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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길

금강 자전거 길 - 대청댐 가는 길

by 마음풍경 2011. 11. 6.

 

 

금강 자전거길 - 대청댐 가는 길

 

신성동 ~ 탄동천 ~ 갑천 좌안길 ~ 신구교 ~ 신탄진 금강 로하스 공원 입구 ~

대청댐 자전거 길 ~ 대청문화 전시관(반환점, 26km, 2시간) ~ 

대청교 ~ 금강 우안길 ~ 보조댐 ~ 대청댐 자전거 길 ~ 신구교 ~

갑천 우안길 ~  전민동 돌다리 ~ 엑스포 다리 ~ 신성동

(총 55km, 4시간 30분 소요, 휴식포함)

 

 

 지난 10월에는 갑자기 날이 추워져서 겨울이 빨리 오는 것 같더니만

요즘은 되려 날이 따뜻해져서 가을인지 아니면 여름이 다시 오는지 조금은 혼란스럽습니다.

이런날은 걷기에도 좋지만 싱그러운 바람을 맞으며 자전거를 타는 것이 더 좋겠지요.

지난 주까지 대전의 중심을 지나는 3대 하천인 갑천, 유등천, 대전천을 따라 이어지는 

자전거 길을 모두 걷고 이제 갑천을 따라 금강으로 가보기로 합니다.

 

집을 나서니 노란 국화꽃과 예쁘게 물든 단풍잎이 조화로운 모습으로 반겨줍니다.

 

깊어가는 가을의 쓸쓸함이 배여있는 길가의 풍경을 보니

그래도 가을은 그렇게 우리 곁을 지나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노란 단풍 잎 사이로 비추는 가을 햇살의 싱그러움도 느껴봅니다.

너무 진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가볍지고 않은

이 색감이 너무나 마음을 편하게 해 주네요.

쓸때없는 마음의 욕심을 쪽 뺀 그런 느낌이라고 할까요.

 

여느 때처럼 탄동천을 따라 중앙과학관 앞을 지나 갑천변으로 나섭니다.

 

작년부터인가 추진한 갑천변 공사로

새롭게 설치된 시설물도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 봅니다.

그나저나 과거 갑천의 모습도 그리 나쁘지 않았는데

국가 예산을 써가며 이런 시설을 설치하는 것이 과연 최선이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기존의 산책로 및 자전거 길만 있어도 갑천을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을 것 같은데요.

 

전민동 갑천변의 풍성했던 나무도 이제 노란 낙엽들을

하나 둘 아프게 떨구고 겨울을 준비하는 모습입니다.

가을 나무는 우리에게 쓸쓸함을 보이지만 그 쓸쓸함에 담겨져 있는

치열한 삶의 의지 또한 우리에게 이야기 해줍니다.

 

전민동을 지나 탑립동으로 들어서니 풍성하게 핀

억새와 갈대의 모습이 바람에 이리저리 살랑거립니다.

어쩌면 돈을 써서 깨끗하게 잘 단장이 된 모습보다

 이런 자연스런 모습이 더욱 '자연'답겠지요.

 

금강으로 가려면 계속 갑천 좌안길을 가서는 않되고

신구교 다리를 건너 갑천 우안길로 가야합니다.

 

신구교 다리 옆으로 자전거 및 산책로 길이 따로 있어 안전하게 건너갑니다.

 

갑천의 하류는 대전천 및 유등천의 수량이 만나 함께 흐르기에

다른 지역에 비해 수량이 풍부하지요.

 

신구교를 건너 다시 갑천 우안 길을 따라 가다보니 불무교 못미쳐 천변으로 간이 야구장이 나옵니다.

 

이곳에 무려 8개의 간이 야구장이 있습니다.

과거 일본 동경에 갔을 때 천변으로 수십개의 간이 야구장이 있는 모습을 봤는데

그 정도의 규모는 아니지만 과거 사회인 야구를 했던

사람으로 무척이나 고마운 시설입니다. ㅎ

주말마다 자연을 벗하며 야구를 즐길 수 있는 것도 큰 선물이겠지요.

 

불무교에서 오른편 제방 길로 올라섭니다.

직진하면 맹꽁이 서식지가 있는 광활한 습지가 조성이 되어 있지요.

 

제방 길은 새롭게 포장이 되어서 자전거를 타고 가기에 좋습니다.

 

왼편으로 바라보이는 곳이 갑천과 금강이 만나는 지점입니다.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양평의 두물머리를 생각하면 비슷한 곳이겠지요.

과거 대전둘레산길잇기 길을 걸을 때

저 풀숲을 헤치며 지나갔던 추억도 생각이 납니다.

 

길 오른편으로 한국타이어 공장을 따라 금강을 거슬러 올라갑니다.

