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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양림,수목원

전북 대아수목원 금낭화 꽃길 - 금낭화 가득한 동화속 세상

by 마음풍경 2012. 5. 6.

대아수목원 금낭화 꽃길

 

 

전북 완주군 동상면 대아수목원로 94-34

 

정문 주차장 ~ 오른편 삼림욕장 임도길 ~ 금낭화 자생 군락지 ~ 3전망대 ~ 능선 ~

2전망대 ~ 1전망대 ~ 순환임도 ~ 화수정 정자 ~ 수목원 시설 입구 ~ 주차장

(9km, 4시간 30분 소요, 점심 및 휴식 포함)

 

  

전북 산림환경연구소에서 조성․운영하고 있는 대아수목원(http://www.daeagarden.kr/)은

전북 완주군 동상면 대아저수지 상류에 위치하고 있으며

7ha 면적에 조성된 국내 최대 규모의 금낭화 자생군락지로 유명한 수목원입니다.

 

 

지난주에는 충북의 미동산 수목원을 다녀왔었는데(http://blog.daum.net/sannasdas/13389869)

이번주에는 전북의 대아 수목원으로 발걸음을 합니다.

특히 최근 기사를 보니 대아 수목원에 금낭화 꽃들이 만개한다고 해서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을 만나기 위한 설레이는 마음을 안고 갑니다.

대아댐과 대아저수지 풍경을 지나 수목원 입구 주차장에 도착한 후 다리를 건너 수목원으로 들어섭니다.

 

다리를 건너니 입구에 대아 수목원 전체 안내도가 나와있네요.

저는 입구 오른편 임도길을 걸어 먼저 금낭화 군락지를 들리고

산능선을 따라 반시계방향으로 돌아 내려올 예정입니다.

 

안내도에서 오른편 길을 따라 운치있는 길을 걷습니다.

 

금남화로 유명한 수목원이라 그런지 지나는 길가에도 금낭화꽃이 여기저기 피어있습니다.

 

과거 산행 때는 아주 드물게 보던 야생화였는데

이곳에서는 흔하게 보게되니 신기하기도 하고 이상하기도 하네요. ㅎ

하긴 같은 물고기도 자연산이 있고 양식이 있듯이 기술의 발달로 인해 야생화도 그러하지 않은가 생각해 봅니다.

 

한적한 신록의 숲길을 따라 걷기만 해도 행복한데

거기다가 아름다운 금낭화 꽃들이 반겨주니 오늘도 무척이나 즐거운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물론 소박하게 고개를 숙이고 피어있는 할미꽃도 반갑고요.

 

길가에 설치된 안내도처럼 오른편의 임도길을 구불구불 올라갑니다.

이곳은 100미터마다 안내판이 있어 길을 잃을 염려는 전혀 없네요.

 

금낭길 안내판을 따라 임도를 오르니 금낭화 자생 군락지가 나옵니다.

 

현호색과에 속하는 금낭화(金囊花)는 여러해살이풀로

꽃의 모양이 여자들이 옷에 매다는 주머니를 닮았다고 “며느리주머니”라고도 불린답니다.

 

금낭화 자생 군락지를 보호도 하고 또 사람들의 관찰 등을 위해 나무 데크 길이 설치가 되었습니다.

 

금낭화는 4월부터 6월 사이에 피는 봄꽃으로 그 모습이 보면 볼 수록 참 신기하고 아름답습니다.

 

비록 철쭉 등 풍성한 꽃의 군락지에 비하면 소박한 모습이지만

이처럼 많은 금낭화를 한곳에서 보기는 생전 처음입니다.

마치 동화속 세상에 와있는 기분이라고 할까요.

금낭화 꽃 한송이 한송이가 모두 곱고 귀여운 요정처럼 느껴집니다.

 

금낭화의 꽃말은 "당신을 따르겠습니다"라고 합니다.

꽃의 모습처럼 겸손과 순종을 나타내는 것이겠지요.

제 눈에는 연분홍 치마와 흰색 저고리를 입고 있는 고운 여인의 모습처럼 느껴지네요. ㅎ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고 하는 노래도 있지만 그 모습만을 보면 금낭화보다 아름다운 사람이 있을까요.

 

금낭화 군락지를 빠져나와 산길을 잠시 오르니 정자가 있는 3전망대에 도착했습니다.

