로 건너편에 수목원 지역으로 나뉘는데

오늘은 휴양림 주변 능선을 따라 휴양림 길만을 걸어봅니다.

 

안면도에서 자라는 소나무인 안면송(安眠松)은 적송 종류로

다른 적송에 비해 기둥이 곧게 뻣어있으며 나무 윗부분이 마치 우산 모양으로 아주 멋진 형태를 보입니다.

 

소나무 길을 따라 조금 오르니 주변으로 소나무 숲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산림전시관이 나오네요.

 

그리고 산림전시관 앞에서 오른편으로 휘도는 산책길을 따라 걷습니다.

 

소나무 숲 그늘을 따라 편안하게 이어지는 황토길을 걷습니다.

흙길은 언제 걸어도 늘 포근한 느낌이 들지요.

 

제비꽃과 진달래 그리고 연두빛의 파릇한 원추리 싹들을 바라보니

봄의 기운이 물씬 느껴지네요.

 

 황토길을 따라 배수지 고개를 넘으니 숙박시설이 나옵니다.  

 

이곳 숙박시설은 아주 인기가 좋아 평일에도 예약이 쉽지가 않지요.

 

숙박시설을 지나서 왼편 키조개 봉을 향해 이제 본격적인 산길 걷기가 시작됩니다.

 

휴양림 입구에는 사람들로 제법 붐볐는데 이곳은 새소리와 바람소리만이 들리네요.  

 

숲길을 따라 걷다보니 어느새 키조개봉에 도착합니다. 

봉우리의 높이가 73m라 산봉우리라기 보다는 작은 언덕이라 생각하면 되겠네요. ㅎ

 

안면송을 보면 아주 늘씬하고 자태가 고운 미녀를 보는 것 같습니다.

 

능선을 따라 터벅터벅 걷는데 주변 풍경도 참 포근하고 소박합니다.

때론 볼것 없음이 사람의 마음에 휴식을 주고 가벼움을 주지요.

 

자작나무 숲길도 이어지고요.

 

 진달래꽃 피어있는 산길을 이어 가기도 합니다.

 

안면도 자연휴양림에서 가장 높은 삼해봉에 도착합니다.

물론 이곳도 해발 100미터가 넘지 않는 92.7m이지요.

 

낮은 산에 올라 너른 주변 풍광이 펼쳐지고 멀리 바다 풍경도 보이니

마치 군산 구불길을 걷고 있는 느낌도 들더군요.

 

일출 전망대에 올라 시원하게 펼쳐지는 안면도의 주변 풍경을 감상합니다.

 

이곳 휴양림은 소나무 숲으로 무성한데 주변은 큰 나무가 없는 초지 지역이 많아

더욱 색다른 풍경으로 다가오네요.

 

삼해봉을 내려서서 계속 능선을 이어 걸으니 가장 안쪽에 자리한 한옥 숙박시설이 나옵니다.

전체 숙박시설중 가장 주변 풍경이 아름다운 곳인 것 같아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꼭 이곳에서 숙박을 해보고 싶네요.

 

그나저나 삼해봉을 빼고 이곳 여러 봉우리의 이름은

전부 조개 이름을 따서 지었네요. ㅎㅎ

 

바지락봉을 지나 모시조개봉 방향으로 걷는데 아주 화사한 동백꽃을 만났습니다.

 

특히 진달래꽃과 동백꽃이 함께 어우러져서 피어있어 더욱 새로운 느낌이네요.

 

지난 3월에 거제 내도에 가서 흡족한 동백 꽃 풍경을 만나지 못했는데

이곳에서 생각지도 않게 고운 모습을 보게됩니다.

 

올 봄은 채 피지 않은 꽃들로 인해 마음만 부산했는데

그래도 때가 되면 저절로 피고 지는게 꽃이고

순리대로 흘러가는게 자연의 기후고 계절인것 같습니다.

 

모시조개봉을 지나면 이제 하산이 시작됩니다.

 

다시 휴양림 광장으로 내려서는데 채광석 시인의 시비가 있더군요.

채광석 시인은 이곳 안면도가 고향으로

80년대 독재시대를 치열하게 보낸 민중 시인입니다.

저도 80년 대학시절 풀빛사에서 출간한 이분의 시집을 읽은 기억이 납니다.

그나저나 세상 참 좋아졌지요. 민중 시인의 시비가

이처럼 공공기관이라 할 수 있는 이곳에 있는 것을 보면요.

 

기름진 고독의 밭에

불씨를, 묻으리라

 

이름 모를 산새들 떼지어 날고

계곡의 물소리 감미롭게 적셔 오는

여기 이 외진 산골에서

맺힌 사연들을 새기고

구겨진 뜻들을 다리면서

기다림을 익히리라

 

카랑한 목을 뽑아 진리를 외우고

쌓이는 낙엽을 거느리며

한 걸음 두 걸음 조용히 다지다가

자유의 여신이 찾아오는 그날

고이 목을 바치리라

 

대를 물려 가꿔도 빈터가 남는

기름진 고독의 밭에 불씨를 묻으리라

 

                        - 채광석 시인의 "기다림" -

 

 

1시간 남짓 가볍게 걸어본 안면도 자연휴양림 둘레 능선을 걷는 가벼운 산책 길이었네요.

특히 안면송의 아름다운 자태에 황홀해지고

싱그런 소나무 향기에 잠시 취해본 시간이었습니다.

건너편에 있는 수목원 길을 연결해도 3시간 이내면 가능하기에

가볍고 편안하게 걸을 수 있는 좋은 숲길인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