 

경부고속철도 다리 못미쳐 자전거 도로를 위한 작은 다리가 생겼네요.

 

과거 이 다리가 없을 때는 저 아래 지저분하고

냄새나는 곳을 위태하게 지나갔었지요.

그나저나 비가 오거나 하면 저 정도의 시설만으로

이곳 주변 공장의 더러운 물이 금강으로

흘러가는 것을 막지는 못할 것 같은데

이런 자전거 다리도 필요는 하지만 

하천 보호 시설 보강이 우선이 아닌지 모르겠네요.

 

금강변에 새롭게 만들어지고 있는 아파트의 웅장한 모습도 나타납니다.

도시의 욕망 크기 만큼이나 아파트의 높이도 더 높아지는 것은 아닌지요.

 

아파트 지역을 지나니 경부선 금강 철교의 모습도 보입니다.

 

이제 경부선 철교도 지나고 건너편에 노산 솔밭이 바라보이는 신탄진으로 접어 듭니다.

 

이곳 주변에 대청 로하스 공원이 있고 또 최근 새롭게 조성된

대청댐 자전거 길이자 대청호 로하스 산책로가 시작되는 곳입니다.

 

건너편에 바라보이는 충북 청원군 현도면의 너른 들녁도 시원하게 나타납니다.

계족산에서 금강으로 이어지는 대전둘레산길잇기 능선 길에서

인상깊게 바라보이던 풍경이었지만

지금은 아래쪽으로 산책로가 생겨서 길 옆에서

이렇게 바라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노란 단풍잎이 가득한 이 길은 기존의 32번 지방도로 옆으로 난간을 설치하여

'대청댐 자전거 길'이라는 이름으로 산책로를 만들었습니다.

특히 도로 강변쪽 많은 부분이 높은 절벽으로

이루어져서 길 공사가 쉽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요.

 

과거에는 이 길을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가려면

2차선의 폭이 좁은 도로여서

안전하게 가기가 쉽지 않았는데

이제 길이 생겨서 차를 이용하지 않더라도

금강의 풍경을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것 같네요.

 

정말 노란 단풍잎으로 단장이 된 길의 풍경은 대박입니다.

 물론 이곳도 4대강 사업의 일환이겠지만

이 길만큼은 박수를 보내고 싶네요.

 

차를 타고 휙 지나지 않고 이처럼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을

천천히 감상할 수 있으니 주변에 주차장 시설만 잘 설치가 된다면

바쁜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잠시 걸으며

마음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좋은 장소라는 생각이 듭니다.

가을뿐만이 아니라 벚꽃 피는 봄에 와도 참 아름답겠지요.

 

다만 아직 공사가 다 끝나지 않아서 대청호 자전거 길을 제대로 즐기려면

조금 더 기다리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차가 다니는 도로는 공사 중이라 호반가든 쪽으로 들어가서

대청호반길 1코스인 '로하스 해피로드 길'을 자전거를 내려서 걷습니다.

이곳도 호반가든에서 신탄진 방향으로

산책로를 연장하기 위해 공사가 한창이더군요.

 

강가 주변 풍경도 이제 물기가 조금씩 빠져가는 모습으로 가을을 보내고 있습니다.

 

과거에 여러차례 이 길을 걸었지만 사계절 어느 때 걸어도 참 좋은 길이지요.

 

대청댐의 가장 멋진 조망처인 구룡산과 현암사의 모습도 가깝게 다가섭니다.

 

ㅎㅎ 내가 지나가는데도 잠자리가 꿈쩍을 하지 않네요.

아마도 낮잠을 즐기고 있었나 봅니다.

 

오늘의 반환점인 대청문화전시관에 도착했습니다.

집에서 이곳까지 약 26km에 2시간이 걸렸네요.

과거에는 이곳에 올 때 그냥 걷기에는

무척이나 먼거리이기에 늘 차만을 타고 왔었는데

차가 아닌 다른 수단으로 올 수도 있구나

생각하니 한편 신기하기도 합니다. ㅎㅎ

 

이제 대청댐이 가장 온전히 바라보이는

이곳 대청교 다리를 건너 충북 현도면 땅으로 건너갑니다.

이 다리를 경계로 대전과 충북이 나눠지지요.

 

591번 지방도를 타고 집을 향해 되돌아 갑니다.

 

맛난 송어 식당도 지나고 용호교라 불리는

보조댐을 지나 다시 대전 땅으로 들어섭니다.

 

그리고 아름다운 가을 풍경을 따라 왔던 길을 되돌아 갑니다.

조금이나마 천천히 오래 오래 음미하기 위해 페달을 천천히 돌리면서 갑니다.