정자에 올라 북쪽으로 바라보니 운암산이 반겨주고요.

 

동쪽으로는 가야할 능선이 신록속에 펼쳐집니다.

바로 엊그제 봄이 오는 것 같더니 벌써 녹음이 깊어지는 것 같네요.

 

그리고 발 아래로는 능선 끝에 우뚝 서있는 3전망대 정자가 조그맣게 보입니다.

 

정자를 내려와 이제 본격적인 능선 길을 걷습니다.

능선 길 중간 중간에 왼편으로 수목원으로 내려서는 길들도 나오네요.

 

가던 길에 연분홍의 산철쭉도 만나봅니다.

그나저나 기후 변화 때문인지 올해 봄은 한꺼번에 온갖 꽃들이 피어나는 것 같아

풍성한 느낌은 좋으나 편하게 받아들이기에는 조금 어색하기도 하고요.

 

이곳 능선은 나무로 우거져있어 시원한 조망을 보기는 어려웠는데 이곳에서 딱 한번 시원한 조망을 선사합니다.

오른편으로 운장산부터 왼편 복두봉까지 멋진 능선이 펼쳐지네요.

운장산 능선을 바라보니 몇년전 운장산에서 복두봉을 거쳐 구봉산까지 걷던 추억도 아스라하게 떠오릅니다.

(http://blog.daum.net/sannasdas/9706753)

 

그나저나 이곳 수목원 능선도 멀리서 볼 때는 편하게 보이는 능선인데도 

이처럼 가파른 철계단도 지나야 하네요.

 

물론 힘들게 오르는 수고가 있기에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바라보는 조망은 보너스겠지요.

 

철 계단을 올라서니 2전망대에 도착합니다.

 

정자에 올라서니 운암산 능선을 배경으로 수목원의 모습이 시원하게 펼쳐집니다.

 

이곳이 오늘 걷는 능선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518m)이고요.

 

그나저나 대아수목원은 운장산 및 운암산 등 주변의 높고 깊은 산속에 자리해서인지

수목원에 온것이 아니고 오지 산행을 하는 기분이 듭니다.

 

다시 1전망대를 향해 산벚꽃과 친구하면서 포근한 산길을 걷습니다.

 

편안한 능선 길을 걷다가 이제 이곳 삼거리에서 본격적인 하산을 시작합니다.

 

산길을 지나고 임도길를 가로질러 오르니 마지막 전망대인 제 1 전망대에 도착했네요.

 

멀리 우뚝 솟은 장군봉도 바라보이고 또 지나온 철 계단 길도 보입니다.

 

물론 이곳이 수목원의 모습을 가장 멋지게 조망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고요.

 

그나저나 오늘은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경이 아주 좋아서 오래 오래 머물게 되어서인지

걸어온 거리에 비하면 많은 시간이 소요됩니다.

그래도 가던 길을 계속 가야하기에 정자를 되돌아 나와 임도길로 내려섭니다.

 

오늘도 이상기온으로 햇살은 여름 기온을 방불케하지만 이처럼 멋진 숲길이 있어서 시원하게 걷습니다.

 

대아 수목원은 금낭화뿐만이 아니라 화려한 색의 철쪽 가든도 또 다른 볼거리인것 같습니다.

 

산딸나무 향기를 맡으며 청명하게 들리는 새소리도 들으며 봄날의 길을 걷습니다.

바람을 타고 느껴지는 감미로운 향이 마음을 참 행복하게 해주네요.

 

독일 가문비 나무가 멋지게 도열하고 있는 숲길도 가벼운 마음이 되어 이어걷습니다.

 

싱그러운 바람과 시원한 나무 그늘이 만들어 주는 참 평화롭고 아늑한 길입니다.

삶에 찌든 도시인에게 한달에 한번이라도 이런 길을 걸을 수 있다면 참 좋을텐데요.

 

임도 삼거리에 도착해서 수목원 방향으로 바로 내려서지 않고

그 행복한 숲길을 좀 더 걷기위해 순환임도 방향으로 길을 이어걷습니다.

 

순환임도길은 건너편 철쭉 동산까지 이어지는 아주 조용하고 편안한 숲길이지요.

 

산 중턱을 휘돌아서인지 길 주변에 바라보이는 조망도 참 좋고요.

