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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양림,수목원

장수 와룡자연휴양림 능선길 - 천상데미를 넘어 데미샘까지

by 마음풍경 2012. 5. 29.

 

 

장수 와룡자연휴양림 능선길


 

전북 장수군 천천면 비룡리 산 84-2

 

와룡 휴양림 주차장 -> 왼편 등산로(부엉이방 쪽) ->

깃대봉(1,100m) -> 천상데미(1,055m) ->

데미샘 -> 선각산 휴양림 -> 오계치 -> 휴양림 주차장

(약 8km, 4시간 소요, 점심 및 휴식 포함)

 

지난주 모악산 편백나무 숲길에 이어

오늘은 전북 장수에 있는 와룡 자연휴양림을 찾아갑니다.

그나저나 올해 오월은 주로 전북에 있는 숲을 찾아 가게되네요.

 

진안과 경계에 있는

와룡 자연휴양림(http://www.jangsuhuyang.kr/Waryong/)은

방화동 자연휴양림과 함께 장수군이

운영 관리하는 지방 휴양림으로

오계치를 넘어가면 섬진강의 발원지인 데미샘이 있습니다.

 

오늘은 휴양림에서 계곡 왼편 깃대봉을 올라

천상데미 아래에 있는 데미샘으로 내려서서

다시 오계치 고개를 넘어 되돌아올 계획입니다. 

 

이곳 와룡 자연휴양림은 해발이 600m이상이어서인지

참 선선하고 상쾌한 기분입니다.

하여 여름에는 많은 사람들로 붐빌 것 같네요.

 

휴양림 산책길을 따라 오르다

등산로 이정표가 있는 이곳에서

좌측으로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합니다.

 

초입부터 가파른 길이 이어지기에

발걸음은 금방 무거워지지만

상쾌한 숲의 향기에 마음만은 그래도 가볍네요.

 

숲사이로 비추이는 햇살 또한 정겹게 다가옵니다.

이 풍경을 보고 있으니 자연은 소박하고 평범한 것들도 멋지고

의미있는 것으로 만드는 힘이 있는 것 같네요.

 

오늘도 산행이라기 보다는 숲속에

가볍게 스며드는 마음으로 걷습니다.

 

숲과 나무로 스며드는 이 시간속에서는 길에서

만나는 작은 것 하나도 다 소중한 인연이 됩니다.

 

하여 제 자신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것은

화려한 경치나 볼거리가 아니라

이처럼 평범하고 조용한 풍경이 아닐까 합니다.

 

이제 가파른 길을 걸어

주능선으로 올라선것 같습니다.

 

능선에 올라서니 동쪽으로 장수군의 마을 모습도 나타납니다.

 

또한 서편으로 선각산과 삿갓봉의 능선도 한눈에 펼쳐지네요.

올 겨울에 이곳 덕태산에서 선각산으로 이어지는

순백색의 능선 길을 걸어볼 생각입니다.

 

숲길을 걸어오다 시원한 조망을 만나니

마음 또한 자연스레 시원해집니다.

이 탁 트인 풍경을 보고있노라니

법륜 스님의 깨달음이라는 책에서 나오는 구절이 생각이 나네요.

 

인생 살이를 신나게 하려면 탁 트인 마음을 가져야 한다.

세상을 사는게 얼마나 재미있는가,

마치 등산하는 것처럼 인생을 살면 된다.

이 골짜기도 가보고 저 골짜기도 가보며 살면 되는 것을

세상을 내 울타리 안에 가두어놓고 바라보려 하니

그토록 살기가 괴롭고 힘든 것이다.

 

 

세상 사 모든 것이 다 내 마음에 달려있는 것인데

그 쉬운 이치를 알면서도 실천은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이곳은 해발이 천미터가 넘어서인지 아직 철쭉 꽃이 남아있네요.

 

책의 글중에서 마음에 깊게 와닿는

법륜 스님의 말씀을 하나 더 옮겨봅니다.

 

나는 길가에 핀 풀 한포기와 같다.

이렇게 자신이 별 게 아닌 줄 알면 세상사에서 상처받을 일이 없다.

내가 특별한 존재라고 착각하기 때문에 인생이 괴롭고,

결국 특별하지 못한 존재가 되어 버린다.

 

이 글을 보면서 나 또한 그리 착각하고 살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결국 세상은 잘나고 똑똑한 사람이 아니라 

다수의 평범함이 모여서 이루어지는 것인데요.

 

철쭉 길을 따라 걷다가 오계치로 내려서는 삼거리도 지나갑니다.

 

편안한 능선 길에서 나무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의 향기가 무척이나 상쾌하네요.

숲과 나무로 스며들고 바람으로 스며들고

 새소리로 스며드는 행복한 시간입니다.