 

아마 차가 다니는 길이 었다면 이처럼 은행 잎들이

곱게 떨어져 아름다운 길이 되지는 못했겠지요.

차가 주인 행세를 하는 길의 모습에서 벗어나

길의 오래전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잠시 행복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은행 잎 가득한 길을 지나다 보니

제 몸도 온통 노란 물이 들지 않았나 모르겠네요. ㅎㅎ

다시 금강변을 따라 저도 바람과 함께 흘러갑니다. 

 

왔던 길을 되돌아 가는 길이지만 바라보이는

주변 풍경이 새로운 시각이기에

마치 처음 가는 낯선 길을 가는 것 같은 느낌이지요.

 

잠시 야구장 벤치에 앉아 휴식을 취합니다.

문득 야구장 마운드를 보니 옛날 사회인 직장 야구를

하던 시절이 아스라하게 떠오릅니다.

역전 결승타를 치며 환호했던 생각도 나고

대전 한밭 야구장에서 멋진 다이빙 캐치를 하던 생각도 나고요. ㅎㅎ

아주 잘하지는 못했지만 내가 좋아하던 야구를 참 좋은 사람들과 원없이 해보았기에

지금 다시 생각해도 무척이나 소중하고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는 것 같습니다.

 

잠시 휴식을 하고 다시 길을 이어갑니다.

당초 계획은 신구교를 건너 오던 길을 갈까 했으나

갑천 우안길로 자전거 길이 이어져 있어 일단 계속 가보기로 하네요.

근데 주변 야구장에 자극을 받아서인지 이곳에 대규모 축구장 공사가 진행 중이더군요.

 

자주 지나가던 길을 이처럼 건너편에서 바라보는 느낌도 새롭고 각별하네요.

 

최근에 생긴 길이라 그런지 참 한가하고 또 깨끗한 그런 길입니다.

포장 상태가 무척이나 따끈 따끈하다고 할까요. ㅎ

 

조금전 야구장을 보면서 잠시 지난 애틋한 시간들을 되새겼지만

이 세상에서 저와 함께 한 인연 및 존재..

그런 소중한 추억들을 단지 '내 옆'에 두는게 아니라 '내 곁'에 두는것..

 

단지 'Follow me'가 아니라 'With me' 해야 하는 소중함을 새삼 느껴봅니다.

그나저나 저도 나이가 먹어가나 봅니다.

앞으로 다가올 설레임보다는 지난 추억들이 더 소중해지니요.

 

늘상 옆에서만 보던 전민동 엑스포 아파트를

이렇게 건너편에서 바라보는 것도 처음인것 같습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페달을 굴리는데 길을 더이상 진행을 할 수가 없습니다.

이곳부터 원촌교까지는 아직 공사가 진행중이네요.

 

하여 나중을 기약하며 다시 되돌아 나와서

공사중인 엑스포 아파트 앞 돌다리를 건넙니다.

않그러면 신구교까지 되돌아가야하는데 되돌아가기에는 너무나 멀리 왔지요.

여튼 자전거를 들고 가야하니 그 길이 무척이나 길게만 느껴지더군요.

앞서 가시던 둔산에서 오신 할머니 한분이

무거운 자전거를 들고 힘들어 하셔서 잠시 도와드렸습니다.

 

갑천을 따라 엑스포 다리가 보이는 곳에

도착하니 벌써 자전거 타기가 4시간이 넘어갑니다.

그래도 아름다운 강변을 따라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달려서인지 아주 피곤한 기분은 없네요.

 

자전거 바퀴에 마른 낙엽 바스러지는 소리를 들어봅니다.

눈으로 보여지고 귀로 느껴지는 자연의 존재들..

문득 마른 낙엽을 태워 그 진한 향내를 맡고 싶어지네요.

그 향기에는 잎이 피어나던 지난 봄부터 잎이 지던 이번 가을까지

나무가 담아놓은 시간과 추억들이 고스란히 들어있겠지요.

 

오늘은 갑천을 따라 조금 먼 금강까지 다녀왔습니다.

늘 4대강 사업을 보며 조금은 안타까워 했었는데

오늘은 아이러니하게 그 사업이 아니었으면

금강 대청호 길을 이처럼 편하게 다녀오지 못했겠지요.

 

하여 거창한 역사를 떠오르지 않더라도 제 일상의 삶속에서도 사는게 늘 모순입니다.

점과 점을 잇는 가장 짧은 선은 직선이 아니고 때론 곡선이라는 말이 문득 떠오르네요.

어쩔 수 없이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위태롭게 줄을 타야하는 것이 우리네 삶인것 같고요.

 

아서라 어지럽고 복잡하기만한 세상사!

 

오늘은 그저 강변에 불어오는 바람곁에 내가 잠시 머물렀다 생각해 보렵니다.