 

가던 길에 화수정이라는 정자가 있어 잠시 그곳으로 가봅니다.

 

지금까지 멀리서 보이던 철죽 동산이 무척이나 가깝게 바라보입니다.

 

철쭉꽃 풍경 너머 이어지는 수목원 내부 시설의 모습도 보이고요.

 

정자를 내려서서 걷는 숲길은 여전히 매력적인 모습으로 내 발걸음속으로 스며드네요.

 

  초록과 연두 빛의 자연 세상에서 잠시 지겨울 것 같으면

금방 마술처럼 나타나는 화려한 색감의 봄꽃도 그저 감미롭기만 합니다.

 

순환 임도길을 편하게 걷다보니 어느새 철쭉 동산에 도착합니다.

 

지나온 정자들의 모습도 한눈에 바라보이네요.

 

오늘은 길을 걷는다는 생각보다는 숲속에서 쉰다는 휴식의 생각으로 걸어서인지 더욱 모든게 편하게 다가옵니다.

흔들 의자에 앉아 눈앞에 펼쳐지는 자연의 경이로움을 잠시 감상해보네요.

 

봄바람과 봄 햇살 속에 세상의 모든 과 나무들이 꽃을 피우고 잎을 피운다.

살을 엘 것 같은 추운 겨울을 견딘 실가지 끝에서 피어나는 꽃과 잎은

경이로움, 설렘, 고마움 그 자체다.

 

 

수억년을 지나왔어도 자연은 저렇게 세상과의 어김없는 약속을 지켜 왔다.

저 장구함에 비하면 몇 십 년을 사는 나의 삶은 그 얼마나 짧고 초라한가.

나의 짧은 삶은 저 허공에서 깜빡 꺼지는 한낱 티끌이리라.

 

                                              < 김용택 시인의 풍경일기_봄> 중에서

 

 

흔들 의자에 앉아 자연의 풍경을 바라보는데 늘 새로운 감동으로 다가오는 자연의 모습이 어찌나 고마운지요.

저는 자연에게 준 것이 하나도 없는데 그는 나에게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소중함을 이렇게 하나 가득 담아주니 말입니다.

 

철쭉 동산에서 화려한 꽃들의 자태도 구경하고 길을 내려서는데

문득 사진 작가인 주명덕님의 글이 생각이 납니다.

 

"눈을 뜨면 풍경이 있고 눈을 감으면 풍경의 잔상이 있다.

늘, 있다.

늘 있는 그것을, 늘 있기 때문에 있는 줄을 모르고 사는 삶이 얼마나 많은가."

 

 

"나는 내 눈이 향하는 곳의,

내 마음이 원하는 아름다움을 카메라에 담는다."

 

 

비록 제가 찍는 사진이 아마추어 실력 정도이지만 늘 있는 그것,

내 시야에 내 마음에 들어오는 그 풍경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참 행복합니다.

물론 그 시선과 여유로움이 그저 쉽게 얻어진 것은 아니고

죽음의 문턱에 가서야 비로소 깨닫게 된 것이지요.

세상에서 얻는 것이 있으면 분명 버리는 것도 있어야 한다고..

 

ㅎㅎ 할미꽃은 꽃이 피어 있을 때 모습보다는 꽃이 지고 나서

마치 산발하고 있는 것 같은 모습이 더 할미같네요.

 

그나저나 대아 수목원을 찾아와서 좋은 길만 따라 걷다보니 내부 수목원 시설들은 들러보지도 못했습니다.

다음번에 이곳을 다시 찾게되면 그때는 수목원 내부 구경도 해야겠네요.

 

수목원을 뒤로하고 주차장으로 향하는데 쉼터의 지붕에 꽃잔디가 자라고 있는 모습도 참 좋네요.

 

최근에 나온 "파페포포 기다려"라는 책을 보면 느리게 사는 것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느림은 나에게 주어진 모든 시간에 기회를 부여하는 일이다.

느림은 살아가면서 겪는 모든 나이와 계절을 아주 천천히,

주의 깊게 느끼면서 살아가는 것이다"

 

지난주 미동산 수목원 길을 걸으면서도 슬로우의 미학에 대해 느껴보았지만

오늘 걸었던 대아 수목원 길에서도 역시 느림이 가장 큰 마음의 울림이었네요.

자연과 함께 하면 늘 그 느림의 의미가 더욱 소중하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