 

이곳 능선에서는 가장 높은 깃대봉에 도착했습니다.

물론 깃대봉이라는 명찰(?)을 단 정상석은 없습니다.

그저 넘어가는 고개 마루에 불과할지도 모르지만

사람들은 이곳에 많은 리본을 달아놓아

작은 의미라도 부여하고 싶은 것 같네요.

 

깃대봉에서 간단하게 김밥으로 점심을 때우고

이제 섬진강의 발원지인 데미샘을 향해 갑니다.

 

작은 철 계단 길도 지나갑니다.

등산 지도 상에 철 계단길이라 나와있길래

무척이나 큰것인줄 알았는데

아주 자그마한 계단이었네요. ㅎ

 

편안한 능선 길을 걸어오니 어느새 천상데미에 도착했습니다.

천상으로 향하는 봉우리라는 멋진 이름에 비해서는

그저 초라한 작은 봉우리처럼 보이지만

이곳 아래 섬진강의 발원지가 있고

그 이름의 유래가 된 봉우리이기에

그 의미는 조금 각별하다는 생각이네요.

 

이제 이곳에서 데미샘 방향으로

본격적인 하산을 시작합니다.

 

이제는 유먕해진 데미샘 때문인지

이곳까지 의자가 설치가 되었네요.

 

제법 가파른 길을 내려오니

섬진강 발원지인 데미샘에 도착합니다.

2010년 겨울에 이곳을 찾아왔었는데

이처럼 초여름에 찾아오니 또 남다른 느낌이 있네요.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693) 

 

재작년에 한강을 비롯한 말많은 4대강에 섬진강을 포함해서

5대강 발원지를 전부 찾아가본 적이 있었지요.

그중 섬진강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강이라 그런지 발원지 중에서도

한강의 검룡소와 함께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이기도 합니다.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649)

 

발아래 바위 사이로 졸졸 흐르는

물소리를 듣으며 데미샘을 내려서는데

나비 한마리가 제 곁을 맴도며 따라 옵니다.

가까이 가도  날아가지 않고 오랫동안

제 옆에 머무는 것이 참 신기하더군요.

저 나비와 나와의 인연이 무엇이길래

이처럼 함께 한 공간에 머무는 것인지...

 

물이 졸졸 흐르는 계곡을 따라

이끼가 핀 풍경이 이어집니다.

과거에 이곳에 왔을 때는 겨울이라

이런 이끼 계곡 풍경은 보지 못했지요.

 

바위에 핀 초록의 이끼를 보니 생명의 소중함과 함께

자연의 소박한 아름다움을 다시 느껴봅니다.

 

데미샘을 내려서면서 뜻밖의 이끼 계곡 풍경도 만나고

호젓한 숲길을 빠져나갑니다.

 

거울 속에 흐르는 길이 참 가슴에 와닿아

그 핑계로 거울에 제 모습도 함께 담아보네요. ㅎ

 

이제 선각산 자연휴양림에서

임도길을 따라 오계치를 향해갑니다.

이곳 선각산 자연휴양림도 공사를 마무리 하고

올 여름에 개장을 한다고 하더군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임도 길을 오르니 헬기장을 만나고요.

 

그리고 이곳부터는 너른 임도가 아니라

아주 작은 숲길이 이어집니다.

 

시원한 바람에 실려오는 풀 향기를 맡으며

희미하게 이어지는 숲길을 걷습니다.

 

이곳은 지대가 높아서인지

마치 곰배령에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더군요.

진안과 장수의 경계에 있는 고개인 오계치에 도착합니다.

 

푸른 하늘과 싱그러운 바람 그리고

향긋한 풀 향기와 고운 야생화가

어우러지는 참 평화로운 풍경이

오계치 주변에 가득하네요.

두 팔을 벌려 고개를 넘어오는 바람을 맞아봅니다.

저 또한 잠시 바람이 되어 버린 느낌이네요.

 

오계치를 넘어 와룡 휴양림 방향으로

내려서니 깊은 숲이 나오고

또한 깊은 숲만큼 멋진 길이 이어집니다.

 

최근에 비가 오지 않아서인지 사방댐에 물이 말라있네요.

 

다시 와룡 자연휴양림으로 돌아왔습니다.

오늘 걸었던 길이 아주 멋진 풍경이나 조망이 

펼쳐지는 길은 아니었지만

한적한 능선 길도 걷고 오랜만에 다시

섬진강의 발원지인 데미샘도 찾아보았습니다.

 

오늘 걸었던 산길에서 자연의 위대함은

웅장하거나 화려한 풍경이 아니라

이처럼 평범하고 일상적인 것에 있다는

이치를 다시금 깨닫는 시간이었네요.

나 또한 그 평범함속의 작은 존재라는 사실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